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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1991. 7. 5. 선고 90나36968 제1민사부판결 : 상고

[해고무효확인][하집1991(2),183]

판시사항

가. 단체협약에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위원회 개최일시 및 장소를 서면통보하게 되어 있는 경우에 있어서, 근로자가 취업규칙에 정한 주소변경신고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회사가 변경 전의 주소지로 발송한 위 통보서가 반송되어 온 후 근로자의 출석 없이 개최한 징계절차의 적부

나. 노동조합간부에 대한 인사에 대하여는 사전에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되어 있는 단체협약의 규정이 징계를 하는 경우에도 적용되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단체협약에 근로자를 징계하고자 할 때는 징계위원회 개최일시 및 장소를 서면통보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면 위 사항을 기재한 통보서를 단순히 발송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통보서가 징계대상자에게 도달되어야 할 것인바, 회사가 근로자에 대한 징계위원회 개최 및 출석통보서를 그의 인사기록카드에 적힌 주소로 발송하였으나 그가 그 이전에 주소를 옮긴 탓으로 위 통보서가 배달되지 못하고 회사로 반송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출석하지 아니한 채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다면, 취업규칙에 근로자가 주소에 변경이 있을 때에는 이를 신고하도록 되어 있는데도 근로자가 그 신고를 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위 통보서를 발송한 것만으로는 적법한 절차를 이행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더욱이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기 이전에 그 발송한 통보서가 반송되어 왔다면 회사로서는 다른 방법으로 근로자의 주소를 알아보거나 달리 그 통보서를 전달할 수 있는 조처를 강구하여야 함에도 만연히 징계절차에 나아간 것이라면, 위 징계절차는 사전에 거쳐야 할 통보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어 위법하므로, 그 징계절차에서 근로자에 대하여 한 해고처분은 무효하다.

나. 단체협약에 근로조합간부에 대한 인사에 대하여는 사전에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하더라도, 사용자가 노동조합간부를 징계함에 있어 사전동의 또는 사후승인을 받아야 그 징계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본다면 근로자의 복무규율이나 기타 기업질서의 유지를 위하여 인정되는 사용자 고유의 징계권을 본질적으로 침해되어 유명무실하게 될 염려가 있으므로, 위 규정은 회사가 노동조합간부에 대하여 승급, 승호, 전보 등 통상적인 인사권을 행사할 경우에만 적용될 뿐, 징계사유가 있어 단체협약에 기하여 징계를 하는 경우에까지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 항소인

원고 3 외 20인

원고, 피항소인

원고 2 외 1인

피고, 피항소인 겸 항소인

피고 주식회사

주문

1. 원판결 중 원고 1에 대한 부분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가 1989.1.30. 원고 1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나. 피고는 원고 1에게 1989.1.31.부터 1990.3.31.까지는 매월 금 460,350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1990.4.1.부터 원직을 복직시킬 때 까지는 매월 금 491,400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각 지급하라.

2. 원판결 중 원고 2에 대한 부분을 취소한다.

원고 2의 청구(당심에서 확장된 청구 포함)를 기각한다.

3. 원고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의 각 항소와 위 원고들의 당심에서 확장된 청구 및 피고의 원고 1에 대한 항소를 이를 모두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원고 1과 피고 사이에서 생긴 부분은 제1, 2심 모두 피고의 부담으로 하고, 원고 2와 피고 사이에서 생긴 부분은 제1, 2심 모두 위 원고의 부담으로 하며, 나머지 원고들의 항소로 인한 비용은 위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5. 위 제1의 나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원고 1은 주문 제1항과 같은 판결을, 그 나머지 원고들은, 피고가 1989.1.30. 이들 원고들에 대하여 한 해고는 각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이들 원고들에게, 1989.1.31.부터 1990.3.31.까지의 사이에는 매월 별지 제1목록 (2)항 기재 각 금원을, 1990.4.1.부터 각 원직에 복직시킬 때까지는 매월 같은 목록 (3)항 기재 금원을 각 지급하라는 판결을 각 구하였다(원고들은 당심에 이르러 금원지급을 구하는 부분의 청구를 각 확장하였다).

항소취지

( 원고 2, 1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

원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1989.1.30. 이들 원고들에 대하여 한 해고는 각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1989.1.31.부터 각 원직에 복직시킬 때까지 이들 원고들에게 매월 별지 제2목록 기재 각 금원을 각 지급하라는 판결을 구하였다.

(피고)

원고 2에 대하여는 주문 제2항 기재와 같은 판결을, 원고 1에 대하여는 원판결을 취소한다, 원고 1의 청구를 기각한다는 판결을 각 구하였다.

이유

1. 피고회사는 1973.4.23. 방위산업에관한특별조치법 제4조 동법시행령 제5조 의 규정에 따라 방위산업체로 지정된 회사로서 그 산하에 네 개의 공장이 있는데 부평공장은 약 800 내지 1,000명, 온산공장은 약 1,800 내지 2,000명, 동래공장은 약 1,800명, 안강공장은 약 4,500명의 근로자가 고용되어 있고, 이 중 특히 (상세 지번 생략)에 위치한 안강공장은 군수용 탄약 및 화약을 생산하는 사실, 피고 회사에는 본사 노동조합(이하 "본조"라고 한다)이 1987. 설립되어 온산공장에 소재하고 있고 부평공장에 지부가 설립되어 있으며 안강공장근로자들은 본조의 안강지부를 설립하고 1988.9.14. 본조의 인준을 받은 사실, 원고들은 별지 제3목록 (다)항 기재 각 일자에 피고 회사 안강공장에 입사하여 같은 목록 (라)항 기재 소속부서에 그 기재의 직급으로 근무하면서 같은 목록 (마)항 기재의 노조직책에 있다가, 1989.1.18.에 개최된 피고 회사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같은 달 30.자로 징계해고의 처분을 받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2. 원고 1의 청구에 대한 판단

가. 해고무효확인청구부분

원고 1은 먼저, 피고 회사의 징계절차에 관한 규정에 의하면 징계위원회가 징계심의를 하기에 앞서 징계대상자에게 이를 통보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위 원고에 대하여는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니 이 사건 해고처분은 무효라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피고회사의 노동조합조합원에 대한 징계절차를 규정한 단체협약서 제32조에 의하면 회사가 조합원을 징계하고자 할 때는 인사위원회(징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하되 대상자의 인적사항, 징계사유, 인사위원회의 각 개최일시 및 장소를 명시하여 해당조합원에게 회의 5일 전까지 서면통보하여야 하고, 해당조합원의 요청시 필히 소명의 기회를 주어야 하며 증인을 신청할 경우 이를 승인하도록 되어 있는 사실, 피고 회사의 인사위원회는 위 원고의 출석 없이 위 원고에 대하여 위와 같이 징계해고를 의결한 사실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위 단체협약서상의 규정은 위와 같은 소정의 사항을 기재한 통보서를 단순히 발송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것이 징계대상자에게 도달되어야 하는 것으로 해석되는바, 그 통보서가 위 원고에게 도달되었다고 하는 피고의 주장사실에 관하여는 이에 부합하는 듯한 을 제33호증의 1(확인서)의 기재는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각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33호증의 5,6(각 주민등록표등본), 을 제11호증의 21(인사위원회개최 및 출석통보서), 을 제32호증의 2(인사기록카드),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여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갑 제32호증(통보자명단)의 각 기재에 위하면, 피고 회사는 1989.1.18. 14:00에 징계위원회를 개최함에 있어 위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개최 및 출석통보서를 위 원고의 인사기록카드에 적힌 주소로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하였으나 위 원고 및 그의 가족들은 그 이전에 주소지를 옮긴탓으로 위 통보서는 배달되지 못하고 같은 달 14. 피고 회사로 반송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 회사는 위 원고가 출석하지 아니한 채 징계위원회를 개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원고에 대한 징계심의의 통보는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없다 하겠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가사 통보서가 위 원고에게 도달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을 제8호증의 1,2)에 의하면 사원은 그 주소 등에 변경이 있을 때에는 이를 신고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위 원고는 자신의 주소가 변경된 것을 제때 신고하지 아니한 탓에 위 통보서를 수령치 못한 것이니 이로 인한 불이익은 위 원고 자신이 입어야 하는 것이고 이와 같은 경우 피고 회사로서는 징계심의를 함에 있어 그 통보서를 인사기록카드에 적힌 주소지로 발송함으로써 적법한 절차를 거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므로 이를 보건대, 피고의 위 주장과 같이 위 원고가 취업규칙이 정한 바대로 주소이동신고를 하지 아니하였더라도 징계절차에 관한 위 단체협약서의 규정이 엄격한 통보절차의 이행을 요구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경우에도 징계심의통보서를 발송한 것만으로는 적법한 절차를 이행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더욱이 이 사건에서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기 이전에 그 발송한 통보서가 반소되어 온 이상 피고 회사로서는 다른 방법으로 위 원고의 주소를 알아보거나 달리 그 통보서를 전달할 수 있는 조처를 강구하여 봄이 상당하다 할 것임에도 만연히 징계절차에 나아간 것이니, 이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 거쳐야 할 사전통보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다 하겠다.

따라서 위와 같은 통보를 하지 아니하여 소명의 기회를 주지 아니하고 한 위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는 위법하다 할 것이니 징계절차에 위법이 있다는 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위 원고에 대한 해고처분은 다른 절차위반의 여부와 해고사유의 정당성 여부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무효라 할 것이다.

나. 임금지급청구부분

위 원고에 대한 해고처분이 무효인 이상 그 고용관계는 여전히 유효하게 존속한다 할 것이고, 피고는 위 원고에 대한 해고처분의 유효를 주장하면서 해고일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취업을 거절하고 있으므로 위 원고와 피고사이의 고용관계에 따른 위 원고의 근로의무는 피고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하여 이행할 수 없게 되었다 할 것이니 위 원고로서는 피고에 대하여 반대급부인 임금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 할 것인바, 한편 그 지급하여야 할 임금의 액수가 1989.1.31.부터 1990.3.31.까지의 사이에는 매월 금 460,350원, 그 이후부터는 매월 금 491,400원인 점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해고 다음날인 1989.1.31.부터 1990.3.31.까지는 매월 금 460,350원, 그 이후 위 원고를 원직에 복직시킬 때까지는 매월 금 491,400원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하겠다.

3.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에 대한 판단

가. 해고절차에 관한 판단

위 원고 1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자신들 역시 징계심의통보를 사전에 받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피고 회사의 징계절차에 관한 규정에 의하면 징계위원회의 구성에 근로자대표가 참여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심의통보를 미리 하도록 되어 있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고 또한 앞에서 나온 단체협약 제32조에 징계위원회가 조합원을 징계하고자 할 때에는 노동조합에 대하여도 그 5일전까지 서면으로 징계심의통보를 하여야 하고 징계위원회에는 조합대표 3인을 필히 참석시켜 의견을 개진하게 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과 위 징계위원회의 심의 당시 위 원고들이나 조합대표가 모두 참석하지 않았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한편 앞에서 본 갑 제32호증, 각 성립에 다툼이 없는 을 제11호증의 1 내지 20, 22 내지 24(각 징계위원회개최 및 출석통보서), 을 제12호증의 1 내지 57, 을 제14호증의 1 내지 3, 을 제34호증의 2(각 배달증명서), 을 제17호증의 1 내지 8(각 진술서), 을 제32호증의 1(인사기록카드), 을 제33호증의 1(확인서), 원심증인 소외 1의 증언에 의하여 각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을 제9호증의 1(징계의결요구서), 2(징계사유), 3(징계의결 요구대상자명단), 을 제10호증의 1(인사위원회 임명), 2(인사위원회 회의참석회람), 3(회의소집통보기안), 을 제13호증(회의소집 및 대표참석통보기안용지), 을 제15호증의 1(공고문), 을 제16호증(회의록), 을 제18호증의 1,2(회의록표지 및 내용), 3(투표결과명부), 4(징계결의서), 을 제19호증(징계결과보고서), 을 제26호증(인사위원회 연기요청에 대한 회신)의 각 기재와 원심증인 소외 1, 같은 2, 같은 3, 같은 4, 같은 5의 각 증언(위 증인들의 증언 중 뒤에서 배척하는 부분 각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회사는 징계위원회를 1989.1.18. 개최하기로 하고 1989.1.11. 징계대상자의 인적사항 및 징계사유, 징계위원회를 1989.1.18. 09:00와 14:00에 안강공장회의실에서 개최한다는 내용을 명시한 각 출석통보서를 위 원고들에게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하였고 그 시경 각 출석통보서가 위 원고들에게 배달됨으로써 본인 또는 대리인으로 하여금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변명할 기회를 주었고, 노동조합본조 및 안강지부에 참석통지서를 발송하여 그 시경 위 노동조합 본조 등에게 배달되어 조합의 대표자들에게 징계위원회에의 참석기회를 부여하였으며, 당시 구속중인 일부 원고들에게는 수감처에까지 서면통보를 하였을 뿐만 아니라 징계위원 중에서 2명을 대표자로 선발하여 구속자들의 수감처에 보내어 이들로부터 1989.1.17. 직접 답변을 들은 사실, 그러나 위 원고들은 향후정상조업이 재개된 상태에서 또한 구속된 일부 원고들의 형사재판이 끝난 뒤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줄 것을 요청하면서 위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지 아니하였고, 노동조합본조 및 안강지부도 위와 마찬가지로 징계위원회 개최를 조업이 정상화된 이후로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노조대표를 위 징계위원회에 참석시키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에 반하는 듯한 갑 제21호증 내지 24호증(진술서 혹은 경위서)의 각 기재와 위 증인들 및 당심증인 소외 6의 각 일부증언은 이를 믿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위 사실에 의하면, 피고 회사가 조합원을 징계하고자 함에 있어 그 대상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주어야 하고 조합대표에 대하여도 참석하여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는 피고 회사의 징계절차에 관한 단체협약의 취지는 그 소명 대상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면 되는 것이고 소명자체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그 기회를 주었는데도 소명하지 아니하거나 소명 자체를 요구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통보만으로써 각 징계절차는 속행할 수 있는 것이고, 조합을 대표할 수 있는 3인을 참석시켜 의견을 개진하게 함으로써 부당한 징계처분을 사전에 예방하고 조합이 회사의 일방적인 인사권행사를 견제케 하여 조합원의 지위를 보장하자는 것이므로 참석의 기회를 주었는데도 참석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들의 참석과 의견개진 없이 징계위원회를 개최할 수 있다 할 것인바, 위 징계위원회는 위 원고들이나 조합대표에게 출석 또는 참석하여 소명하거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기회를 각 부여하였음에도 위 원고들이나 조합대표 스스로 출석 혹은 참석을 거부함으로써 이들의 출석, 참석 없이 위 징계의결이 이루어졌다 할 것이어서, 결국 위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할 것이다.

한편 위 원고들은, 피고 회사가 위 원고들을 해고함에 있어 해고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위 해고처분은 그 적법절차의 불이행으로 당연무효라고 주장하나, 근로기준법상의 해고예고는 징계처분으로 인한 해고에는 적용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또 위 원고들은, 피고 회사의 위 징계위원회는, 전투경찰 약 1,500여 명이 안강공장에 주둔하여 근로자들의 출근이 저지된 상태에서, 또한 피고 회사의 투입요청을 받은 경찰이 1989. 1. 2. 04 : 00경 무장경찰 약 5,000여 명을 안강공장에 투입하여 노조간부들을 연행하고 일부 원고들이 구속되었고 노동조합 안강지부사무실을 폐쇄시켰으며 피고 회사가 그 조업을 중단시킨 상태에서 개최되었으므로 그 시기가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다투므로 판단하건대, 당시의 상황이 위 주장과 같았던 점에 관하여는 피고도 이를 명백히 다투지 아니하고 있으나 앞에서 인용한 증거에 의하면 당시 징계대상자가 징계위원회에 출석함에 있어서는 아무런 장애가 없어 위 원고들 이외에는 다수의 징계대상자가 출석하여 변명하거나 의견을 개진할수 있었던 사실을 인정하기에 족하므로 위 주장과 같은 상황에 있었다는 점만으로는 그 절차가 부적법한 것이라고 볼 수 없음은 물론이고, 한편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들은 근무시간중에 피고 회사의 승인 없이 1988. 12. 9 온산공장에 무단침입하여 항의소란을 부렸고 같은 달 23. 1차로 안강지부 조합원 250여명을 대동하여 온산공장을 무단침입하여 조업을 방해하였으며 같은달 26. 2차로 안강지부 조합원 450여명을 추가 대동하여 온산공장의 조업을 방해하였고 같은 달 28. 부터 같은 달 31. 까지 노조원총회라는 명목으로 피고 회사 안강공장의 조업을 전면적으로 중단시킴으로써 당시 회사의 업무가 완전히 마비되었음을 알 수 있는바, 군수용 탄약과 폭약을 대량생산, 공급하는 업체의 성격과 사태가 확산될 경우 초래될 위험에 비추어 피고 회사로서는 사태의 조속한 진정과 조업정상화를 위한 조치로서 이러한 혼란을 초래하였던 징계대상자에 대한 조속한 징계처리가 요구되었던 것으로 보여지고, 또 징계대상자에 대한 징계처리는 반드시 그들에 대한 사범처리가 끝날 때까지 보류하여야 하는 것도 아니므로, 결국 위 원고들의 주장도 이유 없다 할 것이다.

나아가 위 원고들은, 피고 회사가 노동조합간부(임원, 운영. 상집위원, 대의원)에 대한 인사를 함에 있어서는 사전에 조합의 동의를 얻도록 단체협약이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합간부인 일부 원고들에 대한 징계를 함에 있어 조합의 동의를 얻은 바 없으니 위 원고들에 대한 징계해고는 무효라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7호증(단체협약서, 을 제7호증의 2의 1,2와 같다)의 기재에 의하면, 1989.1.1.부터 시행되는 피고 회사와 피고 회사노동조합사이의 단체협약 제17조 제2호에는 「노동조합간부(임원, 운영.상집위원, 대의원)에 대한 인사에 대하여는 사전에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고 달리 반증 없으나 한편 위 갑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위 단체협약 제17조는 「인사권」이라는 제하에 제1호에 「조합은 인사에 관한 모든 권한이 회사에 있음을 인정한다」, 제3호에 「회사는 조합원의 인사에 공정을 기하며 조합원임을 이유로 차별대우를 하지 않는다」, 제4호에 「조합은 조합원의 승급, 승호기준에 관하여 사전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며 회사는 이를 존중한다」, 제5호에 「회사는 조합원의 제반인사에 관한 사항을 조합에 통보하여야 한다」, 제6호 「조합은 조합원의 인사에 대하여 이의가 있는 경우에는 회사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으며, 회사는 그 타당한 의견을 존중하여 조합과 협의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단체협약 제17조의 각호 규정의 취지, 내용 및 원고들 주장과 같이 사용자가 노동조합원을 징계함에 있어 사전동의 또는 사후승인을 받아야 그 징계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본다면 근로자의 복무규율이나 기타 기업질서의 유지를 위하여 인정되는 사용자 고유의 징계권은 본질적으로 침해되어 유명무실하게 될 염려가 있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 주장의 위 단체협약 제17조 제2호의 규정은 피고 회사가 조합원에 대하여 승급, 승호, 전보 등 통상적인 인사권을 행사할 경우에만 적용되는 규정일 뿐 조합간부에 대하여 징계사유가 있어 단체협약에 기하여 징계를 하는 경우에까지 적용되는 규정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니 원고들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나. 해고사유에 관한 판단

위 원고들은, 위 원고들에 대한 1989.1.30.자 징계해고는 정당한 사유 없이 행해진 것이라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 회사는 위 원고들이 피고 회사 안강공장의 근로자로 근무하는 동안에 부당불법한 태업 및 파업을 자행하여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고 회사재물의 효용을 상실케 하는 등 사내질서를 문란케 하고 회사에 중대한 손해를 초래케 하였으므로 피고 회사의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에 따라 정당하게 징계해고한 것이라고 다툰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각 성립에 다툼이 없는 을 제3호증(불법쟁의행위중지촉구, 을 제29호증과 같다), 을 제6호증의 1,2,4,5,7 내지 26,28,29,31 내지 34(각 서약서), 을 제7호증의 1의 1,2(각 단체협약서), 을 제8호증의 1,2(취업규칙표지 및 내용), 을 제25호증의 2,3,4, 을 제30호증(각 판결문), 갑 제8호증(조합규약), 각 공문서이므로 그 진정성립이 추정되는 갑 제14호증의 1 내지 3(각 국회노동위원회 회의록), 원심증인 소외 4의 증언에 의하면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을 제27호증의 1(대의원 및 상집운영위원 간담회 취소건), 2(온산공장 방문건에 대한 회사입장통보), 을 제28호증의 1,2(각 조합활동시간위반통보), 원심증인 소외 7의 증언에 의하여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갑 제17호증(방문통보), 갑 제18호증(임시총회 개최통보), 갑 제19호증의 1(단체협약쟁취 위반대책), 2(선거결과발표), 3(쟁의행위공고)의 각 기재와 원심증인 소외 8의 증언에 의하여 안강공장 조합원들이 회사의 업무를 방해한 현장이 촬영된 사진인 점이 인정되는 을 제4호증의 2의 1 내지 65, 3의 1 내지 48(각 사진)의 각 영상 및 원심증인 소외 1, 4, 2, 7, 5의 각 증인(위 증인들의 증언 중 뒤에서 배척하는 부분 각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회사 노조의 조합활동시간에 관한 단체협약상(제8조) 조합원의 집회, 행사, 기타 조합활동은 근로시간 외에 행함을 원칙으로 하고 다만 부득이한 사정으로 근로시간 내에 소정의 조합활동을 할 경우에는 사전에 회사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된 사실, 피고 회사 노동조합의 본조, 부평지부, 안강지부는 단체교섭위원으로 본조 7인, 부평지부 3인, 안강지부 5인 등 총 15인을 선출하여 1988.11.1.부터 피고 회사에 대하여 단체협약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시작하였는데 단체교섭이 지지부진하자 피고 회사 노조는 대책마련을 위해 같은 해 12.9. 온산공장에서 본조 및 안강지부 대의원 간담회를 개최하기로 하였으나 위 간담회가 온산본조에 의해 취소되어 같은 달 7. 안강지부측에 통보되어 피고 회사의 온산공장에서의 간담회 개최가 불가능해지자, 위 원고들중 원고 3, 같은 5, 같은 9, 같은 2, 같은 15, 같은 20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안강공장 근로자 약 90명을 대동하고 근무시간 내인 1988.12.9. 08:45경 피고 회사의 사전승인을 얻지 아니한 채 안강공장을 무단 이탈하여 경남 (상세 지번 생략) 소재 피고 회사 온산공장에 들어가 5시간 동안 노동가, 구호 등을 불러대며 그 곳에서 근무중인 근로자 등을 불러내어 회사의 조업을 방해한 사실, 피고회사는 당시 온산본조위원장인 소외 9로 하여금 같은 달 21. 단체협약미타결 6개항을 남겨둔 채 안강지부 교섭위원 5명을 배제한 상태에서 온산공장 수석 대의원인 소외 10을 제외한 나머지 단체교서부이원들로부터 단체협약안에 서명날인을 받아 같은 달 22. 회사측과 조인식을 가진 사실, 그런데 노조내부의 규약상(제50조) 단체협약의 체결권은 위원장에게 있으나 단체교섭위원의 연명에 의한 서명날인이 없는 한 그 협약은 무효라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 이에 위 원고들 중 원고 5, 같은 6, 같은 8, 같은 9, 같은 10, 같은 2, 같은 15, 같은 20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안강공장근로자 약 250명을 대동하고 위 단체협약은 위 노조규약에 어긋나는 것이라 주장하면서 이를 항의한다는 명목으로, 근무시간중인 같은달 23. 11:00경 피고 회사의 승인 없이 안강공장을 무단이탈하여 위 온산공장에 들어가 같은 달 28. 15:10경까지 온산 공장정문을 차단하고 식당에 들어가 구호를 외치며 2,3명씩 조를 이루어 각 작업현장에 가서 근무중인 근로자들에게 농성에 동참할 것을 강권하면서 공장장실, 식당, 관리부사무실 내외 벽, 책상 등 집기에 폐유, 밀가루, 구리스, 석탄가루 등을 뿌리고 폐유, 스프레이 등으로 공장건물 등에 구호를 쓰는 등의 방법으로 건물 및 비품을 손괴하고 회사업무를 방해한 사실, 위 제외된 원고들도 같은 달 26. 20:00 안강공장 근로자 450명을 대동하고 다시 온산공장에 들어가 이에 합세한 사실, 위 전체 원고들은 근무시간중인 같은 달 28. 부터 같은 달 31. 17:30경 까지 피고 회사의 승인 없이 안강공장에서 노조원임시총회 명목으로 공장근로자 3,000여 명을 동원하여 공장식당 및 강당 내에 집결시킨 후 토론회, 외부인 초청강연회, 사물놀이, 상황극 등의 행사를 개최하고 공권력투입에 대비한 감옥행결의, 결사대조직 등의 행위를 함으로써 공장의 조업을 전면적으로 중단시킨 사실, 한편 피고 회사의 조합원에 대한 징계사유에 관한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제74조) 및 단체협약(제30조)에 의하면 조합원이 형사소추

의 원인이 되는 부정불법한 행위를 한 경우, 사규에 위반한 경우, 사내질서를 문란하게 하거나 회사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업무상의 장해 또는 회사에 중대한 손해를 초래하게 한 경우를 징계사유로 삼고 있고, 같은 규칙 제75조 및 같은 협약 제31조에서 징계의 종류로 견책, 감급, 정직, 해고의 4가지를 규정하고 있는 사실 및 원고 3, 4, 5, 6, 7, 8, 9, 10, 2 등은 위와 같은 소위로 인하여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업무방해, 노동쟁의조정법위반, 노동조합법위반 등의 죄명으로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에 반하는 을 제1호증의 1,2, 갑 제2호증의 2, 갑 제4호증의 3, 갑 제14호증의 1 내지 3, 갑 제21호증의 1,3 내지 7, 갑 제22호증의 1,2, 갑 제23호증의 1, 갑 제24호증, 갑 제26호증, 갑 제30호증의 1 내지 10, 갑 제33호증의 1 내지 4, 갑 제34호증의 1의 각 일부 기재와 위 증인들 및 당심증인 소외 6, 최강의 각 일부 증언은 이를 믿지 아니하며, 갑 제4호증의 2,4(각 유인물), 갑 제5호증의 1,2(각 성명서), 제6호증의 1 내지 6(신문기사), 제12호증(잡지기사), 제13호증의 1(진술서), 2(상해진단서)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원고들의 위와 같은 일련의 행위들은 근무시간 내에 사전에 회사의 승인도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피고 회사의 질서를 극도로 문란하게 하고 중대한 재산상의 손해와 업무상의 장해를 초래하게 한 것이라 볼 것이고 이로 인하여 일부 원고들은 형사처벌을 받은 바도 있으니, 이는 앞에서 본 소정의 징계사유에 그대로 해당하는 것이라 하겠다.

이에 대하여 위 원고들은, 조합원이 근로시간 내에 조합활동을 하고자 할 때에는 사전에 회사의 승인을 얻도록 되어 있으나 단체협약 제8조 단서에 의하면 조합간부는 근로시간 내에 조합활동을 할 경우에도 회사의 승인이 필요 없이 사전에 통보만 하면 족한 것으로 규정되어 있는데, 위에서 본 1988.12.9.에 온산공장에서 행한 집회는 조합간부들인 이 사건 일부 원고들이 온산공장에서 개최된 노조대의원연석회의에 참석하여 정당한 조합활동으로 한 것으로서 사전에 회사에 통보한 바 있으니 이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위 단체협약(을 제7호증의 1 및 2)에 의하면 위 주장의 단서조항은 신설되어 1989.1.1.부터 시행된 것으로서 위 1988.12.9. 당시 시행되던 단체협약에는 이러한 조항이 없었음이 명백할 뿐 아니라, 앞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당시 개최하기로 예정되었던 간담회가 취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조합간부가 아닌 다수의 근로자들을 대거규합하여 정상조업중이던 온산공장으로 몰려가 농성을 하며 그 조업을 방해한 것이므로 이는 정당한 조합활동으로 볼 여지가 없는 것이므로 위 원고들의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없다.

다. 한편 위 원고들은, 원고들의 이 건 행위들이 정당한 노조활동임을 전제로 하여 피고 회사가 이러한 노조활동을 이유로 해고에 처한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여 당연무효라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위 원고들의 이 건 행위들이 피고 회사의 사내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피고 회사에 중대한 재산상 손해와 업무상 장해를 초래하여 정당한 노조활동의 범주를 벗어났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건 행위들이 정당한 노조활동임을 전제로 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나아가 위 원고들은, 피고 회사가 위 원고들의 위 행위들을 이유로 징계 중에서 가장 중한 해고를 선택한 것은 합리적 근거 없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무효라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피고 회사가 징계사유의 경중에 따라 징계의 종류를 세분하여 규정하고 있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해서는 안된다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의 취지와 피고 회사의 징계에 관한 규정에 비추어 피고 회사가 위 원고들을 적법히 징계 해고하려면 객관적으로 보아 고용계약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현저히 불공평 또는 부당하다 인정될 수 있는 정도의 비행이 있어야 할 것인바, 앞서 본 이 건 행위들의 발단과 경위, 위 원고들의 징계사유해당행위 가담횟수와 가담정도, 이로 인한 회사의 피해 등의 제반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원고들의 위와 같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사유로 해고에 처한 조치는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는 보여지지 아니하므로 위 주장도 이유 없다 하겠다.

마. 따라서 위 원고들에 대한 1989.1.30.자 해고는 유효하다 할 것이므로 위 해고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하여 그 무효확인과 해고된 다음날부터 원직에 복직될 때까지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위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할 것이다.

4. 그렇다면 원고 1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할 것인바, 원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원고 1 외에 원고 2의 청구도 이유 있다 하여 이를 받아들이고 그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는 이를 각 기각하였으니 그 범위 내에서 부당하므로, 원판결 중 원고 2에 대한 부분은 취소하여 그 청구(당심에서 확장된 청구 포함)를 기각하기로 하고, 다만 원고 1은 당심에 이르러 청구를 확장하였으니 이에 맞추어 원판결 중 위 원고에 대한 부분을 위 인용한 바대로 변경하기로 하며, 그 나머지 원고들의 각 항소와 당심에서 확장된 청구 및 피고의 원고 1에 대한 항소는 그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며,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95조 , 제96조 , 제89조 , 제93조 를, 가집행의 선고에 관하여는 법 제119조 를 각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진성규(재판장) 서현석 김선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