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해행위취소][미간행]
[1] 채권자취소권의 행사에서 제척기간의 기산점인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의 의미, 제척기간의 도과에 관한 증명책임자(=채권자취소소송의 상대방) 및 채무자의 재산처분행위가 사해행위가 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 시기(=처분행위 당시)
[2] 채권자 갑이 제기한 사해행위 취소소송이 제척기간을 도과하여 제기된 것인지 여부가 문제된 사안에서, 채권자 갑이 대물변제계약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처분금지가처분 등기가 경료된 사실을 알았다는 사정만으로 위 대물변제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알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하며, 제척기간을 도과하여 소가 제기된 것이라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1] 대법원 2000. 9. 29. 선고 2000다3262 판결 (공2000하, 2199) 대법원 2002. 11. 8. 선고 2002다41589 판결 (공2003상, 46) 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7다63102 판결 (공2009상, 547) 대법원 2009. 6. 23. 선고 2009다549 판결 (공2009하, 1181)
신용보증기금 (소송대리인 서원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신인순)
피고 1 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명장 담당변호사 김영길 외 4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판시 사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 즉 원고가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근저당권 처분금지가처분 등기를 마칠 무렵인 2006. 7. 25.경 이 사건 각 부동산의 등기부 등본을 발급받아 그 기재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피고 1 명의의 부동산 처분금지가처분 등기가 이미 마쳐진 사실 및 그 피보전권리가 대물변제계약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가 피고 1 등을 상대로 제기하였던 구상금 등 청구소송(이하 ‘종전 소송’이라고 한다)에서, 원고는 소외인이 원고에 대한 구상금 채무를 면탈할 의도로 대물변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1 명의의 처분금지가처분 등기를 마쳐 준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한 바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위 근저당권 처분금지가처분 등기를 마칠 무렵인 2006. 7. 25.경 또는 적어도 종전 소송에서 승소판결을 선고받을 무렵인 2006. 12. 28.경에는 소외인 및 피고 1에게 사해의 의사가 있었고 그에 기하여 양자 사이에 이 사건 대물변제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알았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그로부터 1년이 지난 2009. 4. 22.에 이르러서야 제기된 이 사건 소는 사해행위 취소소송의 제척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기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채권자취소권의 행사에 있어서 제척기간의 기산점인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이라 함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사해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을 의미하는데, 이는 단순히 채무자가 재산의 처분행위를 한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구체적인 사해행위의 존재를 알고 나아가 채무자에게 사해의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알 것을 요하며, 이때 그 제척기간의 도과에 관한 입증책임은 채권자취소소송의 상대방에게 있다 ( 대법원 2000. 9. 29. 선고 2000다3262 판결 , 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7다63102 판결 등 참조). 또한 채무자의 재산처분행위가 사해행위가 되는지 여부는 처분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2. 11. 8. 선고 2002다41589 판결 , 대법원 2009. 6. 23. 선고 2009다549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와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로서는 이 사건 각 부동산의 등기부 등본 기재 내용을 확인한 2006. 7. 25.경 또는 종전 소송에서 사해행위 관련 주장을 한 후 그 판결이 선고된 2006. 12. 28.경에는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소외인과 피고 1 사이에서 이미 대물변제계약이 체결되었던 사실 자체는 추측할 수 있었을 것이나, 구체적인 대물변제계약 체결일까지 알 수 있었다고 볼 자료가 없는 이상( 피고 1이 2009. 1. 13.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2006. 1. 2. 대물변제’를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기 전까지는 이 사건 대물변제계약의 체결일이 등기부에 기재되지 않았다), 이 사건 대물변제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즉 그 계약 체결 당시 채무자인 소외인의 재산 및 채무상태에 비추어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 것인지 여부를 원고가 위 각 시점에서 알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원고가 2006. 7. 25.경 또는 2006. 12. 28.경에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 이 사건 대물변제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는 전제 하에, 이 사건 소가 제척기간을 도과하여 제기된 것이라고 판단하였으니, 위와 같은 원심판단에는 사해행위 취소소송에서의 제척기간 기산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