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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2후3664 판결

[거절결정(특)][공2014상,1251]

판시사항

[1] 의약용도발명의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되어 있는 ‘약리기전’의 의미 및 ‘약리기전’이 발명의 구성요소로 의미를 가지는 경우

[2] 명칭을 ‘인슐린 민감성을 증가시키는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길항제, 특히 텔미사르탄의 용도’로 하는 갑 외국회사의 출원발명에 대해 특허청 심사관이 진보성이 부정된다는 이유로 거절결정한 사안에서, 위 출원발명은 의약용도발명인데 의약용도와 관련하여 선택발명에 해당하면서도 양적으로 현저한 효과가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부분을 포함하고 있어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의약용도발명에서는 특정 물질과 그것이 가지고 있는 의약용도가 발명을 구성하는 것이고, 약리기전은 특정 물질에 불가분적으로 내재된 속성으로서 특정 물질과 의약용도와의 결합을 도출해내는 계기에 불과하다. 따라서 의약용도발명의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되어 있는 약리기전은 특정 물질이 가지고 있는 의약용도를 특정하는 한도 내에서만 발명의 구성요소로서 의미를 가질 뿐 약리기전 자체가 특허청구범위를 한정하는 구성요소라고 보아서는 아니 된다.

[2] 명칭을 ‘인슐린 민감성을 증가시키는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길항제, 특히 텔미사르탄의 용도’로 하는 갑 외국회사의 출원발명에 대해 특허청 심사관이 진보성이 부정된다는 이유로 거절결정을 하였고, 갑 회사가 이에 불복하는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특허심판원이 기각한 사안에서, 위 출원발명은 유효성분인 텔미사르탄과 그것이 가지고 있는 의약용도인 ‘당뇨병 예방 또는 치료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의약용도발명인데 당뇨병 예방 또는 치료라는 의약용도와 관련하여 비교대상발명과의 관계에서 선택발명에 해당하면서도 양적으로 현저한 효과가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부분을 포함하고 있어 비교대상발명에 의하여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한 사례.

참조판례
원고, 상고인

베링거 인겔하임 인터내셔날 게엠베하 (소송대리인 변호사 장훈)

피고, 피상고인

특허청장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의약용도발명에서는 특정 물질과 그것이 가지고 있는 의약용도가 발명을 구성하는 것이고 (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6후3564 판결 등 참조), 약리기전은 특정 물질에 불가분적으로 내재된 속성으로서 특정 물질과 의약용도와의 결합을 도출해내는 계기에 불과하다. 따라서 의약용도발명의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되어 있는 약리기전은 특정 물질이 가지고 있는 의약용도를 특정하는 한도 내에서만 발명의 구성요소로서 의미를 가질 뿐 약리기전 그 자체가 특허청구범위를 한정하는 구성요소라고 보아서는 아니 된다. 또한 선행 또는 공지의 발명에 구성요소가 상위개념으로 기재되어 있고, 위 상위개념에 포함되는 하위개념만을 구성요소 중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하는 선택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기 위해서는, 선택발명에 포함되는 하위개념들 모두가 선행발명이 갖는 효과와 질적으로 다른 효과를 갖고 있거나, 질적인 차이가 없더라도 양적으로 현저한 차이가 있어야 한다. 이때 선택발명의 명세서 중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는 선행발명에 비하여 위와 같은 효과가 있음을 명확히 기재하여야 하는데, 이러한 기재가 있다고 하려면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 질적인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이나 양적으로 현저한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정량적 기재가 있어야 한다( 대법원 2012. 8. 23. 선고 2010후3424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발명의 진보성 판단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살펴본다.

명칭을 ‘인슐린 민감성을 증가시키는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길항제, 특히 텔미사르탄의 용도’로 하는 이 사건 출원발명(출원번호 생략)의 특허청구범위 제1항(이하 ‘이 사건 제1항 발명’이라고 한다)은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길항제인 텔미사르탄’을 유효성분으로 하고, ‘2형 진성 당뇨병으로 진단된 사람 또는 당뇨병 전기(prediabete)로 의심되는 사람을 치료하거나, 당뇨병을 예방하거나, 또는 혈압이 정상인 환자에게서 대사증후군 및 인슐린 내성을 치료하는 것’(이하 ‘당뇨병 예방 또는 치료 등’이라고 한다)을 그 의약용도로 하면서, 나아가 그 특허청구범위에 ‘퍼옥시좀 증식 활성화 수용체 감마(PPARγ) 조절 유전자의 전사를 유도하는’이라는 약리기전도 포함하고 있다. 그런데 위 약리기전은 유효성분인 텔미사르탄에 불가분적으로 내재되어 텔미사르탄이 ‘당뇨병 예방 또는 치료 등’의 의약용도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속성에 불과하고, 텔미사르탄의 그러한 의약용도 범위를 축소 또는 변경하는 것은 아니므로, 결국 이 사건 제1항 발명은 유효성분인 텔미사르탄과 그것이 가지고 있는 의약용도인 ‘당뇨병 예방 또는 치료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의약용도발명으로 파악된다.

그런데 비교대상발명에는 임상시험 결과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 차단제가 당뇨병 위험을 상당히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점, 그중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길항제인 로사르탄의 투여 그룹에서 2형 당뇨병의 유병률이 감소된 임상연구가 있었다는 점 등이 개시되어 있고,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유효성분인 텔미사르탄 역시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 차단제로서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길항제에 속하는 물질이다. 따라서 이 사건 제1항 발명은 비교대상발명에 개시된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 차단제의 당뇨병 예방 또는 치료 효과’에 포함되는 하위개념인 ‘텔미사르탄의 당뇨병 예방 또는 치료 효과’를 그 발명의 일부로 하고 있으므로 그 부분은 비교대상발명과의 관계에서 선택발명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 사건 출원발명의 명세서 중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는 시험관 내 실험결과 텔미사르탄이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 차단제에 속하는 다른 화합물들 중 일부에 불과한 로사르탄 및 이르베사르탄에 비해 높은 강도로 퍼옥시좀 증식 활성화 수용체 감마 조절 유전자의 전사를 유도한다는 점이 나타나 있을 뿐, 나아가 텔미사르탄이 당뇨병 예방 또는 치료라는 의약용도와 관련하여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 차단제에 속하는 화합물 일반과 비교하여 양적으로 현저한 효과상의 차이가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기재는 없고, 달리 이 점을 알 수 있는 자료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제1항 발명은 당뇨병 예방 또는 치료라는 의약용도와 관련하여 비교대상발명과의 관계에서 선택발명에 해당하면서도 양적으로 현저한 효과가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부분을 포함하고 있고 이 부분은 비교대상발명에 의하여 그 진보성이 부정된다.

나아가 한 개의 특허청구범위의 항 일부에 공지기술에 의하여 진보성이 부정되는 등의 거절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 부분이 나머지 부분과 유기적으로 결합된 것이라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그 항을 전부 거절하여야 하고( 대법원 1998. 9. 18. 선고 96후2395 판결 등 참조), 특허청구범위가 여러 개의 청구항으로 되어 있는 경우 그 하나의 항이라도 거절이유가 있는 때에는 그 출원을 전부 거절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0. 7. 22. 선고 2008후934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제1항 발명에서 진보성이 부정되는 부분은 나머지 부분과 서로 택일적인 관계에 있어 유기적으로 결합된 것이 아니므로 그 항을 전부 거절하여야 하고, 이로써 이 사건 출원발명은 그 전부를 거절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출원발명에 대한 거절결정을 유지한 심결이 적법하다고 본 원심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발명의 진보성 판단에 관한 법리오해와 심리미진 및 판단누락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민일영 박보영 김신(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