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법리오해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한 것은 사실이나, 피해자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고통을 받던 중 “죽고 싶다, 죽여 달라”고 촉탁한 것에 의한 것인 만큼 피고인에게 형법 제251조 제1항을 적용하여야 함에도, 원심이 형법 제250조 제1항을 적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촉탁에 의한 살인죄에 있어 ‘촉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2년)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기초되는 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 및 당심에서의 G의 법정 진술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피해자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다가 30살 무렵부터 정신병이 발병하였고, 2002. 2.경부터 2010. 11. 23.까지 사이에 정신분열증으로 치료를 받아 왔으며, 투약과 치료를 받더라도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생활할 수 있는 상태라서 상당한 기간을 병원에 입원하였다.

② 피해자는 2010. 11. 23. 입원 치료 중이던 I병원에서 무단이탈하여 다니던 중 2010. 11. 28. 00:05경 구미시 K 소재 도로에서 무단횡단을 하다가 자동차에 치여 전치 12주의 상완골간의 골절 등 상해를 입었고, 같은 날부터 2011. 2. 14.까지 H병원에서, 2011. 2. 28.경부터 2011. 6. 3.까지 L병원에서 각각 입원치료를 받았는데, 2011. 11. 29.경에는 H병원에서 골절된 부위에 티타늄 플레이트를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③ 피해자는 병원에서 퇴원한 후 안동시 M아파트 A동 105호에서 어머니인 G, 동생인 피고인, N과 함께 생활하였는데, 피고인은 피해자가 병원에 입원해 있을 동안 한 번도 병문안을 가지 않는 등,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으나, 퇴원한 이후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