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가. 폐지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통합 창원시장 선거에 입후보하려는 경우에 그 직을 가지고 입후보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경상남도 창원시 설치 및 지원특례에 관한 법률’(2010. 3. 12. 법률 제10052호로 제정된 것, 이하 ‘통합 창원시 설치법’이라 한다) 부칙 제2조 제3항 단서(이하 ‘이 사건 부칙조항’이라 한다)가 청구인의 공무담임권, 평등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소극)
나. 폐지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통합 창원시장 선거에 출마할 경우 폐지되는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재임한 기간을 포함하여 계속 재임이 3기에 한하도록 하는 명시적인 규정을 두지 아니한 입법부작위(이하 ‘이 사건 입법부작위’ 라고 한다)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적법한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 이 사건 부칙조항은 통합 창원시 설치법에 의해 폐지되는 창원시ㆍ마산시ㆍ진해시의 장에 대하여 그 직에서 사퇴함이 없이 창원시장 선거에 입후보할 수 있도록 공직선거법 제53조 제1항의 특례를 규정하는 것으로서, 이 사건 부칙조항의 적용을 받게 되는 수범자는 통합 창원시장 선거에 입후보하는 현직 창원시ㆍ마산시ㆍ진해시의 장이며, 청구인과 같이 위 선거에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사람은 그 수범자가 아니다. 또한 이 사건 부칙조항이 통합 창원시장 선거에서 현직 창원시ㆍ마산시ㆍ진해시의 장이 그 직을 가지고 입후보할 수 있게 허용함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입후보가 제한된다거나 당선의 기회가 봉쇄되는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부칙조항은 청구인의 법적 지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부칙조항으로 인해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이나 평등권이 침해될 가능성은 없다.
나. 지방자치법은 지방자치단체장의 계속 재임을 3기로 제한하고 있는데, 지방자치단체의 폐지ㆍ통합시 지방자치단체장의 계속 재임을 3기로 제한함에 있어 폐지되는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재임한 것까지 포함시킬지 여부는 입법자의 재량에 달려 있다. 이처럼 우리 헌법 어디에도 지방자치단체의 폐지ㆍ통합시 새로 설치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 선출된 자에 대하여 폐지되는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재임한 기간을 포함하여 계속 재임을 3기로 제한하도록 입법자에게 입법위임을 하는 규정을 찾아볼 수 없으며, 달리 헌법해석상 그러한 법령을 제정하여야 할 입법자의 의무가 발생하였다고 볼 여지 또한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입법부작위에 대한 심판청구는 진정입법부작위에 대하여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심판대상조문
경상남도 창원시 설치 및 지원특례에 관한 법률(2010. 3. 12. 법률 제10052호로 제정된 것) 부칙 제2조 제3항 단서 중 ‘창원시의 장의 선거’에 관한 부분
참조조문
참조판례
가. 헌재 1992. 11. 12. 91헌마192 , 판례집 4, 813, 823
헌재 1993. 3. 11. 91헌마233 , 판례집 5-1, 104, 111
헌재 1994. 6. 30. 92헌마61 , 판례집 6-1, 680, 684
헌재 1995. 7. 21. 94헌마191 , 판례집 7-2, 195, 201-202
헌재 1999. 5. 27. 97헌마368 , 판례집 11-1, 667, 671
헌재 1999. 11. 25. 99헌마163 , 판례집 11-2, 644, 655
나. 헌재 1989. 9. 29. 89헌마13 , 판례집 1, 294, 296
헌재 2006. 2. 23. 2005헌마403 , 판례집 18-1상, 320, 328
헌재 2006. 5. 25. 2005헌마362 , 공보 116, 845, 848
당사자
청 구 인 전○식
대리인 변호사 김효중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시 및 진해시를 폐지ㆍ통
합하여 경상남도 창원시(이하 ‘통합 창원시’라 한다)를 설치하는 내용의 ‘경상남도 창원시 설치 및 지원특례에관한 법률’이 2010. 3. 12. 제정되고, 같은 날 시행되었다.
(2) 청구인은 2010. 6. 2. 실시키로 예정된 통합 창원시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하여 2010. 3. 12. 예비후보자로 등록하였다.
(3) 청구인은 폐지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통합 창원시장 선거에 입후보하려는 경우에도 그 직을 가지고 입후보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경상남도 창원시 설치 및 지원특례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 제3항 단서 및 폐지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통합 창원시장 선거에 출마할 경우 폐지되는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재임한 기간을 포함하여 계속 재임이 3기에 한하도록 하는 명시적인 규정을 두지 아니한 입법부작위가 청구인의 공무담임권,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0. 3. 17.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은 ‘경상남도 창원시 설치 및 지원특례에 관한 법률’(2010. 3. 12. 법률 제10052호로 제정된 것, 이하 ‘통합 창원시 설치법’이라 한다) 부칙 제2조 제3항 단서 전체에 대하여 심판청구를 하고 있으나, 청구인이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것은 창원시장의 선거이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을 통합 창원시 설치법 부칙 제2조 제3항 단서 중 ‘창원시의 장의 선거’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부칙조항’이라 한다)으로 한정하기로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이 사건 부칙조항 및 ‘폐지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통합 창원시장 선거에 출마할 경우 폐지되는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재임한 기간을 포함하여 계속 재임이 3기에 한하도록 규정하지 아니한 입법부작위’(이하 ‘이 사건 입법부작위’라 한다)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경상남도 창원시 설치 및 지원특례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선거에 관한 특례) ③ 2010년 7월 1일 전에 실시하는 「공직선거법」 제203조 제1항에 따른 임기만료에 의한 지방자치단체의 장선거에서 같은 법 제53조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으로서 창원시의 장선거에 입후보하려는 사람은 같은 항 본문에도 불구하고 이 법 시행일부터 10일 이내에 그 직을 그만두어야 한다. 다만, 이 법에 따라 폐지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의원 및 장이 창원시의 의회의원 또는 장의 선거에 입후보하려는 경우에는 「공직선거법」 제53조 제1항 본문 및 제2항 제4호에도 불구하고 그 직을 가지고 입후보할 수 있다.
[관련조항]
공직선거법(2010. 3. 12. 법률 제10067호로 개정된 것) 제53조(공무원 등의 입후보)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으로서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은 선거일 전 90일까지 그 직을 그만두어야 한다. 다만,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에 있어서 국회의원이 그 직을 가지고 입후보하는 경우와 지방의회의원선거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선거에 있어서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의원이나 장이 그 직을 가지고 입후보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국가공무원법」 제2조(공무원의 구분)에 규정된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법」 제2조(공무원의 구분)에 규정된 지방공무원. 다만, 「정당법」 제22조(발기인 및 당원의 자격) 제1항 제1호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정당의 당원이 될 수 있는 공무원(정무직공무원을 제외한다)은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제1항 본문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후보자등록신청 전까지그 직을 그만두어야 한다.
1.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나 비례대표지방의회의원선거에 입후보하는 경우
2. 보궐선거 등에 입후보하는 경우
3. 국회의원이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선거에 입후보하는 경우
4.지방의회의원이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의원이나 장의 선거에 입후보하는 경우
제30조(지방자치단체의 폐치ㆍ분합시의 선거 등)① 지방자치단체의 설치ㆍ폐지ㆍ분할 또는 합병이 있는 때에는 다음 각 호에 의하여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선거한다.
3. 2 이상의 같은 종류의 지방자치단체가 합하여 새로운 지방자치단체가 설치된 때에는 종전의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그 직을 상실하고, 새로운 지방자치단체의 장에 대해서는 새로 선거를 실시한다.
지방자치법 제95조(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임기)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임기는 4년으로 하며,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계속 재임(在任)은 3기에 한한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요지
(1) 공직선거법 제53조 제1항에 의하면 선거에 입후보하려는 공무원은 선거일 전 90일까지 그 직을 그만두어야 하고, 다만 지방자치단체장이 당해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입후보하는 경우에는 그 직을 가지고 입후보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 부칙조항은 통합 창원시 설치법에 의해 폐지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창원시장 선거에 출마할 경우 선거일 전 90일까지 그 직을 그만두지 아니하고 공무원 신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바, 이는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지나친 혜택을 주는 것으로서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청구인을 차별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이 조직의 장악이나 직무상의 우월적 권한을 이용하여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선거의 공정성도 해하게 된다.
(2) 지방자치법 제95조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의 계속 재임은 3기에 한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도 통합 창원시 설치법은 이러한 규정을 포함하고 있지 아니하여 통합 전 폐지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계속 재임 3기까지 한 자가 통합 창원시장으로 선출되어 다시 계속 3기를 재임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는바, 이렇게 되면 24년에 걸친 재임을 허용하는 것이 되어 지방자치의 기본정신과 기회균등의 원칙을 침해한다. 지방자치법에서 지방자치단체장 계속 재임을 3기로 제한하는 취지는 장기집권으로 인한 지역발전저해 방지와 유능한 인사의 자치단체장 진출확대이므로, 이러한 계속 재임 제한 규정은 통합 창원시 설치법에도 포함되어야 한다.
나. 행정안전부장관의 의견요지
(1) 청구인은 새로 설치되는 통합 창원시장 선거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자로서, 이 사건 부칙조항이나 입법부작위로 인하여 창원시장 선거에 입후보할 수 없거나 입후보가 제한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부칙조항 또는 입법부작위는 청구인의 공무담임권ㆍ평등권을 직접 침해하지 않아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 또는 자기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각하되어야 한다.
(2)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지방자치단체의 최고 집행기관으로서 당해 지방자치단체를 대표하고 그 사무를 총괄하는 한편, 국가의 하급 행정청으로서 국가의 사무를 처리하는 이중적 지위를 가지고 지방행정에 대한 총괄 책임을 지고 있다. 공직선거법 제53조 제1항 단서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사퇴로 인한 지방행정의 공백을 방지하기 위하여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경우 예외적으로 사퇴를 하지 않고 입후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사건 부칙조항 역시 폐지되는 창원시ㆍ마산시ㆍ진해시에서의 행정공백을 방지하기 위하여 이들 자치단체의 장이 창원시장 선거에 입후보하는 경우 그 직에서 사퇴하지 않아도 되도록 예외규정을 둔 것이며, 이로 인하여 다른 입후보자보다 선거에서 우월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므로 청구인의 평등권과 공무담임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3) 지방자치단체들의 통합으로 새로운 지방자치단체가 만들어져서 종전의 주민 및 구역 등에 상당한 변화를 초래한다면 통합전의 자치단체와 신설된 자치단체는 서로 다른 자치단체로 보아야 한다. 통합 창원시는 폐지되는 창원시ㆍ마산시ㆍ진해시와는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별개의 자치단체이므로, 폐지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창원시장 선거에 입후보하더라도 이는 장기집권으로 인한 지역발전저해 방지와 유능한 인사의 단체장 진출확대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장의 계속 재임을 3기로 제한하고 있는 지방자치법 제95조의 입법취지에 반하지 않는다.
3.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부칙조항 부분
(1) 이 사건 부칙조항의 내용
통합 창원시 설치법에 따라 2010. 7. 1.부터 창원시, 마산시, 진해시가 폐지되고 새로이 창원시가 설치되었다(제2조, 부칙 제1조 단서). 이 사건 부칙조항은 2010. 7. 1. 전에 실시하는 공직선거법 제203조 제1항에 의한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에서 통합 창원시장 선거에 입후보하려는 사람에 대하여 공직선거법 제53조 제1항의 공직자 사퇴시한에 관련한 특례를 규정한 것이다.
공직선거법에서는 원칙적으로 공직선거에 입후보하려는 사람이 국가공무원, 지방공무원 등 법이 정한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선거일 전 90일까지 사퇴할 것을 요구하고, 다만 예외적으로 ①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에 있어서 국회의원이 그 직을 가지고 입후보하는 경우와 ② 지방의회의원선거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선거에 있어서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의원이나 장이 그 직을 가지고 입후보하는 경우에는 사퇴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공직선거법 제53조 제1항).
한편 통합 창원시 설치법 부칙 제2조 제3항 본문은 위와 같은 공직선거법 제53조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으로서 창원시의 장선거에 입후보하려는 사람은 90일 전 사퇴조항을 적용하지 않고 통합 창원시 설치법 시행일인 2010. 3. 12.부터 10일 이내에 사퇴하도록 하되, 그 단서인 이 사건 부칙조항에
서는 위 법에 따라 폐지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의원 및 장이 창원시의 의회의원 또는 장의 선거에 입후보하려는 경우에는 그 직을 가지고 입후보할 수 있도록 사퇴대상의 예외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통합 창원시 설치법에 의하여 폐지되는 창원시ㆍ마산시ㆍ진해시의 장은 이 사건 부칙조항으로 인하여 2010. 6. 2. 실시된 제5회 동시지방선거에서 창원시장 선거(이하 ‘이 사건 선거’라 한다)에 입후보하는 경우 그 직에서 사퇴할 필요 없이 입후보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이 사건 부칙조항을 두어 공직선거 입후보자의 공직사퇴시한에 대한 특례를 규정하고 있는 것은 종전 창원시ㆍ마산시ㆍ진해시의 장과 지방의원이 새로 설치되는 창원시의 장이나 지방의원에 입후보하기 위해 선거일 전 90일까지 사퇴해야 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행정공백과 주민불편 등을 고려하여 그 직을 가지고 입후보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2)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
(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본문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자신의 기본권을 현재 직접적으로 침해당한 자만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는 뜻이고, 따라서 법령으로 인한 기본권침해를 이유로 헌법소원을 청구하려면 당해법령 그 자체에 의하여 자유의 제한,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이 생긴 경우여야 한다(헌재 1992. 11. 12. 91헌마192 , 판례집 4, 813, 823 ; 헌재 1995. 7. 21. 94헌마191 , 판례집 7-2, 195, 201-202 등 참조).
(나) 청구인은 이 사건 부칙조항이 폐지되는 창원시ㆍ진해시ㆍ마산시의 현직 단체장에게 지나친 혜택을 주는 것으로서 청구인의 공무담임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1) 먼저 이 사건 부칙조항이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본다.
이 사건 부칙조항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통합 창원시 설치법에 의하여 폐지되는 창원시ㆍ마산시ㆍ진해시의 장이 새로 설치되는 창원시장 선거에 입후보하려는 경우에는 위 법률시행일인 2010. 3. 12.로부터 10일 이내에 사퇴하지 않고 그 직을 유지한 채 입후보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으로서, 이 사건 부칙조항의 적용을 받게 되는 수범자는 이 사건 선거에 입후보하는 현직 창원시ㆍ마산시ㆍ진해시의 장이며, 청구인과 같이 위 선거에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사람은 그 수범자가 아니다.
그런데 이 사건 부칙조항은 통합 창원시 설치법에 의해 폐지되는 창원시ㆍ마산시ㆍ진해시의 장에 대하여 그 직에서 사퇴함이 없이 창원시장 선거에 입후보할 수 있도록 공직선거법 제53조 제1항의 특례를 규정하는 것으로서, 이 사건 선거에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청구인에 대하여는 어떠한 자유의 제한이나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을 가져오지 않는다. 즉 이 사건 선거와 관련하여 공직선거법에 의한 공직자의 사퇴시한(선거일 전 90일)과 통합 창원시 설치법에 의한 사퇴시한(법 시행일로부터 10일 이내)이 모두 지난 상태에서 이 사건 부칙규정이 위헌으로 선고되어 효력을 상실하는 경우 현직 창원시ㆍ마산시ㆍ진해시의 장은 공직에서 사퇴할 수 있는 시기를 놓쳐 결국 이 사건 선거에 입후보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가 될 것이고, 그러한 경우 여러 예비후보자 중의 1인인 청구인은 이 사건 선거의 입후보자 수가 그만큼 줄어들게 되어 선거에서의 경쟁이 덜 치열해질 것이라는 간접적, 사실적 영향을 받게 될 관계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넘어 이 사건 부칙조항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입후보가 제한된다거나 당선의 기회가 봉쇄되는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부칙조항이 청구인의 법적 지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고는 볼 수 없다. 반면, 이 경우 오히려 공직사퇴시기를 놓친 현직 창원시ㆍ마산시ㆍ진해시의 장이 공직취임의 기회를 박탈당하게 되어 이들의 공무담임권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부칙조항이 통합 창원시장 선거에
서 현직 창원시ㆍ마산시ㆍ진해시의 장의 입후보를 허용함으로 인하여 청구인이 받게 되는 영향은 사실적, 간접적인 것에 불과하여 이 사건 부칙조항으로 인해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이 침해될 가능성은 없다고 할 것이다.
2) 다음으로 이 사건 부칙조항이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평등권의 침해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을 다르게 취급하는 경우에 발생하므로, 평등권의 침해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서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이 존재하여야 한다.
이 사건 부칙조항은 공직선거 후보자에 대한 선거전 공직사퇴를 규정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제53조 제1항 본문, 지방자치단체장이 ‘당해’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입후보하는 경우 공직사퇴대상에서의 제외를 규정하고 있는 같은 항 단서, 창원시장 선거에 입후보하려는 공직자의 공직사퇴시한과 관련하여 공직선거법 제53조 제1항 본문에 대하여 특례를 규정하고 있는 통합 창원시 설치법 부칙 제2조 제3항 본문에 대한 특례에 해당한다. 즉 이 사건 부칙조항은 현직 창원시ㆍ마산시ㆍ진해시의 장에 대하여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가 아니라 새로이 설치되는 창원시의 장 선거에 현재의 직을 유지한 채 입후보할 수 있게 함으로써, 이 사건 선거에 입후보하기 위하여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일 전 90일까지 사퇴하여야 하는 사람 또는 통합 창원시 설치법에 따라 위 법시행일로부터 10일 이내에 사퇴하여야 하는 사람에 비하여 유리하게 대우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부칙조항에 의하여 차별취급을 받고 있는 비교집단은 이 사건 선거의 입후보자 중 그 직을 유지한 채 입후보할 수 있는 현직 창원시ㆍ마산시ㆍ진해시의 장과 선거일 전 90일까지 혹은 통합 창원시 설치법 시행일로부터 10일 이내에 공직에서 사퇴하여야 하는 사람이 될 것이고, 청구인과 같이 당초부터 공직선거법이나 통합 창원시 설치법에 의한 선거전 공직사퇴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예비후보자는 이 사건 부칙조항에 의하여 차별받는 집단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며, 따라서 이 사건 부칙조항에 의하여 청구인의 평등권이 침해될 가능성은 없다고 볼 것이다.
3) 결국, 이 사건 부칙조항은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이나 평등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없어 이에 대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나. 이 사건 입법부작위 부분
(1) 넓은 의미의 “입법부작위”에는, 첫째, 입법자가 헌법상 입법의무가 있는 어떤 사항에 관하여 전혀 입법을 하지 아니함으로써 “입법행위의 흠결이 있는 경우”(즉, 입법권의 불행사)와 둘째, 입법자가 어떤 사항에 관하여 입법은 하였으나 그 입법의 내용ㆍ범위ㆍ절차 등이 당해 사항을 불완전, 불충분 또는 불공정하게 규율함으로써 “입법행위에 결함이 있는 경우”(즉, 결함이 있는 입법권의 행사)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전자를 진정입법부작위, 후자를 부진정입법부작위라고 부르고 있다(헌재 2006. 5. 25. 2005헌마362 , 공보 116, 845, 848).
(2) 청구인은 지방자치법 제95조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의 계속 재임은 3기에 한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통합 창원시 설치법에서 폐지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통합 창원시장 선거에 출마할 경우 폐지되는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재임한 기간을 포함하여 계속 재임이 3기에 한하도록 규정하지 아니한 입법부작위를 다투고 있다. 즉 청구인의 주장은 이 사건 입법부작위로 인하여 이미 3기에 걸쳐 계속 재임을 한 바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통합 창원시장의 선거에 다시 입후보하여 당선되면 4기 계속 재임을 허용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어 청구인을 포함한 창원시장 선거 입후보자들의 선거에서의 균등기회보장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공직선거법은 2 이상의 같은 종류의 지방자치단체가 합하여 새로운 지방자치단체가 설치된 때에는 종전의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그 직을 상실하고, 새로운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선거를 새로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공직선거법 제30조 제1항 제3호), 이는 지방자치단체 간의 통합이 이루어질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주요한 구성요소인 행정구역ㆍ주민 등에 큰 변화가 있게 되므로, 통합에 의해 설치되는 지방자치단체는 폐지되는 지방자치단체와 법인격을 달리하는 새로운 지방자치단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통합 창원시장으로 선출되는 사람은, 과거 통합 창원시 설치법에 의하여 폐지되는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재임하였는지 여부에 관계 없이, 새로 개시되는 임기부터 지방자치법 제95조에 의한 계속 재임 제한의 적용을 받게 될 것이 명백하다. 따라서 청구인이 주장하는 이 사건 입법부작위는, 지방자치단체가 폐지ㆍ통합되는 경우 폐지되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새로 설치되는 지방자치단체장에 입후보할 때에는 폐지되는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재임한 기간을 포함하여 계속 재임이 3기에 한하도록 하는 경과규정을 법률에 두었어야 함에도 이를 두지 않은 입법부작위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진정입법부작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3) 진정입법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은, 헌법에서 기본권보장을 위하여 법령에 명시적인 입법위임을 하였음에도 입법자가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이거나, 헌법해석상 특정인에게 구체적인 기본권이 생겨 이를 보장하기 위한 국가의 행위의무 내지 보호의무가 발생하였음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입법자가 아무런 입법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경우에 한하여 허용된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일관된 판례이다(헌재 1989. 9. 29. 89헌마13 , 판례집 1, 294, 296 ; 헌재 2006. 5. 25. 2005헌마362 , 공보 116, 845, 848)
그러면 과연 입법자가 통합 창원시 설치법에 의해 폐지되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새로 설치되는 창원시장 선거에 출마할 경우에도 폐지되는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재임한 기간을 포함하여 계속 재임을 3기에 한하도록 제한하여야 할 헌법상 의무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헌법 제117조 제2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종류를 법률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으며, 헌법 제118조 제2항은 지방의회의 조직ㆍ권한ㆍ의원선거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선임방법 기타 지방자치단체의 조직과 운영에 관한 사항을 법률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의 종류와 지방자치단체의 기관 구성과 운영에 대해 입법자는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을 가진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헌법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지방자치법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선임과 관련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주민이 보통ㆍ평등ㆍ직접ㆍ비밀선거에 따라 선출한다.”(지방자치법 제94조),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임기는 4년으로 하며,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계속 재임(在任)은 3기에 한한다.”(지방자치법 제95조)는 규정을 두고 있다. 그렇다면 지방자치단체장의 계속 재임을 3기로 제한하는 것은 “장기간 연속당선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장의 엽관제적 인사운용 방지, 지역 내 특정집단과의 결탁을 통한 지역발전의 저해방지, 장기집권으로 인한 부정부패 방지, 유능한 인사의 지방자치단체장 진출 확대 등”(헌재 2006. 2. 23. 2005헌마403 , 판례집 18-1상, 320, 328 참조)을 위한 입법자의 결단일 뿐, 헌법에서 기본권보장을 위하여 법령에 이러한 내용을 규율하도록 명시적으로 입법위임을 한 경우라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의 폐지ㆍ통합시 지방자치단체장의 계속 재임을 3기로 제한함에 있어 폐지되는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재임한 것까지 포함시킬지 여부는 입법자의 재량에 달려 있다.
그 밖에 우리 헌법 어디에도 지방자치단체의 폐지ㆍ통합시 새로 설치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 선출된 자에 대하여 폐지되는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재임한 기간을 포함하여 계속 재임을 3기로 제한하도록 입법자에게 입법위임을 하는 규정을 찾아볼 수 없다. 또한 헌법해석상 그러한 법령을 제정하여 이미 3기에 걸쳐 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 계속 재임을 한 적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장은 지방자치단체의 폐지ㆍ통합으로 새로 설치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 입후보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선거에서의 공정을 보호하여야 할 입법자의 행위의무 내지 보호의무가 발생하였다고 볼 여지 또한 없다.
(4) 결국 이 사건 입법부작위에 대한 심판청구는 진정입법부작위에 대하여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부칙조항 및 이 사건 입법부작위에 대한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의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이공현 조대현 김희옥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송두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