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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 10. 24. 선고 2011다44788 판결
[유치권부존재확인][미간행]
판시사항

[1] 유치권의 성립요건이자 존속요건으로서 점유의 의미와 판단 기준

[2]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 되기 위한 요건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도민저축은행

피고, 피상고인

피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서울다솔 담당변호사 장응수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피고 2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피고 1에 대한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 1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민법 제320조 에서 규정한 유치권의 성립요건이자 존속요건인 점유는 물건이 사회 통념상 그 사람의 사실적 지배에 속한다고 보이는 객관적 관계에 있는 것을 말하고, 이때 사실적 지배는 반드시 물건을 물리적·현실적으로 지배하는 것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물건과 사람과의 시간적·공간적 관계와 본권 관계, 타인 지배의 배제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사회관념에 따라 합목적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96. 8. 23. 선고 95다8713 판결 , 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다39530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위 규정의 점유에는 직접점유뿐만 아니라 간접점유도 포함된다 .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 증거를 종합하여, ① 제1심 공동피고 삼보종합건설 주식회사(이하 ‘삼보종합건설’이라고 한다)가 2005. 12. 9. 소외 1로부터 원심판결 별지 목록 제2항 및 제6항 기재 건물(이하 ‘이 사건 호텔’이라고 한다)의 신축공사를 수급하여 2006. 2. 14. 피고 1에게 그 중 토목 공사 및 내부 공사를 대금 11억 5,000만 원에 하도급 준 사실, ② 피고 1은 2006. 6. 하순경 하수급 공사를 완료함으로써 일부 수령한 대금을 뺀 9억 9,022만 원 상당의 하수급 공사대금 채권을 가지게 된 사실, ③ 소외 1은 이 사건 호텔의 완공 후 이를 인도받아 2006. 7. 14.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치고 숙박 영업을 시작하였으나 삼보종합건설에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였고, 삼보종합건설 역시 피고 1을 비롯한 하수급업체들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사실, ④ 이에 피고 1을 비롯한 삼보종합건설의 하수급업체들을 대표하여 소외 2가 2006. 11. 17.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호텔의 매매와 영업에 관한 권한 일체를 위임받은 사실, ⑤ 소외 2는 2006. 11. 28. 하수급 채권자 소외 3에게 호텔 영업을 맡겼다가 2007. 7. 말부터는 직접 이 사건 호텔을 운영하였고, 다시 2007. 12. 27.부터 주식회사 뉴광산업개발(이하 ‘뉴광산업개발’이라고 한다)에게, 2010. 6.부터 소외 4에게 각 호텔 영업을 맡겼다가 2010. 10.부터는 영업을 중단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며 이 사건 호텔을 점유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 1의 공사대금 채권은 이 사건 호텔에 관하여 생긴 것이고, 피고 1은 삼보종합건설에 대한 하수급 채권자들로 구성된 채권단의 일원으로서 소유자인 소외 1로부터 2006. 11. 17. 이 사건 호텔의 점유를 이전받은 후 현재까지 채권단의 대표 소외 2 또는 소외 2가 영업을 맡긴 소외 3, 뉴광산업개발, 소외 4 등을 통하여 이를 간접점유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호텔에 관하여 위 공사대금 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는 피고 1의 유치권이 존재한다고 판단하였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이 사건 기록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위와 같은 사실인정을 기초로 피고 1이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 이전인 2006. 11. 17. 소유자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호텔의 점유·사용·처분 등에 관한 일체의 권리를 위임받은 후 소외 2 등을 통하여 이 사건 호텔을 간접점유함으로써 유치권의 성립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판단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유치권의 성립요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2. 피고 2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민법 제320조 제1항 은 “타인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는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는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은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어야 한다 ( 대법원 2012. 1. 26. 선고 2011다96208 판결 등 참조).

나.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 2가 삼보종합건설로부터 이 사건 호텔 건물의 외부 간판 등의 설치공사를 하수급하여 완료함으로써 48,437,000원 상당의 공사대금 채권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한 다음, 피고 2의 위 채권은 이 사건 호텔에 관하여 생긴 채권으로서 이를 피담보채권으로 하는 피고 2의 유치권 또한 존재한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더라도, 피고 2가 주장하는 이 사건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은 삼보종합건설과의 하도급계약에 따라 이 사건 호텔의 외부 간판 등의 설치공사를 완료함으로써 발생한 채권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건물의 옥탑, 외벽 등에 설치된 간판의 경우 일반적으로 건물의 일부가 아니라 독립된 물건으로 남아 있으면서 과다한 비용을 들이지 않고 건물로부터 분리할 수 있는 것이 충분히 있을 수 있고, 그러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간판 설치공사 대금채권을 그 건물 자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피고 2가 설치한 간판의 종류와 형태, 간판 설치공사의 내용 등을 심리하여 그 간판이 이 사건 호텔 건물의 일부인지 아니면 별도의 독립한 물건인지 등을 명확히 한 다음 피고 2의 채권이 이 사건 호텔에 관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 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점에 관하여 충분히 심리하지 아니한 채 곧바로 피고 2의 간판 설치공사에 따른 대금 채권이 이 사건 호텔에 관하여 생긴 채권으로서 이 사건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 될 수 있다고 단정하였는바, 이는 유치권의 성립요건인 피담보채권과 물건 사이의 견련관계 등에 관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것이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피고 2에 관한 부분은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기각 부분의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민일영(주심) 이인복 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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