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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방법원 2009. 10. 28. 선고 2008구합3112 판결
과세관청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당사자들이 선택한 법률관계를 존중해야 함[국패]
전심사건번호

국심2007중4496 (2007.12.31)

제목

과세관청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당사자들이 선택한 법률관계를 존중해야 함

요지

조세회피행위라하여 그 효력을 부인할 수 있는 조세법률주의 원칙상 법률에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부인규정이 없는 한 납세의무자가 경제활동을 함에 있어 선택한 법률관계는 존중해야 하므로 예금계약하면서 선물환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을 선택하여 선물환거래로 부터의 이익을 이자소득으로 해석할 수 없음

결정내용

결정 내용은 붙임과 같습니다.

관련법령

소득세법 제16조 (이자소득)

주문

1. 피고가 2007. 4. 1. 원고에 대하여 한 2003년 귀속 종합소득세 22,283,310원의 부과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경위

가. 원고는 2003년경 주식회사 ☆☆은행(이하 '이 사건 은행'이라고 한다)과 사이에, ① 원고가 이 사건 은행에 원화를 엔화로 환전한 후(현물환거래), ② 그 원화로부터 환전된 엔화를 예금하여 연 0.01 - 0.3% 정도의 확정이자를 받고 만기에 원리금을 반환 받는 엔화정기예금계약(이하 위 계약을 '이 사건 예금계약', 위 계약으로 인한 거래를 '이 사건 예금거래'라고 한다)을 체결함과 동시에, ③ 이 사건 예금계약의 만기시에는 이 사건 은행에 미리 약정한 선물환율로 엔화예금의 원금을 매도하여 원화로 이를 지급받기로 하는 선물환거래계약(이하 위 계약을 '이 사건 선물환계약', 위 계약으로 인한 거래를 '이 사건 선물환거래'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예금거래 및 이 사건 선물환거래를 통틀어 '이 사건 거래'라고 한다).

나. 이 사건 은행은 이 사건 거래와 관련하여 원고가 수취한 이익 중 이 사건 예금 거래로 인한 이자 부분에 대해서만 소득세를 원천징수하고, 이 사건 선물환거래로 취득한 선물환차익 부분에 대해서는 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았다.

다. 피고는 실질과세의 원칙상 이 사건 거래와 관련하여 원고가 수취한 이익 전체가 구 소득세법(2006. 12. 30. 법률 제81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소득세법'이라고 한다) 제16조 제1항 제13호에서 정한 이자소득에 해당한다고 보아 2007. 4. 1. 원고에 대하여 신고 및 납부 불성실가산세를 포함하여 2003년 귀속 종합소득세 32,863,680원을 부과ㆍ고지하였다.

라.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07. 6. 7. 국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하였고, 국세심판원은 2007. 12. 31. 신고 및 납부 불성실가산세 부분은 의무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아 이를 가산하지 않는 것으로 세액을 경정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한 다는 내용의 결정을 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 대한 2003년 귀속 종합소득세액 을 22,283,310원으로 감액경정하였다(이하 위와 같이 감액되고 남은 부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2호증, 을 제6호증의 1 내지 11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주장

(가) 이 사건 선물환거래에서 발생한 선물환차익은 외환매매이익으로서 금전사용의 대가가 아니어서 소득세법 제16조 제1항 제13호에서 정한 이자소득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설령 이 사건 선물환거래에서 발생한 선물환차익이 소득세법 제16조 제1항 제13호에서 정한 이자소득에 해당된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시중 은행들이 2002년 경부터 이 사건 거래와 구조가 통일한 엔스왑예금을 취급해 오면서 선물환차익 부분을 비과세로 처리하여 왔음에도 과세관청은 한 차례도 이를 과세대상으로 삼지 않았고, 국세청은 2003. 9.경 위 선물환차익 부분이 과세대상이 아니라는 회신까지 하였음에도 이제 와서 태도를 달리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하는 것은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한다.

(2) 피고의주장

(가) 이 사건 거래는 이 사건 예금거래와 선물환거래가 단일한 목적을 위하여 유기적으로 결합된 하나의 거래로서 이 사건 선물환거래약정은 이 사건 예금거래약정에 부종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선물환거래로 인한 이익과 이 사건 예금거래로 인한 이익을 별개의 성질을 가진 것으로 볼 수는 없는 점, 이 사건 선물환거래는 통상적인 선물환거래의 경우와는 달리 고객인 원고에게 사전에 정해진 확정수익을 보장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선물환거래를 통한 환차익은 본질적으로 이자의 변형에 불과한 점, 이 사건 은행은 원고를 포함한 예금주들로부터 원화자금을 유치하여 이를 자유로이 운용한 다음 그에 대한 대가로 사전에 약정한 비울에 따른 이익을 지급하고, 반면 예금주들은 그 자금의 사용권을 포기하는 대신 환위험의 부담이 없는 확정적 이익을 얻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선물환거래로 인한 이익은 실질적으로 금전의 사용에 따른 대가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소득세법 제16조 제1항 제3호 소정의 예금이자와 유사한 소득에 해당한다.

(나) 설령 이 사건 선물환거래로 인한 이익이 예금이자와 유사한 소득으로 보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이는 소득세법 제16조 제1항 제9호가 규정하는 '채권 또는 증권의 환매조건부 매매차익'과 유사한 소득으로서 금전의 사용에 따른 대가에 해당하므로, 어느 모로 보나 이 사건 선물환거래로 발생한 이익은 소득세법 제16조 제1항 제 13호에서 정한 이자소득에 해당한다.

나. 관계법령

별지관계법령기재와같다.

다. 판단

(1) 소득세법의규정

우리 소득세법은 소득세의 과세대상이 되는 소득을 열거하여 그 열거된 소득에 대하여만 소득세를 과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득세법 제16조 제1항은 그 각 호의 소득을 이자소득으로 규정하면서, 제3호에서 국내에서 받는 예금(적금ㆍ부금ㆍ예탁금과 우편대체를 포함한다)의 이자와 할인액을, 제9호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채권 또는 증권의 환매조건부 매매차익을 이자소득의 하나로 들고 있고, 제13호에서는 제1호 내지 제12호의 소득과 유사한 소득으로서 금전의 사용에 따른 대가의 성격이 있는 것 또한 이자소득으로 규정하고 있는 반면, 외환 거래에 있어서 환율의 차이를 통하여 발생하는 외환매매이익에 대하여는 과세대상이 되는 이자소득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2) 이사건선물환거래로인한이익이예금의이자또는이와유사한소득으로서금전의사용에따른대가의성격이있는이자소득에해당하는지여부

(가) 납세의무자가 경제활동을 함에 있어서는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의 법률관계 중 그 목적 달성의 효율성, 조세 등 관련 비용의 부담 정도를 고려하여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고, 과세관청으로서는 특별한 사정 이 없는 한 당사자들이 선택한 법률관계를 존중하여야 할 것이되, 실질과세의 원칙에 의하여 당사자의 거래행위를 그 형식에도 불구하고, 조세회피행위라고 하여 그 행위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으려면 조세법률주의 원칙상 법률에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부인규정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9. 4. 9. 선고 2007두26629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5호증, 을 제7 내지 13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 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은행과 사이에 현물환계약 및 이 사건 예금계약을 체결하면서 동시에 이 사건 선물환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을 선택하여 이 사건 거래, 즉 현물환거래, 이 사건 예금거래 및 선물환거래의 각 법률관계를 형성하였다고 할 것인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로 인한 조세의 내용과 범위 역시 그 법률관계에 맞추어 개별적으로 결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설령 이 사건 거래 방식의 선택이 일부 소득세 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거나 이 사건 거래가 그 궁극적인 결과에 있어서는 확정적 수익이 보장되는 원화 정기예금거래와 다를 바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행위의 효력을 부인하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부인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2007. 12. 31. 신설된 국세기본법 제14조 제3항 규정은 그 시행일(2008. 1. 1.) 이전에 이루어진 이 사건 거래에 관하여는 직접적으로 적용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그 법적 형식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조세법상 동일하게 취급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고가 이 사건 거래를 통하여 얻은 이익 중 이 사건 예금거래에 의하여 발생한 이익(이자)은 소득세법 제16조 제1항 제3호에서 정한 이자소득에 해당 하나, 이 사건 선물환거래를 통하여 발생한 이익은 소득세법에 규정된 과세대상소득이 아닌 외환매매이익으로서, 소득세법 제16조 제1항 제3호 또는 제13호에서 정한 예금이 자 또는 이와 유사한 소득으로서 금전의 사용에 따른 대가의 성격이 있는 이자소득이라고 볼 수 없다.

① 원고는 이 사건 거래 당시 이 사건 은행과 사이에 별개의 처분문서인 외화 예금거래신청서 및 선물환거래약정서 등을 작성하고 이 사건 예금계약 및 선물환계약 을 각각 체결하였다.

② 원고를 비롯한 이 사건 거래의 가입자들 대부분이 위와 같은 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 사건 거래를 단순히 정기예금으로 인식하는 등 이 사건 거래의 구조나 내용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단순히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할 수 있는 소득세 비과세 상품으로서 정기예금 대비 높은 세후이익 등이 보장된다는 은행 측의 설명을 믿고 이 사건 거래를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이 사건 거래의 주된 내용을 이루는 선물환거래로 인한 선물환차익 부분은 소득세법상 이자소득의 과세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할 수 있어 일반정기예금보다 높은 세후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하여는 쌍방 간에 의사의 합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또한 이 사건 은행 입장에서는 엔화예금과 선물환거래를 결합하여 구성된 이 사건 거래의 특성을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를 간명하게 확정적인 수익이 보장되고 비과세되는 금융상품의 일종으로 마치 전체로서 하나의 예금거래인 것처럼 설명한 것으로 보이나, 이러한 홍보방식에 문제가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이러한 홍보방식이나 원고가 이 사건 거래에 가입하게 된 경위 등에 의하여 이 사건 거래의 성격이 결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④ 또 비록 이 사건 예금계약과 선물환계약을 동시에 체결하면서 두 계약의 만기를 일치시키고, 이 사건 예금계약의 중도해지시 이 사건 선물환계약도 해지되는 것으로 처리하는 등 이 사건 선물환거래를 이 사건 예금거래와 함께 운영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예금거래와 이 사건 선물환거래는 각각 별개의 법률행위로서 유효하게 성립되어 운영되었으므로, 이 사건 선물환거래가 이 사건 예금거래에 부종하거나 부수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⑤ 원고가 이 사건 거래를 통하여 손실의 위험이 거의 없는 확정적 수익을 얻 게 된다고 하더라도, 엔화예금이 결부되지 않은 통상적인 선물환거래의 경우에도 선물 환계약 체결시의 선물환율과 현물환율에 따라 이행기에 거래당사자가 얻게 되는 손익 이 확정적으로 결정되므로, 이 사건 거래의 수익이 확정적인지 여부에 따라 이 사건 거래의 성격이 결정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⑥ 일반적으로 이자란 금전 기타 대체물에 대한 사용대가로 원본액과 사용기간에 비례하여 지급되는 금전 기타 대체물의 성격을 갖는 것이나, 이 사건 선물환거래에 따른 선물환차익은 원고가 만기에 미리 약정된 환율에 따라 엔화를 매도하여 차익을 얻게 되는 구조이지 이 사건 은행이 이 사건 선물환계약 당시부터 만기시까지 엔화를 사용한 것에 대한 대가로 지급하는 것으로 볼 수 없고, 또한 이 사건 선물환거래로 인한 이익이 그 거래기간에 비례하지도 않으며, 거래규모 및 기간이 동일하거나 유사 한 경우라도 그와 같은 거래가 이루어지는 시점에 따라 달라진다.

(3) 이 사건 선물환거래로 인한 이익이 채권 또는 증권의 환매조건부 매매차익과 유사한 소득으로서 금전의 사용에 따른 대가의 성격이 있는 이자소득에 해당하는지 여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선물환거래로 인하여 발생한 이익이 금전의 사용에 따른 대가로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소득세법 제16조 제1항 제9호같은 법 시행령(2005. 2. 19. 대통령령 제187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조에서 이자소득의 일종으로 규정하고 있는 환매조건부 매매차익은 '채권' 또는 '증권'의 매매차익임을 전 제로 하고 있는 점, 소득세법 제16조 제1항 제9호에서 정하고 있는 환매조건부 매매차익은 같은 항 각호에서 열거하고 있는 다른 이자소득에 비하여 본질적으로 금전의 사용에 따른 대가로서의 성격이 약한 점 등을 고려하여 이자소득으로 보는 범위를 제한하고 있는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소득세법 제16조 제1항 제13호가 유형적 포괄 주의의 형태로 규정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 대상을 채권이나 증권이 아닌 외국 통화로까지 확대해석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엔화의 매매차익에 불과한 이 사건 선물환거래로 인한 이익을 소득세법 제16조 제1항 제9호 소정의 환매조건부 매매차익과 유사한 소득으로서 금전의 사용에 따른 대가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4)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선물환거래에서 발생한 이익이 소득세법 제16조 제1항 제13호에서 정한 이자소득임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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