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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유예파기: 양형 과다
서울고등법원 2007. 4. 19. 선고 2007노78 판결
[살인·살인미수·살인음모][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1외 3인

항 소 인

피고인 1외 2인

검사

이종대

변 호 인

변호사 박형일외 2인

주문

피고인 1의 항소와 피고인들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원심판결 중 피고인 2, 3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2를 징역 7년에, 피고인 3을 징역 2년 6월에 각 처한다.

원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106일씩을 피고인 2, 3에 대한 위 각 형에 산입한다.

다만, 피고인 3에 대하여는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4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압수된 초우뿌리 756g(서울남부지방검찰청 2006년 압제2729호)을 피고인 2로부터 몰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김향숙

원심의 형(무기징역)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2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살인미수의 점 : 피고인이 공동피고인 1에게 ‘초우뿌리’ 달인 물과 ‘부자’ 달인 물(이하, 이 사건 약초액이라 한다)을 건네주었으나, 이 사건 약초액은 사망의 결과발생이 불가능하고 위험성도 없었으므로, 피고인에게 살인의 고의가 없었고, 불능범에 해당하여 처벌할 수 없거나 형이 감경되어야 한다.

(나) 살인의 점 : 피고인은 공동피고인 1의 살인행위에 공모·가담하지 않았다.

(2) 양형부당 : 원심의 형(징역 1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다. 피고인 3

(1) 사실오인 :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살하려는 것으로 알고 이를 도와주기 위하여 공동피고인 1과 함께 넥타이로 피해자의 목을 졸랐을 뿐,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

(2) 양형부당 : 원심의 형(징역 6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라. 검사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형은 모두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 1에 대하여

피고인은 경제적 형편에 맞지 않게 2004년부터 남편인 피해자 명의로 가입하여 놓은 거액의 종신보험금을 수령하기 위하여 수개월에 걸쳐 피해자에게 이 사건 약초액을 먹이거나, 살인을 청부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자에 대한 살인을 시도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 명의로 종신보험에 추가로 가입하기도 하였으며, 결국에는 공동피고인 3까지 끌어들여 넥타이로 피해자의 목을 졸라 살해하였는바, 이와 같은 범행의 경위, 범행의 수단과 방법, 범행의 결과, 피해자와의 관계 등에 나타난 죄질 및 범정이 극히 중한 점, 피고인이 처음에는 피해자가 자살한 것이라고 주장하다가 그 후에는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범행의 주된 책임이 공동피고인 2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등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을 법정 최고형으로 처벌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으나, 한편으로 피고인이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피해자의 아들들이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고 있는 점, 기타 피고인의 연령, 성행, 학력, 경력, 가정환경 등 제반정상을 모두 고려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에 관한 피고인과 검사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나. 피고인 2에 대하여

(1) 살인미수에 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더하여 당심의 대한한의사협회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를 종합하여 보면, 공동피고인 1이 2004. 4. 초순 일자불상 피고인으로부터 건네받은 ‘초우뿌리’ 달인 물을 피해자에게 마시게 하고, 그 다음날에는 피고인으로부터 건네받은 ‘초우뿌리’ 달인 물에 수면안정진정제를 섞어 피해자에게 마시게 하였으며, 다시 그 다음날 피고인으로부터 건네받은 ‘부자’ 달인 물을 피해자로 하여금 마시게 하여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하였으나 피해자가 토하여 미수에 그친 사실, 이 사건 약초액은 유독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이를 달여 먹을 경우 그 부작용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사실, 공동피고인 1은 수사기관 및 원심법정과 당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고인이 이 사건 약초액을 먹이면 피해자를 죽일 수 있다고 하여 이 사건 약초액을 피해자에게 먹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온 점, 피고인도 원심법정에서 피해자를 죽이기 위하여 이 사건 약초액을 공동피고인 1에게 건네주었다고 진술하였고(공판기록 제81쪽), 검찰에서도 공동피고인 1이 “남편이 죽어야 한다”는 소리를 하길래, “초우뿌리를 잘못 먹으면 바로 사람이 죽는다”는 말을 한 후 공동피고인 1과 함께 초우뿌리를 사와서 달여 주었고, 이후 공동피고인 1로부터 “피해자가 죽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부자’를 달여 공동피고인 1에게 건네주었다는 내용으로 진술한 점(수사기록 제847, 848쪽) 등을 인정할 수 있고, 위에서 나타나는 바와 같은 이 사건 약초액의 위험성, 공동피고인 1이 이 사건 약초액을 3회에 걸쳐 피고인으로부터 받아 피해자에게 마시게 한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공동피고인 1과 공모하여 피해자에게 이 사건 약초액을 마시게 함으로써 살해하려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살인에 관하여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더하여 당심법정에서의 피고인들의 각 진술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인은 공동피고인 1의 이 사건 살인범행 이전에 공동피고인 1에게 이 사건 약초액을 건네주거나 공동피고인 1의 돈만아니라 피고인 자신의 돈 2,350만 원을 청부살인업자에게 주면서까지 공동피고인 1과 공모하여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하였던 점, 공동피고인 1이 수사기관 및 당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살인범행 전일 저녁 및 당일 아침 피고인과 여러 차례 전화통화하면서 피고인으로부터 ‘넥타이로 목을 졸라 죽여라. 넥타이로 목을 조르면 흔적이 남지 않는다. 혼자 못하면 피고인 3을 불러 함께 해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고, 그에 따라 공동피고인 3과 함께 넥타이로 피해자의 목을 졸라 죽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여온 점, 공동피고인 3도 원심에서 이 사건 살인범행 당일 공동피고인 1로부터 위와 같은 취지의 말을 들은 적이 있고, 공동피고인 1의 구속 이후 피고인으로부터도 그와 같은 취지의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진술한 점(공판기록 제117쪽, 제119쪽, 제121쪽), 피고인도 검찰에서 2006. 8. 7. 아침 공동피고인 1이 자신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경상도 언니(공동피고인 3)를 부르려고 했는데 경상도 언니가 없어요”라고 말하였다고 진술한 점(수사기록 제853쪽), 공동피고인 1은 피고인에게 2006. 8. 6. 18:48경 약 4분간, 같은 날 18:54경 약 11분간, 같은 날 22:04경 9초간, 같은 날 22:05경 약 5분간, 2006. 8. 7. 06:18경 약 1분간, 같은 날 08:24경 약 6분간, 같은 날 08:36경 약 4분간 집전화로 전화하여 통화하였고, 피고인도 공동피고인 1에게 2006. 8. 7. 09:14경 약 1분간 휴대전화로 전화하여 통화한 점, 공동피고인 1의 진술이 위와 같은 통화 횟수와 시간에 부합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에 대한 살해시도에 가담하여 왔던 피고인이 이 사건 살인범행 전일 및 당일에 살인 이외의 내용으로 공동피고인 1과 여러 차례 통화를 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공동피고인 1과 이 사건 살인범행을 공모하고 그에 가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도 이유 없다.

(3) 양형에 관하여

피고인이 공동피고인 1의 수개월간에 걸친 살해시도 및 살해행위 과정에서 공동피고인 1의 살인의지를 강화시키고 그에게 이 사건 약초액을 제공하거나 피고인 자신의 돈까지 제공하여 살인을 청부하다가 공동피고인 1에게 넥타이로 목을 조르는 살해의 방법을 알려주는 등 상당한 역할을 하여 그 죄질과 범정이 매우 중하다고 할 것이나, 한편으로 피고인은 이 사건 각 범행을 통하여 공동피고인 1이 수령하려고 하였던 보험금을 분배받기로 약속한 것은 아니어서 공동피고인 1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주도적으로 이 사건 각 범행에 관여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피고인에게 범죄전력이 없고, 나름대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그밖에 피고인 의 연령, 성행, 학력, 경력, 가정환경 등 제반정상을 모두 고려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므로, 이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고,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피고인 3에 대하여

(1) 살인에 관하여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공동피고인 1과 공동피고인 2는 2006. 4.경 및 같은 해 5.경 피고인에게 피해자에 대한 살인가담을 제의하거나 살인청부업자를 시켜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한다는 말을 하여 피고인도 공동피고인 1과 공동피고인 2가 피해자를 살해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점(수사기록 제834쪽, 제868쪽, 제890쪽), 피고인은 이 사건 살인범행 전일 저녁 공동피고인 1로부터 살인가담 제의를 받고 거절하기도 하였던 점(공판기록 제117쪽, 수사기록 제862, 889쪽), 피고인이 원심에서, 거의 전 재산이라고 할 수 있는 2,700만 원을 공동피고인 1에게 빌려주었다가 변제받지 못하고 있었던 중, 이 사건 살인범행 당일 아침 공동피고인 1이 집에 찾아와 “피해자가 죽지 않으면 빌린 돈을 갚을 수 없다”고 하자 공동피고인 1의 집에 가게 되었고, 당시 공동피고인 1이 “ 피고인 2가 내게 전화하여 피고인 3과 함께 남편을 죽이라”고 해서 데리러 왔다는 말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던 점(공판기록 제118, 119쪽), 공동피고인 1도 원심법정에서, 그와 같은 취지의 말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던 점(공판기록 제125쪽)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공동피고인 1이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한다는 정을 알면서도 공동피고인 1과 함께 잠을 자고 있던 피해자의 목을 넥타이로 졸라 피해자를 살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양형에 관하여

피고인이 살인에 가담한 행위는 죄질이 가볍다고 볼 수 없으나, 한편으로 피고인은 거의 전 재산이라고 할 수 있는 2,700만 원을 공동피고인 1에게 빌려주었다가 이를 변제받지 못하고 있던 상황에서 이 사건 살인범행 전일까지 공동피고인 1 등으로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살인에 가담할 것을 제의받았으나 이를 거부하였던 점, 그러다가 피고인이 이 사건 살인범행 당일 집까지 찾아온 공동피고인 1로부터 살인행위에 가담하지 않으면 위 돈을 돌려주지 못한다는 취지의 말을 듣고 이 사건 살인범행에 가담하게 된 점, 피고인이 초범이고, 10여년 전부터 현재까지 정신질환을 앓고 있어 이 사건 범행 당시 판단능력이 일반인에 비하여 약간은 떨어졌던 것으로 보이는 점, 그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학력, 경력, 가정환경 등 제반정상을 모두 고려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므로, 이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고,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라. 피고인 이영숙에 대하여

피고인이 공동피고인 2에게 청부살인업자를 소개시켜주는 방법으로 살인음모에 가담한 행위는 그 죄질이 가볍다고 볼 수 없으나, 한편으로 피고인이 수령한 금품 300만 원 중 청부살인업자에게 전달된 돈을 제외한 나머지는 80만 원 정도에 불과하여 피고인의 가담정도가 그리 중하다고 보이지는 아니하는 점, 피고인은 폭력행위로 1회 벌금형을 선고받은 외에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고,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면서 피해자의 유족을 위하여 1,000만 원을 공탁한 점, 그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학력, 경력, 가정환경 등 제반정상을 모두 고려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에 관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결국, 피고인 1의 항소 및 피고인들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고, 피고인 2, 3의 항소는 각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 2, 3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피고인 2, 3에 대한 각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에 기재되어 있는 바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 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 2 : 형법 제254조 , 제250조 제1항 , 제30조 (살인미수의 점, 유기징역형 선택), 형법 제255조 , 제250조 제1항 (살인음모의 점), 형법 제250조 제1항 , 제30조 (살인의 점, 유기징역형 선택)

피고인 3 : 형법 제250조 제1항 , 제30조 (살인의 점, 유기징역형 선택)

1. 경합범 가중(피고인 2)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 제50조 (형과 죄질이 가장 무거운 판시 살인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1. 작량감경(피고인 3)

형법 제53조 , 제55조 제1항 제3호 (위 파기사유에서 설시한 정상 참작)

1. 미결구금일수 산입(피고인 2, 3)

1. 집행유예(피고인 3)

형법 제62조 제1항 (위 파기사유에서 설시한 정상 거듭 참작)

1. 몰수(피고인 2)

판사 고의영(재판장) 이평근 설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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