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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5. 12. 8. 선고 95도2043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미성년자유인)·사체은닉·업무방해][공1996.2.1.(3),440]
판시사항

공동피고인 중 1인이 한 자백의 증명력

판결요지

공동피고인 중의 1인이 다른 공동피고인들과 공동하여 범행을 하였다고 자백한 경우, 반드시 그 자백을 전부 믿어 공동피고인들 전부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하거나 그 전부를 배척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자유심증주의의 원칙상 법원으로서는 자백한 피고인 자신의 범행에 관한 부분만을 취신하고, 다른 공동피고인들이 범행에 관여하였다는 부분을 배척할 수 있다.

피고인

피고인 1외 4인

상고인

피고인 1 및 검사

변호인

변호사 노종상 외 3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피고인 1, 2, 3, 4은 1994. 10. 9. 16:00경 부산 중구 남포동에 있는 커피숍 '피콜로'에서 만나 위 피고인 1의 이종사촌 동생인 피해자(여, 8세)를 유인하여 그 부모로부터 돈을 갈취하기로 공모한 뒤, 공동하여 다음날인 같은 달 10. 13:30경 위 피고인 1이 위 피해자를 유인하여 다른 공동피고인들이 기다리고 있던 부산 북구 덕천 1동 체스터프라이드 치킨집 앞으로 유인하여 피고인 2가 운전하여 온 공소외 김춘근 소유의 프라이드 승용차에 태운 뒤 구포 쪽으로 가다가 위 피고인 1이 알리바이를 준비하기 위하여 북구 구포 2동 구포삼거리에서 먼저 내리고, 위 피고인 3은 피고인 4가 준비한 끈과 비닐테이프를 넘겨받아 울면서 칭얼대는 위 피해자의 손발을 묶고 입을 막은 다음, 구포 쪽으로 가다가 피고인 4 역시 알리바이를 준비하기 위하여 14:20경 사하구 괴정동 지하철 대티역 부근에서 내리자, 피고인 2와 3은 같은 날 16:00경 남포동에서 위 피해자를 승용차 뒷좌석 발판에 눕혀 보자기로 덮어씌우고, 위 승용차를 세워 둔 다음, 위 피고인 2이 부근 공중전화로 위 피해자의 집으로 전화하여 그 어머니인 공소외 1에게 "아이를 살리고 싶으면 200만 원을 종이백에 넣어 부산극장으로 와 영화구경을 끝내고 앉은 자리에 두고 가라"는 취지의 전화를 하고, 위 피고인들 4명이 다시 미리 약속한 커피숍 '화가의 딸'에서 만나 피해자의 처리문제를 의논하다가 살해하기로 결의한 뒤, 위 승용차를 운전하여 당시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 인적이 드문 중구 부평동 2가 부산은행 부평동지점 옆 골목으로 간 뒤, 같은 날 17:30경 피고인 3은 조수석에 그대로 타고, 피고인 1, 4는 차에서 내려 망을 보고, 피고인 2는 뒷좌석에 눕혀져 있던 위 피해자의 목을 눌러 살해하였다.

나. 피고인 1, 2, 4은 1994. 10. 11. 16:00경 위 커피숍 '피콜로'에서 만나 위 피해자의 사체를 은닉하기로 공모하고, 공동하여 같은 날 17:00경 위 커피숍을 나와 위 승용차를 함께 타고 가다가 피고인 4은 서구 토성동 지하철역 부근에서 내리고, 피고인 1과 2는 피고인 1의 집 골목 입구까지 위 승용차를 타고 가 어두워지기를 기다리다가 21:00경 인적이 드물어지자 피고인 2가 위 피해자의 시체를 들고, 피고인 1의 안내를 받아 그 집 옥상으로 가 그 곳 물탱크 옆에 숨겨 은닉하였다.

다. 피고인 4, 5는 1994. 10. 10. 11:25경 부산 사하구 괴정동 동주여자전문대학 6호관 6213호 강의실에서 그 날 오후에 실시되는 영문타자 과목 중간시험 시간에 피고인 5가 피고인 4의 타자 답안지를 대신 작성하여 제출하기로 공모하고, 같은 날 14:00경부터 14:20경까지의 사이에 위 전문대학 3호관 6층 타자실에서 실시된 영문타자 중간시험 시간에 피고인 5가 4의 영문타자 답안지를 대신 작성하여 제출함으로써 위계로써 위 전문대학의 영문타자 과목에 대한 학점평가 업무를 방해하였다.

2. 피고인 1 및 그 변호인과 같은 피고인에 대한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과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위 공소사실에 전부 부합하는 피고인 1의 각 진술 중 다른 공동피고인들에 관련한 부분은 그 설시와 같은 사유로 믿을 수 없다고 배척한 뒤, 피고인 1 자신의 범행에 관하여는 공소사실 기재와는 달리 "피고인 1이 성명불상자(남, 20세 전후)와 함께 위 피해자을 유인하여 돈을 뜯어내기로 공모공동하여, 1994. 10. 10. 13:00경 부산 북구 덕천동 부근에서 위 피해자을 유인한 후, 위 성명불상자는 같은 날 16:00경 2회에 걸쳐 전화로 위 피해자의 어머니인 공소외 1에게 '아이를 살리고 싶으면 종이백에 돈 200만 원을 넣어 흰색 상의를 입고 수요일 14:30까지 부산극장으로 와 영화구경을 끝내고 앉은 자리에 두고 가라'는 취지로 협박하고, 같은 날 13:00경부터 같은 달 12. 23:00경까지 사이에 장소불상지에서 위 피해자의 입을 노란색 테이프로 붙인 후 목졸라 피해자로 하여금 질식으로 사망케 함으로써 살해하고, 그 시경 위 피해자의 시체를 피고인의 집 큰방에 은닉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여, 위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하고 있다.

원심이 피고인 1에 대하여 인정한 위와 같은 범죄사실은 같은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기재와 그 기본적인 사실관계에 있어서 동일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설령 공소사실 중 공범자에 대한 부분을 달리 보아 범죄사실을 인정한 것이 사실을 잘못 인정한 것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잘못은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심 및 원심이 인용한 제1심법원이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수긍할 수 있다. 논지는 이유 없다.

3. 검사의 피고인 2, 3, 4, 5에 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2, 3, 4이 공동피고인 1과 공동하여 위 공소사실과 같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의 범죄를 저지르고, 피고인 2가 위 피고인 1과 공동하여 사체은닉의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 관하여는, 이에 부합하는 공동피고인 1의 진술은 선뜻 믿기 어려운 점이 많을 뿐 아니라 위 피고인들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의 일시경에 그 기재 장소와는 다른 장소에 있었다는 알리바이가 인정된다고 하여, 위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들을 전부 배척하고, 피고인 4, 5의 업무방해 공소사실에 대하여도 이에 부합하는 증거들을 믿을 수 없다고 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고 있는바, 원심판결과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공동피고인 중의 1인이 다른 공동피고인들과 공동하여 범행을 하였다고 자백한 경우, 반드시 그 자백을 전부 믿어 공동피고인들 전부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하거나 그 전부를 배척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자유심증주의의 원칙상 법원으로서는 자백한 피고인 자신의 범행에 관한 부분만을 취신하고, 다른 공동피고인들이 범행에 관여하였다는 부분을 배척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므로, 공동피고인 1의 진술 중 그 자신의 범행에 관한 부분만을 믿고, 다른 피고인들의 범죄에 관한 부분을 배척한 원심의 조치가 잘못이라고 할 수도 없다. 논지는 결국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의 인정을 비난하는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김석수 정귀호(주심) 이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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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부산고등법원 1995.8.2.선고 95노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