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퇴거불응죄의 보호법익 / 퇴거불응죄는 거주자나 관리자·점유자로부터 주거나 건조물·방실 등에서 퇴거요구를 받고도 이에 응하지 아니하면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및 이때 주거 등에 관하여 거주·관리·점유할 법률상 정당한 권한을 가지고 있어야만 거주자나 관리자·점유자가 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이는 숙박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고객이 숙박업소의 관리자 등으로부터 퇴거요구를 받은 경우에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원칙적 적극) / 숙박업소에서 개별 객실을 점유하고 있는 고객에게 퇴거불응죄가 성립할 수 있는 경우
판결요지
형법 제319조 제2항 의 퇴거불응죄는 주거나 건조물·방실 등의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것으로, 거주자나 관리자·점유자로부터 주거나 건조물·방실 등에서 퇴거요구를 받고도 응하지 아니하면 성립하는데, 이때 주거 등에 관하여 거주·관리·점유할 법률상 정당한 권한을 가지고 있어야만 거주자나 관리자·점유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는 숙박업자가 고객에게 객실을 제공하여 일시적으로 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고객으로부터 사용에 따른 대가를 지급받는 숙박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고객이 숙박업소의 관리자 등으로부터 퇴거요구를 받은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같다.
다만 숙박계약에서 숙박업자는 통상적인 임대차계약과는 달리 다수의 고객에게 반복적으로 객실을 제공하여 영업을 영위하고, 객실이라는 공간 외에도 객실 안의 시설이나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여 객실 제공 이후에도 필요한 경우 객실에 출입하기도 하며, 사전에 고객과 사이에 대실기간을 단기간으로 정하여 대실기간 경과 후에는 고객의 퇴실 및 새로운 고객을 위한 객실 정비를 예정한다. 이와 같은 숙박계약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고객이 개별 객실을 점유하고 있더라도 숙박업소 및 객실의 구조 및 성격, 고객이 개별 객실을 점유하게 된 경위 및 점유 기간, 퇴실시간의 경과 여부, 숙박업자의 관리 정도, 고객에 대한 퇴거요구의 사유 등에 비추어 오히려 고객의 개별 객실에 대한 점유가 숙박업자의 전체 숙박업소에 대한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침해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숙박업자가 고객에게 적법하게 퇴거요구를 하였음에도 고객이 응하지 않을 때 퇴거불응죄가 성립할 수 있다.
참조조문
참조판례
대법원 2008. 1. 17. 선고 2006도1890 판결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도4048 판결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채형석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법 2023. 6. 23. 선고 2023노376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심 판시 제3죄(퇴거불응 부분)에 관한 판단
1) 형법 제319조 제2항 의 퇴거불응죄는 주거나 건조물·방실 등의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것으로, 거주자나 관리자·점유자로부터 주거나 건조물·방실 등에서 퇴거요구를 받고도 응하지 아니하면 성립하는데 (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도4048 판결 참조), 이때 주거 등에 관하여 거주·관리·점유할 법률상 정당한 권한을 가지고 있어야만 거주자나 관리자·점유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2008. 1. 17. 선고 2006도1890 판결 등 참조). 이는 숙박업자가 고객에게 객실을 제공하여 일시적으로 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고객으로부터 사용에 따른 대가를 지급받는 숙박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고객이 숙박업소의 관리자 등으로부터 퇴거요구를 받은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같다.
다만 숙박계약에서 숙박업자는 통상적인 임대차계약과는 달리 다수의 고객에게 반복적으로 객실을 제공하여 영업을 영위하고, 객실이라는 공간 외에도 객실 안의 시설이나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여 객실 제공 이후에도 필요한 경우 객실에 출입하기도 하며, 사전에 고객과 사이에 대실기간을 단기간으로 정하여 대실기간 경과 후에는 고객의 퇴실 및 새로운 고객을 위한 객실 정비를 예정한다. 이와 같은 숙박계약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고객이 개별 객실을 점유하고 있더라도 숙박업소 및 객실의 구조 및 성격, 고객이 개별 객실을 점유하게 된 경위 및 점유 기간, 퇴실시간의 경과 여부, 숙박업자의 관리 정도, 고객에 대한 퇴거요구의 사유 등에 비추어 오히려 고객의 개별 객실에 대한 점유가 숙박업자의 전체 숙박업소에 대한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침해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숙박업자가 고객에게 적법하게 퇴거요구를 하였음에도 고객이 응하지 않을 때 퇴거불응죄가 성립할 수 있다.
2)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은 2022. 9. 20. 16:00경 피해자 공소외인이 운영하는 모텔(이하 ‘이 사건 모텔’이라 한다) 301호실(이하 ‘이 사건 객실’이라 한다)에 투숙하면서 선불로 1일 숙박요금 4만 원을 지급하였다. 입실 시 약속한 퇴실시간은 이튿날 오후 12시였다.
나) 이 사건 모텔은 3층 건물로 1층 입구를 통해 들어가 안내실에서 계산을 한 후 복도 등을 통하여 배정된 객실로 들어가는 구조로, 이 사건 객실 외에도 다른 객실이 다수 존재하였다.
다) 피고인은 투숙일 다음 날인 2022. 9. 21. 이 사건 객실에서 소란을 피웠고, 피해자는 다른 객실 투숙객으로부터 항의를 받게 되자 같은 날 11:11경 투숙객이 시비를 한다는 내용으로 112에 신고를 하고, 피고인에게도 퇴실시간이 12:00임을 알렸다.
라) 경찰관들이 11:14경 이 사건 모텔에 출동하였고, 피해자는 12:00경 출동한 경찰관들과 함께 다시 피고인에게 퇴실시간이 되었음을 이유로 이 사건 객실에서 퇴실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피고인은 ‘여기는 범죄현장이다. 국과수를 불러달라. 내가 피해자인데 내가 왜 나가냐? 니들이 경찰이냐?’라고 말하는 등 횡설수설하면서 이 사건 객실에서 나가지 않았다.
마) 경찰관들은 같은 날 14:50경 피고인을 퇴거불응죄의 현행범으로 체포하였다.
3) 이러한 사실관계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의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퇴거요청에도 불구하고 퇴실시간으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지나도록 퇴거하지 않아 퇴거불응죄가 성립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피고인은 다수의 객실이 존재하는 숙박업소에서 퇴실시간이 정해진 단기간 숙박을 예정하여 그에 따른 대금만을 지불하였고, 퇴거요구를 받기 전까지 이 사건 객실을 점유한 시간은 채 하루에 이르지 않는다.
나) 게다가 피고인은 소란을 피워 피해자로 하여금 다른 손님들로부터 항의를 받도록 하였다. 이 사건 모텔 전부를 관리하는 피해자로서는 객실 관리의 필요성이 매우 컸다.
다) 이에 경찰이 출동하였고 피해자로부터 퇴거요구를 받고 퇴거 준비를 위한 충분한 시간이 경과하였다.
4)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퇴거불응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퇴거불응죄의 성립,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제1심 판시 제2죄[「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마약류관리법’이라 한다) 위반(향정) 부분]에 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참조판례
- 대법원 2008. 1. 17. 선고 2006도1890 판결
-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도4048 판결
참조조문
본문참조판례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도4048 판결
대법원 2008. 1. 17. 선고 2006도1890 판결
본문참조조문
원심판결
- 서울동부지법 2023. 6. 23. 선고 2023노376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