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은 무죄.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4. 2. 초순경 서울 종로구 C 208호에 있는 피해자 D이 임차하여 거주하는 방실 앞에서 소지하고 있던 열쇠로 잠겨진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그곳에 있던 피해자 소유의 물건을 꺼내 창고로 옮기고, 현관 열쇠를 바꾸는 등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하였다.

2.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은 2014. 1. 20.경 D이 임차하여 거주하고 있던 공소사실 기재 건물 208호 이하 '208호'라고 한다

에서 누수가 발생하자, 그 수리를 위하여 D이 위 건물 305호로 옮겨 거주할 수 있게 하였고, D은 이에 동의하여 208호에 있던 자신의 물건들을 모두 위 건물 305호로 옮긴 후 계속하여 그곳에서 거주하였다.

이후 2015. 1. 29.경 및 2014. 2. 2.경부터 같은 달 4.경 사이 2차례에 걸쳐 D의 소행으로 보이는 수도 누수 현상이 208호에서 발생하였고, 이에 피고인은 침수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208호에 들어가 수도를 잠근 다음, D이 208호에 다시 들어가지 못하도록 208호의 출입문 열쇠를 교체하였는바, 결국 피고인이 위와 같이 208호에 들어간 것은 긴급피난에 해당한다.

3. 판단 살피건대, 검사가 제출한 증거능력 있는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의 위와 같은 주장을 배척한 채, 208호가 이 사건 발생 당시 D의 주거였고, 그 주거의 사실상의 평온이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침해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되, 피고인이 선고기일에 불출석하여 피고인의 동의를 받을 수 없어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공시 취지의 선고는 하지 아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