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0년에 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의 항소이유 (1) 법리오해 원심판결서에는 ‘증거의 요지’에 당시 화재현장에 출동한 소방관 J 및 경찰관 K의 각 일부 법정진술을 거시하고 있고,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에서 J과 K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불을 붙이는 것을 목격하였다는 취지의 I의 진술을 들은 바가 있다고 유죄의 이유를 설시하고 있으나,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2항은 “피고인 아닌 자의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이 피고인 아닌 타인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인 때에는 원진술자가 사망, 질병, 외국거주, 소재불명,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고,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이를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원진술자인 I에게는 위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2항이 규정한 사유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J과 K의 각 법정 진술은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음에도, 위 규정에 반하여 이를 유죄의 증거로 거시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하여 증거능력 없는 증거들을 기초로 피고인에게 살인죄의 죄책을 인정한 위법이 있다.
(2) 사실오인 피고인은 피해자와 말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평소와 같이 말이 없는 피해자가 답답한 나머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휘발유가 든 콜맨(Coleman)사 제조의 철제 휘발유통(이하 ‘콜맨통’이라 한다)을 출입문에 부딪친 후 콜맨통을 바닥에 던져 버리게 되었고, 이때 콜맨통에서 일부 휘발유가 흘러나오면서 피고인의 손 등과 피해자에게 묻게 되었으며, 그 후 피고인은 손에 휘발유가 묻어 있는 것을 망각한 채 흥분된 감정을 억누르기 위해 습관적으로 담배를 물고 라이터를 켜는 순간 휘발유가 묻은 손에 불이 붙게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