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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9. 11. 12. 선고 98다25979 판결
[약정보상금][공1999.12.15.(96),2472]
판시사항

[1] 구 수산업법 제40조 제1항 소정의 관행어업권의 성립에 어업의 신고나 어업권원부에의 등록을 요하는지 여부(소극)

[2] 구 수산업법 제40조 제1항 소정의 관행어업권이 성립할 수 있는 대상 어업(=공동어업) 및 그 형태

[3] 양식어업의 시설물에 붙어 생육하는 해조류를 채취하는 어업에 관하여 구 수산업법 제40조 제1항 소정의 관행어업권이 성립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4] 어촌계가 양식어업을 위하여 설치한 시설물에 붙어 있는 가시파래를 채취하는 어업에 관하여는 관행어업권이 성립할 여지가 없다는 이유로, 가시파래 채취어업의 평년 수익액 전부를 관행어업 피해보상액 산정의 기초로 삼을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구 수산업법(1990. 8. 1. 법률 제4252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40조 제1항 소정의 입어의 관행이란 어떤 어업장에 대한 공동어업권 설정 이전부터 어업의 면허 없이 당해 어업장에서 오랫동안 계속하여 수산동식물을 채포 또는 채취함으로써 그것이 대다수 사람들에게 시인될 정도에 이르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어업의 신고나 어업권원부에의 등록은 그 요건이 아니다.

[2] 구 수산업법(1990. 8. 1. 법률 제4252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40조 제1항의 규정은 면허 없이 관행에 의하여 오랫동안 계속 일정한 공유수면을 전용하고 수산동식물을 포획 또는 채취하여 온 자는 후에 당해 공유수면에 대하여 공동어업권이 설정되더라도 계속 어업을 할 수 있도록 보호된다는 취지인 만큼, 같은 조항 소정의 관행에 의한 어업권은 같은 법 제8조 제1항 소정의 공동어업을 해온 자에 대하여 성립할 수 있는데, 같은 법 제8조 제1항 소정의 공동어업은 사용하는 어구나 포획 또는 채취의 대상으로 하는 수산동식물의 범위에 있어 같은 법 제22조 제1항 소정의 신고어업과 공통되는 부분이 많으므로, 결국 관행어업은 실질상 신고어업과 그 형태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3] 구 수산업법(1990. 8. 1. 법률 제4252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상의 관행어업권은 일정한 수면을 구획하여 그 수면의 바닥을 이용하거나 그 밖의 다른 시설을 하여 패류·해조류 등 수산동식물을 인위적으로 증식하는 양식어업에 대하여는 성립될 여지가 없고, 양식어업을 관행에 의하여 하는 권리가 성립될 수 없는 이상 그 양식어업을 전제로 그 시설물에 붙어 생육하는 해조류를 채취하는 입어의 관행 또한 성립될 여지가 없다.

[4] 어촌계가 김과 파래를 양식하기 위하여 설치한 시설물에 붙어 있는 가시파래를 채취하는 어업에 관하여는 관행어업권이 성립할 여지가 없다는 이유로, 가시파래 채취어업의 평년 수익액 전부를 관행어업 피해보상액 산정의 기초로 삼을 수 없다고 한 사례.

원고,피상고인

의창수산업협동조합 송정어촌계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강동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지익표 외 3인)

피고,상고인

한국토지공사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양진 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한다.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 한국토지공사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1990. 8. 1. 법률 제4252호로 전문 개정되어 1991. 2. 1.부터 시행된 수산업법(1995. 12. 30. 법률 제5131호로 개정되기 전의 법률, 이하 '개정 수산업법'이라고 한다.) 제2조 제7호 소정의 입어자가 되기 위하여는 일정한 공유수면에서 계속적으로 수산동식물을 포획·채취하여 온 사실이 대다수 사람들에게 인정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같은 법 제44조에 의하여 어업의 신고를 하고, 공동어업의 어업권원부에 입어에 관한 사항을 등록하여야 한다는 점은 상고이유가 지적하는 바와 같다(대법원 1997. 10. 10. 선고 96다3838 판결 참조).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피고들이 시행하는 이 사건 명지·녹산 산업기지개발사업으로 인한 어업피해 보상에 관한 최종적인 합의는 개정 수산업법이 시행된 후인 1992. 3. 2.에야 이루어져 그 때 비로소 피해보상에 관한 약정서에 당사자들이 날인하기에 이르렀지만, 그와 같이 합의가 지연된 것은 법령상 보상근거가 없는 무면허, 무허가, 무신고 어업을 피해보상의 대상으로 할 것인지에 관한 이견 때문이지, 적법한 어업과 관행어업에 대한 피해를 보상대상으로 한다는 데 대하여는 처음부터 아무런 이견이 없었던 사실, 피고들은 1990. 7. 19.의 간담회 석상에서 '현행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피해보상을 하겠다는 기본방침을 밝혔으며, 그 방침에 따라 1990. 11. 21. 원고를 포함한 관내 어민들을 대표한 의창군수산업협동조합과의 사이에 이 사건 약정서의 조항 중 관행어업 피해를 보상의 대상으로 하는 조항(약정서 제4조 제1항)에 관하여 우선 합의에 이르러 이를 확정한 사실을 알아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피고들이 수산업법이 개정되기 전인 1990. 7. 19.에 당시 시행되던 구 수산업법(1990. 8. 1. 법률 제4252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법률, 이하 '구 수산업법'이라고 한다.)을 의미하는 '현행법'에 의한 보상 방침을 밝히고, 그 방침에 기하여 개정 수산업법이 시행되기도 전인 1990. 11. 21.에 관행어업 피해를 보상의 대상으로 하는 이 사건 약정서 제4조 제1항에 관하여 우선 합의에 이르렀다면, 위 약정서 제4조 제1항에서 말하는 관행어업은 이를 위 우선 합의 당시에는 시행되지도 않았던 개정 수산업법 제2조 제7호 소정의 입어자가 하는 관행에 의한 어업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이는 어디까지나 '구 수산업법 제40조 제1항 소정의 입어의 관행에 의한 어업'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구 수산업법 제40조 제1항 소정의 입어의 관행이란 어떤 어업장에 대한 공동어업권 설정 이전부터 어업의 면허 없이 당해 어업장에서 오랫동안 계속하여 수산동식물을 채포 또는 채취함으로써 그것이 대다수 사람들에게 시인될 정도에 이르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대법원 1969. 3. 31. 선고 69다173 판결, 1994. 3. 25. 선고 93다45701 판결, 1999. 6. 11. 선고 97다41028 판결 등 참조), 어업의 신고나 어업권원부에의 등록은 그 요건이 아니므로, 원고는 어업의 신고나 어업권원부에의 등록 없이도 위 약정에 기한 관행어업 피해의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할 것이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어업의 신고나 어업권원부에의 등록을 갖추지 않은 관행어업 피해도 피고들이 보상하여야 할 관행어업 피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조치는 수긍이 가고, 거기에 관행어업에 관한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의 위법이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피고 한국토지공사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구 수산업법 제40조 제1항이 "공동어업의 어업권자는 종래의 관행에 의하여 그 어업장에서 어업하는 자의 입어를 거절할 수 없다."고 규정한 것은 면허 없이 관행에 의하여 오랫동안 계속 일정한 공유수면을 전용하고 수산동식물을 포획 또는 채취하여 온 자는 후에 당해 공유수면에 대하여 공동어업권이 설정되더라도 계속 어업을 할 수 있도록 보호된다는 취지인 만큼, 같은 조항 소정의 관행에 의한 어업권은 같은 법 제8조 제1항 소정의 공동어업을 해온 자에 대하여 성립할 수 있는데 (대법원 1995. 9. 15. 선고 94다55323 판결 참조), 구 수산업법 제8조 제1항 소정의 공동어업은 사용하는 어구나 포획 또는 채취의 대상으로 하는 수산동식물의 범위에 있어 같은 법 제22조 제1항 소정의 신고어업과 공통되는 부분이 많으므로, 결국 관행어업은 실질상 신고어업과 그 형태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대법원 1998. 4. 14. 선고 95다15032 판결, 1998. 7. 24. 선고 97다22935 판결, 1999. 6. 11. 선고 97다41028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서 원심이 관행어업의 범위를 아무리 좁게 보아도 신고어업에 해당하는 어업을 하였을 경우에는 그 범위에 포함된다고 표현한 것은, 그와 같은 판단에 앞서 공동어업에 해당하는 어업을 하는 경우에만 관행어업이 성립된다고 전제하고 있는 점으로 보아 관행어업이 실질상 신고어업과 그 형태가 유사하다는 취지를 강조하여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이므로, 이 부분 원심의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관행어업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피고 한국토지공사의 상고이유 제3점 및 피고 부산광역시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결에서 채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원고 어촌계는 어촌계가 성립된 초기부터 계속하여 맨손어업의 방식으로 자연산 가시파래를 채취하여 왔는데 이 사건 사업의 시행으로 그 채취가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부산 수산대학교 연구소의 어업피해조사(2차)보고서(갑 제33호증의 1, 2)에 의한 원고 어촌계의 자연산 가시파래 채취어업의 평년 수익액 218,718,843원 전부를 기초로 피고들에게 그 3년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가시파래 채취어업 피해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할 것을 명하고 있다.

나. 구 수산업법 제40조 제1항 소정의 관행에 의한 어업권은 같은 법 제8조 제1항 소정의 공동어업을 해온 자에 대하여 성립할 수 있는데, 같은 항 제4호는 일정한 수면을 전용하여 패류, 해조류 등을 채포하는 어업을 제1종 공동어업으로 분류하고 있으므로, 해조류의 일종인 가시파래를 채취하는 어업에 대하여도 같은 법 제40조 제1항 소정의 관행어업이 성립될 수 있다.

구 수산업법시행령(1991. 2. 18. 대통령령 제13308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시행령) 제14조의2 제5항의 위임에 따라 제1종 공동어업의 어장구역 안에서의 수산동식물의 채취방법을 규정하고 있었던 1985. 12. 5.자 수산청고시 제85-15호(기록 2571면, 1991. 4. 24.자 수산청고시 제91-9호에 의하여 폐지)는 그 제2조 제2항에서 제1종 공동어업의 어장구역 안에서 수산동식물을 채포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어구를 낫, 호미, 칼, 괭이, 삽, 해조틀이, 갈퀴류, 통발, 문어단지, 추진장치가 없는 작살류 등으로 제한하면서도, 같은 조 제3항에서 위 어구를 사용하여 수산동식물을 채포함에 있어 무동력선 또는 5t 미만의 동력선을 사용하는 것은 이를 허용하고 있었으므로, 원고가 손이나 갈퀴 등을 사용하여 가시파래를 채취함에 있어 소형어선을 사용하였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원고의 가시파래 채취어업이 구 수산업법상의 관행어업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또한 구 수산업법 제12조 제1항은 해조채취어업을 도지사의 허가어업의 일종으로도 규정하고 있었으나, 위 조항의 위임에 따른 구 수산업법시행령 제14조의6 제8호는 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할 해조채취어업을 "잠수기"로 해조를 채취하는 어업에 국한하고 있었을 뿐이므로, 위 조항을 들어 손이나 갈퀴 등을 사용하여 채취하는 원고의 가시파래 채취어업이 구 수산업법 당시에는 일반적으로 금지된 것이어서 거기에 입어의 관행이 성립될 여지가 없었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상고이유 중 원고 어촌계가 가시파래를 채취함에 있어 소형어선을 사용하기도 하였다거나, 구 수산업법 제12조 제1항이 해조채취어업을 도지사의 허가어업의 일종으로 규정하고 있었다는 점을 내세워 원고 어촌계의 가시파래 채취어업에 대하여 구 수산업법상의 입어의 관행이 성립될 여지가 없었다고 다투는 부분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다. 그러나 원심이 부산 수산대학교 연구소의 어업피해조사(2차)보고서에 의한 원고 어촌계의 자연산 가시파래 채취어업의 평년 수익액 전부를 보상액 산정의 기초로 한 조치는 다음과 같은 점에 비추어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

구 수산업법상의 관행어업권은 일정한 수면을 구획하여 그 수면의 바닥을 이용하거나 그 밖의 다른 시설을 하여 패류·해조류 등 수산동식물을 인위적으로 증식하는 양식어업에 대하여는 성립될 여지가 없고 (대법원 1995. 9. 15. 선고 94다55323 판결), 양식어업을 관행에 의하여 하는 권리가 성립될 수 없는 이상 그 양식어업을 전제로 그 시설물에 붙어 생육하는 해조류를 채취하는 입어의 관행 또한 성립될 여지가 없다 고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원고 어촌계는 이 사건 가시파래를 채취하는 지선어장 내에서 김과 파래 등을 대규모로 양식하여 오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바, 가시파래는 원래의 생육장소에서 떨어져 떠다니며 생육하기도 하나, 내만의 조개나 자갈은 물론이고 양식어업에 사용되는 지주식 김발이나 파래발 등의 시설물에 붙어 생육하기도 한다는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므로, 원고 어촌계가 채취하여 온 가시파래 중에는 자신이 설치한 양식어업의 시설물에 붙어 생육하고 있었던 것도 포함되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 만약 원고 어촌계가 자신이 하는 양식어업의 시설물에 붙어 생육하는 가시파래를 채취하기도 하였다면 그 어업은 내만의 뻘 위나 얕은 곳의 저층 가까이에 떠다니거나 조개나 자갈 등의 다른 곳에 붙어 있는 것을 채취하는 어업과는 달리 원고 어촌계의 양식어업이 행하여지고 있는 동안에만 성립할 수 있는 것이므로, 원고 어촌계가 하는 양식어업 자체에 대하여 구 수산업법상의 입어의 관행이 성립될 수 없는 이상 그 양식어업의 시설물에 붙어 생육하는 가시파래를 채취하는 입어의 관행 또한 성립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원고 어촌계가 하는 양식어업의 시설물에는 가시파래가 전혀 붙어 있지 않았고, 붙어 있었다 하더라도 원고가 이를 채취한 바 없다거나, 부산 수산대학교 연구소의 어업피해조사(2차)보고서가 양식어업의 시설물에서 채취한 가시파래를 제외하고, 그 나머지 가시파래의 생산량만을 기초로 작성되었다거나 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섣불리 위 조사보고서에 기재된 가시파래 채취어업의 평년 수익액 전부를 관행어업 피해보상액 산정의 기초로 삼을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원심이 그러한 특별한 사정에 관하여는 살펴보지도 않은 채 그 평년 수익액 전부를 기초로 피고들이 지급할 가시파래 채취어업에 관한 관행어업피해 보상액을 산정하고 만 것은 가시파래의 채취 현황에 관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관행어업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김형선 이용훈(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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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부산고등법원 1998.4.30.선고 96나10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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