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가압류채권자가 가압류취소결정에 불복하면서 아직 말소되지 아니한 가압류등기에 기초하여 강제경매신청을 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가압류가 강제경매개시결정으로 인하여 본압류로 이행된 경우, 채무자가 가압류에 대한 이의신청이나 취소신청 또는 가압류집행 자체의 취소를 구할 수 있는지 여부(한정 소극)
참조조문
[1] 민사집행법 제276조 , 제288조 , 제293조 [2] 민사집행법 제223조 , 제276조 , 제288조 , 제293조
참조판례
[2] 대법원 2002. 3. 15.자 2001마6620 결정 (공2002상, 951) 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4다54725 판결 (공2005상, 112)
신청인,상대방
신청인
피신청인,재항고인
기술신용보증기금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범어 담당변호사 김중기 외 7인)
주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제1심결정을 취소한다. 이 사건 가압류취소신청을 각하한다. 소송총비용은 신청인이 부담한다.
이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부동산에 대한 가압류등기 후에 가압류 목적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제3자가 사정변경을 이유로 하여 가압류취소를 신청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그 가압류를 취소하는 결정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에 기하여 가압류등기가 말소되기 전까지는 그 가압류집행으로 인한 처분금지의 효력이 여전히 유지되므로, 가압류채권자는 가압류를 취소하는 결정에 대하여 불복하면서 아직 말소되지 아니한 가압류등기에 기초하여 적법하게 강제경매신청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경매법원이 부동산 강제경매개시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강제경매개시결정을 취소하는 결정을 한 경우 이해관계인은 이에 대하여 즉시항고를 제기할 수 있고( 민사집행법 제86조 제1항 , 제3항 ), 그러한 즉시항고가 제기되면 그 강제경매개시결정 취소결정은 확정되어야 효력이 생긴다( 민사집행법 제17조 제1항 , 제2항 ).
한편, 부동산에 대한 가압류가 집행된 후 그 가압류가 강제경매개시결정으로 인하여 본압류로 이행된 경우에는 가압류집행이 본집행에 포섭됨으로써 당초부터 본집행이 행하여진 것과 같은 효력이 있고, 본집행이 유효하게 진행되는 한 채무자는 가압류에 대한 이의신청이나 취소신청 또는 가압류집행 자체의 취소를 구할 수 없다 ( 대법원 2002. 3. 15.자 2001마6620 결정 , 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4다54725 판결 , 대법원 2008. 4. 28.자 2007마1493 결정 등 참조).
2. 원심은, 기록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가압류채권자인 재항고인이 본안소송에서 승소확정판결을 받아 본집행에 나아갈 수 있는 요건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본집행을 하지 않아 이 사건 가압류는 보전의 필요성이 소멸하여 더 이상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보아 이를 취소한 제1심결정을 유지하면서,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2007. 10. 12.자 강제경매개시결정에 의하여 이 사건 가압류가 이미 본압류로 이행되어 더 이상 이 사건 가압류의 취소를 구할 이익이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는 재항고인의 주장에 대하여는 2007. 12. 3. 위 강제경매개시결정이 취소되고 재항고인의 강제경매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이 내려졌음을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원심결정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① 재항고인은 1996. 10. 25. 신청외인에 대한 구상금채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당시 신청외인 소유이던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 이 사건 가압류결정을 받아 1996. 10. 26. 이 사건 가압류등기를 경료하였다.
② 재항고인은 2000년경 신청외인을 상대로 구상금청구의 본안소송을 제기하여 2000. 5. 18. 승소판결을 받아 2000. 6. 22.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한편, 신청인은 2006년경 신청외인을 상대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2007. 1. 30. 승소판결을 받아 2007. 2. 15. 그 판결이 확정되었고, 그 확정판결에 기하여 2007. 6. 8.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신청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
③ 2007. 8. 1. 신청인은 사정변경을 이유로 이 사건 가압류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신청을 제기하였고, 2007. 9. 20. 제1심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가압류를 취소하는 결정을 하였다.
이에 재항고인은 2007. 10. 9. 가압류취소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를 제기하고, 2007. 10. 10. 신청외인에 대한 위 집행력 있는 판결정본에 기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 강제경매를 신청하여 2007. 10. 12.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 강제경매개시결정이 내려지고(2007. 10. 16. 위 강제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 경료), 그에 따라 이 사건 가압류는 본압류로 이행되었다.
한편, 2007. 10. 12. 재항고인은 이 사건 가압류취소결정에 대하여 500만 원을 담보공탁하는 조건으로 이 사건 항고심결정시까지 그 효력을 정지하는 결정을 받아 2007. 10. 18. 위 500만 원을 공탁하였다.
④ 신청인은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위 2007. 10. 12.자 강제경매개시결정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제기하였고, 2007. 12. 3. 경매법원은, 이 사건 가압류취소결정이 재항고인(강제경매신청자)에게 고지된(2007. 10. 4.) 후에는 재항고인은 신청외인에 대한 집행력 있는 판결정본에 기하여 신청인 소유의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실시할 수 없다는 이유로, 위 강제경매개시결정을 취소하고 재항고인의 강제경매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이에 재항고인은 위 강제경매개시결정 취소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를 제기하였고, 항고심은 2009. 12. 30. 제1심결정을 취소하고 신청인의 이의신청을 기각하였으며( 대구지방법원 2007라340 ), 이에 대한 신청인의 재항고가 대법원에서 2010. 5. 14. 기각되었다(대법원 2010마124) .
⑤ 2008. 6. 11. 원심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재항고인의 이 사건 항고를 기각하였고, 이에 재항고인은 이 사건 재항고를 제기하였다.
한편, 2008. 6. 23. 재항고인은 1,000만 원을 담보공탁하는 조건으로 이 사건 가압류취소결정에 대하여 이 사건 재항고심결정시까지 그 효력을 정지하는 결정을 받아 2008. 7. 1. 위 1,000만 원을 공탁하였다.
⑥ 이 사건 가압류취소결정에 대하여 위와 같은 효력정지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이 사건 가압류취소결정에 기하여 이 사건 가압류등기가 말소되지는 아니하였다.
나. 앞서 본 법리를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재항고인이 이 사건 가압류취소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를 제기하면서 곧바로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강제경매를 신청하여 2007. 10. 12.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강제경매개시결정이 내려지고 이 사건 가압류가 본압류로 이행되었는바, 그렇다면 재항고인은 원심 단계에서 이미 이 사건 가압류와 관련하여 본집행에 착수한 상태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가압류가 집행된 때로부터 상당기간이 경과하도록 본집행을 하지 않았음을 전제로 하는 가압류취소 사유는 원심 단계에서 이미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고, 위 본집행이 유효하게 진행되는 이상 신청인은 이 사건 가압류의 취소를 구할 수 없는 것이다.
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신청인의 이 사건 가압류취소신청을 각하하였어야 함에도 오히려 신청인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 사건 가압류결정의 취소를 명한 제1심결정을 유지하였으니, 이러한 원심결정에는 가압류집행에 기한 본집행이 이루어진 경우의 가압류취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재판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재항고이유에 관하여는 판단할 필요도 없이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이 사건은 위에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여 당원이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다고 인정되므로 민사집행법 제23조 , 민사소송법 제437조 에 의하여 자판하기로 하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가압류취소신청의 당부에 관하여 판단한 제1심결정을 취소하고, 이 사건 가압류취소신청을 각하하며, 소송총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