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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9. 4. 11. 선고 2018헌바156 결정문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6항 제2호 위헌소원]
[결정문]
청구인

하○옥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이상철, 노민호, 김주연

당해사건

대법원 2017도17656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관세)

선고일

2019.04.11

이유

1. 사건개요

가.『청구인은 김○두, 김○중, 김○완, 박○상, 설○봉과 공모하여 2015. 11. 20.경부터 2016. 11. 28.경까지 사이에 총 14회에 걸쳐 세관장에게 신고하지 아니하고, 금괴 합계 423개(422.4991㎏, 물품원가 합계 12,946,068,261원, 시가 합계 19,645,020,123

원 상당)을 밀수입하였다.』는 공소사실로 2016. 12. 22. 인천지방법원에 구속기소되어 2017. 5. 19. 위 법원에서 징역 5년 및 벌금 25,892,136,522원, 추징 18,647,805,000원을 선고받았다(인천지방법원 2016고합846).

나. 청구인은 2017. 5. 23.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하였고, 항소심 법원은 2017. 10. 12. 청구인에게 징역 3년 6월 및 벌금 12,946,068,261원, 추징 18,647,805,000원을 선고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7노1660). 이에 청구인은 대법원에 상고하였으나 2018. 2. 13. 상고가 기각되었다(대법원 2017도17656).

다. 청구인은 상고심 재판 계속 중 관세법 제6조 제2항에 따라 가중처벌되는 경우 수입한 물품원가의 2배에 해당하는 벌금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6항 제2호헌법에 위반된다며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8. 2. 13. 기각되자(대법원 2017초기1161), 2018. 3. 1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된 것, 이하 ‘특가법’이라 한다) 제6조 제6항 제2호(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제6조(「관세법」 위반행위의 가중처벌) ⑥ 제1항부터 제5항까지의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벌금을 병과한다.

2. 제2항의 경우: 수입한 물품 원가의 2배

[관련조항]

제6조(「관세법」 위반행위의 가중처벌) ② 「관세법」 제269조 제2항에 규정된 죄를 범한 사람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수입한 물품의 원가가 5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2. 수입한 물품의 원가가 2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제241조(수출·수입 또는 반송의 신고) ① 물품을 수출·수입 또는 반송하려면 해당 물품의 품명·규격·수량 및 가격과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세관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제269조(밀수출입죄)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관세액의 10배와 물품원가 중 높은 금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1. 제241조 제1항·제2항 또는 제244조 제1항에 따른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물품을 수입한 자. 다만, 제253조 제1항에 따른 반출신고를 한 자는 제외한다.

2. 제241조 제1항·제2항 또는 제244조 제1항에 따른 신고를 하였으나 해당 수입물품과 다른 물품으로 신고하여 수입한 자

제278조(「형법」 적용의 일부 배제) 이 법에 따른 벌칙에 위반되는 행위를 한 자에게는 「형법」 제38조 제1항 제2호 중 벌금경합에 관한 제한가중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3.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물품원가 요소 외의 행위태양, 범행가담 정도, 동기, 경제적 이익의 취득여부 등 형벌부과에 있어 고려되어야 할 여러 요소들을 무의미하게 만들고 물품원가라는 단일요소에 의하여 형벌이 정해지는 결과를 낳음으로써 책임과 형벌 사이의 균형을 이루지 못하여 책임주의 원칙에 위반된다. 또한, 법관이 양형을 결정함에 있어 선택해야 할 다양한 요소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품원가 만을 양형요소로서 고려되도록 함으로써 법관의 양형판단에 있어서의 재량권을 침해하고 있다.

4. 판단

가. 헌법재판소의 선례

헌법재판소는 ‘허위신고 밀수입 행위자’에 대한 필요적 벌금형 병과에 관한 사건인 2008. 4. 24. 2007헌가20 결정에서 심판대상조항과 동일한 내용을 규정한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6항 제2호(2005. 12. 29. 법률 제7767호로 개정되고, 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하였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과 동일한 ‘미신고 밀수입 행위자’에 대한 필요적 벌금형 병과에 관한 사건인 2015. 11. 26. 2015헌바340 결정에서 위 선례와 법률조항과 범죄유형은 물론, 보호법익 및 법정형, 가중처벌을 할 형사정책적 필요성 등이 모두 같다고 평가할 수 있다는 이유로 위 선례에서의 판단을 그대로 원용하고 있는 바, 그 결정 이유는 다음과 같다.

『어떤 범죄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하는 문제, 즉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의 선택

은 그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그리고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광범위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다. 따라서 어느 범죄에 대한 법정형이 그 범죄의 죄질 및 이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어서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잃고 있다거나 그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일탈하였다는 등 헌법상의 평등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 등에 명백히 위배되는 경우가 아닌 한, 쉽사리 헌법에 위반된다고 단정하여서는 아니된다.

허위신고에 의한 밀수입행위 등 관세범은 범행의 동기와 행위의 태양 등이 비교적 정형화되어 있는 재정범으로 그것이 국가나 사회에 미치는 병폐는 밀수입한 물품의 수량과 가격 등이 많을수록 가중된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특가법 제6조 제2항이 수입한 물품원가를 죄의 경중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 자유형의 단계적 가중처벌을 규정하고 있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그에 더하여 물품원가의 2배에 상당하는 금액을 필요적으로 병과하고 있는바, 이는 허위신고에 의한 밀수입행위가 국가적으로 중대한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처하는 관세법의 처벌 규정이 가벼워서 범죄예방에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반성적 고려에서 특가법 제6조 제2항에 더하여 심판대상조항을 입법하게 된 것이라는 입법배경, 관세범에 대하여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할 것인가의 여부는 원칙적으로 입법정책의 문제라는 점, 허위신고에 의한 밀수입 행위는 국가의 관세부과·징수권을 직접 침해하고 관세수입의 감소와 무역질서의 기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반사회적 범죄인 점 등을 고려하면, 그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에서 허위신고로 수입한 물품원가가 2억 원 이상인 경우 그 물품원가의 2배의 벌금형을 규정한 심판대상조항이 범죄의 죄질 및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라거나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일탈한 자의적 입법이라 볼 수 없다.

일반형사범의 경우에는 자유형을 형벌의 원칙으로 함에 비해, 관세범의 경우에는 그 성질이 행정범이고 재정범이라는 점에서, 주형으로 하건 부가형으로 하건 간에, 재산형을 형벌내용의 원칙으로 포함하는 것이 그 특성에 합치되고, 관세법의 연혁과 밀수입행위가 갖는 반사회적, 반윤리적 성격에 비추어 볼 때, 밀수입범의 경우 단순히 범죄이익을 박탈하는 데에서 나아가 재산형인 벌금형까지 병과함으로써 행위자에 대한 처벌수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입법자가 이 점을 참작하여 심판대상조항을 통하여 몰수, 추징 외에 다시 수입한 물품원가의 2배의 벌금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법정형을 정한 것이므로, 그러한 입법자의 형사정책적 결정이 그 범죄의 죄질 및 이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특가법 제6조의 내용을 살펴보면, 제1항 내지 제5항은 관세법위반행위에 대한 징역형의 가중처벌을 규정하고 있고, 그 제6항의 각 호에서는 제1항 내지 제5항의 가중처벌에 대하여 벌금의 액수를 구체화하고 있다. 이와 같은 입법의 태도는 관세범죄가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력 내지 중대성을 고려하여 당해 관세법 위반행위의 가벌성의 정도를 달리 평가하고 그에 상응하도록 벌금형의 액수에 차이를 두고자 한 데 따른 것이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과 같이 벌금형의 법정형을 수입한 물품원가의 2배로 고정시

킴으로써 법관으로 하여금 벌금형을 선고함에 있어 벌금액수에 선택의 여지가 없도록 양형재량을 축소하였다고 하더라도, 심판대상조항 외의 총체적인 양형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이 현저히 자의적으로 법관의 양형재량을 침해했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위헌이라 할 수 없다. 』

나. 선례변경의 필요성

(1) 심판대상조항과 동일한 내용을 규정한 구법조항에 대한 선례인 헌재 2008. 4. 24. 2007헌가20 결정 당시에는 구 관세법 제278조 제1항(2006. 12. 30. 법률 제8136호로 개정되고, 2010. 1. 1. 법률 제99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따라 형법 제53조 작량감경 규정의 적용이 배제되었으나, 2010. 1. 1. 법률 제9910호로 개정된 관세법형법 제53조 작량감경 규정의 적용 배제 부분이 삭제되어 현재는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병과되는 벌금형에 대하여 작량감경이 가능하게 되었고, 이는 개별 사건에서의 구체적 타당성을 기하기 위한 법관의 양형재량이 확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헌재 2015. 11. 26. 2015헌바340 결정은 이처럼 병과되는 벌금형에 대하여 작량감경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점까지 아울러 고려하여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2) 결국 위 헌재 2008. 4. 24. 2007헌가20 결정 및 2015. 11. 26. 2015헌바340 결정에서의 판단은 이 사건에서 그대로 타당하고, 선례 결정 이후 달리 판단할 현실적·규범적 사정의 변경이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사건에 대해서는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이선애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

관의 일치된 의견에 따른 것이다.

6. 재판관 이선애의 반대의견

나는 심판대상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에 반한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반대의견을 밝힌다.

가. 심판대상조항은 관세법 제269조 제2항 제1호에 대한 가중규정으로서, 관세법 제241조 제1항에 따른 수입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밀수입한 물품원가가 2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형과 물품원가의 2배의 벌금형을, 밀수입 물품원가가 5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형과 물품원가의 2배의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벌금병과조항이 적용되기 위하여서는 적어도 수입신고하지 아니하고 수입한 물품원가가 2억 원 이상이어야 하므로, 형사처벌조항 위반자는 법정형 기준으로 3년 이상의 유기징역형과 함께 최소한 4억 원(= 2억 원 × 2배) 이상의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라는 가중처벌을 받아야 한다.

형사처벌조항 위반자가 수입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물품을 수입한 경우 관세법 제282조 제2항, 제3항에 의하여 범죄수익에 대한 필요적 몰수·추징이 가능함에도 벌금병과조항에 의해 고액의 벌금형이 필요적으로 병과된다는 점에서, 불법적으로 취득한 이익을 박탈함과 아울러 범죄자에게 경제적 불이익을 가하여 제재함으로써 관세징수의 확보와 통관질서의 유지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필요적 벌금병과조항은 범죄에 비하여 과도한 경제적 고통을 안겨준다.

나. 2014. 5. 14. 법률 제12575호로 개정된 형법상 노역장유치조항은 선고되는 벌금이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300일 이상,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

에는 500일 이상, 5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1,000일 이상의 유치기간을 정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만일 물품원가가 25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최소한 50억 원 이상의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를 예정하고 있는 벌금병과조항과 위 노역장유치조항이 결합되어 최소한 1,000일 이상의 징역형을 추가로 선고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즉 필요적 벌금병과조항과 위 노역장유치조항이 결합될 경우 형사처벌조항에서 정한 징역형 외에 별도의 징역형을 추가로 선고받은 것이나 다름이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다. 벌금형에 대한 선고유예가 가능하다고 하지만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있는 자에게는 선고유예를 할 수 없다. 선고유예는 범행의 가담 정도가 극히 경미하거나 실질적 피해가 거의 없는 경우 등과 같이 유죄임에도 형의 선고를 유예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이루어지므로, 2억 원 이상인 물품원가의 2배에 달하는 고액 벌금형을 선고하는 사안에서 죄질이나 불법성, 피해의 정도가 경미하다고 보아 선고유예를 한다는 것은 실무상 쉽지 않다. 2018. 1. 7.부터 시행 중인 형법 제62조 제1항에 의하면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대하여만 집행유예가 가능하므로, 형사처벌조항 위반죄에 병과 되는 고액의 벌금형에 대한 집행유예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벌금형에 대한 작량감경, 선고유예가 가능하다는 사정만으로는 개별 사건의 특수성이나 다양한 양형요소들을 모두 고려하여 적정한 양형을 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라. 나아가 공범에 대하여 필요적 벌금병과조항이 적용되는 경우 특히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공범 중에는 경제적 수익이 없거나 경미한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범행가담정도나 그로 인해 얻게 되는 경제적 이익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일률적·획일적으로 모든 공범에 대해 고액의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 하는 것은 지

나치게 과도한 형벌이 될 수 있다.

마. 이러한 문제점을 고려하면, 개별 사건의 특수성이나 다양한 양형요소들에 따라 법관이 벌금형의 병과 여부 및 적정한 벌금액을 정할 수 있도록 벌금형을 임의적 병과로 변경하고, 벌금 액수의 상한만을 두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바.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은 책임과 형벌간의 비례원칙을 준수하였다고 볼 수 없다.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유남석

재판관 서기석

재판관 조용호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김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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