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998. 5. 27.부터 개정민법 시행 전까지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자 중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개정민법 시행 후에 알게 된 자에 대하여도 그와 같이 알게 된 때로부터 3개월 내에 개정 민법 제1019조 제3항 에 의한 한정승인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개정민법 부칙 제3조의 취지라고 해석된다.
참조조문
[1] 민법 제1019조 제3항 , 부칙(2002. 1. 14.) 제3조
원고
한국자산관리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삼한 담당변호사 김광년)
피고
주식회사 가양인터컴 외 8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기수)
주문
1. 원고에게,
가.피고 주식회사 가양인터컴, 피고 2, 피고 3, 피고 4는 연대하여 금 33,150,684원과 미합중국법화 97,370달러 및 이에 대하여,
나.피고 5, 피고 6, 피고 7, 피고 8, 피고 9는 망 소외인(주민등록번호 생략)으로 부터 각 상속받은 재산의 범위 내에서 위 피고들과 연대하여 위 가.항 기재 금원 중 각 금 5,525,114원과 미합중국법화 16,228달러 및 이에 대하여,
각 1998. 9. 16.부터 1998. 10. 9.까지는 연 25%, 그 다음날부터 1999. 2. 23.까지는 연 20%,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18%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원고의 피고 5, 피고 6, 피고 7, 피고 8, 피고 9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 5, 피고 6, 피고 7, 피고 8, 피고 9에 대하여 상속의 단순승인을 전제로 하여 단순이행 청구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주문과 같다.
이유
1. 기초 사실
다음 각 사실은 원고와 피고 2, 피고 4 사이에서는 민사소송법 제150조에 의하여 위 피고들이 자백한 것으로 보고, 원고와 나머지 피고들 사이에서는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1, 2, 갑 제5호증의 2, 4, 갑 제6호증의 1, 2, 갑 제7호증, 갑 제8호증의 1 내지 5, 갑 제9호증, 갑 제10호증의 1 내지 7, 갑 제1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소외 주식회사 한국외환은행(이하, '소외 은행'이라 한다)은 피고 주식회사 가양인터컴(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에게, 1997. 5. 29. 금 200,000,000원을 변제기 1998. 5. 26., 이자 연 14.25%로 정하여, 1997. 8. 18. 미합중국법화 19,950달러를 변제기 1997. 12. 4.로 정하여, 1997. 8. 25. 미합중국법화 31,920달러를 변제기 1997. 12. 24.로 정하여, 1997. 10. 22. 미합중국법화 45,500달러를 변제기 1998. 3. 20.로 정하여 각 대출하였다.
나.피고 2, 피고 4와 망 소외인은 1997. 5. 25. 각 보증한도를 금 500,000,000원으로 하여, 피고 3은 1997. 8. 18. 보증한도를 금 300,000,000원으로 하여 위 각 대출로 인하여 피고 회사가 소외 은행에 대하여 부담하는 모든 채무를 연대보증하였다.
다.피고 회사는 1998. 9. 15. 기준으로 1997. 5. 29.자 대출금에 대한 이자 33,150,684원 및 나머지 대출금 합계 미합중국법화 97,370달러를 변제하지 아니하였고, 소외 은행의 연체이율은 1998. 9. 16.부터 1998. 10. 9.까지는 연 25%, 1998. 10. 10.부터 1999. 2. 23.까지는 연 20%, 1999. 2. 24.부터는 연 18%이다.
라.소외 은행은 1998. 9. 29. 원고에게 위 대출원리금 채권을 양도하고 이를 주채무자인 피고 회사, 연대보증인인 피고 2, 피고 4, 피고 3 및 위 소외인에게 각 통지하였다.
마.위 소외인은 1999. 11. 20. 유족으로 자녀들인 피고 5, 피고 2, 피고 6, 피고 7, 피고 8, 피고 9를 남기고 사망하였다.
2. 당사자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 5, 피고 2, 피고 6, 피고 7, 피고 8, 피고 9는 공동상속인으로서 각 상속분인 1/6 범위 내에서 망 소외인의 원고에 대한 연대보증금채무를 상속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주식회사 가양인터컴, 피고 2, 피고 3, 피고 4는 연대하여 금 33,150,684원과 미합중국법화 97,370달러, 피고 5, 피고 6, 피고 7, 피고 8, 피고 9는 위 피고들과 연대하여 위 금원의 각 1/6 씩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상속의 한정승인 항변 및 이에 대한 판단
(1) 한정승인 항변
피고 5, 피고 6, 피고 7, 피고 8, 피고 9는 망 소외인이 원고에게 연대보증채무를 지고 있다는 사실을 이 사건 소장 부본을 송달 받은 2002. 4.경 비로소 알게 되자 2002. 5. 29. 서울가정법원 2002느단3820호로 상속한정승인을 신고하여 2002. 8. 1. 한정승인신고가 수리되었고, 이는 2002. 1. 14. 법률 제6591호로 개정된 민법(이하, '개정민법'이라 한다) 부칙 제3조에 따른 적법한 한정승인이므로, 망 소외인으로부터 각 상속받은 재산의 범위 내에서 각 상속분에 따라 망 소외인의 원고에 대한 연대보증채무를 이행할 책임이 있다고 항변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개정 민법 제1019조 제3항 은 상속인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민법 제1019조 제1항 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 민법 제1026조 제1호 및 제2호 의 규정에 의하여 단순승인한 것으로 보는 경우를 포함)을 한 경우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위 개정 민법 부칙 제1조와 제2조에 의하여 그 효력이 소급하지 않고 위 개정민법 시행일인 2002. 1. 14.부터 적용될 뿐이므로, 위 피고들이 1999. 11. 20. 소외인의 사망 사실을 알게 되고 그로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신고를 하지 않은 이 사건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아니하고, 또한 개정 민법 부칙 제3조는 1998. 5. 27.부터 위 개정민법 시행 전까지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자 중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민법 제1019조 제1항 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다가 위 개정민법의 시행 전에 그 사실을 알고도 한정승인신고를 하지 아니한 자는 위 개정민법 시행일로부터 3개월 내에 위 개정 민법 제1019조 제3항 에 의한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 사건의 경우는 위 피고들이 개정민법 시행 후인 2002. 4.경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개정민법 시행일로부터 3개월이 경과한 2002. 5. 29. 상속한정승인을 신고하였으므로 위 부칙 제3조를 적용할 수도 없어 적법한 한정승인이 아니라고 이를 다투고 있다.
(2) 한정승인의 적법 여부
헌법재판소는 96헌가22, 97헌가2·3·9, 96헌바81, 98헌바24·25(병합) 사건에서 1998. 8. 27. 그 당시의 민법 제1026조 제2호 에 대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였는바, 위 헌법불합치결정의 주된 취지는 위 민법 제1026조 제2호 가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사망 당시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알지 못하여 아무런 귀책사유 없이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의 고려기간 내에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하지 못한 경우에 구제받을 수 있는 아무런 수단도 마련하지 아니한 채 고려기간 내에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하지 아니하면 그 이유 여하를 묻지 않고 일률적으로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보아 그 의사와 관계없이 상속채무를 전부 부담하게 한 것은 기본권제한의 입법한계를 일탈한 것으로 재산권을 보장한 헌법 제23조 제1항 과 사적자치권을 보장한 헌법 제10조 제1항 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위 헌법불합치결정 취지에 따라 개정 민법 제1019조 제3항 은 상속인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민법 제1019조 제1항 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 민법 제1026조 제1호 및 제2호 의 규정에 의하여 단순승인한 것으로 보는 경우를 포함)을 한 경우에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개정 민법 부칙 제2조는 개정민법은 종전의 규정에 의하여 생긴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개정 민법 부칙 제3조는 1998. 5. 27.부터 개정민법 시행 전까지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자 중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민법 제1019조 제1항 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다가 개정민법 시행 전에 그 사실을 알고도 한정승인신고를 하지 아니한 자는 개정민법 시행일부터 3개월 내에 개정 민법 제1019조 제3항 에 의한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개정 민법 부칙 제3조의 해석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헌법불합치결정의 주된 취지는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알지 못한 상속인에게 구제수단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개정 민법 부칙 제2조와 제3조가 원칙적으로는 개정민법에 소급효를 부여하지 않으면서,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개정민법 시행 전에 알고도' 한정승인신고를 하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 개정민법 시행일부터 3개월 내에 개정 민법 제1019조 제3항 에 의한 한정승인을 할 수 있도록 한 점, 더구나 개정 민법 부칙 제3조의 문언을 극히 제한적으로 해석하여 1998. 5. 27.부터 개정민법 시행 전까지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자 중 개정민법 시행일인 2002. 1. 14. 이전에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안 자만을 개정 민법 부칙 제3조의 적용대상이라 보고, 2002. 1. 14. 이후에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안 자는 그 적용대상에서 배제한다면, 1998. 5. 27.부터 개정민법 시행 전까지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자 중 개정민법 시행일인 2002. 1. 14. 이후에 비로소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안 자는 헌법불합치결정이 된 조문의 개정이 늦어진 이유로 한정승인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되는 점, 또한 이와 같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안 시점이 개정민법 시행일인 2002. 1. 14. 전인가 후인가에 따라 차별이 나타나야 하는 어떠한 합리적인 근거도 찾아볼 수 없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1998. 5. 27.부터 개정민법 시행 전까지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자 중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개정민법 시행 후에 알게 된 자에 대하여도 그와 같이 알게 된 때로부터 3개월 내에 개정 민법 제1019조 제3항 에 의한 한정승인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개정 민법 부칙 제3조의 취지라고 해석된다.
(다)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위 소외인이 1999. 11. 20. 사망하였고, 그 당시 이를 피고 5, 피고 6, 피고 7, 피고 8, 피고 9가 알았다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당초 원고가 위 소외인이 사망한 사실을 알지 못하여 2002. 1. 12. 위 소외인을 피고로 삼아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이 사건 소장 부본이 위 소외인이 생전에 함께 살았던 차남인 피고 2의 주소로 송달되어 피고 2의 처인 피고 4가 2002. 1. 30. 이를 수령하였으며, 그 후 원고가 위 소외인의 사망 사실을 알게 되어 2002. 4. 17. 피고 5, 피고 6, 피고 7, 피고 8, 피고 9를 당사자로 한 청구취지정정신청서 및 당사자표시정정신청서를 이 법원에 제출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청구취지정정신청서 및 당사자표시정정신청서가 2002. 4. 27. 내지 2002. 5. 4. 위 피고들에게 각 송달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며, 을 제1호증의 1, 2,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 5, 피고 6, 피고 7, 피고 8, 피고 9가 2002. 5. 29. 서울가정법원 2002느단3820호로 상속한정승인을 신고하여 2002. 8. 1. 위 법원에 의하여 한정승인신고가 수리된 사실이 인정된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피고 5, 피고 6, 피고 7, 피고 8, 피고 9는 이 사건 소장 부본 등을 송달받은 2002. 4. 27. 내지 2002. 5. 4.경에야 비로소 망 소외인의 원고에 대한 연대보증채무의 존재를 알게 되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로부터 3개월 내인 2002. 5. 29. 서울가정법원 2002느단3820호로 상속한정승인을 신고하여 2002. 8. 1. 위 법원에 의하여 한정승인신고가 수리되었으며, 위 피고들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고려기간 내에 알지 못한 데에 중대한 과실도 없으므로 위 피고들의 한정승인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피고 5, 피고 6, 피고 7, 피고 8, 피고 9의 항변은 이유 있고, 이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에게, 피고 주식회사 가양인터컴, 피고 2, 피고 3, 피고 4는 연대하여 금 33,150,684원과 미합중국법화 97,370달러, 피고 5, 피고 6, 피고 7, 피고 8, 피고 9는 망 소외인으로부터 각 상속받은 재산의 범위 내에서 위 피고들과 연대하여 위 각 금원 중 각 금 5,525,114원(=33,150,684원×1/6)과 미합중국법화 16,228달러(=97,370달러×1/6,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달러 미만 버림) 및 각 이에 대하여 1998. 9. 16.부터 1998. 10. 9.까지는 연 25%, 그 다음날부터 1999. 2. 23.까지는 연 20%,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18%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피고 주식회사 가양인터컴, 피고 2, 피고 3, 피고 4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피고 5, 피고 6, 피고 7, 피고 8, 피고 9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