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검사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징역 2년 6개월 등)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이 사건 범행은 태권도 사범인 피고인이 피고인의 가정에서 머무르면서 피고인이 운영하는 도장에서 태권도를 배우던 독일인 여자 청소년인 피해자를 위력으로 간음하였다는 것이다.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는 물론이고 피고인의 친구였던 피해자의 아버지도 상당한 정도의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하였고 피해자에 대한 피해회복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피해자는 이 사건 재판을 위해 독일에서 입국하여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서 당시의 피해 상황을 재차 진술하는 2차 피해까지 당하였다.

그러나 한편,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러 뒤늦게나마 이 사건 범행 일체를 자백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아무런 범죄전력도 없는 초범이다.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행사한 유형력의 정도는 중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의 배우자가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간곡히 탄원하는 등 피고인의 사회적 유대관계가 분명해 보이고, 피고인에게는 부양하여야 할 투병 중인 배우자와 어린 자녀들이 있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비롯하여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피고인의 죄책에 따른 적정한 형벌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그것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