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은 무죄.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G빌딩에서 ‘H’ 이라는 상호로 시계 등을 판매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08. 2. 13. 위 점포 내에서 고객인 I을 대리하여 피해자 소유 시계 12점을 팔러 온 J에게 “급매로 팔게 되면 너무 헐값이다. 시간을 두고 내가 천천히 팔아 주겠다. 우선 3,000만 원을 먼저 주고 나머지 대금은 시계를 모두 팔게 되면 계속 입금해 주겠다”라는 취지로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당시 피고인은 I이 평택의 조직폭력배 두목으로 2007. 11.경 구속되어 당분간 출소할 수 없는 상황임을 알고 있었고, 시계 점포의 특성상 현금거래가 많음에도 피고인에게는 여유자금이 없어 타인들로부터 시계매입 자금을 빌려야 하는 등 경제사정이 어려워 위 시계 12점을 팔더라도 그 대금을 피고인이 가질 생각이었을 뿐 피해자에게 이를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이 J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J으로부터 2008. 2. 13. 별지 피해품 목록 기재와 같이 위 시계 12점 합계금 1억 3,750만 원 상당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 및 변호인은 J으로부터 시계를 담보로 받고 3,000만 원을 대여하여 주었는데, 그 후 I을 대리한 J이 위 3,000만 원을 변제하지 못하자 이 사건 시계를 피고인에게 매도하고 7,000만 원을 받아갔으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시계를 편취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나.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는 I, J의 이 사건 법정 및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이 있다.

그러나, 증인 K은 이 사건 법정에서 J이 피고인에게 이 사건 시계를 매매하고 7,000만 원을 받았다고 진술하고 있고, 고소장에 첨부된 대출신청서(증거기록 10면)에 의하면, J은 피고인으로부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