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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가정법원 2020. 1. 2.자 2019브106 결정
[친양자입양신청][미간행]
청구인,항고인

청구인 1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교 외 1인)

사건본인

사건본인

제1심심판

수원가정법원 2019. 6. 12.자 2017느단50644 심판

주문

이 사건 항고를 기각한다.

제1심심판을 취소한다. 사건본인을 청구인들의 친양자로 한다.

이유

1. 인정사실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이 인정된다.

가. 사건본인의 모 청구외 1(생년월일 생략)은 미혼모로 (연월일 생략) 사건본인을 출산한 직후 미혼모 사회복지시설인 ‘○○○○’에서 사건본인과 함께 입소하였는데, 입소한 지 3일 만에 사건본인을 방치하고 행방을 감추었다. 방황하던 청구외 1은 2015. 2. 24. ○○○○ 소속 직원들의 도움으로 다시 ○○○○으로 왔다가 2015. 2. 25.경 사건본인과 함께 퇴소하였다.

나. 청구외 1은 ○○○○의 출소 이후인 2016. 12. 17. 사건본인과 함께 거주할 곳이 없자 ○○○○ 원장수녀에게 연락하여 도움을 요청하였고, 원장수녀가 다시 청구외 1과 사건본인을 ○○○○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이후 ○○○○에 거주할 여건이 되지 않자 청구외 1은 ○○○○ 도움으로 △△시 소재 수녀원으로 가게 되었는데, 보호관찰소 교육을 받아야 한다며 사건본인을 데리고 행적을 감춰버렸다.

다. 그 후 ○○○○은 사건본인의 생사가 염려되어 2017. 7.경 법률자문위원인 청구외 2의 도움을 받아 청구외 1을 아동복지법위반 등으로 고발하였고, 청구외 1이 2017. 7.경 보호관찰소로 인치되는 과정에서 ○○○○에 도움을 요청하였다. 이에 청구외 2는 같은 교회 성도이자 ○○○○ 자원봉사자인 청구인들에게 사건본인의 양육보호를 의뢰하였고, 청구외 1은 2017. 8. 18. 사건본인의 친권포기 및 청구인들이 사건본인의 양부모가 되는 데 동의하는 내용의 입양동의서를 작성하였다.

라. 청구인들은 미합중국인들로 2008. 2. 29. 혼인한 부부이고, 미국 육군 장교인 청구인 1이 2017. 4.경 대한민국 □□□□□□로 파견됨에 따라 대한민국에서 함께 생활하게 되었다.

마. 청구인들은 2017. 7.경부터 사건본인을 위탁받아 양육하다가 2017. 11. 15. 민법에 따른 친양자 입양을 구하는 이 사건 심판을 청구하였고, 그 후 미국으로 발령받아 미국으로 돌아간 이후부터 지금까지 청구인들의 지인에게 사건본인을 위탁하여 양육하게 하고 있다.

2. 청구인들의 주장

청구인들은, 사건본인의 친모가 입양에 동의하여 ○○○○으로 하여금 입양을 추진하도록 의뢰한 것이 아니고, 사건본인의 친모가 ○○○○을 통해 청구인들을 소개받고 이후 청구인들과 직접 합의하여 입양을 의뢰한 것이므로, 보호대상 아동에 대하여 입양기관이 입양을 추진할 때 적용되는 입양특례법은 적용될 여지가 없다며 민법에 따른 친양자 입양을 구한다.

3. 판단

가. 적용법률

국제사법은, 입양은 입양 당시 양친의 본국법에 의하고, 입양에 의한 친자관계의 성립에 관하여 자의 본국법이 자 또는 제3자의 승낙이나 동의 등을 요건으로 할 때에는 그 요건도 갖추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43조 , 제44조 ). 그에 따라 청구인들의 본국법에 의한 입양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사건본인의 본국법인 대한민국의 법률에 의해 이 사건 친양자 입양 심판청구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는바, 먼저 입양특례법 적용대상인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나. 입양특례법 적용 여부

1) 관련 법률

〈입양특례법〉
제2조(정의)
2. "요보호아동"이란 「아동복지법」 제3조 제4호에 따른 보호대상아동을 말한다.
제9조(양자가 될 자격)
이 법에 따라 양자가 될 사람은 요보호아동으로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1. 보호자로부터 이탈된 사람으로서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 및 특별자치도지사(이하 "시·도지사"라 한다)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자치구의 구청장을 말한다. 이하 같다)이 부양의무자를 확인할 수 없어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른 보장시설(이하 "보장시설"이라 한다)에 보호의뢰한 사람
2. 부모(부모가 사망이나 그 밖의 사유로 동의할 수 없는 경우에는 다른 직계존속을 말한다) 또는 후견인이 입양에 동의하여 보장시설 또는 제20조에 따른 입양기관에 보호의뢰한 사람
〈아동복지법〉
제3조(정의)
4. "보호대상아동"이란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로부터 이탈된 아동 또는 보호자가 아동을 학대하는 경우 등 그 보호자가 아동을 양육하기에 적당하지 아니하거나 양육할 능력이 없는 경우의 아동을 말한다.

2) 사건본인이 아동복지법상 보호대상아동에 해당하는지 여부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사건본인의 모인 청구외 1은 안정된 양육환경 및 양육능력을 갖추지 못하여 사건본인을 양육할 수 없는 상태라고 판단되고, 사건본인의 부는 기록에 나타나지도 않고 현재 연락조차 되지 않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사건본인은 보호자가 아동을 양육하기에 적당하지 아니하거나 양육할 능력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사건본인은 아동복지법상 보호대상아동에 해당한다.

3) 사건본인이 부모 등이 입양에 동의하여 보장시설에 보호의뢰한 사람인지 여부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서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청구인들의 주장과 달리 사건본인은 청구외 1이 입양에 동의하여 보장시설에 보호의뢰된 사람에 해당하고, ○○○○은 입양전문기관의 역할을 배제한 채 청구외 2를 통하여 입양알선 기관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가) 통상 미혼모시설에서 친모가 양육을 포기하거나 양육을 시설에 방임하고 이탈한 경우 해당 아동을 요보호아동으로 인지하고, 이후 입양전문기관(홀트 등)으로 연계하여 요보호아동으로서 입양이 추진되도록 하고 있다.

나)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청구외 1은 ○○○○에서 사건본인을 출산한지 얼마 안 되어 사건본인을 방치하고 이탈하였고, ○○○○을 출소한 후 다시 ○○○○에 연락한 후 보호관찰소의 준수사항 위반으로 보호관찰소로 인치되는 과정에서 ○○○○에 사건본인의 양육을 포기하는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표시한 것으로 보이는데, ○○○○은 위와 같은 상황에서 사건본인을 입양전문기관으로 연계하는 절차를 취하지 아니한 채 ○○○○의 법률자문위원인 청구외 2를 통하여 청구외 2가 다니는 교회 성도이자 ○○○○의 자원봉사자인 청구인들을 청구외 1에게 소개하여 청구인들이 사건본인을 양육하게 하였고, 청구외 1로 하여금 친권포기 및 입양동의서를 작성하도록 도왔다.

다) 청구인들은 사건본인을 일정기간 양육한 후 사건본인과 애착관계를 형성하게 되었고, 사건본인의 모가 보호소년이기 때문에 사건본인의 국내입양이 어려울 것이라는 것과 홀트 등 국외입양기관의 입양절차의 문제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민법상 친양자입양 허가만을 구하고 있다(이 사건 외에도 ○○○○에서 보호 중인 아동을 대상으로 한 민법상 친양자 입양 청구와 미성년후견인 허가 청구가 이어지고 있다).

라) 입양특례법에서는 입양절차에 관하여 상세히 규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입양기관을 운영하려는 자는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른 사회복지법인으로서 보건복지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위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입양알선 업무를 행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20조 제1항 , 제44조 제1항 제2호 ), 외국인으로부터 입양알선을 의뢰받은 입양기관의 장은 입양알선을 하려면 보건복지부장관이 발행한 해외이주허가서를 첨부하여 가정법원에 입양허가를 신청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19조 제1항 ). 그런데 청구인들은 ○○○○이 입양기관이 아니고 형식적으로 사건본인의 모로부터 직접 동의를 받았다는 이유로 민법상 입양청구를 하였는바,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입양알선기관을 거치지 않은 채 양친이 될 사람과 요보호아동의 부모 또는 후견인이 위탁계약을 체결한 후 민법상 친양자 입양을 통해 요보호아동을 국외로 입양하는 것은 국내입양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국외입양을 감축하고자 하는 입양특례법의 입법취지를 우회적으로 일탈하는 결과가 된다.

마) 또한, 입양특례법은 양친이 될 자격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고 입양기관의 장으로 하여금 입양이 성립된 후 상당한 기간 양친과 양자의 상호적응을 위하여 사후관리를 하고, 입양기관의 장으로 하여금 해당 국가의 협력기관을 통하여 입양아동이 입양된 국가의 국적을 취득하였는지 확인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도록 하는 등 사후서비스 제공을 규정하고 있는데 민법상 친양자 입양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위와 같은 사후관리가 불가능하고, 입양특례법은 양자가 된 사람이 중앙입양원 또는 입양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입양정보의 공개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여 차후에 자신의 친부모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나 민법상 친양자 입양이 된 경우 그러한 기회가 제공되지 않으므로 입양특례법의 적용을 받아야할 사건본인에 대하여 친양자 입양청구를 받아들이는 것이 사건본인의 복리에 반드시 부합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4) 소결론

사건본인에 대한 입양은 원칙적으로 입양특례법에 따라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다. 입양특례법상 입양요건의 구비여부

청구인들은 사건본인에 대하여 민법상 친양자입양을 청구하였을 뿐, 입양특례법 제11조 제1항 , 제3항 등에서 정한 서류를 제출하여 가정법원의 허가를 신청하고 있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청구인들이 제출하고 있는 자료만으로는 입양특례법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청구인들의 사건본인에 대한 입양은 허가될 수 없다.

라. 친양자입양의 허가 여부

입양에 관하여는 입양특례법과 민법이 규정하고 있고, 입양특례법 제42조 는 ‘입양에 관하여 이 법에 특별히 규정한 사항을 제외하고는 민법에서 정한 바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법률규정의 문언 외에 입양특례법이 양자가 될 자격과 양친이 될 자격에 대해서 더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는 등 입양절차에 관하여 상세히 규율하고 있는 점, 입양을 신청(청구)할 때에 제출하여야 하는 서류의 종류나 내용이 다른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입양특례법은 입양에 관하여 민법의 특별법에 해당하므로, 입양특례법이 적용되는 경우에는 위 법에 따른 입양의 신청만 가능하고, 위 법이 적용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한하여 민법상 입양의 청구가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청구인들이 입양특례법에 따르지 아니하고 민법상 친양자입양을 청구하였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사건본인에 대한 입양은 원칙적으로 입양특례법에 따른 절차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친양자입양은 실질적으로 입양특례법상 입양의 요건을 갖추지 아니하는 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한 제1심심판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청구인들의 항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판사   엄상섭(재판장) 김영주 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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