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인천지법 1998. 8. 6. 선고 96가합11989 판결 : 항소
[손해배상(기) ][하집1998-2, 209]
판시사항

[1] 사립대학에서 공립대학으로의 설립자변경 인가처분의 법적 성질

[2] 사립대학이 공립대학으로 설립자변경이 된 경우, 사립대학 직원의 신분관계의 당연 종료 여부(적극) 및 종전 사립대학 직원에 대한 공립대학 직원으로의 임용 여부가 임용권자의 재량행위에 속하는지 여부(적극)

[3] 사립학교의 설립자변경에 따라 새로운 설립자가 된 지방자치단체장이 종전 직원들에게 임용을 약정하고 감독관청 역시 직원의 신분보장에 관하여 보완지시한 경우, 종전 직원들은 임용권자에 대하여 조리상 지방공무원으로의 임용을 신청할 권리가 있다고 본 사례

[4] 사립학교의 설립자변경에 따라 새로운 설립자가 된 지방자치단체장이 종전 직원들의 임용제청 여부를 결정하면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 없이 임용심사위원회의 평정 결과만으로 일부 직원들의 임용을 거부한 경우,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5] 사립학교를 시립화하는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이 종전 직원들에 대하여 한 임용거부처분이 재량권 일탈로 판결에 의해 취소된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직무집행상의 고의 또는 과실이 인정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교육부장관의 사립대학에서 공립대학으로의 설립자변경 인가처분은 당사자 간의 설립자변경 행위를 보완하여 그 법률효과를 완성시키는 의미에서의 인가처분일 뿐만 아니라, 사실상 사립대학을 폐지하고 새로운 공립대학을 설립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2] 사립대학이 공립대학으로 설립자변경이 된 경우, 사립대학 직원의 신분관계는 임용권자의 공무원 임용이라는 새로운 신분관계의 설정행위가 없는 이상 설립자변경으로 당연히 종료되고, 이러한 경우 임용권자가 종전 사립대학 직원을 공립대학 직원으로 다시 임용할 것인가의 여부는 결국 임용권자의 판단에 따른 재량행위에 속한다.

[3] 사립대학에서 공립대학으로 설립자변경에 따라 새로운 설립자가 된 지방자치단체장이 종전 직원들에 대하여 임용 약정을 하고 감독관청 역시 직원의 신분보장에 관하여 보완지시를 한 경우, 설립자변경 과정에서의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감독관청의 지위 및 임무 등에 비추어 볼 때, 사립학교의 종전 직원들은 임용권자에 대하여 조리상 지방공무원으로의 임용을 신청할 권리가 있다고 본 사례.

[4] 사립대학에서 공립대학으로의 설립자변경에 따라 새로운 설립자가 된 지방자치단체장이 종전 직원들의 임용제청 여부를 결정하면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평가기준 없이 임용심사위원회의 평정 결과만으로 일부 직원들의 임용을 거부한 것은 재량권의 일탈·남용으로서 위법하다고 본 사례.

[5] 사립대학에서 공립대학으로 설립자변경이 된 경우 종전 직원들을 공무원으로 임용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임용권자의 재량행위로서, 예외적으로 사립학교의 종전 직원들에게 임용을 신청할 조리상의 권리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로써 새로이 설립자가 된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위 직원들을 반드시 임용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며, 행정공무원이 위와 같이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조리상의 권리 유무까지 판단하기는 어렵고, 공립대학 직원은 그 신분이 공무원으로서 그 법률관계가 공법관계인데 교육법 등 관계 법령에 이와 같은 설립자변경의 경우 새로운 설립자로 하여금 종전 사립대학 직원에 대한 임용의무를 지우거나 그 임용절차 및 요건 등에 관하여 아무런 근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비록 종전 직원들에 대한 임용거부처분이 나중에 판결에 의하여 그 처분의 절차나 기준에 객관성이나 합리성이 부족하여 결과적으로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서 취소되었다 하더라도, 지방자치단체장이 그 약정 및 감독관청의 지시에 따라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상당한 절차와 기준을 마련하여 특별임용시험을 실시케 한 다음 그 결과에 따라 처분을 한 이상 어떠한 직무집행상의 고의나 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참조판례

[1][2][3][4]

원고

민경석 외 23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신화 담당변호사 조영황 외 1인)

피고

인천광역시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동호합동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이진우 외 1인)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별지 손해배상액표 (4)항 합계란 기재 돈 및 이에 대한 1997. 10. 1.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푼,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돈을, 원고 민경석, 이병욱, 한경식, 김영종, 권기채, 김명돌, 최명철, 이종권, 강봉윤, 정상원, 이소형, 이명규에게 각 1997. 10. 1.부터 위 원고들에 대한 임용절차가 이행될 때까지 매월 별지 (5)항 기재 금액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 민경석, 이병욱, 한경식, 김영종, 권기채, 김명돌, 최명철, 이종권, 강봉윤, 정상원, 이소형, 이명규는 학교법인 선인학원 산하 인천대학교 또는 인천전문대학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이고(이하 위 원고들은 원고 직원들이라 한다), 나머지 원고들은 각 위 원고들의 배우자들이다.

나. 학교법인 선인학원 이사회는 1993. 12. 선인학원이 설립 운영하던 인천대학교와 인천전문대학(이하 이 사건 학교들이라고 한다)을 비롯한 산하 모든 교육기관을 인천광역시(당시는 인천직할시)로 이관하여 시립화하기로 의결하고 1993. 12. 30. 인천광역시장과 이 사건 학교의 설립자를 선인학원에서 인천광역시장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학교법인 선인학원 시립화를 위한 산하 각급 학교 인계인수약정'을 체결하였는데, 그 약정에 의하면 선인학원 산하 각급 학교에 소속된 직원들의 신분관계에 대하여 법인 정관에 규정된 정원 내의 현원을 전원 관계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지방공무원으로 임용하되, 지방공무원 특별임용요건을 갖추지 못한 자에 대하여도 특별조치를 강구하여 전원 임용하기로 하였다.

다. 한편 선인학원으로부터 학교설립자변경신청을 받은 교육부장관은 1993. 12. 30. 인천대학교 등 각급 학교의 공립화에 따른 민원이나 물의가 없도록 철저를 기할 것을 당부하면서 일반직원에 대하여는 정원확보 및 관계 법령 개정 추진 방안과 특별임용 결격사유자에 대한 구제방안을 마련할 것 등을 보완 지시한 다음 1994. 1. 15. 교육법 제85조 에 의한 인천대학교 설립자변경인가를 하면서 그 인가의 효력발생시점을 같은 해 3. 1.로 하였고, 같은 해 2. 4. 인천광역시장을 이 사건 학교들의 개교사무처리취급책임자로 임명하였다.

라. 인천광역시장은 1994. 2. 14. 인천시의 별정직공무원의 종류에 교육행정업무담당 별정직공무원을 추가하고 그 임용시험에 필기시험을 면제하여 면접과 서류전형만으로 신규임용할 수 있도록 인천직할시지방별정직공무원등의임용자격규정을 개정한 다음 피고 인사위원회로 하여금 특별임용시험을 시행하도록 하였고, 위 인사위원회는 같은 달 25. 면접시험을 시행하면서 시험위원으로 위촉한 5인의 위원으로 하여금 공무원으로서의 정신자세, 전문지식과 응용능력, 의사발표의 정확성과 논리성, 용모 예의 품행 및 성실성, 창의력, 의지력 기타 발전가능성의 5가지 평정요소에 대하여 상(3점) 중(2점) 하(1점)로 평가하도록 한 다음 각 면접위원이 평정한 합계 점수의 평균이 10점 미만이거나 5가지 평정요소 중 어느 하나의 평정요소에 대하여 시험위원 2인 이상이 하로 평가한 경우에는 불합격인 것으로 정하여 원고 직원들을 포함하여 이러한 경우에 해당하는 15인을 제외한 175명을 최종합격자로 결정하였으며, 인천광역시장은 이에 따라 합격자로 결정된 175인에 대하여 특별임용하면서 원고 직원들에 대하여는 1994학년도 업무분담에서 전부 배제하는 방법으로 임용거부처분을 하였다.

마. 이에 원고 직원들은 서울고등법원 94구37044호로 인천광역시장을 상대로 위 임용거부처분의 무효확인, 취소 또는 위법확인 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 서울고등법원은 1996. 4. 18. '이 사건 학교들은 사립학교에서 공립학교로 변하는 것일 뿐 그 동일성은 유지되므로 직원들의 근로계약관계도 그대로 승계되고, 또 인천광역시장이 임용을 약속하였으므로 인천광역시장은 법령상의 장애사유가 없는 한 원고 직원들을 지방공무원으로 임용할 의무가 있는데, 인사위원회의 평정요소는 어느 것이나 객관적인 기준이 없어 평정자의 주관적·자의적인 평가에 의존함을 벗어날 수 없고, 단시간의 면접시험으로 옳게 평가될 수 있는 성질도 아니며, 그 평가를 위해 면접시험에서 제시된 문항 등에 대한 원고 직원들의 응답이나 그에 대한 평가가 어떠하였는가 하는 점에 대하여도 아무 기록이 없는 점, 그 밖에 위 평정을 뒷받침할 인사자료 등 객관적인 증빙도 구비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인사위원회의 평정은 자의적인 성질을 벗어날 수 없어 그 평가 결과에 따라 원고 직원들만을 임용에서 제외한 것은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며 위 거부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하였고, 대법원은 1997. 10. 10. "원고 직원들과 종전 사립대학 사이의 근로관계가 새로운 설립자에게 그대로 승계된다고 한 고등법원의 판단은 설립자 변경의 성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나, 위와 같은 인사위원회의 평정 결과만으로 원고 직원들에 대한 임용을 거부한 것은 결국 지방공무원 임용에 관한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므로 원심의 판단은 결론적으로 정당하다."며 인천광역시장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2. 원고들의 주장

피고의 위 임용거부처분은 위 약정과 설립자변경의 법리에 위배하여 원고들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위법행위이고, 원고 직원들은 피고의 불법행위로 말미암아 1994. 3.부터 매월 지급받던 급여를 받지 못하고, 그 배우자들인 나머지 원고들과 함께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의 이러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3. 판 단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 직원들에 대하여 임용거부처분을 한 것은 인천광역시장이나, 피고에게 사용자책임을 묻는 것으로 보고 판단한다.)

사립대학에서 공립대학으로의 설립자변경 인가처분은 당사자 간의 설립자 변경 행위를 보완하여 그 법률효과를 완성시키는 의미에서의 인가처분일 뿐 아니라, 사실상 사립대학을 폐지하고 새로운 공립대학을 설립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사립대학 직원의 신분관계는 임용권자의 공무원 임용이라는 새로운 신분관계의 설정행위가 없는 이상 설립자변경으로 당연히 종료되고, 이러한 경우 임용권자가 종전 사립대학 직원을 공립대학 직원으로 다시 임용할 것인가의 여부는 결국 임용권자의 판단에 따른 재량행위에 속한다.

다만, 인천광역시장의 위와 같은 약정과 교육부장관의 위와 같은 지시, 그들의 설립자변경 과정에서의 지위 및 임무 등에 비추어 원고 직원들은 임용권자에 대하여 조리상 지방공무원으로의 임용을 신청할 권리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인천광역시장으로서는 관계 법령에서 정한 임용요건과 절차에 따라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임용 여부를 결정하여야 할 것인데, 객관성을 담보할 만한 세부적인 평가기준이나 평정 결과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증빙자료가 없는 위와 같은 인사위원회의 평정 결과만으로 원고 직원들에 대한 임용을 거부한 것은 지방공무원임용에 관한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어서 위법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공무원의 임용행위가 원칙적으로 임용권자의 재량행위임에는 변함이 없고, 원고 직원들의 경우 예외적으로 위와 같은 특수한 사정 때문에 임용을 신청할 조리상의 권리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그렇다고 하여 인천광역시장에게 원고 직원들을 반드시 임용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며, 행정공무원이 위와 같이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조리상의 권리 유무까지 판단하기는 어렵고, 공립대학 직원은 사립대학 직원과는 달리 그 신분이 공무원으로서 그 법률관계가 공법관계인데 교육법, 사립학교법, 지방공무원법 등의 관련 법령에 이와 같은 설립자변경의 경우 새로운 설립자로 하여금 종전 사립대학 직원에 대한 임용의무를 지우거나 그 임용절차 및 요건 등에 관하여 아무런 근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원고 직원들에 대한 임용거부처분이 나중에 판결에 의하여 그 처분의 절차나 기준에 객관성이나 합리성이 부족하여 결과적으로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서 취소되었다 하더라도, 인천광역시장이 위 약정과 지시에 따라 나름대로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상당한 절차와 기준을 마련하여 특별임용시험을 실시케 한 다음 그 결과에 따라 그 처분을 한 이상 인천광역시장에게 그와 같은 처분을 한 데 있어 어떤 직무집행상의 고의나 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법원 1994. 11. 8. 선고 94다26141 판결 참조).

뿐만 아니라, 인천광역시장에게 원고 직원들을 반드시 임용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고, 임용이 거부된 사람이 190명 중 15명에 지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위법한 처분이 없었다 하여, 즉 관계 법령에서 정한 임용요건과 절차에 따라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임용 여부를 결정하였다 하여 원고 직원들이 모두, 그것도 그 주장과 같은 직급에 임용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또한 거부처분이 판결로 취소되었다 하여 바로 적극적인 처분 곧 임용처분이 있는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하는 것도 아니므로(따라서 원고 직원들은 간접강제의 절차에 따라 조속한 권리의 실현을 꾀해야 할 것이고, 실제 원고 민경석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 직원들은 그 절차에 따라 상당한 권리구제를 받았다.), 이 사건 임용거부처분으로 원고들의 주장과 같은 손해가 발생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에게 불법행위가 성립됨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건일(재판장) 김종석 김상규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