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2두7950 판결
[토지보상금증액][공2015하,1401]
판시사항

수용대상 토지에 관하여 특정 시점에서 용도지역 등의 지정 또는 변경을 하지 않은 것이 특정 공익사업의 시행을 위한 것인 경우, 공익사업의 시행을 직접 목적으로 하는 제한으로 보아 용도지역 등의 지정 또는 변경이 이루어진 상태를 상정하여 토지가격을 평가해야 하는지 여부(적극) 및 특정 공익사업의 시행을 위하여 용도지역 등의 지정 또는 변경을 하지 않았다고 보기 위한 요건

판결요지

구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2012. 1. 2. 국토해양부령 제4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제1항 , 제2항 의 규정 내용, 상호 관계와 입법 취지, 용도지역·지구·구역(이하 ‘용도지역 등’이라 한다)의 지정 또는 변경행위의 법적 성질과 사법심사의 범위, 용도지역 등이 토지의 가격형성에 미치는 영향의 중대성 및 공익사업을 위하여 취득하는 토지에 대한 보상액 산정을 위하여 토지가격을 평가할 때 일반적 계획제한에 해당하는 용도지역 등의 지정 또는 변경이라도 특정 공익사업의 시행을 위한 것이라면 당해 공익사업의 시행을 직접 목적으로 하는 제한이라고 보아야 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어느 수용대상 토지에 관하여 특정 시점에서 용도지역 등의 지정 또는 변경을 하지 않은 것이 특정 공익사업의 시행을 위한 것일 경우 이는 당해 공익사업의 시행을 직접 목적으로 하는 제한이라고 보아 용도지역 등의 지정 또는 변경이 이루어진 상태를 상정하여 토지가격을 평가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특정 공익사업의 시행을 위하여 용도지역 등의 지정 또는 변경을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으려면, 토지가 특정 공익사업에 제공된다는 사정을 배제할 경우 용도지역 등의 지정 또는 변경을 하지 않은 행위가 계획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함이 객관적으로 명백하여야만 한다.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케이씨엘 담당변호사 유지담 외 3인)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서울특별시 강남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바른 담당변호사 정기돈 외 2인)

피고 보조참가인

서울특별시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종복)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각 보충서의 기재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원고의 상고이유 제1, 3점, 피고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1) 구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2011. 8. 4. 법률 제1101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70조 제2항 은 “토지에 대한 보상액은 원칙적으로 가격시점에 있어서의 현실적인 이용상황과 일반적인 이용방법에 의한 객관적 상황을 고려하여 산정하되, 일시적인 이용상황 등은 이를 고려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 구체적인 보상액 산정 및 평가방법을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도록 한 법 제70조 제6항 의 위임을 받은 구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2012. 1. 2. 국토해양부령 제4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 시행규칙’이라 한다) 제24조 는 “관계 법령에 의하여 허가를 받거나 신고를 하고 형질변경을 하여야 하는 토지를 허가를 받지 아니하거나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형질변경한 토지(이하 ‘불법형질변경토지’라 한다)에 대하여는 토지가 형질변경될 당시의 이용상황을 상정하여 평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토지에 대한 보상액은 현실적인 이용상황에 따라 산정함이 원칙이므로, 수용대상 토지의 이용상황이 일시적이라거나 불법형질변경토지라는 이유로 본래의 이용상황 또는 형질변경 당시의 이용상황에 의하여 보상액을 산정하기 위해서는 그와 같은 예외적인 보상액 산정방법의 적용을 주장하는 쪽에서 수용대상 토지가 불법형질변경토지임을 증명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1두2521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위와 같이 불법형질변경의 경우 형질변경 당시의 현황으로 평가한다는 취지의 규정은 1995. 1. 7. 구 공공용지의 취득 및 손실보상에 관한 특례법 시행규칙(2002. 12. 31. 건설교통부령 제344호 법 시행규칙 부칙 제2조로 폐지)이 건설교통부령 제3호로 개정되면서 제6조 제6항 에 최초로 신설되었는데, 그 부칙 제4항에서 위 시행규칙 시행 이전에 공공사업 시행지구에 편입된 경우에는 종전의 규정에 의하도록 하는 경과규정을 두었고, 법 시행규칙 부칙(2002. 12. 31.) 제6조도 1995. 1. 7. 당시 공익사업 시행지구에 편입된 불법형질변경토지에 대하여는 제24조 의 규정에 불구하고 이를 현실적인 이용상황에 따라 보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1995. 1. 7. 이전에 이미 도시계획시설의 부지로 결정·고시되는 등 공공사업 시행지구에 편입되고 불법으로 형질변경이 된 토지에 대하여는 형질변경이 될 당시의 토지이용상황을 상정하여 평가하도록 규정한 위 시행규칙 제6조 제6항 또는 법 시행규칙 제24조 를 적용할 수 없고, 일시적인 이용상황이 아닌 한 현실적인 이용상황에 따라 평가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8. 5. 15. 선고 2006두16007, 16014 판결 등 참조).

2) 법 제70조 제6항 의 위임을 받은 법 시행규칙 제23조 제1항 은 “공법상 제한을 받는 토지에 대하여는 제한받는 상태대로 평가한다. 다만 그 공법상 제한이 당해 공익사업의 시행을 직접 목적으로 하여 가하여진 경우에는 제한이 없는 상태를 상정하여 평가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항 은 “당해 공익사업의 시행을 직접 목적으로 하여 용도지역 또는 용도지구 등이 변경된 토지에 대하여는 변경되기 전의 용도지역 또는 용도지구 등을 기준으로 평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공법상 제한을 받는 토지에 대한 보상액을 산정할 때에 해당 공법상 제한이 용도지역·지구·구역(이하 ‘용도지역 등’이라 한다)의 지정 또는 변경과 같이 그 자체로 제한목적이 달성되는 일반적 계획제한으로서 구체적 도시계획사업과 직접 관련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한 제한을 받는 상태 그대로 평가하여야 하지만, 도로·공원 등 특정 도시계획시설의 설치를 위한 계획결정과 같이 구체적 사업이 따르는 개별적 계획제한이거나 일반적 계획제한에 해당하는 용도지역 등의 지정 또는 변경에 따른 제한이더라도 그 용도지역 등의 지정 또는 변경이 특정 공익사업의 시행을 위한 것일 때에는 당해 공익사업의 시행을 직접 목적으로 하는 제한으로 보아 위 제한을 받지 아니하는 상태를 상정하여 평가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2두1020 판결 등 참조). 한편 이와 같은 법 시행규칙 제23조 제1항 단서와 제2항 은 모두 당해 공공사업의 영향을 배제하여 정당한 보상을 실현하려는 데 그 입법 취지가 있다(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6두11507 판결 참조).

그리고 용도지역 등의 지정 또는 변경행위는 전문적·기술적 판단에 기초하여 행하여지는 일종의 행정계획으로서 재량행위라 할 것이지만, 행정주체가 가지는 이와 같은 계획재량은 그 행정계획에 관련되는 자들의 이익을 공익과 사익 사이에서는 물론이고 공익 상호 간과 사익 상호 간에도 정당하게 비교·교량하여야 하고 그 비교·교량은 비례의 원칙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만약 행정주체가 행정계획을 입안·결정함에 있어서 이익형량을 전혀 행하지 아니하였거나 이익형량의 고려대상에 마땅히 포함시켜야 할 중요한 사항을 누락한 경우 또는 이익형량을 하였으나 그것이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게 된 경우에는 그 행정계획결정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 대법원 2005. 3. 10. 선고 2002두5474 판결 , 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1두31093 판결 등 참조).

이상과 같은 법 시행규칙 제23조 제1항 , 제2항 의 규정 내용, 상호 관계와 그 입법 취지, 용도지역 등의 지정 또는 변경행위의 법적 성질과 그 사법심사의 범위, 용도지역 등이 토지의 가격형성에 미치는 영향의 중대성 및 공익사업을 위하여 취득하는 토지에 대한 보상액 산정을 위하여 토지가격을 평가할 때 일반적 계획제한에 해당하는 용도지역 등의 지정 또는 변경이라도 특정 공익사업의 시행을 위한 것이라면 당해 공익사업의 시행을 직접 목적으로 하는 제한이라고 보아야 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어느 수용대상 토지에 관하여 특정 시점에서 용도지역 등의 지정 또는 변경을 하지 않은 것이 특정 공익사업의 시행을 위한 것일 경우 이는 당해 공익사업의 시행을 직접 목적으로 하는 제한이라고 보아 그 용도지역 등의 지정 또는 변경이 이루어진 상태를 상정하여 토지가격을 평가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특정 공익사업의 시행을 위하여 용도지역 등의 지정 또는 변경을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으려면, 그 토지가 특정 공익사업에 제공된다는 사정을 배제할 경우 용도지역 등의 지정 또는 변경을 하지 않은 행위가 계획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함이 객관적으로 명백하여야만 할 것이다.

나.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서울 강남구 (주소 1 생략) 임야 2,959㎡(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는 매봉산의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고 그 지목은 임야인데, 1977. 7. 9. 도시계획시설인 근린공원의 부지로 결정·고시되었다. 그 당시 이 사건 토지의 북쪽과 서쪽으로는 자연림 상태의 임야지대가 형성되어 있었고, 동쪽으로는 주택으로 이루어진 주거지대와 전·답으로 이루어진 농경지대가 형성되어 있었으며, 남쪽으로는 비포장도로로 보이는 대로에 접하고 있었다.

나) 1980년대 들어 위 대로의 남쪽에 있던 농지가 대지로 변경되기 시작하였고 1988년경부터 이 사건 토지의 서쪽에 논현로 개설공사가 진행되어 논현로 서쪽의 임야지대가 대지로 변경되었다.

다) 이 사건 토지는 용도지역이 주거지역 또는 일반주거지역이었다가 2003. 10. 20.경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의 일반주거지역 종세분화 조치에 따라 제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되었다. 한편 서울특별시 일반주거지역 세분화 매뉴얼에 따르면, 제1종 일반주거지역은 저층주택을 중심으로 편리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지역이고, 제2종 일반주거지역은 중층주택을 중심으로 편리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지역이며, 제3종 일반주거지역은 중·고층주택을 중심으로 편리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지역을 가리킨다.

라) 이 사건 토지는 현재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지하철 3호선 매봉역의 서쪽 인근에 남쪽으로는 남부순환로에, 서쪽으로는 논현로에 접하는 상태로 위치하고 있다. 이 사건 토지의 논현로 건너편으로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형성되어 있고, 남부순환로 건너편으로는 근린생활시설 및 주택 등이 있으며, 동쪽 및 북쪽으로는 순수 자연림 상태의 시가지 주변 임야지대가 있다.

마) 이 사건 토지는 2002. 9. 16. 사업인정고시 당시 서울 강남구 (주소 1 생략) 임야 856㎡, (주소 2 생략) 임야 117㎡, (주소 3 생략) 임야 102㎡, (주소 4 생략) 임야 1,884㎡(이하 위 (주소 1 생략) 토지를 ‘병합 전 (주소 1 생략) 토지’로, 나머지 토지를 그 지번으로 특정한다) 등 4필지의 토지였는데 2007. 5. 11.경 이 사건 토지로 병합되었다. 이 사건 토지 중 병합 전 (주소 1 생략) 토지 부분은 1977년경부터 무단으로 형질변경되어 조경수 등이 식재되어 있고, (주소 2 생략) 토지 부분도 무단으로 형질변경되어 주차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는 반면, (주소 3 생략) 토지와 (주소 4 생략) 토지 부분은 참나무 등 잡목이 우거진 자연림 상태의 토지이다.

바) 이 사건 토지 인근의 남부순환로나 논현로에 직접 맞닿은 토지들 중 이 사건 토지와 같이 근린공원(도곡공원) 부지로 결정·고시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되어 상업용 부지 혹은 대규모 아파트 부지로 이용되고 있다.

2) 원심은, 가) 공법상 제한이 없는 상태를 상정한다는 규정의 의미는 일반적인 경우 당해 공익사업의 시행을 직접 목적으로 한 공법상 제한이 가하여지기 이전의 토지 이용상황을 기초로 그 손실보상액을 평가한다는 것을 말하나, 수용대상 토지 및 주변 토지의 현황과 그 이용상황의 변천 과정, 관련 공법상 제한의 내용 등의 여러 정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공법상 제한이 가하여지지 않았더라면 당해 토지의 이용상황이 가격시점 당시 다른 이용상황으로 변경되었을 것이라는 점에 관한 고도의 개연성이 인정되는 경우 등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예외적으로 그와 같이 추정되는 가격시점 당시의 이용상황을 기초로 손실보상액을 정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고 전제한 다음, 나) 이 사건 토지가 당해 공익사업에 따라 공원용지로 지정되지 않았더라면 병합 전 (주소 1 생략) 토지와 (주소 2 생략) 토지 부분은 가격시점 당시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분류되어 상업용 부지로 이용되었을 것이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인정되므로 위 토지 부분에 대하여는 그 용도지역이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서 상업용 부지로 이용되는 것을 전제로 하여 손실보상액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판단하는 한편 (주소 3 생략) 토지와 (주소 4 생략) 토지 부분은 임야인 이용상황 및 다른 공법상의 이용 제한 등을 감안할 때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가격시점 당시 원고가 주장하는 다른 이용상황으로 변경되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다. 이 사건 토지 중 (주소 3 생략) 토지와 (주소 4 생략) 토지 부분에 관하여 원심이 판시한 사정들, 즉 ① 도로에 접하지 않은 후면 상단부에 위치하고 주로 자연림이 식재되어 있는 등 그 현황에 비추어 주변 임야지대의 연장선상에 있는 토지로 보는 것이 적합하고, 하단부에 위치한 토지들과는 뚜렷이 구별되는 이용상황을 나타내는 점, ② 경사도가 10도 이상인 가파른 구릉지역에 해당되고, 입목본수도 또한 개발행위허가를 제한하는 수준인 51%를 넉넉히 상회할 것으로 보이는 점, ③ 도시기반시설이 전혀 정비되어 있지 않고 이용상황의 전환 시 많은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도시생태환경적 관점에서도 보존 가치가 있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부분 토지가 공원용지로 지정되었다는 사정을 배제한 상태에서 판단할 때, 참가인이 2003. 10. 20.경 일반주거지역 종세분화 조치 당시 이 부분 토지를 제2종 일반주거지역 또는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분류·지정하지 아니하고 제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분류·지정한 것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계획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심은 그 이유설시에 있어 부적절한 부분이 있지만, (주소 3 생략) 토지와 (주소 4 생략) 토지 부분에 대하여 실제와 같이 용도지역은 제1종 일반주거지역, 이용상황은 임야임을 전제로 하여 평가한 감정결과를 채택한 조치는 정당하다고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원고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법상 제한을 받는 토지의 수용보상금 평가방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라. 그러나 원심의 판단 중 병합 전 (주소 1 생략) 토지와 (주소 2 생략) 토지 부분에 대하여 그 용도지역이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된 상태를 상정하여 손실보상액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판단한 부분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를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앞서 본 법리 및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토지는 1995. 1. 7. 이전에 이미 도시계획시설의 부지로 결정·고시되었고, 이 사건 토지 중 병합 전 (주소 1 생략) 토지 부분은 1977년경부터 무단으로 형질변경되어 조경수 등이 식재되어 있고, (주소 2 생략) 토지 부분도 무단으로 형질변경되어 주차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었으므로, 달리 병합 전 (주소 1 생략) 토지와 (주소 2 생략) 토지 부분이 1995. 1. 7. 이후에서야 무단으로 형질변경되었다거나 그와 같은 형질변경에 따른 이용상황이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에 대한 피고의 주장·증명이 없는 이상, 그 형질변경의 적법성 여부를 떠나 현실적인 이용상황에 따라 보상가액을 평가하여야 한다.

2) 그런데 이 사건 토지 중 병합 전 (주소 1 생략) 토지와 (주소 2 생략) 토지 부분에 관한 원심판시의 사정들, 즉 ① 주차장으로 이용되거나 조경수가 식재되어 있는 등 오래 전부터 자연림지대를 포함한 인근 토지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이용상황을 보여 온 점, ② 경사도가 그리 높지 않고, 판매 목적으로 식재된 조경수를 제외하고는 입목본수도 개발행위허가가 제한되는 수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점, ③ 주요 간선도로에 접하여 교통환경이 양호하고 역세권 내에 포함된 지역에 해당되며 정비를 통해 인근의 주거 및 근린상업시설 등과의 조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는 등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서의 입지조건을 갖춘 점, ④ 인근 토지들 중 이 부분 토지와 위치적 특성 또는 현황이 유사한 대부분의 토지들이 참가인의 일반주거지역 종세분화 조치 당시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되어 상업용 부지로 이용되고 있는 점, ⑤ 토지의 위치와 형상 등에 비추어 이용상황의 변경에 따라 개발비용이 과다하게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 점 등의 사정만으로는, 이 부분 토지가 공원용지로 지정되었다는 사정을 배제한 상태에서 판단할 때 참가인이 2003. 10. 20.경 일반주거지역 종세분화 조치 당시 이 부분 토지를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분류·지정하지 아니한 것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계획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한다는 점이 분명하지 아니하다.

원심으로서는 앞서 본 법리에 따라, 병합 전 (주소 1 생략) 토지와 (주소 2 생략) 토지 부분이 주차장으로 이용되거나 조경수가 식재되는 등으로 형질변경된 상태를 기준으로, 참가인의 일반주거지역 종세분화 조치 당시 이 부분 토지와 위치, 면적, 형상 등 토지의 특성 및 이용현황이 동일하거나 유사하면서도 공원용지로 지정되지 아니한 토지들의 용도지역 등 지정 현황과 계획재량권 행사의 사무처리 기준이 되는 서울특별시 일반주거지역 세분화 매뉴얼 내용과의 정합성 여부 등을 좀 더 자세히 심리한 다음, 이 부분 토지가 공원용지로 지정되지 않았다고 가정할 때 일반주거지역 종세분화 조치 당시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분류·지정하지 아니한 것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계획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하는지, 그러하지 않다면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분류·지정하지 아니한 것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계획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차례로 따져 보아야 할 것이고, 이러한 점들을 심리한 결과 그 계획재량권의 일탈·남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이 부분 토지의 용도지역이 제3종 또는 제2종 일반주거지역이라고 상정하여 이를 전제로 손실보상액을 정할 수 있을 것이다.

3)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위와 같은 점을 심리하지 아니한 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병합 전 (주소 1 생략) 토지와 (주소 2 생략) 토지 부분의 용도지역이 제3종 일반주거지역이고 위 토지 부분이 상업용 부지로 이용되는 것을 전제로 하여 그 손실보상액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판단하고 말았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법 제70조 제2항 , 법 시행규칙 제23조 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원고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은, 가격시점 당시 이 사건 토지는 1필지에 해당하지만 이는 2007. 5. 11.경 원고의 신청에 따라 병합된 결과일 뿐이고 이 사건 토지는 1971년 매수 당시부터 위 병합 시까지 독립된 4필지의 토지로 소유·관리되어 온 점, 공법상 제한이 없었던 상태를 상정하여 평가하는 이상 해당 기간 동안 당시의 관련 법규에 따라 개발행위허가가 제한되는지 여부 등을 필지별로 판단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토지의 용도지역이나 이용상황은 그 병합 전 필지를 기준으로 하여 개별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토지가 1필지이므로 전체를 단일하게 평가하여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고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일단의 토지의 평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3. 피고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가. 표준지 선정이 위법하다는 주장에 대하여

비교표준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도시지역 내에서는 용도지역을 우선으로 하고, 도시지역 외에서는 현실적 이용상황에 따른 실제 지목을 우선으로 하여 선정하여야 한다. 또한 수용대상 토지가 도시지역 내에 있는 경우 용도지역을 같이 하는 비교표준지가 여러 개 있을 때에는 현실적 이용상황, 공부상 지목, 주위환경, 위치 등의 제반 특성을 참작하여 그 자연적, 사회적 조건이 수용대상 토지와 동일 또는 유사한 토지를 당해 토지에 적용할 비교표준지로 선정하여야 하지만, 이러한 토지가 없다면 지목, 용도, 주위환경, 위치 등의 제반 특성을 참작하여 그 자연적, 사회적 조건이 감정 대상 토지와 동일 또는 가장 유사한 토지를 선정하여야 하고, 표준지와 감정 대상 토지의 용도지역이나 주변 환경 등에 다소 상이한 점이 있더라도 이러한 점은 지역요인이나 개별요인의 분석 등 품등비교에서 참작하면 되는 것이지 그러한 표준지의 선정 자체가 잘못된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6다64627 판결 , 대법원 2011. 9. 8. 선고 2009두4340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이 사건 토지 중 (주소 3 생략) 토지와 (주소 4 생략) 토지 부분에 대한 비교표준지 선정과 관련하여, ① 수용재결 및 이의재결 당시 실시한 감정평가에서 비교표준지로 선정한 서울 강남구 (주소 5 생략) 임야 7,322㎡는 이 사건 토지와 동일한 공원용지에 편입된 기준시점 당시 공시지가가 ㎡당 150,000원에 불과한 토지로서 행정조건 등의 상향조정을 통하여 공법상 제한을 받지 않은 상태로 보정하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는 점, ② 서울 강남구 (주소 6 생략) 대 307㎡는 지목과 이용상황이 이 사건 토지와 그대로 일치하지는 아니하나 이러한 점은 지역요인이나 개별요인의 분석 등 품등비교에서 적절히 참작할 수 있고 기준시점 당시의 용도지역은 일반주거지역으로 대상 토지와 동일하며 공원용지로 편입되지 않은 토지인 점, ③ 이 사건의 경우 현실적으로 서울 강남구 일원에서 공원용지로 지정되어 있지 않은 임야 상태의 표준지를 찾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위 (주소 6 생략) 대 307㎡를 비교표준지로 선정하여 감정평가를 실시한 법원 1차감정(추가보완)이 이 사건 토지 중 (주소 3 생략) 토지와 (주소 4 생략) 토지 부분의 객관적 가치를 제대로 평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이유로 위 감정결과를 채택하였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비교표준지 선정에 관한 법리오해 내지 이유모순의 위법이 없다.

나. 보상선례 참작이 위법하다는 주장에 대하여

손실보상액 산정에 관한 관계 법령의 규정을 종합하여 보면, 수용대상 토지에 대한 보상액을 산정하는 경우 거래사례나 보상선례를 반드시 조사하여 참작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근의 유사한 토지가 거래된 사례나 보상이 된 사례가 있고 그 가격이 정상적인 것으로서 적정한 보상액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임이 증명된 경우에는 그 토지의 정상거래가격을 참작할 수 있고, 보상선례가 인근의 유사한 토지에 관한 것으로서 당해 수용대상 토지의 적정가격을 평가하는 데 있어 중요한 자료가 되는 경우에는 이를 참작함이 타당하다(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6두11507 판결 참조).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서울 강남구 (주소 7 생략) 답 333㎡를 보상선례로 참작하여 이 사건 토지 중 (주소 3 생략) 토지와 (주소 4 생략) 토지 부분의 감정평가를 실시한 법원 1차감정(추가보완)이 적정하다고 보아 그 감정결과를 채택한 것은 정당하다고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토지에 대한 손실보상액 산정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4.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병합 전 (주소 1 생략) 토지와 (주소 2 생략) 토지에 대하여 용도지역이 제3종 일반주거지역이고 상업용 부지로 이용되는 것을 전제로 하여 그 손실보상액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판단한 부분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그대로 유지될 수 없는데, 병합 전 (주소 1 생략) 토지와 (주소 2 생략) 토지 부분 및 (주소 3 생략) 토지와 (주소 4 생략) 토지 부분은 모두 1필지의 일부분이고, 행정소송의 대상이 된 물건 중 일부 항목에 관한 보상액이 과소하고 다른 항목의 보상액은 과다한 경우 그 항목 상호 간의 유용을 허용하여 과다 부분과 과소 부분을 합산하여 보상금의 합계액을 결정하여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판결 중 병합 전 (주소 1 생략) 토지와 (주소 2 생략) 토지 부분뿐만 아니라 (주소 3 생략) 토지와 (주소 4 생략) 토지 부분, 이 사건 토지 지상 수목의 보상금 부분을 포함한 피고 패소 부분 전체가 파기되어야 한다.

5.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김용덕 고영한(주심) 김소영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