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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7. 12. 28. 선고 2016헌바281 판례집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4항 제1호 위헌소원]
[판례집29권 2집 337~344]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금융기관 임직원이 직무에 관하여 금품 기타 이익을 1억 원 이상 받으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7. 5. 17. 법률 제8444호로, 개정되고 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4항 제1호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헌법재판소는 헌재 2013. 7. 25. 2011헌바397 등 결정과 헌재 2015. 5. 28. 2013헌바35 등 결정에서, 국민경제와 국민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금융업무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금융기관 임직원의 수재죄를 공무원의 수뢰죄와 같은 수준으로 가중처벌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있고, 수수액이 많을수록 국가경제에 미치는 병폐와 피해가 심화되고 범죄에 대한 비난가능성도 일반적으로 높아진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어서 심판대상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하며, 변호사나 공인회계사 등이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전문영역에서 공정성을 해하는 행위를 하더라도 주로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과 달리, 금융기관 임직원이 불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하여 금융기관의 공공성이 무너지게 되면 경제적 파급력과 사회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심판대상조항이 변호사 등 다른 직역에 종사하는 사람보다 중하게 금융기관 임직원의 수재행위 등을 처벌하더라도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선례의 판시이유는 여전히 타당하고 이 사건에서 선례를 변경할 만한 사정변경이 없다.

한편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되는 금융기관등과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되지 않는 기관들은 업무의 성격이 겹치는 부분이 있더라도 취급하는 업무의 전체 내용, 단체의 조직, 기관의 규모, 기타 법령의 규제 등을 비교하여 보았을 때, 직무와 관련한 수재행위의 위험성과 그로 인한 파급효과, 직무의 공공성의 정도가 같다고 할 수 없어, 심판대상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유남석의 반대의견

우리 법체계상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외에 사인에 대하여 ‘부정한 청탁’을 요건으로 하지 않고 직무관련 수재 등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은 매우 드물고, 수수액에 따라 가중처벌하는 것은 심판대상조항이 유일하다.

금융산업의 발전 및 확대로 인하여 금융기관 임직원의 업무도 다양화되었으므로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심판대상조항은 수수한 금액만을 기준으로 법정형의 하한을 징역 10년 이상으로 높이고 있어, 법관이 작량감경을 하더라도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도록 양형재량의 범위를 극도로 제한하고 있으므로,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

심판대상조항은 금융기관 임직원과 마찬가지로 공공성이 강한 다른 직무 관련 수재죄 등의 법정형과 비교하여 지나치게 과중하다. 즉 파산관재인, 공인회계사, 변호사의 수재행위와 관련한 범죄의 구성요건과 법정형에 비추어 보아도 심판대상조항은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④ 제1항 내지 제3항의 경우에 수수·요구 또는 약속한 금품 기타 이익의 가액(이하 “수수액”이라 한다)이 3천만 원 이상인 때에는 다음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수수액이 1억 원 이상인 때에는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2.∼3. 생략

참조판례

헌재 2013. 7. 25. 2011헌바397 등, 판례집 25-2상, 122, 130-138

헌재 2015. 5. 28. 2013헌바35 등, 판례집 27-1하, 203, 209-211, 213-214

헌재 2016. 12. 29. 2015헌바225 , 판례집 28-2하, 495

당사자

청 구 인김○영대리인 법무법인 청률 (담당변호사 김종운)

당해사건부산고등법원(창원) 2016노89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수재등)

이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투자증권 주식회사의 성과급 계약직 직원으로서 영업부 전문위원 등으로 근무하면서, 2007. 10. 5.부터 같은 달 12일까지 사이에 대출에 대한 수수료 내지 사례금으로 1억 5천만 원을 받은 사실로 기소되었다. 청구인은 창원지방법원에서 징역 5년 및 벌금 1억 5천만 원 등을 선고받고 항소한 뒤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다음부터 ‘특정경제범죄법’이라 한다) 제5조 제4항 제1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 기각되자 2016. 7. 1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특정경제범죄법(2007. 5. 17. 법률 제8444호로 개정되고 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4항 제1호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제5조(수재 등의 죄) ④ 제1항 내지 제3항의 경우에 수수·요구 또는 약속한 금품 기타 이익의 가액(이하 “수수액”이라 한다)이 3천만 원 이상인 때에는 다음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수수액이 1억 원 이상인 때에는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3. 청구인의 주장

특정경제범죄법이 제정될 때와 달리 상시적으로 금융감독이 이루어지고, 많은 사기업이 유사 금융업에 진출하게 되었으므로 금융기관 임직원의 직무 관련 수재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더 이상 타당하지 않다.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은 법관이 작량감경을 하여도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 책임원칙에 위배된다.

심판대상조항은 부정한 청탁이 없어도 금융기관 임직원이 직무와 관련하여 수재행위를 하면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가중처벌하고,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은 공인회계사 등 다른 직역의 수재죄의 법정형보다 높아 형벌의 체계균형성에 위배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되지 아니하는 신용카드회사·캐피탈회사·미소금융재단·전자금융회사·금융지주회사와 비교할 때 심판대상조항은 금융기관의 임직원을 차별취급하고 있고, 금융기관의 계약직 직원까지 임직원으로 취급하는 것도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4. 판 단

가. 헌법재판소는 헌재 2013. 7. 25. 2011헌바397 등 결정과 헌재 2015. 5. 28. 2013헌바35 등 결정에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인 구 특정경제범죄법(2007. 5. 17. 법률 제8444호로 개정되고 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4항 제1호에 대하여 합헌결정을 선고하였다.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금융기관은 사기업이기는 하지만 국민경제와 국민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금융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시장경제질서의 원활한 운용을 위해서는

금융기관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기능을 수행하여야 한다. 금융기관 임직원의 직무와 관련하여 집행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공익이므로 직무관련 수재 등 행위를 공무원의 수뢰죄와 같은 수준으로 처벌하도록 한 것은 합리적 이유가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금융기관의 공공성 확보가 매우 중요한 우리 현실에 근거한 것이므로 외국에 유사 입법례가 없다는 이유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형벌에 해당한다고 말하기 어렵다. 입법자는 금융기관 임직원이 직무에 관하여 1억 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한 경우에 그 범정과 비난가능성의 정도를 높게 평가하여 법률상 감경사유가 없는 한 집행유예를 선고하지 못하도록 입법적 결단을 내린 것으로, 심판대상조항이 법관의 양형결정의 범위를 지나치게 제한한 것이라 할 수도 없다.

직무관련 수재 등 행위는 범행의 동기나 행위의 태양 등이 비교적 정형화되어 있다. 그리고 수수액이 많을수록 국가경제에 미치는 병폐와 피해가 심화되고 범죄에 대한 비난가능성도 일반적으로 높아진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이 금융기관 임직원의 직무관련 수재 등 범죄에 관하여 수수액을 기준으로 단계적으로 가중처벌하도록 정한 데는 수긍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심판대상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2) 금융기관 임직원에게는 공무원이나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공적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에 버금가는 정도의 청렴성과 직무의 불가매수성이 요구된다. 금융기관 임직원이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수수 등 수재행위를 하였을 경우에는 별도의 배임행위가 있는지를 묻지 않고 형사제재를 가함으로써 금융업무와 관련된 각종 비리와 부정의 소지를 없애고, 금융기능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금융기관 임직원의 직무와 관련한 수재행위를 공무원 수뢰죄와 동일하게 처벌하는 데는 합리적 근거가 있다. 변호사나 공인회계사 등이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전문영역에서 공정성을 해하는 행위를 하더라도 주로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과 달리, 금융기관 임직원이 불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하여 금융기관의 공공성이 무너지게 되면 경제적 파급력과 사회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이로 인하여 입법자가 금융기관 임직원에게 특별히 공무원과 같은 수준의 청렴성을 요구하여 심판대상조항이 변호사 등 다른 직역에 종사하는 사람보다 중한 형벌로 금융기관 임직원의 수재행위 등을 처벌하더라도 지나치게 과중하다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나. 위 선례는 심판대상조항이 시행된 기간이 지난 뒤에 선고된 것으로 심판대상조항이 시행되는 동안의 사회상황 등을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선례의 판시이유는 여전히 타당하고 이 사건에서 선례를 변경할 만한 사정변경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다. 한편, 청구인의 주장 중 선례에서 판단하지 아니한 부분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1) 공공성이 있는 기관 또는 단체 중 어느 범위까지 수재등의 행위를 처벌할 것인지 여부는 각 기관 또는 단체의 조직, 업무 성격, 해당 직무를 통해 유·무형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입법자가 선택할 사항으로 입법재량이 인정되는 영역이다(헌재 2016. 12. 29. 2015헌바225 참조).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되는 금융기관등과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되지 않는 기관들은 업무의 성격이 겹치는 부분이 있더라도 취급하는 업무의 전체 내용, 단체의 조직, 기관의 규모, 기타 법령의 규제 등을 비교하여 보았을 때, 직무와 관련한 수재행위의 위험성과 그로 인한 파급효과, 직무의 공공성의 정도가 같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즉,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되지 않지만 금융사무를 취급하는 기관은 1983. 12. 31. 특정경제범죄법이 제정된 뒤 해당 기관의 설치근거법률이 제정된 경우가 대부분으로, 국민 일반의 예금 또는 예탁금 등을 유치하지 아니하거나 대출의 요건과 규모 및 대상이 제한적인 등 한정된 범위에서만 금융업을 영위하는 경우여서 전체 업무의 내용과 단체 조직 등에 비추어 부패행위의 위험성이나 경제에 미치는 위험성이 심판대상조항의 적용대상인 금융기관보다 적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나 평등원칙에 위배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

(2)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금융기관의 계약직 직원까지도 적용대상으로 삼은 것이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청구인이 금융기관 임직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법원이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과 입법취지·보호법익·입법연혁 그리고 법규범의 체계적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심판대상조항을 해석하고 적용하여 판단할 문제이고, 심판대상조항이 헌법에 합치하는지 여부와는 무관한 문제이다.

라. 심판대상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하고, 형벌체계의 균형성이나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5. 결 론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유남석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6.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유남석의 반대의견

우리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심판대상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고, 형벌체계상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한다.

가. 우리 법체계상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1항 외에 사인에 대하여 ‘부정한 청탁’을 요건으로 하지 않고 직무관련 수재 등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은 매우 드물고, 수수액에 따라 가중처벌하는 것은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제4항이 유일하다. 그중 심판대상조항은 금융기관 임직원의 직무관련 수수액이 1억 원 이상일 때에는 범인의 성행, 전과 유무, 범행의 동기, 범행 후의 정황 등 죄질과 상관없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법관으로 하여금 작량감경을 하더라도 별도의 법률상 감경사유가 없는 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법관의 양형재량의 범위를 극도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산업의 발전과 확대에 따라 금융기관의 임직원이 담당하는 업무가 다양화되고 있어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는바, 금융기관의 임직원 모두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공무원과 마찬가지의 청렴의무를 부과하여 금품수수액에 따라 엄격하게 가중처벌하는 것은 그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또한 법원의 양형기준제도를 통하여 수수액 외에도 부정한 업무처리 여부, 금융기관의 재정건전성에 대한 실질적 피해의 정도, 금품수수의 횟수 등 구체적 양형인자를 참작하여 개별책임에 부합하는 양형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심판대상조항이 수수한 금액만을 기준으로 하여 법정형의 하한을 일률적으로 징역 10년 이상으로 높이고 있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 이처럼 심판대상조항은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헌재 2013. 7. 25. 2011헌바397 등 결정의 반대의견 참조).

나. 심판대상조항은 금융기관 임직원과 마찬가지로 공공성이 강한 다른 직무 관련 수재죄 등의 법정형과 비교하여 볼 때 지나치게 과중하다. 파산관재인 등의 수재죄는 부정한 청탁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 점에서 심판대상조항과 같지만, 법정형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금융기관 임

직원의 수재죄에 비하여 낮고(‘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45조, 제655조), 공인회계사의 수재죄는 부정한 청탁을 별도의 구성요건으로 요구하면서도,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낮으며(공인회계사법 제53조 제1항 제1호), 모두 수수액에 따른 법정형 가중조항을 두지 않고 있다. 변호사가 판사·검사 그 밖에 재판·수사기관의 공무원에게 제공하거나 그 공무원과 교제한다는 명목으로 금품 등을 수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병과할 수 있도록 한 것(변호사법 제110조)과 비교하여도,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 등을 1억 원 이상 수수하기만 하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 심판대상조항의 처벌은 과도하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볼 때, 심판대상조항은 형벌체계상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

재판관

재판관 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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