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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2다78702 판결
[부당이득금반환][미간행]
AI 판결요지
이해관계 없는 제3자인 원고가 채무자의 피고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였지만, 채권자인 피고로서는 원고의 변제가 피고의 의사에 반한다는 것을 과실 없이 알지 못하여 유효한 것으로 알고 그 채무의 담보인 근저당권을 말소함으로써 채무자를 상대로 한 채권의 보전이나 행사가 어렵게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민법 제745조 제1항 을 유추적용하여 원고가 피고에게 대위변제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
판시사항

갑이 을의 병 은행에 대한 대출원리금을 대위변제하자 병 은행이 이에 관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한 사안에서, 채권자 병 은행으로서는 갑의 변제가 을의 의사에 반한다는 것을 과실 없이 알지 못하고 그 채무의 담보인 근저당권을 말소함으로써 채무자 을을 상대로 한 채권 보전이나 행사가 어렵게 되었다는 이유로, 민법 제745조 제1항 을 유추적용하여 갑이 병 은행에 위 대위변제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법가 담당변호사 노영대 외 3인)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신한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윤홍근 외 3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원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채택 증거에 의하여 소외 1이 2002. 3. 29. 피고로부터 3억 원을 대출받으면서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피고 앞으로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사실과, 원고가 2004. 9. 3. 소외 1의 피고에 대한 당시까지의 위 대출원리금 303,681,853원을 피고에게 대위변제하고 피고는 위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해 준 사실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의 대위변제로 인하여 피고가 선의로 소외 1 소유의 토지에 관하여 설정해 놓은 근저당권을 말소하였으므로 민법 제745조 제1항 에 따라 원고는 위 대위변제금의 반환을 구할 수 없다는 피고의 항변에 대하여, 원고는 소외 1의 채무를 자신의 채무로 착각하여 피고에게 변제한 것이 아니라 소외 1의 채무임을 잘 알면서 소외 1을 대위하여 변제한다는 의사로써 변제한 것이고, 피고 또한 이를 원고의 채무가 아닌 소외 1의 채무임을 알고서 수령한 것일 뿐이므로 민법 제745조 제1항 의 ‘채무자 아닌 자가 착오로 인하여 타인의 채무를 변제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항변을 배척하고, 위 대위변제금 상당의 부당이득 반환을 구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인용하였다.

2.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수긍할 수 없다.

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2001. 9. 1.부터 2006. 7. 1.까지 주식회사 한국케이블티브이광주중앙방송의 전무였고, 소외 1은 위 회사의 대표이사이던 소외 2의 처(2009. 6. 3. 이혼)로서 1999. 10. 5.부터 위 회사의 본점 건물 부지인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로 되어 있었는데, 소외 1은 2002. 3. 29. 위와 같이 피고로부터 3억 원을 대출받으면서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피고 앞으로 채권최고액 3억 9,00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던 사실, 그 후 이 사건 토지가 2004. 6.경 위 회사에게 이전등기된 다음 원고는 2004. 9. 3. 피고에게 위 대출원리금 303,681,853원을 변제하였고, 이에 피고는 위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해 준 사실, 원고는 위와 같이 대위변제를 하였음을 근거로 하여 소외 1을 상대로 주위적으로는 위 대위변제금 상당의 구상금의 지급을, 예비적으로는 위 대위변제금 상당의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소송( 광주지방법원 2009가합11077호 )을 제기하였으나, 위 법원은 원고의 위 대위변제는 이해관계 없는 제3자인 원고가 채무자인 소외 1의 의사에 반하여 한 것이므로 소외 1에 대한 관계에서 무효이고 그와 같이 변제가 무효인 이상 피고의 소외 1에 대한 대출금채권은 소멸하지 아니한 채 존속하고 있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 역시 기각되어, 위 판결은 2011. 5. 24. 확정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에서라면, 이해관계 없는 제3자인 원고가 채무자인 소외 1의 피고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였지만, 채권자인 피고로서는 원고의 변제가 소외 1의 의사에 반한다는 것을 과실 없이 알지 못하여 유효한 것으로 알고 그 채무의 담보인 근저당권을 말소함으로써 채무자인 소외 1을 상대로 한 채권의 보전이나 행사가 어렵게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민법 제745조 제1항 을 유추적용하여 원고가 피고에게 위 대위변제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나.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의 이 부분 항변을 배척하고 원고의 위 대위변제금 상당의 부당이득 반환청구를 인용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민법 제745조 제1항 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민일영 이인복(주심) 박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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