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레고 쥬리스 에이/에스(LEGO Juris A/S) (소송대리인 변호사 장현진)
피고
주식회사 레고켐 바이오사이언스 (소송대리인 특허법인 플러스 담당변리사 박창희 외 1인)
2020. 10. 15.
주문
1. 특허심판원이 2020. 2. 17. 2018당4003호 사건에 관하여 한 심결 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주문과 같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의 이 사건 등록상표
1) 등록번호/ 출원일/ 등록일(등록결정일): 상표등록 번호생략/ 2015. 11. 24./ 2018. 11. 26.(2018. 9. 10.)
2) 구성:
3) 지정상품: 상품류 구분 제5류의 약제용 시럽, 약제용 정제, 약제용 캡슐, 약학적 제제, 의료용 약제, 인체용 약제, 조제약품, 약제, 동물용 약제, 남성호르몬제, 마약제, 백신, 비타민제, 소염제 및 해열제, 생약, 안과용약제, 항생제, 항암제, 화학요법제, 의료용 미생물
나. 선사용상표들 주1)
주1) 소장에는 선사용상표 1로 ‘ ’, 선사용상표 2로 ‘ ’가 각 기재되어 있으나, 위와 같은 선사용상표들 특정의 근거로 원고가 제출한 갑 제3호증에는 아래 본문 구성과 같은 선사용상표 1, 2의 각 표장만이 나타나 있는바, 일반 수요자들이 해당 각 표장의 요부를 어떻게 인식할 것인지와는 무관하게 일단 선사용상표 1, 2의 표장 구성을 본문 각 구성 표장으로 특정하여 판단한다.
1) 선사용상표 1
가) 구성:
나) 사용상품: 완구류, 블록 완구
다) 사용시기: 1934년
라) 사용자: 원고
2) 선사용상표 1
가) 구성:
나) 사용상품: 완구류, 블록 완구
다) 사용시기: 1934년
라) 사용자: 원고
[원고는 이 사건 소장을 통해 위 선사용상표들의 사용상품에 ‘화장품, 비누’도 포함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가 이 사건에서 이 사건 등록상표의 무효사유로 주장하는 규정은 후술하는 바와 같이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1호 및 동항 제13호 로서 주2) , 위 규정들은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 당시를 기준으로 무효사유를 판단하여야 하는데 주3) , 원고가 이 부분 증명을 위해 제출한 증거방법들(갑 제36호증, 갑 제37호증의 1 내지 3, 갑 제52호증 등)은 모두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일인 2015. 11. 24. 이후 게시된 인터넷 게시물들이고, 달리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 당시 원고가 국내 또는 외국에서 ‘화장품, 비누’에 선사용상표들을 사용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도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심결의 경위
1) 원고는 2018. 11. 30. 특허심판원에 이 사건 등록상표의 상표권자인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등록상표는 국내 일반 수요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선사용상표들과 유사하며 선사용상표들을 용이하게 연상시키므로 이 사건 등록상표가 그 지정상품에 사용될 경우 선사용상표들의 식별력과 명성이 손상될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피청구인이 부정한 목적을 가지고 이 사건 등록상표를 출원하였으므로, 그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이 사건 등록상표에 대한 무효심판을 청구하였다.
2) 이에 특허심판원은 원고의 위 심판청구를 2018당4003 사건으로 심리하여, 2020. 2. 17. 『이 사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은 선사용상표들의 사용상품과 경제적 견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레고식 생산방법’이 부품을 규격화해 필요에 따라 붙였다 할 수 있는 생산방식으로 소개, 사용되고 있는 점, ‘약제류’의 경우 약사법에 따라 약제의 부작용을 방지하는 소정의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하는 점 등을 감안하면, 비록 선사용상표들이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 당시에 국내에서 ‘완구류’에 관하여 일반 수요자에게까지 널리 알려졌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등록상표를 ‘약제류’ 등의 지정상품에 사용하는 경우 선사용상표들이 가지고 있는 신용 및 고객흡인력을 실추 또는 희석화 시킨다거나 좋은 이미지나 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등록상표는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0호 주4) 에 해당하지 않으며, 이 사건 등록상표는 ‘레고켐파마’ 전체로서 호칭되거나, ‘PHARMA’가 식별력이 없어 ‘레고켐’으로 약칭된다고 볼 수 있는 점, 이 사건 등록상표가 ‘LEGOCHEM’, ‘레고켐’,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로 다수 검색되는 점, 피청구인 레고켐 바이오사이언스(약칭 ‘레고켐’)가 신약연구개발 전문기업으로 2006. 5. 2. 설립되어 2013. 5. 코스닥 시장에 상장(종목명 레고켐바이오)한 기업으로 소개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이 사건 등록상표는 ‘LEGO’, ‘레고’로 약칭된다고 볼 수 없어 선사용상표들을 모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피청구인이 이 사건 등록상표를 사용함에 있어 부정한 목적이 있었다고 의심할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없다고 할 것이므로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2호 주5) 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는 이유를 들어 원고의 위 심판청구를 기각하는 내용의 심결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심결’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이 사건 등록상표와 저명한 선사용상표들은 모두 그 요부가 ‘LEGO(레고)’인 상표들로서 전체적으로 서로 유사하고, 설령 양 상표가 서로 유사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등록상표가 저명한 선사용상표 ‘LEGO’를 그대로 포함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적어도 일반 수요자들은 이 사건 등록상표를 통해 저명한 선사용상표들을 용이하게 연상할 것이어서 수요자들에게 원고의 상품이나 영업과 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있으므로, 그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한다.
2) 이 사건 등록상표가 해당 지정상품에 사용될 경우 저명한 선사용상표들의 식별력 또는 명상을 손상시킬 염려가 있으므로, 그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한다.
3) 이 사건 등록상표는 저명한 선사용상표들과 유사한 상표로서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 하거나 그 특정인에게 손해를 입히려고 하는 등 부정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상표에 해당하므로, 그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한다.
나. 피고 주장의 요지
1) 이 사건 등록상표는 ‘레고켐파마’ 또는 ‘레고켐’으로 약칭될 것이고, 의약합성기법을 이용한 제약회사라는 관념으로 인식될 것인 반면, 선사용상표들은 ‘레고’로 호칭되고, 장난감 블록이라는 관념으로만 인식될 것이어서 양 상표의 표장은 서로 유사하지 않고, 양 상표의 지정상품 또는 사용상품 역시 서로 경제적 견련관계가 전혀 없으므로, 출처 혼동의 우려도 없다.
2) ‘lego chemistry’는 수십 년 전부터 블록을 조립하는 것처럼 화합물을 합성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학술용어로서 단행본, 연구소, 웹페이지 등 다양한 곳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고, 피고는 피고의 주요 기술을 설명하는 의미에서 위 학술용어 등을 사용하였을 뿐 선사용상표들의 저명성과 양질감에 편승할 의도가 전혀 없었으며, 저명상표의 식별력 손상에 의한 무효사유 판단에 있어서도 경업관계나 견련성이 고려되어야 할 것인데,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사용상표들의 지정상품 또는 사용상품에는 그러한 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등록상표가 선사용상표들의 식별력을 손상시킬 염려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들인 의약품류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상품이 아니고,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은 제조업자만이 제조할 수 있으며, 임상 등 여러 절차를 거쳐 허가제로 만들어지므로 질이 좋지 않은 의약품에 사용될 가능성이 희박함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등록상표가 선사용상표들의 양질의 이미지나 가치, 즉 명성을 손상시킬 염려도 없다.
3)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사용상표들은 표장이 상이하고, 지정상품 또는 사용상품에 경제적 견련관계도 없으며,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 이전부터 ‘레고’라는 용어가 원고의 출처 표시 외에도 장난감 블록의 일반 명사, 레고식 생산방식, 레고케미스트리 합성방법(legochemistry synthesis)이라는 학술용어 등으로 사용되고 있었기에 피고가 위와 같은 학술용어로부터 이 사건 등록상표를 도출한 것일 뿐이므로,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 및 사용에 피고의 부정한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없다.
2. 본안 전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는, 이 사건 등록상표의 2020. 7. 29.자 상표권 포기 및 관련 상표등록출원 8건의 각 2020. 7. 16.자 상표출원취하에 의해 이 사건 소의 이익이 존재하지 않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소가 각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3. 본안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심결의 위법 여부
가. 선사용상표들의 식별력이 손상될 염려가 있는지 여부(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1호 위반 여부)
1) 판단 기준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1호 는 ‘수요자들에게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는 타인의 상품이나 영업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거나 그 식별력 또는 명성을 손상시킬 염려가 있는 상표’에 대하여 등록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때 ‘식별력의 손상’이라 함은 ‘특정한 표지가 상품표지나 영업표지로서의 출처표시 기능이 손상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한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다)목 위반 여부에 관한 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2다13782 판결 취지 등 참조], 저명상표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광고선전력, 고객흡인력 등이 다양한 상품으로 분산되거나 희석되는 경우 역시 위와 같은 출처표시 기능의 손상에 해당되어 이에 위반한 상표의 등록이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2) 구체적 판단
가) 선사용상표들의 저명성 인정 여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5 내지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인정 사실 또는 사정에 의하면, 선사용상표들은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 당시 국내 일반 수요자들에게 원고의 출처를 표시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저명한 상표에 해당하는 점을 인정할 수 있다(피고는 선사용상표들의 저명성 자체에 대해서는 다투지 않는다고 진술하면서도,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 전부터 ‘레고’라는 용어가 원고의 출처표시 외에 장난감 블록의 일반명사, 레고식 생산방식, 레고케미스트리 합성방법이라는 학술용어 등으로 널리 사용됨으로써 일반명사화 되어 식별력이 약화되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고 있으나, 아래 인정 사실 또는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선사용상표들에 피고 주장과 같은 식별력 약화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고, 달리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① 선사용상표들은 원고에 의해 1934년부터 수십 년간 지속적으로 사용되어 왔고, 국내에서도 1985년부터 선사용상표들에 관한 제품이 판매되었다.
② 동아출판, YBM 등 다수의 영어사전에서 선사용상표들이 원고의 상표인 것으로 설명되어 있다.
③ 여러 백과사전과 간행물에서 선사용상표들을 사용한 원고의 제품을 ‘세상을 바꾼 발명품’ 또는 ‘시간을 이긴 디자인’의 제품으로 일컬으며, 그 역사와 디자인 등에 대하여 상세히 설명하고 있고, 전 세계에 걸쳐 1년에 약 36억 개에 달하는 블록, 약 4억 개에 달하는 장난감용 고무 타이어가 생산되는 한편, 전 세계에서 레고 완제품 박스가 1초에 7개, 1분에 420개, 1시간에 2만 5,000개가 팔리는 것으로 소개되어 있다.
④ 원고는 2015년 상반기에 선사용상표들을 사용하여 전 세계에서 약 2조 4,864억 원 상당의 상품 매출액을 달성함으로써 글로벌 완구업체들 중 상품 매출액 1위를 기록하였다(갑 제10호증의 2, 헤럴드 신문의 2015. 9. 3.자 기사에서 인용하고 있는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의 2015. 9. 2.자 기사 내용 참조).
⑤ 원고의 한국 법인인 레고코리아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인형 및 장난감 제조업 내 기업 매출액 1위를 기록하였고, 레고코리아의 2012년 내지 2015년 각 연 매출액은 1,000억 원 내지 1,500억 원 상당이다(갑 제10호증의 3, 뉴스1의 2016. 7. 18.자 기사 내용 참조).
⑥ ‘레고: 클러치 파워의 모험(Lego: The Adventures Of Clutch Powers)’(2010년 상영), ‘레고 무비(The Lego Movie)’(2014년 상영) 등 선사용상표들이 영화 이름의 일부로 사용된 영화들이 미국 등에서 제작되어 국내에서도 개봉되었다.
⑦ 선사용상표들은 대법원에서도 저명한 상표로 인정된 바 있다( 대법원 2000. 4. 25. 선고 98후1877 판결 참조).
나)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사용상표들의 표장 유사 여부
(1) 선사용상표들은 알파벳 대문자 4자로 이루어진 ‘LEGO’ 또는 이에 대응하는 한글 발음으로서의 ‘레고’가 그 요부로서 인식 및 호칭되는 조어(조어) 상표로서, 이들이 저명상표에 해당하는 점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은바, 선사용상표들의 해당 표장들은 출처표시에 대한 강한 식별력을 가지고 있다.
(2) 한편, 이 사건 등록상표는 ‘ ’와 같이 별다른 특징 없는 알파벳 대문자 14자가 연이어 결합되어 있는 문자상표로서, 문자 표장의 구성 중 띄어쓰기 없이 일체로 결합되기 있기는 하나, 앞부분의 ‘LEGO’는 선사용상표들과 그 외관 또는 호칭이 동일한 부분으로서, 앞서 살핀 선사용상표들의 저명성에 비추어 일반 수요자가 이 사건 등록상표의 요부로 무리 없이 인식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는 이 사건 등록상표의 뒷부분인 ‘CHEMPHARMA’가, 화학 또는 화학물질 등을 의미하는 ‘Chemistry’, ‘Chemical’의 약칭으로 보이는 ‘Chem’과, 약학 또는 제약을 의미하는 ‘Pharmacy’, ‘Pharmaceutical’의 약칭으로 보이는 ‘pharma’가 결합된 부분으로서, 국내 일반 수요자의 외국어 인식 수준에 비추어 위 뒷부분 표장(‘CHEMPHARMA’)이 이 사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들인 상품류 구분 제5류의 약제용 시럽 등 의약품류 상품과 관련하여 식별력이 있다고 볼 수 없는 원재료, 효능, 용도 등을 강하게 도출 또는 암시하고 있음을 일반 수요자가 어렵지 않게 인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3) 위와 같이 이 사건 등록상표의 표장 구성 중 ‘LEGO’가 다른 구성 부분과 상관없이 그 부분만으로 일반 수요자에게 두드러지게 인식되는 독자적인 식별력 때문에 다른 상표와 유사 여부를 판단할 때 대비의 대상이 되는 것이므로, 이 사건 등록상표의 요부인 ‘LEGO’ 부분은 표장의 전체 구성 중 분리관찰이 되는지를 따질 필요 없이 ‘LEGO’만으로 다른 상표와의 유사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대법원 2017. 2. 9. 선고 2015후1690 판결 취지 등 참조).
(4) 따라서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사용상표들은 일반 수요자들에게 해당 각 표장의 요부 또는 전체 표장으로서 ‘LEGO’ 또는 그 한글 발음인 ‘레고’의 외관 또는 호칭으로 인식된다 할 것인바, 양 표장은 전체적으로 서로 유사하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는 ① 이 사건 등록상표가 한 번에 발음하기에 어렵지 아니한 5음절에 불과하여 전체적으로 ‘레고켐파마’로 호칭되거나, 제약회사를 의미하여 식별력이 없는 ‘PHARMA’를 제외한 ‘레고켐’만으로 약칭될 것이고, 실제 거래실정에 있어서 이 사건 등록상표와 유사한 피고의 사명(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이 ‘레고켐바이오’ 또는 ‘레고켐’으로 인식 및 호칭될 뿐 ‘레고’로 약칭되지는 않는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양 표장은 외관 및 호칭에 차이가 있고, ② 관념에 있어서 이 사건 등록상표는 의약합성기법을 이용한 제약회사라는 관념이 도출되는 반면, 선사용상표들은 블록완구 정도로 관념되므로, 양 표장은 전체적으로 유사하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① 이 사건 등록상표가 ‘레고켐파마’ 또는 ‘레고켐’만으로 인식 및 호칭된다는 피고의 주장은 앞선 인정에 반하여 받아들일 수 없다. 또한 ② 피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등록상표에서 의약합성기법을 이용한 제약회사라는 관념이 도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을 제8 내지 17, 19, 20, 39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 주장의 위와 같은 관념(‘의약합성기법을 이용한 제약회사’라는 관념) 도출의 가능성이 이 사건 등록상표의 요부를 ‘LEGO’로 인식하는 앞서 본 일반 수요자의 인식을 배제 또는 압도할 정도에 이른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이 사건 등록상표가 선사용상표들의 식별력을 손상시킬 염려가 있는지에 대하여
(1) 선사용상표들이 저명상표인 점, 이 사건 등록상표가 선사용상표들의 표장 구성 전체를 그대로 포함함으로써 양 표장이 전체적으로 서로 유사한 표장에 해당하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 경우 양 표장에 대한 상품출처의 혼동가능성이나 경쟁관계와는 상관없이 선사용상표들과 유사한 이 사건 등록상표가 그 지정상품에 사용됨으로써 저명상표주인 원고가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투자하여 구축한 선사용상표들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광고선전력, 고객흡인력 등이 다양한 상품으로 분산되거나 희석되고, 이에 따라 결과적으로 저명상표인 선사용상표들이 갖는 식별력 또는 출처표시 기능 역시 손상될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양 표장의 지정상품 또는 사용상품의 경제적 견련관계가 전혀 없어 이 사건 등록상표가 그 지정상품에 사용된다고 하더라도 선사용상표들의 식별력이 손상될 염려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의 위 주장은 앞선 인정에 반하여 받아들일 수 없고, 을 제28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이를 뒤집기에 부족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라) 검토 결과의 정리
이 사건 등록상표는 저명상표인 선사용상표들과 유사하여 저명상표주인 원고의 상품이나 영업의 식별력을 손상시킬 염려가 있으므로,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1호 의 등록무효사유에 해당한다.
나. 소결
따라서 이 사건 등록상표는 당사자들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그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이와 결론을 달리한 이 사건 심결은 위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주2) 당사자들은 구 상표법(2016. 2. 29. 법률 제14033호로 개정되기 전의 법, 시행일 2016. 9. 1.) 제7조 제1항 제10호 및 제12호가 적용됨을 전제로 주장하고 있으나, 2016. 2. 29. 상표법 전부개정법률(이하 ‘2016년 개정 상표법’이라 한다) 부칙 제4조는 ‘제34조 제1항의 개정규정(같은 항 제21호의 개정규정은 제외한다)은 이 법 시행 전에 출원된 상표등록출원으로서 이 법 시행 이후 상표등록결정을 하는 경우에도 적용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는바, 2015. 11. 24.에 출원되어 2016년 개정 상표법 시행 이후인 2018. 9. 10.에 상표등록결정을 받은 사건 등록상표는 2016년 개정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1호 및 동항 제13호가 적용되어야 하므로, 이하에서는 당사자들의 주장 취지를 선해하여 현행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1호 및 제13호를 적용하여 판단하기로 한다.
주3) 상표법 제34조 제2항 단서(다만, 제1항 제11호, 제13호, 제14호, 제20호 및 제21호의 경우는 상표등록출원을 한 때를 기준으로 하여 결정한다) 참조
주4) 심결에서는 ‘구 상표법’으로만 특정되어 있는데, 이는 심결 내용의 전체 맥락상 구 상표법(2016. 2. 29. 법률 제14033호로 개정되기 전의 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각주 2)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등록상표의 무효사유 판단에 있어서는 2016년 개정 상표법을 적용하여 판단하여야 하므로, 특허심판원이 위와 같이 구 상표법을 적용하여 판단한 것은 잘못이나, 위 개정 전후의 각 규정 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바, 위와 같은 잘못이 심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는 없다.
주5) 각주 4)의 내용과 동일하다.
주6) 상표법 제103조(‘상표권, 전용사용권, 통상사용권 및 질권을 포기하였을 경우에는 상표권, 전용사용권, 통상사용권 및 질권은 그때부터 소멸된다.’) 참조
주7) 상표법 제117조 제2항(‘제1항에 따른 무효심판은 상표권이 소멸된 후에도 청구할 수 있다.’) 참조
본문참조판례
특허심판원이 2020. 2. 17. 2018당4003호 사건에 관하여 한 심결
2018당4003
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2다13782 판결
대법원 2000. 4. 25. 선고 98후1877 판결
대법원 2017. 2. 9. 선고 2015후1690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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