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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6. 5. 24. 선고 2015나2049949 판결
[공사대금][미간행]
원고, 피항소인

남재건설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상 담당변호사 김신우 외 1인)

피고, 항소인

한국토지주택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준엽)

변론종결

2016. 3. 31.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165,908,216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7. 3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원고는 주위적으로 직불합의에 따른 약정금 청구로서, 예비적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로서 청구취지 기재 금원의 지급을 구한다]

2.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울트라건설 주식회사(이하 ‘울트라건설’이라 한다) 및 주식회사 이노씨앤디와 사이에 서울서초지구 A4, 5블록 아파트 건설공사 2공구 공사(이하 ‘이 사건 원도급 공사’라 한다)를 공사대금 69,694,466,000원에 도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원고는 2012. 8. 16. 울트라건설과 사이에 이 사건 원도급 공사 중 내장 및 목창호 공사(이하 ‘이 사건 하도급 공사’라 한다)를 공사대금 3,150,000,000원에 하수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하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하도급계약은 개별 공사별로 세부 품명, 규격, 단위 및 계약금액이 구체적으로 기재된 하도급내역서(을 제3호증)를 기초로 하여 체결되었다.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본문내 포함된 표
건설공사 표준하도급 계약서
1. 발주자 : 피고
원도급 공사명 : 서울서초지구 A4, 5블록 아파트 건설공사 2공구
2. 하도급 공사명 : 내장 및 목창호 공사
3. 공사장소 : 서울 서초구 (주소 1 생략)
4. 공사기간 : 착공 2012. 8. 6.
준공 2013. 10. 4.
5. 계약금액 : 3,150,000,000원
6. 대금의 지급
가. 선급금
(1) 계약 체결 후 15일 이내에
(2) 발주자로부터 지급받은 날 또는 계약일로부터 15일 이내 그 내용과 비율에 따름
나. 기성부분금 (1) 월 1회
(2) 목적물 수령일로부터 60일 이내
(3) 지급방법 : 발주처 준함
다. 설계변경, 경제상황변동 등에 따른 대금조정 및 지급
(1) 발주자로부터 조정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 그 내용과 비율에 따라 조정
(2) 발주자로부터 지급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 지급

다. 원고는 2013. 1. 15.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하도급 공사대금을 원고에게 직접 지급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원고는 2013. 5. 24. 피고, 울트라건설과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이하 ‘이 사건 직불합의’라 한다).

본문내 포함된 표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합의서
원도급 계약사항 공사명 서울 서초지구 A4, 5블록 아파트 건설공사 2공구
도급 계약금액 69,694,466,000원
계약기간 2011. 9. 21. ~ 2013. 10. 4.
하도급 계약사항 공사명(공종명) 내장 및 목창호 공사
하도급 계약금액 3,150,000,000원
계약기간 2012. 8. 6. ~ 2013. 10. 4.
수급인 상호 및 대표자 울트라건설 주식회사 소외 1
주소 서울 중구 (주소 2 생략)
상호 및 대표자 주식회사 이노씨앤디 소외 2
주소 시흥시 (주소 3 생략) ○○프라자 △△△호
하수급인 상호 및 대표자 남재건설(주) 소외 3
주소 성남시 (주소 4 생략) □□빌딩 ◇◇◇◇◇
1. 상기 수급인과 하수급인 간의 하도급계약에 있어 하수급인이 시공한 분에 해당하는 하도급대금을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4조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의 규정에 따라 발주자가 하수급인에게 직접 지급하기로 발주자·수급인 및 하수급인 간에 합의합니다.
2.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의 범위
발주자는 수급인에게 지급할 수 있는 기성(준공)금액 범위 내에서 하수급인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할 수 있습니다.
3.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방법 및 절차
수급인은 기성검사 및 준공검사시 하수급인이 시공한 부분에 대한 내역을 구분하여 신청하고 하도급대금의 지급청구도 분리하여 청구하여야 하며, 발주자는 하도급대금을 하수급인에게 아래 계좌로 직접 지급하기로 합니다.
◆ 하수급인 예금계좌
예금주 은행명 계좌번호
남재건설(주)(주1) 외환은행 (계좌번호 생략)
4. 발주자는 수급인이 하도급계약과 관련하여 하수급인이 임금, 자재대금 등의 지급을 지체한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를 첨부하여 그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의 중지를 요청한 경우에는 하수급인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하지 아니할 수 있습니다.

주1) 남재건설(주)

라. 그 후 원고는 2013. 10. 4. 울트라건설과 사이에 이 사건 하도급 공사기간을 2012. 8. 6.부터 2013. 11. 3.까지로 변경하는 내용의 변경계약(이하 ‘2013. 10. 4.자 변경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마. 원고는 2013. 11.경 이 사건 하도급 공사를 완료하였고, 이 사건 원도급공사는 2013. 11. 16.경 준공되었으며, 피고는 2014. 5. 13. 울트라건설에게 54,000,000원을 유보하고 나머지 준공대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바. 원고는 2014. 7. 31. 울트라건설과 사이에 이 사건 하도급 공사의 공사대금을 3,032,000,000원으로, 공사기간을 2012. 8. 6.부터 2014. 7. 31.까지로 변경하는 내용의 변경계약(이하 ‘2014. 7. 31.자 변경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사. 원고는 이 사건 하도급 공사대금 명목으로, 2012. 10.경부터 2013. 1.경까지 울트라건설로부터 합계 178,654,000원을, 이 사건 직불합의에 따라 피고로부터 2013. 2.부터 같은 해 12.까지 합계 2,645,680,545원을, 2014. 12. 18. 주2) 41,757,239원 을 각 지급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8, 9, 10, 18호증, 을 제2, 3,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가) 주위적 청구원인

원고는 이 사건 하도급계약과 2013. 10. 4.자 및 2014. 7. 31.자 각 변경계약에 따른 하도급 공사를 완료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직불합의에 따라 2014. 7. 31.자 변경계약에서 정한 하도급 공사대금 중 미지급금액인 165,908,216원(= 3,032,000,000원 - 178,654,000원 - 2,645,680,545원 - 41,757,239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예비적 청구원인

울트라건설은 건설산업기본법 제34조 에 따라 피고로부터 준공금 또는 기성금을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하수급인인 원고에게 현금으로 이를 지급하여야 함에도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피고는 원고의 하도급 공사내역을 확인하지도 아니한 채 2014. 5. 13. 울트라건설에게 공사도급대금을 모두 지급함으로써 결국 울트라건설이 원고에게 하도급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하였는바, 피고는 위 준공금 지급 당시 원고가 손해를 입게 되리라는 것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에 대하여 고의 내지 과실에 의한 방조에 의한 불법행위책임으로서 손해배상금 165,908,216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

가) 주위적 청구원인에 관한 주장

① 이 사건 직불합의에 의하면 수급인인 울트라건설이 기성검사 및 준공검사시 원고가 시공한 부분에 대한 내역을 구분하여 신청하고 하도급대금의 지급청구도 분리하여 청구하여야 한다고 직접지급의 방법·절차를 정하였음에도 울트라건설이 위 절차에 따른 분리청구를 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자신이 시공한 부분이라고 이를 청구하였으므로 피고는 울트라건설의 미지급금을 원고에게 직접 지급할 의무가 없다.

② 원고와 피고 및 울트라건설 사이에 이 사건 직불합의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발주자인 피고는 하수급인이 실제 시공을 완료한 부분에 대하여만 하도급 공사대금을 직접 지급할 의무가 있는데, 원고는 이 사건 직불합의 당시 하도급 공사의 대상인 3,150,000,000원의 공사 중 2,866,091,784원의 공사만 시공완료하였으므로 위 금액 상당의 직접지급청구권만이 있을 뿐인데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모두 지급하였다.

③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변경이나 그로 인한 하도급 공사내역의 변경이 피고에게 통지되지 아니한 이상 피고는 일반의 거래관념상 채권을 행사할 정당한 권한을 가진 것으로 믿을 만한 외관을 가진 울트라건설에게 선의·무과실로 변제하였으므로 더 이상 원고에게 지급할 금원이 없다.

나) 예비적 청구원인에 관한 주장

울트라건설은 원고가 시공한 부분을 자신이 시공한 것처럼 준공금 지급청구를 함에 따라 피고가 울트라건설에게 준공금을 지급한 것이므로 위와 같은 피고의 울트라건설에 대한 공사대금 지급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나. 주위적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의 쟁점

원고가 2013. 5. 24. 피고 및 울트라건설과 사이에 이 사건 직불합의를 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위 직불합의에 따라서 발주자인 피고는 수급사업자인 원고가 시공한 분에 상당하는 하도급대금을 원고에게 직접 지급할 의무가 발생하는바( 대법원 2013. 9. 12. 선고 2011다6311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원고에게 직접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원고가 시공한 분에 상당하는 하도급대금’이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서 정한 하도급 공사에 관한 것인지, 아니면 2014. 7. 31.자 변경계약에서 정한 하도급 공사에 관한 것인지가 이 사건의 쟁점이라 할 것이다.

한편, 이 사건 직불합의는 발주자(피고), 원사업자(울트라건설), 수급사업자(원고) 3자의 합의에 의한 것인바(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1항 제2호 ), 그 중에서도 원사업자의 발주자에 대한 대금지급청구권을 배제하는 ‘배타형 합의’가 아니라 원사업자의 대금지급청구권도 수급자의 권리와 함께 존속하는 ‘병존형 합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경우 발주자(피고)로서는 이중지급의 위험이 있으므로 원사업자(울트라건설)가 수급사업자(원고)의 공사내역과 분리하여 공사대금을 청구하는 등의 절차를 둘 필요가 있고(이 사건 합의서 제3조), 수급사업자도 기성검사 또는 준공검사로 인한 공사대금 청구시에 자신의 시공부분에 변동이나 특이사항이 있다면 이를 발주자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 이러한 유형의 직불합의에서 3자간의 이해조정 문제도 이 사건의 쟁점이다.

2) 쟁점에 관한 판단

가) 위 각 증거, 을 제1, 4, 6,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살펴본 사정은 다음과 같다.

(1) 이 사건 합의서에서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의 대상이 되는 하도급계약을 ‘공사명 내장 및 목창호공사, 하도급계약 금액 3,150,000,000원, 계약기간 2012. 8. 6. ~ 2013. 10. 4.’로 특정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직불합의 당시 피고가 원고에게 직접 지급하기로 한 공사대금은 2012. 8. 16. 체결된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서 정한 공사내역에 따른 하도급 공사라는 점에 관하여 당사자들의 의사가 합치되었다고 할 것이다.

(2) 이 사건 원도급 공사 중 내장 및 목창호공사에 관하여 발주자인 피고와 원사업자인 울트라건설 사이에 변경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수급사업자인 원고가 원사업자인 울트라건설과 사이에 이 사건 하도급 공사의 공사내역, 공사대금 등 하도급계약의 중요한 내용을 변경하는 내용의 변경계약을 체결하였음을 이유로 피고에 대하여 변경된 부분에 해당하는 하도급 공사대금의 직접지급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위 변경부분에 관한 새로운 직불합의를 하거나 적어도 그 변경계약에 대한 피고의 동의나 승낙을 받아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할 것인데, 원고는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공사내역과 공사대금을 변경하는 내용의 2014. 7. 31.자 변경계약에 관하여 피고의 동의를 받거나 피고와 위 변경된 계약부분에 대한 별도의 직불합의를 한 바 없다(위 변경계약이 정한 하도급 공사대금액이 이 사건 하도급 공사대금 총액 3,150,000,000원을 초과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공사내역 및 공사대금 등 하도급계약의 중요한 내용이 달라졌다면 그에 대한 피고의 동의 또는 피고와의 새로운 직불합의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3) 만약 발주자의 동의나 발주자와의 새로운 직불합의 없이 오로지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간의 변경계약 체결만으로 발주자가 변경계약이 체결된 부분에 대한 공사대금까지 직접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고 볼 경우,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가 임의로 변경한 계약에 계약당사자가 아닌 발주자가 구속되는 결과가 되어 부당할 뿐만 아니라 자칫 발주자에게 이중지급의 위험을 초래하는 등 발주자의 정당한 이익을 해할 우려가 있어서 부당하다.

(4) 원고가 변경공사 또는 추가공사를 실행한 부분은 이미 존재하던 하도급 항목의 공사수량이 변경된 경우 또는 아예 존재하지 않던 하도급 항목이 추가된 경우인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원도급 공사 중 내장 및 목창호공사에 관하여 발주자인 피고와 원사업자인 울트라건설 사이에 변경계약이 체결된 바 없었으므로, 원래 울트라건설이 직접 시공하기로 한 공사내역이었으나 원고와 울트라건설 간의 변경합의에 따라 원고가 시공한 내역이나 수량도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부분은 피고의 지시에 의한 공사내역 변경이라고 볼 수 없고, 발주자인 피고로서는 별도의 통지나 변경계약이 없는 한 울트라건설이 시공한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

(5) 울트라건설이 매월 피고에게 원고를 비롯한 하수급업체들의 기성액을 분리하여 하도급대금 직불 요청서(을 제1호증)를 제출하였는데, 그 때마다 원고 대표이사가 위 직불요청서의 대표자 확인란에 날인을 하였고, 피고는 위 직불요청금액 전액을 원고의 계좌로 입금했는데, 위와 같은 울트라건설의 하도급대금 직불 요청 및 피고의 직불요청금액 입금에 대하여 원고가 이의를 제기하였다는 자료는 보이지 않는다.

(6) 이 사건 직불합의가 있었음에도 원고는 이 사건 하도급 공사를 완료한 후 피고가 아닌 울트라건설에 대하여 위 변경공사 및 추가공사로 인한 공사대금의 지급을 청구하였고, 실지로 울트라건설로부터 위 변경공사 및 추가공사 대금의 지급 명목으로 약속어음을 교부받았으므로 원고 스스로도 위 변경공사 및 추가공사로 인한 공사대금은 이 사건 직불합의에 따른 지급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7) 통상 건설공사현장에서 상황에 따라 물량내역 및 시공내역이 달라지는 경우에 공사 진행과정 또는 준공 무렵에 그러한 변경내용을 반영한 변경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반하여, 이 사건 하도급공사가 완료되고 이 사건 원도급 공사가 준공된 때로부터 8개월이 경과하고 피고가 이미 울트라건설에게 준공금 지급을 완료한 이후에 원고와 울트라건설이 임의로 변경계약을 체결한다는 것은 경험칙이나 거래관행에 반하며, 그와 같은 변경계약에 관여한 바 없는 피고가 위 변경계약에 따라 추가적인 직접지급의무를 진다는 것은 피고의 정당한 신뢰를 침해하고 피고에게 예측불가능한 손해를 끼치게 되어 부당하다고 할 것이다.

(8) 원고는 정산기성금조서에 ‘공사지원요청분’ 항목으로 기재된 49,549,338원은 원고가 당연히 지급받아야 할 공사대금인데 울트라건설이 기성금청구에서 제외하여 보류해 놓은 금원이므로 직접지급의무의 대상이 된다고 주장하나, 위 금원은 이 사건 직불합의 당시의 하도급내역서에 존재하지 않은 항목이고, 원사업자 또는 수급사업자가 발주자에 대한 기성금을 청구하면서 일정 금원을 제외한다는 것은 경험칙상 납득하기 어려우며, 원고와 울트라건설 사이에 월별 기성금 지급시에 제외하고 나중에 정산하기로 한 것이라면 원고가 울트라건설이 아닌 피고에 대하여 그 지급을 구할 근거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나) 위에서 살펴본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 피고 및 울트라건설은 이 사건 직불합의 당시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서 정한 공사내역에 따라 원고가 시공한 부분에 대한 공사대금을 직접지급의 대상으로 약정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원고가 울트라건설과의 합의에 따라 변경공사 또는 추가공사를 한 부분에 대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 별도의 직불합의 또는 피고의 동의가 없는 이상 피고가 그 부분의 공사대금을 원고에게 직접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공사내역서상 원고가 시공을 완료한 부분에 대한 공사대금이 2,866,091,784원인 사실은 원고가 명시적으로 다투지 아니하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울트라건설 및 피고로부터 위 공사대금을 모두 지급받은 이상, 이 사건 직불합의에 따른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직접지급의무는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가 원고에게 추가로 지급해야 할 금원은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다.

다. 예비적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을 제1, 2,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살펴본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울트라건설이 매월 원고 대표이사의 확인을 받아 원고의 기성액을 분리하여 피고에게 하도급대금 직불 요청을 하였으므로 피고가 위 하도급대금 직불 요청서의 기재내용에 따라 원고의 시공부분 및 공사금액을 판단한 것에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피고가 실제로 원고가 울트라건설을 통하여 직불요청을 한 금액을 전부 원고의 계좌로 입금했던 점, ③ 위와 같은 울트라건설의 하도급대금 직불 요청 및 피고의 직불요청금액 입금에 대하여 원고가 이의를 제기하였다는 자료는 보이지 않는 점, ④ 피고가 울트라건설에게 이 사건 원도급 공사에 대한 준공금을 지급할 때 54,000,000원을 유보하였는데, 그 때까지 원고와 피고 사이에 변경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점, ⑤ 피고가 위 유보금 중 41,757,239원을 원고에게 직접 지급하기 전에 울트라건설에 대하여 위 금액의 확인을 요청하였으나 울트라건설이 특별한 의견을 표시하지 않자 위 금액을 원고에게 직접 지급했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주장하는 사유나 제출하는 증거만으로는 피고의 지급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원고의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다.

3. 결론

원고의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경환(재판장) 백승엽 정준화

주1) 갑 제2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위 계좌는 원고를 포함한 2명의 공동명의로 되어 있는바, 원고와 울트라건설의 공동명의 계좌인 것으로 보인다.

주2) 피고가 위 마.항에서 본 바와 같이 유보한 54,000,000원 중에서 원고에게 지급한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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