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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지방법원 2020. 7. 2. 선고 2019구합1729 판결
[가축분뇨배출시설변경허가신청불허가처분취소청구][미간행]
원고

원고(소송대리인 변호사 방극성 외 1인)

피고

완주군수(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가인로, 담당변호사 강성명)

2020. 5. 21.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피고가 2018. 12. 24. 원고에게 한 가축분뇨배출시설 변경허가신청 불허가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94. 10. 17. 피고로부터 전북 완주군 (주소 생략)(이하 ‘이 사건 신청지’라 한다) 지상 축사(돈사, 이하 ‘이 사건 축사’라 한다)에 관하여 최초로 가축분뇨배출시설 설치허가를 받았다. 이후 축사동 증설 등을 거쳐 현재 이 사건 축사는 [별지 2] 축사 현황 기재와 같이 축사동 4,615.13㎡(20개동), 퇴비사 260.26㎡(1개동), 관리사 및 창고 162.38㎡(6개동) 등 총 27동 규모로 이루어져 있고, 사육두수는 약 9,893두, 가축분뇨 배출량은 1일 약 15.86㎥이다.

나. 원고는 2018. 12. 6. 피고에게 이 사건 신청지에 활성오니법을 활용한 가축분뇨 정화처리시설(30㎥/일, 이하 ‘이 사건 정화시설’이라 한다)을 설치하기 위하여 가축분뇨배출시설 변경허가를 신청하였다(이하 ‘이 사건 신청’이라 한다).

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18. 12. 24.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사유를 들어 이 사건 신청을 불허가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불허가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가. 불허가 사유
1) 위 신청지역은 새만금 상류에 위치하고 있고 정화처리 후 방류방식은 정부의 새만금 유역 ‘2단계 수질개선 종합대책’ 등 자가처리하는 축산폐수를 공공처리장과 자원화시설로 유도하는 정부의 정책과 맞지 않는 방식임(이하 ‘제1처분사유’라 한다).
2) 자료의 부정확, 불일치 등으로 방류수의 처리효율에 따른 ‘처리수 농도’ 달성여부는 판단이 불가하며, 설사 처리수가 기준치이내로 유입된다고 할지라도 죽현천, 소양천 등 새만금 상류수계의 수질악화 및 부영양화를 가속화시켜 정부의 새만금수질 목표 달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음(이하 ‘제2처분사유’라 한다).
3) ♤♤면 ♡♡리는 수질오염방지와 농촌 환경개선을 위하여 우리군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 오ㆍ폐수를 전량 하수처리구역으로 유입처리하는 지역으로 현재 하천수질은 BOD기준 1PPM 정도의 청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방류시 특히 수량이 부족한 갈수기에 오염물 퇴적으로 인한 지하수 오염 및 악취발생 등 주민들의 큰 피해가 우려됨(이하 ‘제3처분사유’라 한다).
나. 대안
1) 발생분뇨 저장을 위한 저장조 설치
2) 공공처리장 반입 처리(현재 우리군 공공처리장 60톤 증설 공사 중)

라. 원고는 2019. 2. 27. 전라북도 행정심판위원회에 이 사건 불허가처분에 관하여 행정심판을 제기하였으나, 2019. 4. 22. 기각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4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불허가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불허가처분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① 제1처분사유 관련

완주군이 운영 중인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이하 ‘완주군 공공처리시설’이라 한다)은 현재 처리용량이 포화상태로 원고를 포함한 완주군 일대 축산농가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를 적시에 처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농경지가 많은 새만금 지역 일대는 가축분뇨를 액비로 만들어 살포하는 것보다 이 사건 정화시설에서 정화처리하는 것이 오히려 수질오염의 예방 및 관리에 효과적이다. 따라서 피고가 이와 달리 가축분뇨를 완주군 공공처리시설에서 처리하거나 액비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이 이 사건 정화시설에서 처리하는 것보다 수질오염 예방 및 관리에 더욱 도움이 되는 것을 전제로 한 제1처분사유는 사실을 오인한 것이다.

② 제2처분사유 관련

이 사건 정화시설의 설계와 시공을 맡은 업체(유한회사 해밀이엔지)는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가축분뇨법’이라 한다)에 따라 가축분뇨 처리시설의 설계ㆍ시공업 등록을 마친 후 가축분뇨 처리시설 위탁관리 영업에 관한 허가를 받은 업체로서, 기존에 김제시와 전북 순창군에 위치한 가축분뇨 정화시설을 위탁받아 운영해 오면서 정기적으로 방류수질 검사를 받았으나 그동안 수질기준에 미달한 적이 없으므로, ‘처리수 농도’ 달성여부에 관하여 판단이 불가하다는 제2처분사유는 사실을 오인한 것이다.

또한 이 사건 정화시설에서 처리된 방류수의 수질이 가축분뇨법 제13조 제1항 , 같은 법 시행규칙 제11조 , [별표 4]에서 정한 방류수 수질기준(이하 ‘방류수 수질기준’이라 한다)을 초과하지 않는다면 피고로서는 이 사건 신청을 허가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피고가 이 사건 신청에 대해 위 법정기준치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여 이 사건 불허가처분을 한 것은 위와 같은 가축분뇨 관련 법령을 위반한 것이다.

③ 제3처분사유 관련

피고가 위와 같이 가축분뇨 관련 법령에서 정한 바에 따라 이 사건 신청지에 충분히 설치가 가능한 이 사건 정화시설에 관하여 제3처분사유를 들어 이 사건 불허가처분을 한 것은 구체적인 근거 없이 실질적으로는 인근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한 것 때문인데, 이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령을 위반한 것이다.

나. 관계 법령

[별지 1]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가축분뇨 처리시설의 처리방법 변경 관련 허가의 법적 성격

행정행위가 재량성의 유무 및 범위와 관련하여 이른바 기속행위 내지 기속재량행위와 재량행위 내지 자유재량행위로 구분된다고 할 때, 그 구분은 당해 행위의 근거가 된 법규의 체재ㆍ형식과 문언, 당해 행위가 속하는 행정 분야의 주된 목적과 특성, 당해 행위 자체의 개별적 성질과 유형 등을 모두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8. 10. 4. 선고 2014두37702 판결 등 참조).

한편 가축분뇨법에 의하면, 가축분뇨 배출시설 허가를 받은 자가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중요 사항을 변경하는 경우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이하 ‘시장 등’이라 한다)의 변경허가를 받아야 하고( 제11조 제1 , 2항 ) 그 위임을 받은 구 가축분뇨법 시행규칙(2020. 2. 20. 환경부령 제8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가축분뇨법 시행규칙’이라 한다) 제5조 제1항 은 위 변경허가를 받아야 하는 경우로 주1) 처리시설 의 처리방법을 변경하는 경우( 4호 ) 등을 정하고 있다. 또한 가축분뇨 배출시설의 설치자는 처리시설을 설치ㆍ변경함에 있어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처리시설 설치에 관한 기준을 지켜야 하는데( 가축분뇨법 제12조의2 제1항 ), 그 위임을 받은 구 가축분뇨법 시행규칙 제8조 , [별표 2]의 ‘가축분뇨 처리시설의 설치기준’은 공통기준과 처리시설별 개별기준으로 나누어 가축분뇨 처리시설에서 가축분뇨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오염 등을 방지하기 위해 처리시설의 구조, 수량, 용량과 사용되는 재료, 처리과정에서 준수할 사항 등에 관하여 상세히 정하고 있다. 아울러 가축분뇨 처리시설 중 정화시설의 경우에는 위 설치기준에 더하여 방류수 수질기준을 준수할 것도 요구된다{ 가축분뇨법 제13조 , 구 가축분뇨법 시행규칙 제11조 및 [별표 4]}.

위와 같은 가축분뇨 관련 법령의 제반 규정들은 물론, 환경과 조화되는 지속가능한 축산업의 발전 및 국민건강의 향상을 도모하는 가축분뇨법의 입법 목적은 어디까지나 가축분뇨의 적정한 처리와 그에 따른 환경오염의 방지가 선행되어야 비로소 달성할 수 있는 점( 가축분뇨법 제1조 참조)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가축분뇨 처리시설의 설치기준이나 방류수 수질기준은 가축분뇨로 인한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정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시장 등으로서는 위 각 기준의 준수 여부뿐 아니라, 축산분뇨의 처리과정 또는 그 결과 환경피해가 발생할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처리시설의 처리방법 변경에 관한 허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광범위한 재량권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신청에 대한 허가 여부는 원칙적으로 피고의 재량행위에 해당한다.

라. 판단

1) 관련 법리

재량행위에 대한 사법심사는 행정청의 재량에 기한 공익판단의 여지를 고려하여 법원은 독자적인 결론을 도출함이 없이 당해 행위에 재량권의 일탈ㆍ남용이 있는지 여부만을 심사하게 되고, 이러한 재량권의 일탈ㆍ남용 여부에 대한 심사는 사실오인, 비례ㆍ평등의 원칙 위배 등을 그 판단 대상으로 하며( 대법원 2005. 7. 14. 선고 2004두6181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재량권 일탈ㆍ남용에 관하여는 그 행정행위의 효력을 다투는 자가 주장ㆍ증명책임을 부담한다( 대법원 2018. 5. 15. 선고 2017두63986 판결 등 참조).

특히 환경의 훼손이나 오염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는 개발행위에 대한 행정청의 허가와 관련하여 재량권의 일탈ㆍ남용 여부를 심사할 때에는, 해당지역 주민들의 토지이용실태와 생활환경 등 구체적 지역 상황과 상반되는 이익을 가진 이해관계자들 사이의 권익 균형 및 환경권의 보호에 관한 각종 규정의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하므로 그 심사 및 판단에는, 우리 헌법이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제35조 제1항 ) 환경권을 헌법상 기본권으로 명시함과 동시에 국가와 국민에게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점, 환경정책기본법은 환경권에 관한 헌법이념에 근거하여,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할 국민의 권리ㆍ의무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사업자의 책무를 구체적으로 정하는 한편( 제1조 , 제4조 , 제5조 , 제6조 ), 국가ㆍ지방자치단체ㆍ사업자 및 국민은 환경을 이용하는 모든 행위를 할 때에는 환경보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제2조 ), ‘환경오염 발생 우려’와 같이 장래에 발생할 불확실한 상황과 파급효과에 대한 예측이 필요한 요건에 관한 행정청의 재량적 판단은 내용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거나 상반되는 이익이나 가치를 대비해 볼 때 형평이나 비례의 원칙에 뚜렷하게 배치되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폭넓게 존중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함께 고려하여야 하고(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6두55490 판결 등 참조), 이는 가축분뇨 배출시설이나 처리시설의 설치ㆍ변경에 관한 허가 내지 신고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2) 인정사실

① [별지 2] 축사현황의 동별란 기재 주16 내지 주20 합계 909.34㎡의 축사동은 원고가 과거에 무단으로 증축하여 돼지를 사육하다가 2016. 10.경 양성화조치에 따라 양성화한 것으로서, 현재 축사동 전체 면적인 4,615.13㎡의 약 20%에 달한다.

② 원고는 이 사건 축사에서 발생한 가축분뇨를 외부에 유출한 범죄사실로 2013. 5.경 벌금 100만 원, 2017. 7.경 벌금 200만 원, 2018. 1.경 벌금 300만 원의 각 처벌을 받았다.

③ 최근 전라북도 내 정화시설을 설치한 축사들에서 방류수 수질기준을 상당히 초과하여 방류한 사례가 다수 적발되었는데, 유한회사 헤밀이엔지가 위탁받아 운영하던 정화시설에서도 방류수 수질기준을 초과한 사례가 있었다.

④ 이 사건 정화시설에서 배출된 방류수는 인근에 위치한 오상지(저수지)로 흘러들었다가 오상천을 거쳐 소양천으로 유입된다.

⑤ 이 사건 축사의 인근 수계는 수질오염 총량관리제도에 따라 설정한 만경A 단위구역에 해당하는데, 위 구역의 최근 3년간 평균수질이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 및 총인에 있어 모두 목표수질을 초과하였다.

⑥ 완주군 공공처리시설의 처리용량은 170㎥/1일[= 분뇨 50㎥/1일 + 가축분뇨(돈분) 120㎥/1일]로 2017.경부터는 가동율이 100%를 초과하고 있는데, 이에 완주군은 2016.경 타당성조사 용역을 실시한 이래 2021.경까지 위 공공처리시설의 처리용량을 ‘60㎥/1일’ 증설하는 사업을 계획하여 이를 추진하고 있다.

⑦ 원고는 2016.경부터 본격적으로 이 사건 축사에서 배출되는 대규모의 가축분뇨를 완주군 공공처리시설을 통해 처리하기 시작하였는데, 2016.부터 2019.까지 완주군 공공처리시설에 반입된 총 가축분뇨량 대비 이 사건 축사에서 반입된 가축분뇨량의 비율은 약 12.4%, 15.89%, 11.71%, 15.24%에 달하고, 이는 위 기간 완주군 전체에서 사육 중인 돼지두수 대비 이 사건 축사에서 사육 중인 돼지두수의 비율(약 6.9%, 7.3%, 9.1%, 9.0%)을 크게 상회한다.

⑧ 피고는 가축분뇨의 자원화 촉진 등을 목적으로 하는 가축분뇨처리지원사업에 따라 2011.경부터 원고에게 개별처리시설 및 액비저장조 지원 등 명목으로 7회에 걸쳐 2억 2,960만 원을 지급하기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든 증거, 을 제4 내지 8, 10 내지 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불허가처분이 가축분뇨 관련 법령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이나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정화시설로 인한 수질오염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제1 내지 3처분사유를 들어 이 사건 불허가처분을 한 것이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명백히 사실을 오인하여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가축분뇨 관련 법령이 정한 방류수 수질기준은 이 사건 정화시설에서 처리한 방류수로 인한 수질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에 불과하므로, 위 기준을 충족한다고 하더라도 피고로서는 이 사건 신청지 인근의 수계와 수질, 수자원의 활용 실태, 향후 수질의 보전 또는 관리방안 등을 폭넓게 고려하여 이 사건 신청의 허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가 방류수 수질기준 이외에도 위와 같은 제반사정을 고려해 이 사건 신청의 허가 여부를 결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피고가 가축분뇨 관련 법령을 위반하여 새로운 허가요건을 창출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② 방류수 수질기준에 의하면, 아래와 같이 이 사건 정화시설(기타지역, 허가대상배출시설 기준)의 방류수 수질기준은 완주군 공공처리시설의 방류수 수질기준에 비해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은 4배, 부유물질량 4배, 총질소 약 4배, 총인 12.5배 높게 설정되어 주2) 있다 . 따라서 비록 이 사건 정화시설에서 배출되는 가축분뇨가 그 법정기준치 이내로 처리되더라도 완주군 공공처리시설을 활용하는 경우와 비교하면 인근 수계의 수질에 상대적으로 더 큰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구분\항목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L) 화학적산소요구량(㎎/L) 부유물질량(㎎/L) 총질소(㎎/L) 총인(㎎/L)
완주군공공처리시설 30 이하 50 이하 30 이하 60 이하 8 이하
이 사건 정화시설 120 이하 - 120 이하 250 이하 100 이하

③ 원고는 그동안 이 사건 축사의 규모와 사육두수를 적법 또는 불법적으로 계속 확장해 오면서도 그에 따라 증가하는 가축분뇨의 처리에 관하여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은 채 이 사건 축사를 운영하여 왔던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원고는 이 사건 축사에서의 가축분뇨 무단유출 행위로 3회 처벌을 받은 전력도 있다. 이에 따라 설령 이 사건 정화시설이 방류수 수질기준을 충족하는 요건을 갖추고 있더라도 위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축사를 확장해 온 방식이나 처벌전력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이 사건 정화시설을 설치한 이후 지속적으로 방류수의 수질기준을 유지할 의지나 능력이 있는지, 특히 이 사건 정화시설의 유지ㆍ보수에 항상 주의를 기울이거나 상당한 액수의 위탁운영 비용을 지불하면서 그 운영업체에 대해서도 철저히 관리ㆍ감독할 의지나 능력이 있는지에 관하여 상당한 의문이 있고, 피고도 바로 이러한 사정도 감안하여 이 사건 정화시설이 이 사건 축사 인근의 하천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여 이 사건 불허가처분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피고의 판단에는 합리적인 근거가 충분하다.

④ 환경부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설치 및 운영ㆍ관리 지침(2018. 9., 이하 ‘공공처리시설 운영지침’이라 한다)은 “가축분뇨는 축산농가에서 최대한 자체 처리하도록 하되, 퇴비화 또는 바이오가스화 등 자원화하는 방식을 우선 추진하도록 유도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정화시설을 통한 방류는 위와 같은 자원화 방식에 해당하지 않는다(각주 1 참조).

⑤ 공공처리시설 운영지침이 돼지 사육두수 5,000두 미만이면서 사육면적 5,000㎡ 미만인 축산농가의 가축분뇨를 우선적으로 수거ㆍ반입ㆍ처리하도록 정하고 있기는 하나, 이 사건 축사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의 상당량이 이미 완주군 공공처리시설을 통해 처리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처리비율도 약 11% 내지 15%에 이를 정도 상당하다. 더욱이 피고 측은 위 공공처리시설의 처리용량을 증설(60㎥/1일)하는 사업을 추진 중인데, 현재 이 사건 축사에서 하루 평균 발생하는 가축분뇨의 양(약 15.86㎥)을 고려하더라도 위 증설이 완료된 이후에는 이 사건 축사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의 처리가 훨씬 수월해질 것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⑥ 피고가 완주군 공공처리시설을 증설하려는 이유가 그 처리용량이 포화상태인 점 외에도 가축분뇨를 액비화하여 농경지에 살포함으로써 토양오염과 새만금유역의 수질부하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기는 하나, 이 사건 축사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를 이 사건 정화시설을 통해 처리하여 방류하는 방법이 종전처럼 그 중 일부는 완주군 공공처리시설에서 처리하고, 나머지는 액비화하여 살포하는 방법보다 이 사건 축사의 인근 수계의 수질오염을 더욱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본 피고의 판단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거나 자의적이라고 볼 구체적 근거가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최치봉(재판장) 박정련 신태광

주1) 가축분뇨를 자원화 또는 정화(‘처리’에 해당한다)하는 자원화시설 또는 정화시설로서, 자원화시설이란 가축분뇨를 퇴비ㆍ액비 또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ㆍ이용ㆍ보급 촉진법」제2조 제2호 바목에 따른 바이오에너지로 만드는 시설을, 정화시설이란 가축분뇨를 침전ㆍ분해 등 생물학적 또는 물리ㆍ화학적 방법이나 이를 조합한 방법으로 정화하는 시설을 각 의미한다(가축분뇨법 제2조 제4, 7, 8호, 구 가축분뇨법 시행규칙 제3조).

주2) 피고는 하수도법상 공공하수처리시설인 ‘소양하수공공처리시설’(처리용량 800㎥/1일. 완주군 공공처리시설과는 다른 시설이다)에 관하여 적용되는 수질기준{하수도법 시행규칙 [별표 1]}과 비교하고 있으나, 가축분뇨를 처리하지 않는 위 소양하수공공처리시설은 이 사건 정화시설의 설치 여부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므로, 위 수질기준은 이 사건 정화시설에 적용되는 수질기준과 비교하기 적절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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