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5년에 처한다.

항소 이유의 요지 원심의 양형( 징역 7년) 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자신의 처인 피해자의 외도를 의심하고 피해자의 가슴 부위를 발로 차서 피해자의 뒷머리가 벤치 가장자리의 철로 된 팔걸이 모서리에 부딪치게 하여 머리 부위 거미막 밑 출혈로 사망에 이르게 한 사안으로, 이 세상 그 무엇보다 가장 소중한 가치인 피해자의 생명을, 그것도 30년 동안 동고동락한 자신의 처의 생명을 잃게 하였다는 결과의 중대성에 비추어 그 죄책이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

다만, 피고인에 대한 구체적인 형을 정함에 있어서는 다음과 같이 참작하여야 할 유리한 사정들도 있다.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 술에 취한 상태에서 1시간 이상 전화를 받지 않던 피해자를 집 주위에서 기다리다가, 밤 10시 47 분경 귀가하던 피해자에게 왜 전화도 받지 않느냐고 화를 내고 추궁하던 중 피해자의 머리카락이 젖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서는 피해자가 바람을 피운 것으로 순간적으로 잘못 생각하고 우발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직후 피해자의 머리 쪽에 피가 흥건히 흘러내리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서는 곧바로 주위 사람들에게 소리를 질러 119에 연락하도록 구조를 요청하는 한편, 자신의 처인 피해자가 중태에 빠지자 고성을 지르고 울부짖는 등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졌다.

피고인은 피해자와 30여 년 간 부부로, 평소 술에 취하여 주사를 부리기는 하였으나 비교적 원만한 혼인생활을 유지해 왔던 것으로 보이며, 피해자와 사이에 2 남의 자녀를 출산하여 건전한 사회인으로 함께 양육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 범행 직후는 물론 당 심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은 한순간 자신의 잘못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