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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1.7.29. 선고 2020두39655 판결
법인세경정거부처분취소
사건

2020두39655 법인세경정거부처분취소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티에스케이엔지니어링 (변경전 상호: 주식회사 휴비스워터)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김동수 외 5인

피고, 상고인

안산세무서장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위즈

담당변호사 서정호 외 5인

원심판결

수원고등법원 2020. 4. 29. 선고 2019누11923 판결

판결선고

2021. 7. 29.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보충이유서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구 법인세법 시행령(2019. 2. 12. 대통령령 제2952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 제9호의2 (가)목(이하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라 한다)의 무효 여부(상고이유 제1점)

가. 법규명령이 법률의 위임 범위를 벗어났는지는 직접적인 위임 법률조항의 형식과 내용뿐만 아니라 법률의 전반적인 체계와 목적 등도 아울러 고려하여 법률의 위임 범위나 한계를 객관적으로 확정한 다음 법규명령의 내용과 비교해서 판단해야 한다. 법규명령의 내용이 위와 같이 확정된 법률의 위임 범위 내에 있다고 인정되거나 법률이 예정하고 있는 바를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한 것으로 인정되면 법규명령은 무효로 되지 않는다(대법원 2020. 6. 18. 선고 2016두4341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어느 시행령 규정이 모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인지를 판단할 때 중요한 기준 중 하나는 예측가능성이다. 이는 해당 시행령의 내용이 이미 모법에서 구체적으로 위임되어 있는 사항을 규정한 것으로서 누구라도 모법 자체로부터 위임된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는 범위에 속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해당 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은 아니고 법률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여 관련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6두19570 판결 등 참조).

나. 구 법인세법(2018. 12. 24. 법률 제160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5조는 제1항에서 "익금은 자본 또는 출자의 납입 및 이 법에서 규정하는 것은 제외하고 해당 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익의 금액으로 한다."라고 정하고, 제2항에서 '제52조 제1항에 따른 특수관계인인 개인으로부터 유가증권을 같은 조 제2항에 따른 시가보다 낮은 가액으로 매입하는 경우 시가와 그 매입가액의 차액에 상당하는 금액'(제1호), '제57조 제4항에 따른 외국법인세액(세액공제된 경우만 해당한다)에 상당하는 금액'(제2호), '조세특례제한법 제100조의18 제1항에 따라 배분받은 소득금액'(제3호)을 익금으로 보도록 정하며, 제3항에서 "제1항에 따른 수익의 범위와 구분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위와 같은 법률 규정의 위임에 따라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1항의 규정에 따른 수익의 하나로 '제87조 제1항의 특수관계가 소멸되는 날까지 회수하지 아니한 법 제28조 제1항 제4호 (나)목에 따른 가지급금(특수관계인에게 해당 법인의 업무와 관련 없이 지급한 가지급금 등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하 '업무무관 가지급금'이라 한다) 및 그 이자'를 들면서, 다만 채권·채무에 대한 쟁송으로 회수가 불가능한 경우 등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는 제외하고 있다.

한편 구 법인세법 제67조는 "제60조에 따라 각 사업연도의 소득에 대한 법인세의 과세표준을 신고하거나 제66조 또는 제69조에 따라 법인세의 과세표준을 결정 또는 경정할 때 익금에 산입한 금액은 그 귀속자 등에게 상여·배당·기타사외유출·사내유보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처분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다. 이러한 규정의 체계와 내용을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3항의 위임 범위를 벗어남으로써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된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3항이 대통령령으로 정할 것을 위임한 사항에는 제1항이 정한 익금뿐만 아니라 '소득처분을 위한 조세정책상 이유 등으로 익금으로 보는 것'도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구 법인세법은 제2장 제1절에서 내국법인의 각 사업연도 법인세 과세표준과 그 계산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데, 제1관(통칙)은 제13조에서 과세표준을, 제14조에서 과세표준을 이루는 요소로서 각 사업연도의 소득을 정하고 있고, 제2관(익금의 계산)은 제15조에서 익금의 범위를, 제16조부터 제18조의3까지에서 원래 '해당 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익의 금액'으로서의 성질을 가졌지만 조세정책상 이유 등으로 제15조 제1항에 따라 익금에서 제외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2항이 익금으로 보도록 정한 것 가운데 제1호와 제3호는 원래 '해당 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익의 금액'에 해당하나 위 조항에 따라 그 귀속시기를 해당 각호의 사유가 발생한 시점으로 보게 되는 것으로서, 제1항에서 정한 익금과 명백히 구분되지 않는다.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2항이 제1항에서 정한 익금이 아닌데도 익금으로 보는 것을 위 조항에서 정한 것으로 한정하려는 취지라고 볼 근거도 없다. 나아가 익금의 범위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는 금융시장이나 실물경제의 상황 등 국가의 경제사정이나 기업정책 등 여러 가지 상황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그 범위를 국회에서 제정한 법률로 모두 규율하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부적당하다.

이러한 구 법인세법의 규정 체계와 내용, 익금의 범위를 행정입법에 위임할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구 법인세법 제15조는 법인세의 과세표준을 이루는 각 사업연도의 소득 산정에 기초가 되는 익금의 범위를 포괄적으로 정한 일반규정이고, 제3항은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서 제1항이 정한 익금은 물론이고 조세정책상 이유로 익금으로 보는 것까지 탄력적으로 대통령령에서 정하려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다.

법인세법은 1998. 12. 28. 법률 제5581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에는 제9조 제2항에서 "익금이라 함은 자본 또는 출자의 납입 및 이 법에서 규정하는 것을 제외하고 그 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익의 금액을 말한다."라고 정하였을 뿐 익금의 범위 등에 관한 위임 규정을 두지 않았다가 위 개정으로 비로소 제15조 제3항에 별도의 위임 규정을 두었다. 법인세법이 이른바 순자산증가설에 따른 포괄적 소득 개념을 채택하고 있는데도 익금의 범위 등에 관한 별도의 위임 규정을 두게 된 것은 대통령령에서 제1항이 정한 익금뿐만 아니라 '소득처분을 위한 조세정책상 이유 등으로 익금으로 보는 것'까지 익금으로 정하려는 데에도 그 이유가 있다.

구 법인세법 제67조는 법인세의 과세표준을 신고하거나 결정 또는 경정할 때 익금에 산입한 금액을 그 귀속자 등에게 소득처분하도록 정하고 있다. 따라서 과세관청이 사외유출된 법인의 소득을 그 귀속자 등에게 소득처분하는 경우에는 그 전제로서 그 소득 상당액을 법인의 익금에 산입해야 한다. 그런데 그 소득이 원래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1항에서 정한 익금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이를 법인의 익금에 산입하는 법령상의 근거가 필요하다. 구 법인세법 제15조가 익금의 범위를 포괄적으로 정한 일반규정인 이상, 수범자는 제3항이 위임한 대통령령에 이와 같이 '소득처분을 위한 조세정책상 이유 등으로 익금으로 보는 것'이 규정될 수 있음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2)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3항의 위임 범위에 있다고 인정된다.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법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특수관계가 소멸되는 날까지 업무무관 가지급금이나 그 이자를 회수하지 않은 경우 법인이 실질적으로 그 채권을 포기하거나 채무를 면제하여 그 채권 상당액이 사외유출되었다고 보고 특수관계인에 대하여 소득처분을 하기 위한 전제로서 그 채권 상당액을 법인의 익금에 산입하는 근거 규정이다.

법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특수관계가 소멸되는 날까지 회수하지 않은 업무무관 가지급금 등은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1항이 정한 익금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소득처분을 위한 조세정책상 이유로 익금으로 보는 것으로서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3항의 위임 범위에 포함된다. 따라서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3항의 위임 범위에서 그 위임 취지를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한 것으로 볼 수 있을 뿐 그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라.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3항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에는 조세법률주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2. 결론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대법관 노정희

주심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안철상

대법관 이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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