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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법 1998. 3. 30.자 98라67 결정 : 확정
[낙찰불허결정 ][하집1998-1, 220]
판시사항

입찰기일 후 낙찰기일 전에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배당요구하였음을 이유로 하여 경매법원이 직권으로 낙찰불허가결정을 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결정요지

부동산경매절차에서 입찰기일 후 낙찰기일 전에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배당요구하였다면 이는 진행된 입찰기일에 관련하여 결과적으로 입찰참가희망자의 매수의사 및 매수가격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임대차관계의 승계 여부에 관한 입찰물건명세서의 작성에 중대한 하자가 있고, 또한 임차인의 배당요구를 반영하지 못한 최저입찰가격의 결정에도 결과적으로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경매법원이 직권으로 낙찰을 불허가한 조치는 적법하다.

항 고 인

배도열

원심결정

부산지법 동부지원 1998. 2. 24.자 97타경12155 결정

주문

항고를 기각한다.

이유

기록에 의하면, 채권자 주식회사 아주상호신용금고가 채무자 이복만에 대한 대여금 채권을 회수하기 위하여 연대보증인 겸 근저당권설정자인 정영숙 소유의 이 사건 입찰목적물에 관하여 1995. 8. 10.자 근저당권에 기하여 원심법원에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를 신청하자, 원심법원은 1997. 5. 26. 경매개시결정을 하고 이후 4차례에 걸쳐 입찰기일을 명하고 입찰을 실시하였으나 입찰자가 없어 계속 유찰된 사실, 그 후 1998. 2. 15. 제5회 입찰기일에 항고인이 원심법원이 정한 최저입찰가격인 금 49,578,400원보다 높은 금 53,100,000원으로 최고가 매수신고를 하였으나 낙찰기일 전인 같은 달 23. 이 사건 입찰목적물에 관하여 1992. 3. 26. 전입신고를 마치고, 1995. 7. 27. 확정일자를 받은 대항력 있는 임차인인 노대환이 금 21,000,000원의 임대차보증금채권을 기초로 원심법원에 배당요구를 한 사실, 이에 따라 원심법원은 낙찰기일인 같은 달 24. 위 노대환의 배당요구가 있었음을 이유로 낙찰불허결정을 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최고가 매수신고인인 항고인은, 위 낙찰불허결정에 불복하여 원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를 제기하였으나 현재까지 아무런 항고이유도 제출하고 있지 아니하다.

{다만, 원심법원이 이 사건 입찰목적물에 대하여 낙찰을 불허한 이유가 "입찰기일 후 낙찰기일 전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배당요구를 한" 때문인 점에 비추어 보면(원심법원은 위 사유가 구체적으로 어떤 낙찰불허가 원인에 해당하는지를 밝히고 있지 않으나, 법리상 민사소송법 제633조 제6호 의 사유 즉, 최저낙찰가격의 결정, 일괄입찰의 결정 또는 입찰물건명세서의 작성에 중대한 하자가 있는 때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시한 것으로 보인다), 항고인은 "입찰기일 후 낙찰기일 전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배당요구를 한" 사실만으로 최저입찰가격 보다 높은 가격을 신고한 최고가 매수신고인인 자신에게 낙찰을 불허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생각에서 이 사건 항고를 한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므로, 직권으로 원심법원이 판단한 위 사유가 민사소송법 제633조 제6호 소정의 낙찰불허가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민사소송법 제617조의2 는 집행법원으로 하여금 입찰에 앞서 부동산의 표시, 부동산의 점유자와 점유의 권원, 점유할 수 있는 기간, 차임 또는 보증금에 관한 관계인의 진술, 등기된 부동산에 관한 권리 또는 가처분으로서 경락에 의하여 그 효력이 소멸되지 아니하는 것 등을 기재한 입찰물건명세서를 작성하고 그 사본을 비치하여 일반인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그 규정 취지는 입찰대상 부동산의 현황과 권리관계를 되도록 정확하게 파악하여 일반인에게 공시함으로써, 매수 희망자가 매수의사를 결정함에 있어 참고함과 동시에 예측하지 못한 손해를 입는 것을 방지하고자 함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입찰물건명세서의 기재가 이 사건 입찰대상 부동산의 실제 상황과 불일치 하는 하자가 있는 경우 그 하자가 민사소송법 제633조 제6호 , 제635조 제2항 이 규정하고 있는 직권에 의한 낙찰불허가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하자가 매수희망자의 매수의사 및 매수가격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하자인가의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입찰목적 부동산의 최선순위 담보권자보다 앞서 대항력을 취득하고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부여받은 임차인이 당해 입찰절차에서 권리신고 및 배당요구를 하면 임차권은 낙찰로 인하여 소멸하고 그 결과 낙찰인은 임차권의 부담이 없는 부동산을 취득하게 되지만, 위 임차인이 당해 입찰절차에서 권리신고 및 배당요구를 하지 아니하면 그 임차권은 낙찰 이후에도 계속 존속하게 되어 낙찰인은 임차권의 부담이 있는 부동산을 취득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할 것이어서, 입찰목적 부동산에 위와 같은 임차인이 존재하는 경우 그 임차인이 당해 입찰절차에서 권리신고 및 배당요구를 하였는지 여부는 위 부동산의 최저낙찰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요소일뿐 아니라 나아가 입찰물건명세서에 반드시 기재하여야 할 중대한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위 노대원은 이 사건 입찰대상 부동산의 최선순위 근저당권설정자보다도 앞서 대항력을 취득하고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은 임차인으로서 항고인이 최고가 매수신고를 한 입찰기일까지 원심에 배당요구를 하지 아니하다가 그 직후에 배당요구를 함으로써 위 입찰기일 당시 작성, 비치된 입찰물건명세서에 마치 낙찰인이 위 임대차에 관한 권리의무를 승계하여야 하는 것처럼 되어 있으나(기록에 의하면 입찰대상 부동산에는 위 노대원뿐만 아니라 장재신도 임차인으로 등재되어 있었는데 위 장재신에 관하여는 위 입찰기일 공고시에 입찰물건명세서에 보증금 등 임차권에 관한 내용 외에 1997. 8. 13. 배당요구가 있은 사실이 기재되었으나 위 노대원에 관하여는 대항력 있는 임차권의 내용에 관련한 사항만 기재되고 위 입찰기일 공고시까지 배당요구가 없는 관계로 배당요구가 있은 점의 기재가 없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낙찰기일을 기준으로 할 때에는 위 노대원의 임차권이 낙찰로 인하여 소멸하게 됨으로써 낙찰인이 이를 인수, 승계하지 아니하게 되어 결국 위 입찰물건명세서는 입찰대상 부동산의 권리관계를 제대로 반영, 기재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입찰물건명세서 작성의 하자는 앞에서 살핀 법리에 비추어 일반인의 매수의사 및 매수신고 가격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결과적으로 위 입찰물건명세서의 작성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할 것이며, 또한, 원심법원으로서는 위 제5회 입찰기일공고시 최저입찰가격을 정함에 있어 전회 입찰기일에서 정한 최저입찰가격인 금 61,973,000원보다 금 12,394,600원이 저감된 금 49,578,400원에 최저입찰가격을 결정하였는데(이는 유찰시 적용되던 20%의 최저입찰가격 저감률을 그대로 적용한 결과인데, 위 입찰기일 당시 낙찰에 의하여 승계될 위 노대원의 임차보증금의 부담을 감안하면 실제적인 최저입찰가격은 각 입찰기일에 공고된 최저입찰가격보다 임차보증금 21,000,000원 상당이 많은 금액이 되는 셈이다.), 입찰기일 후 낙찰기일 전 위 노대원이 위 임차보증금채권을 기초로 배당요구를 함으로써 임차보증금채권의 부담이 소멸되는 결과 낙찰시를 기준으로 할 때 실제적인 최저입찰가격 저감액은 금 33,394,600원{금 82,973,000원(금 61,973,000+21,000,000원)-금 49,578,400원}에 이르고 직전의 실제적인 최저입찰가격에 대비하여 최저입찰가격 저감률은 약 40%(금 33,394,600원÷금 82,973,000원)에 달하게 되었는 바, 이러한 결과는 신입찰시 시행하는 최저입찰가격 저감의 정도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타당성을 벗어난 것이라 할 것이어서(대법원 1961. 11. 3.자 4294민재항506 결정) 원심법원이 입찰기일 이후의 위 노대원의 배당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한 금 49,578,000원의 최저입찰가격 결정에는 결과적으로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할 것이고, 이는 민사소송법 제633조 제6호 , 제635조 제2항 소정의 낙찰불허가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이 위와 같은 이유로 낙찰을 불허한 조치는 정당하고 달리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심결정에 어떠한 위법한 점을 찾아볼 수 없으므로 항고인의 항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판사 황형모(재판장) 서승렬 김광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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