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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11. 4. 선고 2014가합585926 판결
[설계보상비반환][미간행]
원고

부산교통공사 (소송대리인 정부법무공단 담당변호사 박시준 외 1인)

피고

주식회사 대우건설 외 6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외 2인)

2016. 10. 18.

주문

1. 원고에게,

가. 피고 주식회사 대우건설, 주식회사 한창건업은 공동하여 551,460,000원,

나. 피고 금호산업 주식회사, 주식회사 용호건설, 혜도종합토건 주식회사는 공동하여 472,365,000원,

다. 피고 주식회사 용호건설, 에스케이건설 주식회사, 주식회사 삼미건설은 공동하여 519,34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09. 6. 26.부터 2015. 1. 23.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2015. 9. 30.까지는 연 20%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별지 ‘피고’란 기재 해당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별지 ‘청구금액’란 기재 돈 및 각 이에 대하여 2009. 6. 26.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최종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부산지하철 1호선 연장(다대선) 턴키공사 입찰

1) 원고가 수요기관으로서 조달청에 요청하여, 조달청은 2008. 12. 10. 부산지하철 1호선 연장(다대선) 턴키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 중 제1 내지 4공구의 설계·시공 일괄입찰(이하 ‘이 사건 입찰’이라 한다)을 공고하였다.

2) 이 사건 입찰은 ‘입찰공고 →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신청 → 사전심사적격자 선정 → 입찰참가(기본설계 제출) → 기본설계적격자 선정 → 낙찰자(실시설계적격자) 결정’의 단계로 이루어진다.

3) 원고가 이 사건 입찰과 관련하여 행한 공사입찰공고와 이에 부수하여 제시한 입찰안내서에는 공사입찰유의서(이하 ‘이 사건 공사입찰유의서’라 한다) 및 일괄공사 등의 공사입찰특별유의서(Ⅰ)(이하 ‘이 사건 특별유의서’라 하고, 이 사건 공사입찰유의서와 함께 ’이 사건 입찰유의서 등‘이라 한다)가 포함되어 있는데, 그 각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출처 내용
공사입찰공고 5.기타사항
다. 입찰자는 현장설명 시 배부한 입찰안내서 등 이 공사입찰에 필요한 제반사항을 숙지하고 입찰에 응하여야 하며, 이를 숙지하지 못한 모든 책임은 입찰자에게 있습니다.
라. 낙찰자로 결정되지 아니한 자(탈락자)에게는 정부 입찰·계약집행기준 “대형공사의 설계비 보상”에 의해 설계비의 일부를 보상합니다.
이 사건 공사입찰유의서 제15조(입찰의 무효) 시행규칙 제44조에서 무효로 규정한 입찰 및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입찰은 무효로 한다.
4. 담합하거나 타인의 경쟁참가를 방해 또는 관계계약담당자의 업무집행을 방해한 자의 입찰
이 사건 특별유의서 제28조(설계비 보상)
① 설계비의 보상은 발주기관이 당해 공사의 설계비 보상을 목적으로 책정한 예산의 범위 내에서 회계예규 「정부입찰·계약집행기준」 제15장의 대형공사의 설계비 보상에 따라 보상할 수 있다.
② 설계비 보상의 대상은 일괄입찰의 경우 설계심의 결과 적격판정된 자로서 설계점수가 높은 순으로 6인 중 낙찰자로 선정되지 아니한 자이며, 대안입찰인 경우에는 대안채택 및 설계심의 결과 적격판정된 자로서 설계점수가 높은 순으로 6인 중 낙찰자로 선정되지 아니한 자로 한다.
④ 입찰의 무효에 해당하거나 무효에 해당하는 사실이 사후에 발견된 자 및 회계예규 「정부입찰·계약집행기준」 제85조에 해당하지 않는 자는 설계비보상 대상자에서 제외하며, 입찰의 무효사실이 발견되기 이전에 설계비를 보상받은 자는 현금으로 즉시 반환하여야 한다.

나. 피고들의 형식적 입찰참가

1) 피고들은 현대건설 주식회사, 한진중공업 주식회사, 코오롱글로벌 주식회사(이하 회사 명칭을 표기함에 있어 ‘주식회사’의 기재는 모두 생략한다) 등과 사이에서 2008. 12.경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피고들이 공동수급체를 구성하여 이 사건 공사 중 1, 2, 4공구에 관한 이 사건 입찰에 각 참가하기로 하면서, 아래 표 ‘낙찰’란 기재 공동수급체가 낙찰 받을 수 있도록 ‘탈락’란 기재 공동수급체는 미리 합의된 입찰가격에 따라 형식적으로만 참가하기로 합의하였다.

[표] 각 공구별 공동수급체(컨소시엄) 구성 현황
공구 구분 주간사 공동수급체 구성 현황 (지분율 : %)
1공구 낙찰 현대건설 현대건설(57)+반도건설(10)+태아산업개발(7)+협성종합건업(7)+반석건설(7)+거영에스씨(7)+대성건설(5)
탈락 피고 대우건설 피고 대우건설(60) + 피고 한창건업(40)
2공구 낙찰 한진중공업 한진중공업(40)+두산건설(25)+현대산업개발(25)+동부토건(10)
탈락 피고 금호산업 피고 금호산업(35) + 삼부토건(25) + 피고 용호건설(20) + 피고 혜도종합토건(20)
4공구 낙찰 코오롱글로벌 코오롱글로벌(31)+삼성물산(29)+광일건설(10)+삼정(10)+경동건설(7.5)+흥국건설(7.5)+정명건설(5)
탈락 피고 에스케이건설 피고 에스케이건설(33) + 쌍용건설(27) + 피고 삼미건설(20) + 피고 용호건설(20)

2) 위 합의에 따라 피고들로 구성된 각 공동수급체가 형식적으로 이 사건 입찰에 참가한 결과,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현대건설 공동수급체, 한진중공업 공동수급체, 코오롱글로벌 공동수급체가 낙찰자로 결정되어 원고와 사이에 공사도급계약이 체결되었다.

낙찰자 이 사건 공사 중 대상 공구 계약일자 계약금액(원)
현대건설 공동수급체 1공구 2009. 11. 4. 107,920,000,000
한진중공업 공동수급체 2공구 2009. 11. 4. 89,154,000,000
코오롱글로벌 공동수급체 4공구 2009. 11. 4. 97,614,000,000

다. 설계보상비의 지급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

1) 이 사건 입찰공고에는 낙찰자로 결정되지 아니한 탈락자에게 설계비의 일부를 보상한다고 기재되어 있고, 이에 따라 원고는 2009. 6. 26.경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탈락한 각 공동수급체의 대표사에 이 사건 입찰에 참가하였으나 낙찰자로 선정되지 아니한 데 따른 설계보상비(이하 ‘이 사건 각 설계보상비’라 한다)를 지급하였다.

[표] 설계보상비 지급내역
구분 지급대상 피고 설계보상비(원)
1공구 대우건설 551,460,000
2공구 금호산업 472,365,000
4공구 에스케이건설 519,340,000

2) 공정거래위원회는 2014. 4. 25. 피고들의 위 나.항 기재와 같은 각 들러리 입찰참가 합의 등(이하 ‘이 사건 각 공동행위’라 한다)이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현대건설, 한진중공업, 코오롱글로벌 및 피고 대우건설, 금호산업, 에스케이건설에 대하여 시정명령 및 아래 표 기재와 같은 과징금 납부명령을 하였다.

[표] 과징금 부과내역
관련 공사구간 당사자 과징금액(원)
1공구 현대건설 4,834,000,000
피고 대우건설 1,329,000,000
2공구 한진중공업 2,246,000,000
피고 금호산업 1,098,000,000
4공구 코오롱글로벌 1,639,000,000
피고 에스케이건설 1,093,000,000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11 내지 14, 16 내지 1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가지번호를 별도로 특정하지 않은 것은 같다), 을다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주장의 요지

피고 대우건설, 금호산업, 에스케이건설(이하 ‘피고 대우건설 등’이라 한다)은, 원고는 피고들의 이 사건 각 공동행위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하면서 피고 대우건설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가합579815 , 이하 ‘관련 사건’이라 한다)을 별도로 제기하여 현재 소송계속 중이므로, 이 사건 소송은 중복소송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채권자가 동일한 채무자에 대하여 수개의 손해배상채권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손해배상채권들이 발생시기와 발생원인 등을 달리하는 별개의 채권인 이상 이는 별개의 소송물에 해당한다( 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다25865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관련 사건에서 원고는 피고 대우건설 등을 상대로 위 피고들의 담합이 없었다면 정상적으로 형성되었을 낙찰가와 담합으로 인한 비정상적인 낙찰가의 차액 상당 손해의 배상을 구하고 있는 반면, 이 사건 소송에서는 이 사건 각 공동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입찰에 들러리로 참가한 피고들에게 설계보상비를 지급함으로써 동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음을 주장하고 있으므로, 위 각 청구는 발생시기를 달리하는 별개의 채권인 이상 별개의 소송물에 해당한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 대우건설 등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약정에 의한 반환청구에 관한 판단

1)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각 공동행위는 이 사건 공사입찰유의서 제15조 제4호에서 입찰 무효사유로 규정하는 ‘담합하거나 타인의 경쟁참여를 방해 또는 관계계약담당자의 업무집행을 방해한 자의 입찰’에 해당하고, 이 사건 특별유의서 제28조 제4항은 ‘입찰의 무효에 해당하는 사실이 사후에 발견된 경우 설계비를 보상받은 자는 반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고들은 이 사건 입찰유의서 등의 반환약정에 따라 원고에게 설계보상비로 지급받은 금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2) 판단

가) 이 사건 입찰유의서 등의 구속력

먼저 이 사건 입찰과 관련한 이 사건 입찰유의서 등의 내용이 피고들에 대하여 구속력을 가지는 규범인지에 관하여 보건대, 공사발주자가 행한 공사입찰공고와 이에 부수하여 제시된 공사입찰유의서는 본래 청약의 유인에 해당하기는 하지만, 그에 기하여 입찰절차가 진행되는 경우, 사적 자치의 원칙과 ‘모든 입찰참가자’를 대상으로 일률적인 규칙을 제시하고자 하는 공사입찰공고 내지 공사입찰유의서의 기본 목적에 비추어 공사발주자와 함께 ‘모든 입찰참가자’에 대하여 구속력을 갖는 규범으로서의 성질을 갖는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 입찰의 공사입찰공고에는 “입찰자는 현장설명 시 배부한 입찰안내서 등 이 공사입찰에 필요한 제반사항을 숙지하고 입찰에 응하여야 하며, 이를 숙지하지 못한 모든 책임은 입찰자에게 있다.”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위 공사입찰공고와 이 사건 입찰유의서 등의 규율에 따라 이 사건 입찰이 진행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입찰유의서 등의 내용은 피고들에 대하여 구속력을 갖는 규범으로서의 성질을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따라서 입찰에서 탈락하여 원고와 사이에 공사에 관한 어떠한 계약도 체결하지 아니하였다거나 전자입찰하였으므로 이 사건 입찰유의서 등의 내용에 구속될 근거가 없다는 피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설계보상비 반환의무의 성립 여부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입찰공고문에는 ‘낙찰자로 결정되지 아니한 자(탈락자)에게는 정부 입찰·계약집행기준 “대형공사의 설계비 보상”에 의해 설계비의 일부를 보상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관련 법령 및 이 사건 입찰유의서 등의 관련 조항은 아래와 같다.

[구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1. 12. 31. 대통령령 제2347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가계약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27조(재공고입찰과 수의계약)
① 경쟁입찰을 실시한 결과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수의계약에 의할 수 있다.
1. 제10조의 규정에 의하여 경쟁입찰을 실시하였으나 입찰자가 1인뿐인 경우로서 제 20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재공고입찰을 실시하더라도 제12조의 규정에 의한 입찰 참가자격을 갖춘 자가 1인밖에 없음이 명백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2. 제20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재공고입찰에 부친 경우로서 입찰자 또는 낙찰자가없는 경우
제39조(입찰서의 제출·접수 및 입찰의 무효)
④ 제12조(경쟁입찰의 참가자격) 및 제21조(제한경쟁입찰에 의할 계약과 제한사항 등)의 규정에 의한 경쟁참가의 자격이 없는 자가 행한 입찰 기타 기획재정부령이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입찰은 무효로 한다.
제85조(일괄입찰등의 입찰절차)
⑤ 각 중앙관서의 장 또는 계약담당공무원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에는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에 당해 설계의 적격여부에 대한 심의 및 설계점수평가를 의뢰하여야 한다.
2. 일괄입찰의 경우로서 제3항의 규정에 의한 기본설계입찰서 또는 실시설계서를 제출받은 때
제87조(일괄입찰의 낙찰자 선정)
① 각 중앙관서의 장 또는 계약담당공무원은 기본설계입찰에 있어서 제85조 제5항의 규정에 의한 통지를 받은 때에는 입찰자 중 설계점수가 높은 순으로 최대 6인(적격으로 통지된 입찰자가 6인 미만인 경우에는 적격으로 통지된 모든 입찰자)을 선정한 후 제85조의2 제1항에 따라 선택된 실시설계적격자 결정방법을 적용하여 실시설계적격자로 결정한다. 다만, 제85조 제5항에 따른 기본설계적격자가 1인 이하인 경우에는 재공고입찰에 의하여야 한다.
제89조(설계비 보상)
① 각 중앙관서의 장 또는 계약담당공무원은 제86조 제2항 및 제87조의 규정에 의하여 선정된 자중 낙찰자로 결정되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는 예산의 범위 안에서 설계비의 일부를 보상할 수 있다.
[국가계약법 시행규칙]
제44조(입찰무효)
영 제39조 제4항에 따라 무효로 하는 입찰은 다음과 같다.
11. 제1호부터 제10호까지 외에 기획재정부장관이 정하는 입찰유의서에 위반된 입찰
[정부입찰·계약 집행기준(2012. 4. 2. 기획재정부 계약예규 제2200.04-159-2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장 대형공사의 설계비 보상
제87조(설계비 보상기준)
계약담당공무원은 당해 공사의 설계보상비로 책정된 당해 공사예산의 20/1000에 해당하는 금액을 다음 각호와 같이 지급하여야 한다.
1. 낙찰탈락자가 5명인 경우 : 공사예산의 20/1000에 해당하는 금액을 설계점수가 높은 자 순으로 20분의 7, 20분의 5, 20분의 4, 20분의 2, 20분의 2를 지급
2. 낙찰탈락자가 4명인 경우 : 공사예산의 20/1000에 해당하는 금액을 설계점수가 높은 자 순으로 20분의 7, 20분의 5, 20분의 4, 20분의 2를 지급
3. 낙찰탈락자가 3명인 경우 : 공사예산의 20/1000에 해당하는 금액을 설계점수가 높은 자 순으로 20분의 7, 20분의 5, 20분의 4를 지급
4. 낙찰탈락자가 2명인 경우 : 공사예산의 20/1000에 해당하는 금액을 설계점수가 높은 자 순으로 20분의 7, 20분의 5를 지급
5. 낙찰탈락자가 1명인 경우 : 공사예산의 20/1000에 해당하는 금액의 1/4를 지급
제88조(공동입찰시의 설계비 보상)
계약담당공무원은 2인 이상이 공동으로 입찰하여 낙찰탈락자가 된 경우에는 제87조에 의해 산출된 금액을 공동입찰의 대표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제89조(보상통지)
① 계약담당공무원은 낙찰탈락자가 확정되면 즉시 낙찰탈락자에게 설계비 보상과 관련된 내용을 통지하여야 한다.
② 제1항의 통지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통지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낙찰탈락자의 설계비 보상요청이 없으면 설계비 보상금에 대한 권리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
제90조(입찰공고시 공고사항)
계약담당공무원은 시행령 제79조에 규정한 대안입찰 또는 일괄입찰 공사의 입찰공고를 하는 경우에는 입찰공고에 제87조 내지 제89조의 내용을 포함시켜야 한다.
[이 사건 공사입찰유의서]
제15조(입찰의 무효)
시행규칙 제44조에서 무효로 규정한 입찰 및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입찰은 무효로 한다.
4. 담합하거나 타인의 경쟁참가를 방해 … 한 자의 입찰
[이 사건 특별유의서]
제28조(설계비 보상)
④ 입찰의 무효에 해당하거나 무효에 해당하는 사실이 사후에 발견된 자 및 회계예규 「정부입찰·계약 집행기준」 제85조에 해당하지 않는 자는 설계비보상 대상자에서 제외하며, 입찰의 무효사실이 발견되기 이전에 설계비를 보상받은 자는 현금으로 즉시 반환하여야 한다.

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설계보상비의 지급은 이 사건 입찰이 유효함을 전제로 하는 것이고, 이 사건 공사입찰유의서 제15조 제4호는 이 사건 각 공동행위와 같은 담합에 의한 입찰을 무효사유로 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①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계약법’이라 한다)이 적용되는 입찰절차에 하자가 있는 경우 그 하자가 공공성과 공정성이 현저히 침해될 정도로 중대하고, 상대방도 그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 또는 낙찰자결정과 계약체결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결과가 될 것임이 분명한 경우 등에 한하여 입찰 및 이에 따른 낙찰자결정과 계약이 무효로 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한 점( 대법원 2006. 6. 19.자 2006마117 결정 등 참조), ② 이 사건 입찰유의서 등에서 정해진 입찰의 무효사유가 있다고 하여 원인행위자가 행정적인 제재 또는 형사처벌을 받거나 불법행위책임 등을 지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입찰이 당연 무효가 된다면 그에 따라 체결된 계약 역시 무효에 이르게 되어 법적 안정성을 해치게 되는 점, ③ 조달청 해석기준 제89-5조는 국가계약법상의 설계보상비에 대하여, “예규 「정부입찰·계약 집행기준」 제15장 ‘대형공사의 설계비 보상’ 제89조 제1항에 따른 설계비의 보상통지시기는 영 제87조 및 제88조에 따라 낙찰자를 결정한 시점으로서 당초 입찰이 담합에 의한 무효입찰로서 추후에 낙찰자 선정이 취소된 경우라면 기 지급된 설계보상비를 환수조치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의 취지는 입찰이 무효로 되어 재입찰이 이루어지는 경우 발주기관이 이중으로 설계보상비를 지급하게 되어 설계보상비를 지급할 예산(공사 예산의 20/1000)이 부족해지는 결과를 예방하기 위하여, 당초 입찰에 참여하였다가 탈락하여 설계보상비를 지급받은 자로부터 설계보상비를 반환받아 재입찰에 참여하였다가 탈락한 자에게 다시 설계보상비를 지급할 수 있도록 하기위한 데에 있다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입찰의 무효사유가 존재하는 경우 그에 따른 입찰이 당연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니라, 계약 체결 전이라면 입찰무효를 선언하고 재입찰을 공고할 수 있고, 계약 체결 후라면 약정해제권이 유보된 것으로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이 사건에서 원고가 이 사건 입찰을 무효로 보아 재입찰을 공고하거나 낙찰된 공동수급체들에게 공사도급계약의 해제를 통보하지도 않았으므로, 이 사건 각 공동행위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입찰이 무효가 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입찰이 무효로 되었는지와 관계없이 규정자체로 설계보상비 반환을 구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1) 피고들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살피건대, 앞서 1.항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들의 이 사건 각 공동행위는 입찰에 있어 낙찰자, 낙찰가격 등을 결정함으로써 공동으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로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한다) 제19조 제1항 제8호 에서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나) 또한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1, 11,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피고 대우건설은 이 사건 공사 입찰공고일 직후인 2008. 12. 11.경 이미 이 사건 공사에 참여하지 않기로 내부적으로 결정하였음에도 현대건설로부터 유찰을 방지하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입찰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받고 이에 응하여 피고 한창건업과 공동수급체를 구성한 뒤 이 사건 공사 제1공구 입찰에 참여한 사실, ② 한진중공업은 이 사건 공사 입찰 공고일 이후인 2008. 12.경 당초 이 사건 공사 입찰에서 경쟁회사로 예상되었던 두산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을 구성사로 흡수하여 공동수급체를 구성하였는데, 이로 인하여 이 사건 공사 입찰이 유찰될 가능성이 발생한 사실, ③ 이에 한진중공업은 피고 금호산업에게 유선으로 형식적 입찰 참여를 요청하였고, 피고 금호산업은 이 사건 공사 입찰에 참여할 의사가 없었음에도 도움을 주면 향후 턴키입찰건에 공동도급사로 도움을 주겠다는 한진중공업의 제안에 응하여 한진중공업으로부터 소개받은 삼부토건, 피고 용호건설, 혜도종합토건과 공동수급체를 구성하여 이 사건 공사 제2공구 입찰에 참여한 사실, ④ 마찬가지로 코오롱글로벌은 당초 이 사건 공사 입찰에서 경쟁회사로 예상되었던 삼성물산을 구성사로 흡수하여 공동수급체를 구성하였는데 이로 인하여 이 사건 공사 입찰이 유찰될 가능성이 발생한 사실, ⑤ 이에 피고 에스케이건설은 당초 이 사건 공사 입찰에 참여할 의사가 없었음에도 코오롱건설의 형식적 입찰 참여 요청에 응하여 코오롱건설로부터 소개받은 쌍용건설, 피고 삼미건설, 용호건설과 공동수급체를 구성하여 이 사건 공사 제4공구 입찰에 참여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들에게 공정거래법에 위반되는 이 사건 각 공동행위에 대한 고의가 인정되므로, 이 사건 각 공동행위는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원고는 이 사건 각 공동행위로 이 사건 입찰에 들러리로 참여한 피고들에게 앞서 1.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설계보상비를 지급함으로써 동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의 위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피고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손해가 없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들의 주장 요지

이 사건 각 공동행위가 없었어도 원고는 이 사건 입찰을 재공고하여 정상적인 입찰자에 대하여 설계보상비를 지급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각 설계보상비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다.

(2) 판단

앞서 본 설계보상비 지급 요건에 의하면, 사전심사적격자는 있었으나 설계적격자가 없는 경우 원고는 재입찰공고나 다른 탈락자에 대한 설계보상비 지급 없이도 낙찰자를 결정할 수 있다. 또한 구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27조 는 재공고입찰에 의하더라도 입찰자가 1인밖에 없음이 명백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또는 재공고입찰에 부쳤으나 입찰자나 낙찰자가 없는 경우에는 수의계약에 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각 공동행위가 없었더라도 필수적으로 설계보상비를 지급하게 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피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위법행위와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들의 주장 요지

원고가 피고들에게 이 사건 각 설계보상비를 지급한 것은 피고들로 구성된 각 공동수급체가 원고의 설계기준에 부합하는 설계를 하여 설계점수를 획득하였기 때문이지 이 사건 각 공동행위 때문이 아니므로 위법행위와 이 사건 각 설계보상비 상당의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

(2) 판단

피고 대우건설, 금호산업, 에스케이건설을 각 주간사로 하는 공동수급체는 이 사건 각 공동행위에 기인하여 이 사건 입찰에 들러리로 참여한 후, 사전심사적격자 선정, 기본설계적격자 선정을 받았으나 낙찰자로 결정되지 않아 이 사건 각 설계보상비를 지급받았다. 이와 같은 ‘이 사건 각 공동행위 → 사전심사적격자 및 기본설계적격자 선정 → 낙찰자 탈락 → 이 사건 각 설계보상비 지급’이라는 과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공동행위와 이 사건 각 설계보상비 지급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고, 중간에 기본설계적격자 선정 및 설계점수 획득이 개입되어 있다고 하여 이 사건 각 공동행위와 원고의 이 사건 각 설계보상비 지급 사이의 인과관계가 단절된다고 볼 수 없다. 피고들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판단

(1) 피고들은, 원고는 지방공기업법에 따라 설립된 지방공사로, 원고 또한 채권·채무관계를 조기에 확정하고 예산 수립에 있어 불안정성을 제거함으로써 그 재정을 합리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으므로 국가재정법 및 지방재정법상의 5년의 단기소멸시효 규정을 준용하여야 하는데, 피고들이 2009. 6. 22. 이 사건 각 설계보상비를 원고에게 청구하였고, 원고는 같은 해 6. 26. 위 각 설계보상비를 피고들에게 지급한 이상, 이 사건 소는 그로부터 5년이 경과한 2014. 11. 21. 제기되어 5년의 소멸시효가 도과하였음이 명백하므로 원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시효소멸하였다고 주장한다.

(2) 살피건대, 지방재정법 제82조 는 그 적용대상을 금전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지방자치단체’의 권리 내지 금전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권리로 규정하고 있고, 국가재정법도 마찬가지로 ‘국가’의 권리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데, 피고들이 제출한 증거들과 위 주장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더라도, 원고의 채권·채무의 소멸시효에 관하여 지방재정법 혹은 국가재정법상의 소멸시효에 관한 규정을 유추적용하여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기간은 원고에 대하여는 민법 제766조 에 의하여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이고, 원고의 이 사건 소가 늦어도 피고들이 설계보상비를 지급받은 2009. 6. 26.경으로부터 10년 이내인 2014. 11. 21.에 제기된 이상 아직 소멸시효기간은 도과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소멸시효 기간이 도과되었다는 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과실상계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들은, 턴키입찰제도는 종래부터 대형건설사 위주의 수주로 인한 경쟁제한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음에도 거의 비슷한 시기에 전 공구를 발주하는 등 원고 스스로 유찰가능성을 높여 건설사들로 하여금 상호 담합의 빌미를 제공하였던 점, 피고들이 이미 이 사건 각 공동행위로 인하여 행정청으로부터 불이익처분을 받은 점 등을 참작하여 과실상계를 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2)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한 고의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평의 원칙이나 신의칙상 과실상계가 허용될 수 없고, 다만 그 책임을 제한하더라도 가해자로 하여금 불법행위로 인한 이익을 최종적으로 보유하게 하는 것이 아니게 되는 경우 등에 제한적으로 이를 허용할 수 있을 뿐이다(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다106702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공동행위는 피고들이 공모하여 이 사건 입찰에 형식적으로 참가하여 미리합의된 공동수급체가 낙찰되도록 한 것으로서 고의의 불법행위에 해당하는 점, 이 사건 각 공동행위로 인하여 반환받은 설계보상비 상당 이익을 피고들이 모두 취득하였다는 점, 원고의 부주의를 이유로 과실상계를 허용한다면 가해자로 하여금 불법행위로 인한 이익의 상당 부분을 최종적으로 보유하게 하는 부당한 결과에 이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이 사건 각 공동행위에 원고 내지 원고 측의 부주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을 이유로 원고의 과실을 인정하여 과실상계를 할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마) 피고들의 신의칙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들은, 원고가 피고들에게 설계보상비 반환을 구하는 것은 과징금 납부명령, 입찰참가자격제한처분 등에 이은 중복제재에 해당하여 지나치게 가혹하므로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다고 항변하므로 살피건대, 피고들이 공법상 불이익처분을 받았다거나 그러한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 원고의 사법상 권리행사가 제한된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으므로 피고들의 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소결

따라서 원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피고 대우건설, 한창건업은 공동하여 551,460,000원, 피고 금호산업, 용호건설, 혜도종합토건은 공동하여 472,365,000원, 피고 용호건설, 에스케이건설, 삼미건설은 공동하여 519,34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그 손해발생일 이후인 2009. 6. 26.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최후 송달일인 2015. 1. 23.까지는 민법에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2015. 9. 30.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및 구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시행령(2015. 9. 25. 대통령령 제265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정한 연 20%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및 같은 법 시행령에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 론

원고의 청구를 위와 같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한다.

[별지 생략]

판사   전지원(재판장) 어준혁 김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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