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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법 김천지원 2003. 3. 13.자 2003카합9 결정 : 확정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하집2003-1,25]
판시사항

[1] 주식회사가 그 회사의 주식을 발행함에 있어 대주주에게 거의 모든 주식을 배정하는 것이 상법상 주주평등의 원칙 내지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한 것으로 무효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2] 신주 발행으로 주주들 간의 지배관계에 변동이 초래된 경우, 그 신주의 의결권 행사의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사건에서 보전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1] 제3자 배정에 의한 유상증자를 반대하는 주주들이 있음에도 이를 무시한 채 이사회의 결의만으로 신주를 발행하여 그 중 대부분의 신주를 주요 주주에게 배정하였다면, 이는 주식회사 주주권의 기본 원칙인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상법 제418조 에서 정한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한 것으로 무효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2] 신주 발행 전에는 피신청인측이 지배적인 주주권을 행사하기 어려웠으나 신주 발행 후에는 지배적인 주주의 지위에 있게 되었고, 이로써 피신청인측이 주주총회 및 그 이후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신주의 의결권에 기하여 지배적인 주주로서 이사를 선임하는 등의 권한을 행사함으로써 신청인측을 배제한 채 회사의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게 되었다면 신청인측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 할 우려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의결권 행사의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사건에서 보전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한 사례.

신청인

이철수 (신청대리인 변호사 최진석)

피신청인

세양산업주식회사 외 1인 (피신청인 대리인 변호사 신필종)

주문

1.피신청인 세양산업주식회사는 이 법원 2003가합137호 사건의 판결선고시까지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피신청인 박순택에게 [별지] 목록 기재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2. 피신청인 박순택은 이 법원 2003가합137호 사건의 판결선고시까지 위 주주총회에서 위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여서는 아니 된다.

3. 신청비용은 피신청인들의 부담으로 한다.

신청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소명된다.

가.피신청인 세양산업주식회사(이하 '세양산업'이라 한다)는 2002. 11. 2. 이사회에서 제3자 배정에 의한 신주 399,894주를 유상증자하여 신청외 이동익에게 전부 배정하기로 하는 결의를 하였다가 같은 달 4. 주요 주주인 윤병설 등이 위 유상증자 결의에 반대하면서 주주로서의 권한을 신청외 김양효에게 위임하여 공동 대처하기로 결정하자, 같은 달 8. 위 유상증자로 인한 신주의 배정 대상을 위 이동익에서, 피신청인 박순택에게 387,894주, 신청외 이한섭에게 3,000주, 신청외 정재훈, 오성균에게 각 2,000주, 신청외 황진중, 차용성, 윤상국, 남재금, 박영규에게 각 1,000주를 배정하는 것으로 변경하였고, 세양산업은 2002. 11. 12. 위 이사회 결의에 따라 이 사건 신주를 발행하여 그 발행주식 총수가 2,682,400주로 증가하였다.

나.그 후 신청인이 2003. 2. 14. 이 법원에 이 사건 신청을 하였고, 위 윤병설 및 세양산업의 소액주주인 소계영, 이호중, 한동주, 지세순은 같은 해 3. 7. 위 회사에 대한 주주로서의 권한을 신청인에게 위임하였다.

다.한편, 위와 같이 이 사건 신주를 발행함으로써 피신청인 박순택 및 그의 특수관계인들(이하 '피신청인측'이라 한다)과 신청인 이철수 및 그에게 주주의 권한을 위임한 주주들(이하 '신청인측'이라 한다)의 주식 소유지분 비율이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변경되었다.

본문내 포함된 표
신주발행 전 신주발행 후
피신청인 박순택 및 그의 특수관계인들 주주명 주식수(주) 지분비율(%) 주식수(주) 지분비율(%)
박순택 247,045 10.82 634,939 23.67
성명헌 129,310 5.67 129,310 4.82
박기범 121,300 5.31 121,300 4.52
박소현 94,675 4.14 94,675 3.53
박주현 101,544 4.45 101,544 3.79
박철수 56,991 2.50 56,991 2.12
박철균 20,357 0.89 20,357 0.76
합 계 771,222 33.78 0 43.21
신청인 및 주주권한을 위임한 주주들 윤병설 248,000 10.86 248,000 9.24
소계영 202,000 8.85 202,000 7.53
이호중 100,000 4.38 100,000 3.72
한동주 85,000 3.72 85,000 3.16
지세순 82,260 3.60 82,260 3.06
이철수 100,000 4.38 100,000 3.72
합 계 817,260 35.80 817,260 30.46

라. 세양산업은 2003. 2. 28. 이사회 결의로서 제25기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및 결손금 처리 계산서 승인, 이사의 선임, 이사의 보수한도 승인을 안건으로 한 주주총회를 같은 해 3. 14.에 개최하기로 결정하였다.

2. 먼저 피보전권리에 관하여 본다.

상법 제418조 제1항 은 "주주는 그가 가진 주식 수에 따라서 신주의 배정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 은 "회사는 제1항 의 규정에 불구하고, 정관에 정하는 바에 따라 주주 외의 자에게 신주를 배정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는 신기술의 도입, 재무구조의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해당하는 경우에 한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한편, 세양산업의 정관 제9조 제1항은 "이 회사의 주주는 신주발행에 있어서 그가 소유한 주식 수에 비례하여 신주의 배정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경우에는 주주 외의 자에게 신주를 배정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면서 그 제8호로 "회사가 경영상 필요로 임원 또는 종업원에게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를 들고 있는바, 위와 같은 상법 및 정관의 규정은 주주평등의 원칙에 따라 주주에게 그 주식 수에 비례하여 신주인수권을 인정하되,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로 하는 등의 경우 예외적으로 제3자 배정에 의한 신주발행을 인정하는 취지라고 할 것이다.

이 사건에 있어서,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제3자 배정에 의한 유상증자를 반대하는 주주들이 있음에도 이를 무시한 채 이사회의 결의만으로 신주 399,894주를 발행하여 그 중 96.7%에 해당하는 387,894주를 주요 주주인 피신청인 박순택에게 배정하였다면, 이는 주식회사 주주권의 기본원칙인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상법 및 위 정관에서 정한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한 것으로 무효로 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세양산업의 자회사인 주식회사 세광의 재무구조 악화로 인한 자금지원요청에 따라 긴박한 자금조달의 필요성에 의하여 신주발행을 하였다는 점이 엿보이기는 하나, 위 점만으로 이 사건 신주발행이 유효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신주발행은 무효이므로 신청인이 주주권에 기하여 위 신주에 관한 의결권의 행사금지를 구하는 이 사건 피보전권리에 대한 소명이 있다.

3. 다음 보전의 필요성에 관하여 본다.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은 다툼 있는 권리관계에 관하여 그것이 본안소송에 의하여 확정되기까지의 사이에 가처분권리자가 현재의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강포를 막기 위하여, 또는 기타 필요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허용되는 응급적·잠정적 처분이고, 이러한 가처분을 필요로 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가처분신청의 인용 여부에 따른 당사자 쌍방의 이해득실관계, 본안소송에 있어서의 장래의 승패의 예상, 기타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법원의 재량에 따라 합목적적으로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7. 10. 14.자 97마1473 결정 등 참조).

이 사건에서 보건대, 위 도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신주발행 전에는 피신청인측이 주식의 전체지분 중 33.78%의 지분을, 신청인측이 35.8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피신청인측이 그 지배적인 주주권을 행사하기가 어려웠으나, 이 사건 신주발행 후에는 피신청인측이 43.21%의 지분을, 신청인측이 30.46%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어 피신청인측이 지배적인 주주의 지위에 있게 되었고, 따라서 피신청인이 2003. 3. 14.에 개최되는 주주총회 및 그 이후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이 사건 신주의 의결권에 기하여 그 지배적인 주주로서 이사를 선임하는 등의 권한을 행사함으로써 신청인측을 배제한 채 세양산업의 경영권을 장악할 수도 있게 될 것이다.

사실이 이와 같다면, 이 사건 신주발행 전에 피신청인측보다 더 많은 주식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신청인측에서 세양산업의 경영진에 대하여 탄핵을 하거나 세양산업의 경영권을 차지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주주총회에서 이 사건 신주의 의결권을 행사하게 하는 것은 신청인측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 할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신청인들은 피신청인 박순택과 그의 특수관계인들 외에 박순택에게 우호적인 주주들의 주식을 합하면 세양산업의 발행주식 총수의 50% 이상에 해당하는 지분을 확보하게 되고, 피신청인측이 이 사건 신주발행과 관계없이 지배적인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그 보전의 필요성이 없다고 주장하나, 이 점을 소명할 만한 자료가 부족하다.

그렇다면 세양산업이 이 법원 2003가합137호 사건의 판결선고시까지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피신청인 박순택에게 위 신주에 대한 의결권의 행사를 하게 하는 것이나 피신청인 박순택이 위 주주총회에서 위 신주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은 신청인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 한다고 할 것이므로, 그 보전의 필요성도 있다.

4. 따라서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판사 이찬우(재판장) 신안재 정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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