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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 4. 7. 선고 2014후1563 판결
[거절결정(특)][공2017상,1037]
판시사항

특허출원 시 청구항에 발명의 구성을 불명료하게 표현하는 용어를 기재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및 발명이 명확하게 적혀 있는지 판단하는 방법

판결요지

특허법 제42조 제4항 제2호 는 청구범위에는 발명이 명확하고 간결하게 적혀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특허법 제97조 는 특허발명의 보호범위는 청구범위에 적혀 있는 사항에 의하여 정하여진다고 규정하고 있다(2007. 1. 3. 법률 제81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구 특허법에도 자구는 다르지만 동일한 취지로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청구항에는 명확한 기재만이 허용되고, 발명의 구성을 불명료하게 표현하는 용어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또한 발명이 명확하게 적혀 있는지는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 발명의 설명이나 도면 등의 기재와 출원 당시의 기술상식을 고려하여 청구범위에 기재된 사항으로부터 특허를 받고자 하는 발명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지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단순히 청구범위에 사용된 용어만을 기준으로 하여 일률적으로 판단하여서는 안 된다.

원고, 피상고인

바스프 푸엘 셀 게엠베하 (소송대리인 변리사 손민)

피고, 상고인

특허청장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특허법 제42조 제4항 제2호 는 청구범위에는 발명이 명확하고 간결하게 적혀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특허법 제97조 는 특허발명의 보호범위는 청구범위에 적혀 있는 사항에 의하여 정하여진다고 규정하고 있다(2007. 1. 3. 법률 제81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구 특허법에도 자구는 다르지만 동일한 취지로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청구항에는 명확한 기재만이 허용되고, 발명의 구성을 불명료하게 표현하는 용어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 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3후2072 판결 , 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후1613 판결 등 참조). 또한 발명이 명확하게 적혀 있는지 여부는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 발명의 설명이나 도면 등의 기재와 출원 당시의 기술상식을 고려하여 청구범위에 기재된 사항으로부터 특허를 받고자 하는 발명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지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단순히 청구범위에 사용된 용어만을 기준으로 하여 일률적으로 판단하여서는 안 된다.

2.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본다.

가. 원심판결에 의하면, 이 사건 출원발명(출원번호 생략)은 ‘연료 전지용 막-전극-단위를 조절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특허청구범위 제12항(2013. 6. 4. 보정된 것, 이하 ‘이 사건 제12항 발명’이라고 한다)에는 “X는 같거나 다르며, 추가적인 라디칼로서 수소 원자, 1 내지 20개의 탄소 원자를 갖는 기, 바람직하게는 분지 또는 비분지 알킬 또는 알콕시기, 또는 아릴기를 가지는, 산소, 황 또는 아미노기이고”라는 기재(이하 ‘이 사건 기재’라고 한다)가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X가 산소 또는 황인 경우 아졸 화합물의 구조상 추가적인 라디칼을 가질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기재 중 ‘1 내지 20개의 탄소 원자를 갖는 기(group), 바람직하게는 분지(branched) 또는 비분지(unbranched) 알킬 또는 알콕시기’ 부분은 X가 아미노기인 경우 추가적으로 가질 수 있는 라디칼에 해당한다(2006. 6. 8. 국제특허출원 당시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내용은 “X gleich oder verschieden ist und fur Sauerstoff, Schwefel oder eine Aminogruppe, die ein Wasserstoffatom, eine 1-20 Kohlenstoff atome aufweisende Gruppe, vorzugsweise eine verzweigte oder nicht verzweigte Alkyl- oder Alkoxygruppe, oder eine Arylgruppe als weiteren Rest tragt”로서 이와 같은 취지이다). 따라서 X가 산소 또는 황인 경우 아졸 화합물의 구조상 추가적인 라디칼을 가질 수 없어 이 사건 기재 중 X의 의미가 명확하지 않다고 볼 여지가 있다. 다만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출원발명에 관한 심사 또는 심판 단계에서 이에 관한 의견제출의 기회를 부여한 적이 없었다. 그러므로 이러한 사항은 거절결정에 대한 불복심판과 그 취소소송에서 심결의 당부를 판단하는 근거로 할 수는 없다(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후1054 판결 참조).

나. 원심은 다음의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1) 이 사건 기재가 포함된 이 사건 제12항 출원발명(그 우선권 주장일은 2005. 9. 10.이다)과 관련하여 특허청 심사관은 2012. 12. 31. ‘바람직하게는’ 등의 표현이 사용되어 발명이 명확하게 적혀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거절이유를 명시적으로 통지하였다.

(2) 원고가 2013. 2. 21. 보정 시 이 부분을 보정하지 않았고, 특허청 심사관은 2013. 5. 30. 동일한 거절이유로 이 사건 출원발명에 관한 특허거절결정(이하 ‘이 사건 거절결정’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3) 그 후 원고는 2013. 6. 3. 이 사건 거절결정에 대한 불복심판을 청구하고 2013. 6. 4. 보정을 신청하면서도 ‘바람직하게는’을 삭제하는 등으로 보정하지 않았다. 이에 특허청 심사관은 2013. 7. 30. 당초의 거절이유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거절결정을 유지하였고, 특허심판원 역시 2013. 9. 5. 동일한 이유로 원고의 위 불복심판청구를 기각하는 심결을 하였다.

다. 위 사실관계로 볼 때, 이 사건의 쟁점은 이 사건 기재 중 ‘1 내지 20개의 탄소 원자를 갖는 기, 바람직하게는 분지 또는 비분지 알킬 또는 알콕시기’ 부분이 특허법상 청구범위로서 명확하고 간결한 기재인지 여부이다.

이 부분은 ‘1 내지 20개의 탄소 원자를 갖는 기’와 ‘분지 또는 비분지 알킬 또는 알콕시기’가 이중한정을 나타내는 용어인 ‘바람직하게는’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기재는 이 사건 제12항 발명에 기재된 ‘X’가 ‘1 내지 20개의 탄소 원자를 갖는 기’ 전체를 의미하는지, 아니면 그중에서 ‘분지 또는 비분지 알킬 또는 알콕시기’를 의미하는지가 반드시 명확하지는 않아 특허청구범위를 둘러싸고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 이처럼 특허청구범위의 기재 내용이 관점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경우에는 특허청구범위로서 요구되는 명확성과 간결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 사건 출원발명의 명세서 중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는 이 사건 기재와 동일한 내용만이 적혀 있을 뿐이므로, 이러한 발명의 상세한 설명을 참작한다고 하더라도 ‘X’가 어느 것을 의미하는지가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라. 따라서 이 사건 기재를 포함하고 있는 이 사건 제12항 발명은 발명이 명확하게 적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2007. 1. 3. 법률 제8197호로 개정된 특허법 부칙 제7조에 따라 이 사건 출원발명에 대해 적용되는 그 개정 전의 구 특허법 제42조 제4항 제2호 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 뿐만 아니라 원고는 위와 같이 2012. 12. 31. 의견제출통지와 2013. 5. 30. 특허거절결정을 통하여 2차례에 걸쳐 이 사건 기재에 관한 거절이유를 명시적으로 통지받아 이를 보정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었는데도 보정을 하지 않았다. 특히 이 사건 출원발명과 같이 출원심사과정 중에 있는 청구항에 불명확한 표현이 포함되어 있을 경우, 특허청 심사관으로서는 보정 등을 통해 그러한 불명확한 표현을 바로잡음으로써 보호범위 파악 등에 의문이 없는 상태에서 특허가 등록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점에서 보더라도 이 사건에서 특허청 심사관이 한 거절결정에 잘못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마.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출원발명이 속한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라면 ‘바람직하게는’을 기준으로 앞쪽 부분인 ‘1 내지 20개의 탄소 원자를 갖는 기’가 그 뒤쪽 부분인 ‘분지 또는 비분지 알킬 또는 알콕시기’를 포함하는 넓은 개념으로서, ‘분지 또는 비분지 알킬 또는 알콕시기’는 앞에 적은 ‘1 내지 20개의 탄소 원자를 갖는 기’의 예를 나타낸 기재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이유 등을 들어 이 사건 제12항 발명에는 구 특허법 제42조 제4항 제2호 의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구 특허법 제42조 제4항 제2호 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피고의 상고는 이유 있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권순일 김재형(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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