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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2014.9.18.선고 2014구합52640 판결
환수처분취소
사건

2014구합52640 환수처분취소

원고

경북대학교병원

피고

1. 국민건강보험공단

2. 대구광역시 서구청장

3. 대구광역시 달성군수

4. 김천시장

5. 청도군수

6. 거제시장

7. 영천시장

8. 영주시장

9. 대구광역시 동구청장

10, 경산시장

11. 대구광역시 중구청장

12. 울산광역시 북구청장

13. 대구광역시 남구청장

14. 대구광역시 북구청장

15. 경주시장

16. 울진군수

17. 칠곡군수

18. 포항시장

19. 안동시장

20. 청송군수

21. 구미시장

변론종결

2014. 7. 24.

판결선고

2014. 9. 18.

주문

1. 피고들이 원고에게 별지1 처분 목록 기재 각 해당 처분일자란 기재일에 한 각 환수처분금액란 기재 금액의 환수처분을 모두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기관인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는 법인 또는 의료인이고, 피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국민건강보험법상 보험자로서 보험급여의 지급과 그 관리 등의 업무를 관장하는 법인이며, 나머지 피고들은 의료급여법 제11조제23조에 따라 의료급여의 지급 및 환수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나. 원고는 2010년 1월경부터 2012년 12월경까지 유전자 진단칩의 개발 · 제조 · 판매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 파나진(이하 '파나진'이라 한다)이 제조 · 판매한 '인유두 종바이러스 유전형 판별용 피엔에이 칩(PANArrayTM HPV Genotyping Chip, 이하 '이 사건 진단제품'이라 한다)'을 이용하여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여부 검사를 하였고, 이러한 이 사건 진단제품을 이용한 검사행위(이하 '이 사건 진단행위'라 한다)가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8조 제1항 제1호 및 행위급여·비급여목록표 및 상대가치점수(보건복지부 고시 제2005-31호, 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에서 요양급여 대상으로 인정한 분자병리검사 분류번호 나~595-2 "인유두종바이러스 유전자형 검사

[DNA microarray]"(이하 '이 사건 급여 행위'라 한다)에 해당한다면서 이 사건 진단행위에 이 사건 급여 행위의 상대가치점수를 적용하여 피고들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았다.다. 피고들은 이 사건 진단행위가 신의료기술에 해당함을 전제로 위 진단행위가 이 사건 급여 행위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원고가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여 이를 지급받은 것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에 따라, 나머지 피고들은 의료급여법 제23조 제1항에 따라 별지1 처분목록과 같이 원고가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의 환수처분을 하였다(이하 통틀어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내지 21, 갑 제6호증, 을가 제16호증, 을가 제26호증의 1, 2, 을가 제27호증, 을나 제1호증, 을나 제2호증, 을다 제1호증, 을다 제2호증, 을라 제1호증, 을라 제2호증, 을마 제1호증, 을마 제2호증, 을바 제1호증, 을 바 제2호증, 을사 제1호증, 을사 제2호증, 을아 제1호증, 을아 제2호증, 을자 제1호증, 을자 제2호증, 을차 제1호증, 을차 제2호증, 을카 제1호증의 1, 2, 을타 제1호증, 을타 제2호증, 을파 제1호증의 1, 2, 을파 제2호증, 을거 제1호증, 을거 제2호증의 1, 2, 을너 제1호증, 을너 제2호증, 을더 제1호증, 을더 제2호증, 을러 제1호증, 을러 제2호증, 을미 제1호증, 을미 제2호증, 을버 제1호증, 을버 제2호증, 을서 제1호증, 을서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이 사건 진단행위가 이 사건 급여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이 사건 진단행위는 다음과 같은 점에 비추어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 대상인 이 사건 급여 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가) 이 사건 진단행위와 이 사건 급여행위의 차이점은, 인유두종바이러스를 진단함에 있어, 이 사건 진단행위의 경우는 펩티드(peptide)를 골격으로 하는 PNA 탐침(探針, probe, 이하 'PNA 탐침'이라 한다)을 심은 이 사건 진단제품을 이용하고, 이 사건 급여행 위의 경우는 디옥시리보(deoxyribo)를 골격으로 하는 DNA 탐침(이하 'DNA 탐침'이라 한다)을 이용한다는 것인데, 인유두종바이러스를 진단함에 있어 사용되는 탐침의 중점은 그 DNA를 이루는 특이한 염기서열이지 염기들을 연결하는 골격이 아니므로, 이러한 차이는 이 사건 진단행위와 이 사건 급여 행위가 다르다고 판단할 근거가 될 수 없다.

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라 한다)의 홈페이지 및 심평원이 발간한 '신의 료기술(행위) 고시항목에 대한 해설집'에 나타난 이 사건 급여행위에 대한 해설 내용을 보면, 인유두종바이러스 진단시 사용하는 진단제품의 탐침을 DNA 탐침으로 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PNA 탐침을 사용한 진단행위 역시 이 사건 급여 행위에 해당한다.

다) 관련 학회들과 각종 논문 역시 탐침의 종류를 제한하지 아니하고 DNA 염기서열의 상보적(相補的) 결합을 이용한 인유두종바이러스 진단방법을 통칭하여 'DNA Microarray'라고 칭하고 있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2013. 3. 22.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명칭이 변경되었다. 이하 명칭 변경 전후를 통틀어 '식약처'라 한다) 역시 인유두종바이러스의 진단과 관련하여 발송하는 공문과 '시험방법 작성 지침' 등에서 진단에 사용하는 탐침의 종류를 DNA 탐침으로 한정하지 않고 포괄적인 개념으로 이해하였을 뿐 아니라, PNA 탐침을 사용하는 이 사건 진단제품의 품목허가를 함에 있어 DNA 탐침을 사용하는 진단제품과 동일한 기준인 '비아오 칩 평가 가이드'를 적용하였다.

라) 이 사건 처분 이후 제정된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더라도 이 사건 진단행위는 기존기술인 이 사건 급여 행위에 해당한다. 또한 보건복지부장관은 2014. 5. 29. 이 사건 진단행위에 대한 상대가치점수를 고시하였는데, 이 사건 진단행위를 이 사건 급여행위와 동일한 분류번호로 분류하고 동일한 상대가치점수를 부여하였다.

2) 이 사건 진단행위가 신의료기술평가의 대상인지에 관하여 이 사건 진단행위는 신의료기술평가에 관한 규칙(2014. 4. 24. 보건복지부령 제23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8항에 따라 고시된 신의료기술평가의 절차와 방법 등에 관한 규정(보건복지부 고시 제2011-80호) 제5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기존 의료기술'에 해당하여 신의료기술 평가 대상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장관은 이 사건 진단행위에 대하여 신의료기술이라고 고시하였다. 또한 의료법 등 관계 법령은 신의료기술평가의 심의 기준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위 고시는 내용적으로 위법할 뿐만 아니라 법령의 위임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서 법률유보의 원칙에 위배되어 위법하다. 이처럼 위법한 고시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진단행위에 대한 신의료 기술 평가는 위법하고, 그에 근거한 이 사건 처분 역시 위법하다.

3)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설령 이 사건 진단행위가 이 사건 급여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진단행위가 요양급여 대상 행위라고 오인할 만한 정황이 충분히 인정되므로, 적어도 심평원이 이 사건 진단행위가 신의료기술 평가 대상이라는 의견을 밝힌 2012. 12. 5.까지는 국민건강보험법에서 규정한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4) 신뢰보호 원칙 위배

원고를 포함한 전국의 의료기관은 2010년 1월경부터 2012년 12월경까지 약 3년간 이 사건 진단제품을 이용하여 이 사건 진단행위를 한 후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그 요양급여비용을 아무런 이의 없이 모두 지급하여 주었다. 이로써 피고들은 이 사건 진단행위를 요양급여 대상 행위로 인정하겠다는 공적인 견해를 표명하였다고 보아야 하는데, 이제 와서 그와 같은 피고들의 견해를 신뢰한 원고에게 이 사건 진단행위가 요양급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그간 지급받은 급여비용을 환수하는 것은 신뢰보호 원칙에 위반되어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2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인정 사실

1) DNA 탐침과 PNA 탐침에 관한 이해

가) DNA는 염기(base)와 골격(backbone)으로 이루어진 4가지 종류의 뉴클레오티드 (nucleotide, 염기가 4가지이기 때문에 뉴클레오티드도 4가지로 분류된다)의 연속적인 배열로 한 가닥을 이루고 그 한 가닥에 상보적인 염기 배열을 갖는 다른 한 가닥이 이중 나선형으로 결합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염기에는 아데닌(Adenine), 구아닌(Guanine), 사이 토신(Cytosine), 타이민(Thymine)의 4가지 종류가 있고 그 서열이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데, 아데닌은 타이민과, 구아닌은 시토신과 수소 결합을 하는 성질이 있어, 특정한 서열의 뉴클레오티드의 연속적인 배열 한 가닥이 이와 상보적인 뉴클레오티드의 연속적인 배열과 결합한 형태가 DNA 이다.

나) DNA의 염기서열을 이용한 인유두종바이러스 진단제품은 위와 같은 염기의 상보적 수소 결합 성질을 이용하여 만든다. 즉, 인유두종바이러스의 DNA 염기서열을 파악하여 그 중 일부에 상보적인 염기서열을 갖는 탐침을 만들고 이를 유전자 칩에 심은 후 검체인 DNA의 이중나선을 풀어 그 중 한 가닥을 탐침에 반응시킨다. 그 후 검체의 DNA 중 일부와 탐침이 상보적으로 결합하는지 여부를 관찰함으로써 인유두종바이러스의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것이다.

다) 자연상태의 DNA 골격 부분은 '디옥시리보'로 이루어져 있다. 파나진은 "디옥시리보를 골격으로 하는 탐침의 경우 디옥시리보를 구성하는 인산의 산소가 음(-)전하를 띄기 때문에 서로 밀어내는 척력이 발생하여 인유두종바이러스 DNA와의 상보적 수소 결합능력이 떨어지고, 생물학적 효소 또는 화학 반응 등에 의하여 탐침의 DNA가 파괴될 수있다"라면서 DNA의 골격을 '디옥시리보' 에서 '펩티드'로 바꾼 PNA를 개발하였다. 그 펩 티드 골격에 염기들을 배열하여 제조한 탐침이 PNA 탐침이다.

라) 아래 그림은 DNA 및 PNA의 일부 가닥인데, 동그라미 부분이 골격에 해당한다. 구조를 달리하는 각 골격에 각 염기가 열매처럼 매달려 상호 교잡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마) 따라서 DNA 탐침과 PNA 탐침은 인유두종바이러스를 검사하기 위하여 그 특유의 염기 배열 및 상보적 결합 성질을 이용하는 측면은 같고, 다만 염기를 연결하는 골격부분만 다르다.

2) 이 사건 급여 행위

가) 이 사건 급여 행위는 보건복지부 고시 제2005-31호로 2005. 5. 15.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 대상이 되었다. 그 분류번호 등은 다음과 같다.

나) 2005년경 이 사건 급여 행위의 수가 등재시 논의된 회의 자료와 심평원의 홈페이지 및 심평원이 발간한 '신의료기술(행위) 고시 항목에 대한 해설집'에 나타난 이 사건 급여 행위의 해설 내용 중 실시 방법란에 기재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3) 이 사건 진단행위

가) 파나진은 2009. 12. 24. 식약처로부터 이 사건 진단제품에 관하여 분류번호 07290의 '기타의 진단용약'으로 품목허가를 받고 2010년경부터 이를 판매하였다. 이 사건 진단 제품은 인유두종바이러스의 특유한 DNA 염기배열과 상보적 결합을 갖는 탐침을 심은 칩 (chip)으로서, 이 칩에 검체의 DNA를 반응시켜 그 결합 여부를 관찰함으로써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나) 식약처는 위 품목허가를 함에 있어 내부 업무처리 규정인 바이오 칩 평가 가이드

- HPV DNA 칩 기준 및 시험방법 작성 지침을 기준으로 하였는데, 위 지침은 DNA 탐침을 이용한 진단제품 및 PNA 탐침을 이용한 진단제품의 품목허가시 공통으로 적용되었다. 위 지침상 DNA 염기배열 원리를 이용한 인유두종바이러스 진단제품을 탐침의 종류에 따라 달리 취급하는 내용은 없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진단제품을 이용하여 환자들의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검사하였는데(이 사건 진단행위), 이 사건 진단행위의 과정은 위에서 본 심평원 홈페이지 내지는 '신의료기술(행위) 고시항목에 대한 해설집'에 기재된 이 사건 급여행위의 실시방 법과 동일하다. DNA를 증폭시키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PCR Imachine이나 전기영동기, 가유형의 탐침에 결합된 상태를 판별하는 DNA 칩 스캐너(scanner) 등 검사과정에 소요되는 장비도 DNA 탐침을 사용하는 진단제품이건 PNA 탐침을 사용하는 진단제품이건 구분 없이 공통으로 이용된다. 따라서 이 사건 진단행위와 이 사건 급여행위는 진단행위시. 소모되는 칩의 탐침이 PNA 탐침이냐 DNA 탐침이냐 라는 점 외에는 동일하다.

4) 식약처의 공문 식약처는 인유두종바이러스 진단제품과 관련하여, 2010. 4. 7. 파나진을 포함한 제조사들에게 "인유두종바이러스 유전형 판별용 칩(HPV DNA 칩)의 일부 제품이 허가사항 (효능·효과)과 다르게 제조되어 유통되고 있음이 확인되니, 제조시 허가사항대로 제조·판매(용기 및 첨부문서의 표시기재 포함)되도록 만전을 기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고, 2012. 9. 28.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임상병리사협회 등에 "무허가 인유두종바이러스 진단용의약품 사용으로 인한 소비자의 피해가 우려되니 무허가 의약품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 사건 진단제품을 포함한 허가된 HPV 진단용의약품만 사용하도록 회원에게 알려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5) 신의료기술 평가제도의 도입·운용 및 이 사건 진단행위의 신의료기술 결정

가) 과거 보험급여 행위로 편입되지 아니한 신의료기술의 보험급여 행위 해당 여부 판단을 의료인단체 또는 전문학회의 의견서 제출에 의존함으로써 객관성 · 공정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2006. 10. 27. 신의료기술 평가와 관련된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이 있었고, 2007. 4. 27. 신의료기술 평가에 관한 규칙이 제정되었다.

나)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신의료기술 평가신청이 접수되거나 보건복지부장관이 직권으로 신의료기술 평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보건복지부 산하의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에서 평가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우선 결정하고, 평가대상으로 결정되면 분야별 전문평가위원회 또는 소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신의료기술 평가위원회가 안전성·유효성을 최종 심의한다. 보건복지부장관은 신의료기술 평가위원회로부터 신의료기술 평가결과를 보고받은 후 신의료기술의 사용목적, 사용대상 및 시술방법 등을 고시한다. 2008. 3. 28. 보건의료기술 진흥법이 전부 개정되어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설립됨에 따라 신의료 기술 평가 업무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 수행하게 되었다.

다) 한편, 의료법 부칙(2007. 4. 11. 법률 제8366호) 제14조에 의하면, 신의료기술 평가제도가 시행되는 2007. 4. 28. 이전에 보건복지부장관이 요양급여 또는 비급여 대상으로 정한 의료행위는 이미 신의료기술 평가를 받은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2005년에 급여 대상 행위로 결정된 이 사건 급여행위는 위 부칙에 의하여 이미 신의료기술 평가를 받은 것으로 간주된다.

라) 이 사건 진단제품이 DNA 탐침이 아닌 PNA 탐침을 사용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진단행위가 이 사건 급여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논의가 대두되자 파나진은 2012년 4월경 심평원에 이 사건 진단제품을 사용한 이 사건 진단행위가 신의료기술 평가 대상인지 문의하였다. 이에 심평원은 2012. 4. 13. 한국보건의료연구원장에게 이 사건 진단행위가 신의료기술에 해당한다는 자체 의견을 표명하면서 신의료기술 평가 대상인지에 관한 질의를 하였고, 신의료기술 평가 대상이라는 답변에 따라 2012. 12. 5. 파나진에 이 사건 진단행위가 신의료기술 평가 대상이라는 통지를 하였다.

마) 이에 파나진은 2012. 11. 22. 신의료기술 평가위원회에 이 사건 진단행위에 대한 신의료기술 평가를 신청하였는데, 신의료기술 평가위원회는 2013. 4. 26. 이 사건 진단행위가 신의료기술이라고 심의·결정하였다. 위 결정에 의거하여 보건복지부장관은 2013. 5. 2. 보건복지부 고시 제2013-71호로 이 사건 진단행위를 '인유두종바이러스 유전자형검사 [PNA Microarray법'이라 칭하며 신의료기술로 고시(이하 '이 사건 신의료기술 고시'라 한다)하였다. 또한 보건복지부 장관은 2014. 5. 29. 보건복지부 고시 제2014-77호,로 행위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상대가치점수를 개정하면서 이 사건 진단행위를 급여대 상행위로 정하였는데, 아래와 같이 이 사건 진단행위의 상대가치 점수를 이 사건 급여행 위와 동일하게 부여하였다.

바) 한편,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이 사건 진단행위가 신의료기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제출받은 관련 학회의 의견 및 전문가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

사) 2014. 4. 24. 보건복지부예규 제61호로 신의료기술 평가위원회 운영에 관한 규정이 제정되었는데, 위 규정 제5조 및 [별표] 신의료기술 평가 심의기준의 "I. 평가대상 여부 심의 2. 체외진단검사 4) 검사원리 및 검사법이 다른 경우" 항목에, "기본적으로 [붙임]의 '신의료기술 검사원리 및 검사법 분류표'의 동일 분류내 검사법 예시로 등재되어 있는 경우는 기존기술이며, 그 외는 평가대상임"이라고 규정하고, [붙임]에서 '화학 및 면역측정 법' 중 'Microarray' 분류의 경우 구체적인 검사법으로 "DNA(PNA) microarray"라고 예시를 들어 이 사건 진단행위가 신의료기술 평가대상이 아닌 기존기술임을 명시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3 내지 5호증, 갑 제7 내지 10호증, 갑 제11호증의 1, 2, 갑 제19호증, 갑 제20호증, 갑 제21호증, 갑 제22호증의 1, 2, 갑 제23호증의 1, 2, 갑 제24호증, 갑 제25호증의 1, 2, 을가 제1 내지 4호증, 을가 제9호증의 1 내지 3, 을가 제11호증의 1, 2, 을가 제12호증, 을가 제13호증, 을가 제17호증, 을가 제18호증, 을가 제2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이 사건 진단 행위가 이 사건 급여 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판단

가) 국민건강보험과 관련된 법령 체계.

(1)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르면 요양급여는 가입자 등의 질병·부상 · 출산 등에 대하여 실시하는 진찰 · 검사, 약제 치료재료의 지급, 처치·수술 기타의 치료, 예방 · 재활, 입원 등을 말하는데, 국민건강보험법은 그 방법 · 절차 · 범위 · 상한 등 요양급여의 기준을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였다(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 제1항, 제2항). 그 위임에 따라 제정된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요양급여 규칙'이라 한다)은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일반적 기준을 제시하면서(요양급여 규칙 제5조 제1항, 별표 1), 보건복지부장관으로 하여금 의약계·피고 국민건강보험공단 및 심평원의 의견을 들어 세부사항을 정하여 고시하도록 하였다(요양급여 규칙 제5조 제2항). 보건복지부장관은 이에 관한 고시로서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을 마련하여 요양급여 대상에 관한 세부 기준을 정하고 있다.

(2) 요양급여비용은 원칙적으로 피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이사장과 의약계를 대표하는 자와의 계약으로 정해지는 '요양급여 상대가치점수의 점수당 단가에 보건복지부 고시인 '행위 급여 - 비급여 목록표 및 그 상대가치점수'에서 고시되는 상대가치점수를 적용하여 산정되고, 일반적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요양급여를 받는 자가 함께 부담한다(국민건 강보험법 제45조 등), 국민건강보험법 제45조 제7항의 위임에 따라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21조 제2항은 요양급여의 상대가치점수는 요양급여에 소요되는 시간·노력 등 업무량, 인력, 시설·장비 등 자원의 양과 요양급여의 위험도를 고려하여 산정한 요양급여의 가치를 각 항목 간에 상대적 점수로 나타낸 것으로 하되, 보건복지부장관이 건강보험 심의조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고시하도록 하고 있다.

(3) 국민건강보험법은 보건복지부장관이 요양급여의 기준을 정함에 있어 업무 또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질환 기타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사항은 요양급여의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 제3항), 그 위임에 따라 요양급여 규칙은 업무 또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경우, 보험급여시책 상 요양급여로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 건강보험급여원리에 부합하지 아니한 경우 등의 진료를 유형화하여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아니하는 진료행위(이른바 '비급여 대상')를 따로 규정하고 있다(요양급여 규칙 제9조 [별표 2]).

(4) 그리고 국민건강보험법령은 요양급여의 범위(요양급여 대상)를 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 제1항 각 호의 규정에 의한 요양급여 중 요양급여 규칙 제9조의 규정에 의한 비급여 대상을 제외한 일체의 사항으로 한다고 규정하고(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 제2항, 요양급여 규칙 제8조 제1항), 요양기관은 피고들에게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여 심평원의 심사를 거친 후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을 받되(국민건강보험법 제47조 제1, 2, 3항), 요양기관이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경우 피고들은 그 요양기관으로부터 그 보험급여 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징수하도록 규정하였 다(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

(5) 다만 요양급여 규칙 제8조 제2항에 의하면 보건복지부장관은 요양급여 대상을 급여목록표로 정하여 고시하여야 하는바, 비급여대상으로 결정되지 아니하였으나 위 급여 목록표상의 급여대상에도 해당하지 않는 의료행위, 즉 신의료기술의 경우에는 신의료기 술평가 결과 안전성 유효성 등을 인정받은 이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요양급여 대상 여부의 결정을 신청하여야 하고(요양급여 규칙 제10조) 보건복지부장관은 그 신청에 따라 또는 직권으로 요양급여 대상 또는 비급여대상으로 결정하여 고시할 수 있으며, 요양급여 대상으로 결정한 경우에는 상대가치점수를 함께 정하여 고시하여야 한다(요양급여 규칙 제11, 13조). 이러한 절차를 거친 후에야 비로소 구체적인 요양급여비용이 정해지고 요양기관이 이를 청구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6) 한편 나머지 피고들은 의료급여기관이 심평원에 급여비용의 심사청구를 하여 심평원이 그 심사 내용을 알려온 경우 급여비용을 의료급여기관에 지급하는데(의료급여법 제11조 제1 내지 3항, 제33조 제2항), 이 때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의료급여를 받은 사람 또는 급여비용을 받은 의료급여기관에 대하여는 그 급여 또는 급여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당이득금으로 징수한다(의료급여법 제23조 제1항).

나) 위와 같은 관계 법령 체계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1) 이 사건의 쟁점은 '이 사건 진단행위가 이 사건 고시에서 정한 이 사건 급여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이 사건 진단행위가 이 사건 급여 행위의 일종으로 판단될 경우 이 사건 진단행위는 의료법 부칙(2007. 4. 11. 법률 제8366호) 제14조에 따라 이미 신의료기술 평가를 받은 것으로 간주되고 요양급여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2) 위 인정 사실에 나타난 사정은 다음과 같다.

(가) 이 사건 급여 행위가 요양급여 대상행위가 된 것은 이 사건 고시에 따른 것인데, 이 사건 고시에 기재된 이 사건 급여 행위의 분류명칭은 "한글명 : 인유두종바이러스 유전자형 검사[DNA microarray], 영문명 : HPV Genotyping[DNA Microarray Test]"이다. 또한 심평원이 이 사건 급여 행위를 해설한 내용 중 탐침에 관한 부분을 보면 "인유두종바이러스 특이 탐침이 부착된 마이크로어레이에 DNA를 반응시킨다", "인유두종바이러스 특이염기서열이 spotting 된 유전자칩에 반응시켜 각 유형의 탐침에 결합된 상태를.."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이와 같은 이 사건 급여 행위의 명칭 및 그 시술방법에 관한 설명의 문언을 살펴 볼 때, 이 사건 급여행위는 인유두종바이러스의 유전자형에 반응하는 염기서열을 가진 탐침을 이용하여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알아내는 검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고, 피고들의 주장과 같이 반드시 DNA 탐침이 부착된 진단제품을 이용하는 행위로 한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들은, ① 이 사건 급여 행위의 수가 등재시 회의자료를 보면 신청행위 명(名)을 '인유두종바이러스 유전자칩 검사(HPV DNA 칩 test)', 소요되는 장비로 'DNA 칩 스캐너', 소요되는 재료로 'HPV DNA 칩'을 기재하였고, 이 사건 고시에 기재된 이 사건 급여 행위 명칭의 []안 문구, 즉 'DNA microarray'가 이 사건 급여 행위를 인유두종바이러스의 유전자형 검사방법 중 특히 DNA 탐침을 이용한 경우로 한정하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DNA 칩, DNA microarray 라는 명칭은 피고들의 주장처럼 '검체인 DNA의 특이 염기서열에 반응하는 DNA 탐침을 사용하여 바이러스의 DNA를 탐지하는 것'이라고 해석될 수도 있지만 탐침 종류의 제한 없이 '탐침을 이용하여 검체인 DNA의 특이 염기서열을 탐지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학계 및 유관기관 등도 경우에 따라 좁게 해석하는 경우에는 전자와 같이, 탐침의 구분이 중요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후자와 같이 넓게 이해하여 두 가지 개념을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 미루어 볼 때 이 사건 급여 행위에 관하여 사용되는 DNA라는 문구를 진단제품의 탐침 종류를 한정하는 것으로 보는 것 보다 검체의 DNA 배열을 이용한 검사방법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더욱 자연스럽고 상식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 식약처가 이 사건 진단제품의 품목허가를 함에 있어 기준으로 활용한 「바이오 칩 평가 가이드 - HPV DNA 칩 기준 및 시험방법 작성 지침」은 DNA 탐침을 이용한 진단 제품과 PNA 탐침을 이용한 진단제품에 동일하게 적용되었다. 위 지침의 내용상 특별히 DNA 탐침과 PNA 탐침을 구분하여 기술하고 있지도 않다. 또한 식약처가 인유두종바이러스 진단제품과 관련하여 진단제품의 제조사들이나 그 사용자인 대한의사협회 등에 보낸 공문을 보면, 사용된 탐침의 종류를 불문하고 통칭하여 'HPV 진단용 의약품' 등으로 칭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 미루어 볼 때 식약처 역시 인유두종바이러스 DNA의 특이 배열을 이용한 진단제품의 경우 탐침에 어떠한 골격을 쓰는지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취급한 것으로 보인다.

(다) 이 사건 급여 행위는 검체에서 추출한 DNA를 PCR machine을 이용하여 증폭한 후 이를 탐침이 부착된 칩에 반응시키고 그 결과를 DNA scanner로 판독하여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일련의 검사과정을 말한다. 그런데 이 사건 진단행위 역시 위와 동일한 검사과정을 거치고 그에 소요되는 장비 역시 동일하다. 피고들은 소모되는 칩에 부착된 탐침이 PNA 탐침인지 DNA 탐침인지에 따라 검사원리가 달라진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 오히려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PNA와 DNA의 차이점은 DNA를 이루는 인자 중 골격을 달리한다는 것인데, 골격은 DNA를 이루는 또다른 인자인 염기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할 뿐 DNA를 특성 짓는 것은 그 염기들의 서열이므로, DNA 탐침이든 PNA 탐침이든 특정 종류의 인유두종바이러스의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데에는 동일한 염기서열을 이용하게 되는바, 탐침의 골격이 DNA인지 PNA인지에 따라 검사원리가 달라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피고들은 이 사건 진단행위가 이 사건 급여행위와 구별되는 신의료기술이라는 근거로서 ① 파나진의 홈페이지에 게재된 논문의 "PNA 탐침이 기존의 탐침에 비해 특이성, 민감성, 보관안정성, 교잡비율, 생물학적 및 화학적 안정성이 우수하다"는 내용 및 ② 이 사건 급여 행위의 수가 등재시 측정 가능한 인유두종바이러스의 종류가 22종이었던 반면, 이 사건 진단행위는 32종의 바이러스를 측정할 수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러나 ① 제조회사가 자신의 제품에 관하여 작성한 논문에서의 위와 같은 내용은 이 사건 진단제품 이 기존 진단제품에 비해 전반적으로 성능이 향상되었다는 것에 불과하여 위와 같이 개선된 진단제품을 이용하였다는 점만으로 동일한 원리에 의한 진단행위를 별개의 의료행위라고 보기는 어려울 뿐 아니라, ② 측정 가능한 인유두종바이러스의 수는 해당 인유두 종바이러스의 DNA 배열에 반응하는 염기배열의 종류에 관한 문제일 뿐 PNA 탐침인지, DNA 탐침인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이 사건 급여행위를 요양급여 대상으로 인정한 이 사건 고시 이후 허가받은 타사의 DNA 탐침 진단제품 중 이 사건 진단제품과 동일하거나 더 많은 종류의 바이러스를 측정할 수 있는 제품을 이용한 의료행위 역시 피고들에 의하여 이 사건 급여 행위로 인정되었다. 따라서 피고들의 위 주장들은 이 사건 진단행위가 신의료기술이라는 근거가 될 수 없다.

(마)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제출된 관련 학회의 의견서 역시 "DNA 탐침은 PNA 탐침과 동일한 원리를 가지며 인유두종바이러스 검출원리 등은 동일하기 때문에 이 사건 급여행위와 이 사건 진단행위는 유사하다( 대한병리과학회)", "두 검사행위의 사용대상 및 목적은 동일하다. 다만 시술방법의 동일성에 관하여, PNA 탐침의 성능이 기존의 DNA 탐침에 비해 월등한 것으로 인정된다면 원리의 차이를 중시하여 신의료기술이라고 볼 수 있겠으나 성능에 있어 별다른 차이가 없다면 굳이 원리가 다르다고 볼 필요는 없다(대한 진단검사의학회)", "두 검사행위는 동일한 검사원리를 가지며 제품의 검사결과에 대한 정확도 및 유효성은 동일하다(한국 바이오칩 학회)"라고 하여 이 사건 진단행위가 이 사건 급여행위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이에 반하여 심평원 진단검사의학과의 전문가와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의 분야별 전문평가위원은 "sample 처리의 과정은 동일하나 근본적인 검사원리가 달라 유효성에 대한 증이 필요하다", "검사방법이 비슷하다 하더라도 원천기술 측면에서 본다면 원리가 다른 신의료기술이라 판단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급여 행위의 중점은 DNA의 염기서열을 이용한 인유두종바이러스 검사에 있는데, 그 염기서열을 연결하는 골격 재료의 차이로 인해 근본적인 검사원리가 달라진다거나 원천 기술의 원리가 다르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러한 의견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바) 이 사건 진단행위가 신의료기술 평가위원회에서 신의료기술로 결정된 후 보건복지부장관은 이 사건 신의료기술 고시를 하고 이 사건 진단 행위의 상대가치 점수를 정하였는데, 그 점수를 이 사건 급여행위와 동일하게 부여하였다. 그런데 요양급여의 상대가 치점수는 요양급여에 소요되는 시간·노력 등 업무량, 소요재료를 포함하여 인력 · 시설·장비 등 자원의 양과 요양급여의 위험도를 고려하여 산정한 요양급여의 가치인 점을 고려할 때 보건복지부장관 역시 행위에 소요되는 제품의 탐침이 DNA 탐침이든, PNA 탐침이든 무관하게 이 사건 급여행위와 이 사건 진단행위의 가치가 동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사) 또한 2014. 4. 24. 제정된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 운영에 관한 규정에 의하면 이 사건 진단행위는 'microarray' 검사원리로 분류되어 '기존기술'에 해당하기 때문에 신의료 기술 평가대상에서 제외된다. 피고들은 이러한 점을 들어 위 규정 제정 전에는 이 사건 진단행위가 신의료기술 평가대상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신의료기술 고시가 적법하다고 주장하나, 의료법 제53조 제2항은 신의료기술의 평가를 "새로 개발된 의료기술로서 보건복지부장관이 안전성·유효성을 평가할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하는 것"을 대상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신의료기술평가의 절차와 방법 등에 관한 규정 제5조 제1항 제1호 가목은 요양급여 규칙 제8조 제2항에 따른 요양급여 대상과 동일하거나 이와 유사하다고 인

정된 의료기술의 경우 '기존 의료기술'로서 신의료기술 평가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진단행위는 '요양급여대상인 이 사건 급여행위와 동일하거나 이와 유사하다고 인정되는 의료기술'에 해당한다고 보이므로 신의료기술 평가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2014. 4. 24. 제정된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 운영에 관한 규정은 이러한 점을 명문으로 확인한 것에 불과하므로, 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아) 헌법이 모든 국민의 보건에 관한 국가의 보호의무를 천명하고, 국민건강보험법은 국민보건을 향상시키고 사회보장을 증진함을 목적으로 하며, 이에 따라 비급여대상을 제외한 일체의 사항을 요양급여 대상으로 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볼 때, 비급여 대상에 해당하는 '업무 또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질환 등'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폭넓게 요양급여 대상으로 인정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 진단행위의 경우 명백히 비급여 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하는데다가 이 사건 진단제품은 수 년간 수 많은 요양기관에 의하여 광범위하게 인유두종바이러스 검사에 사용되어 왔는바, 이 사건 진단행위와 이 사건 급여 행위는 그 목적 및 방법, 염기서열을 이용한다는 검사원리가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이제 와 검사원리와는 별개의 문제인 진단제품의 일부 구성부분이 다르다는 점을 들어 요양급여 대상에서 제외한다면 위와 같은 헌법국민건강보험법의 취지에 어긋날 뿐 아니라, 건강보험 혜택을 누릴 보험가입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국민건강보험제도의 실효성을 훼손하는 것이 된다.

(3)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진단행위는 이 사건 급여 행위와 행위의 목적 및 대상, 방법이 행위에 사용되는 진단제품의 일부 차이(탐침의 구성부분 중 골격의 재료 차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동일한데, 위 차이는 이 사건 진단행위를 이 사건 급여행위와 별개의 의료기술이라고 볼 정도의 본질적인 차이로 볼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진단행위는 이 사건 급여행위의 일종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그렇다면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박연욱

판사이승훈

판사박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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