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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법원 1999. 6. 24. 선고 98허6025 판결 : 상고
[거절사정(특) ][하집1999-1, 578]
판시사항

[1] 특허출원 명세서의 기재 정도

[2] 의약의 용도발명에 있어 특허출원 명세서에 약리효과를 기재하는 방법

[3] 의약품의 용도에 관한 출원발명이 명세서에 약리효과의 기재가 충분치 아니하여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청구항들이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 의하여 뒷받침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구 특허법(1990. 1. 13. 법률 제4207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2항, 제3항에 의하면 특허출원의 명세서에는 그 출원에 관한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보통 정도의 기술적 이해력을 가진 자, 즉 평균적 기술자가 당해 발명을 명세서 기재에 기하여 출원시의 기술수준으로 보아 특수한 지식을 부가하지 않고서도 그 발명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고 동시에 재현할 수 있는 정도의 설명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므로, 특허출원의 명세서가 위와 같은 요건을 구비하지 못한 것이라면 이는 같은 법 제69조 제1항 제1호에 의하여 특허무효의 사유가 된다.

[2] 의약의 용도발명은 의약으로 쓰이는 물질 자체에 대한 발명이 아니라 특정물질이 가지고 있는 의약품으로서의 효과 즉 특정 질병에 대한 치료, 예방 등의 효과가 있는 것을 발견한 자가 그 내용을 특허출원의 명세서에 의하여 공개하는 대가로 특허권을 부여 받는 것이므로, 의약품의 용도발명에 관한 특허출원의 명세서에는 당해 분야의 평균적 기술자가 당시의 기술수준으로 보아 특별한 지식을 부가하지 않고서도 특정물질에 의약적 효과가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인식하여 재현할 수 있도록 특정물질의 약리 효과에 대한 기재를 하여야 하는 것이고, 약리효과의 기재는 특정물질이 그러한 약리효과를 나타내는 약리기전이 명확히 밝혀진 경우에는 이를 기재하면 족하다고 할 것이나, 그와 같은 약리기전이 밝혀지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특정물질에 그와 같은 약리적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 경위 즉 구체적인 실험에 의한 경우에는 그 실험의 방법이나 실험결과 등을 기재하여 다른 사람들이 이를 재현함으로써 그와 같은 약리적 효과가 있음을 납득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고, 이와 같이 약리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과정을 기재하지 아니한 채 단순히 약리효과가 있음을 단정하거나 추정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3] 의약품의 용도에 관한 출원발명이 명세서에 약리효과의 기재가 충분치 아니하여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청구항들이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 의하여 뒷받침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원고

알러겐, 인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충정 담당변호사 황주명 외 1인)

피고

특허청장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특허심판원이 1998. 5. 29. 96항원970호 사건에 대하여 한 심결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특허청에서의 절차경위

원고는 명칭이 '레티노이드-유사 활성을 갖는 화합물을 함유한 제약학적 조성물'이고 특허청구의 범위가 다음 '나.'항과 같은 발명(이하 '이 건 출원발명'이라 한다)에 관하여 1996. 7. 20. 특허출원(1988. 3. 18. 출원된 1988년 제2880호 특허출원으로부터의 분할 출원임)을 하였는데, 특허청은 1997. 4. 7. 이 건 출원발명의 특허청구범위 제1항 및 제2항이 의약발명에 해당함에도 의약발명으로서 필수적인 약리효과의 기재가 단순히 막연하게 기재되어 있어 이 건 출원발명의 효과를 인정할 수 없으며 특허청구범위 제1항에서 청구한 의학적 용도는 특정되어 있지 않고, 또한 약리기전을 달리하는 각각의 의학적 용도에 대한 약리효과가 구체적으로 뒷받침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하나의 청구항에 기재할 수 없는 별개의 발명으로 인정되므로 구 특허법(1990. 1. 13. 법률 제4207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8조 제3, 4, 5항의 규정에 위배되어 특허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거절사정을 하였다.

이에 원고가 위 거절사정에 대한 불복심판을 청구하자 특허심판원은 위 심판청구 사건을 96항원970호로 심리하여 1998. 5. 29. 다음 '다.'항과 같은 이유로 심판청구를 기각하는 심결(이하 '이 건 심결'이라 한다)을 하였다.

나. 특허청구의 범위

(1) 하기 화학식의 화합물 또는 이의 제약학적으로 허용되는 염과 제약학적으로 허용되는 부형제를 함유하여 피부병, 관절병, 면역질환, 상처치유촉진, 건안증 치료 또는 태양에 의한 피부손상의 치료에 유용한 제약학적 조성물

상기식에서,

X는 S, O 또는 Na'(여기서, R'는 수소 또는 저급알킬이다)이고;

R은 수소 또는 저급알킬이고;

A는 피리딘, 티에닐, 푸릴, 피리다지닐, 피리미디닐 또는 피라지닐이고;

n은 O 내지 5이고;

B는 H, -COOH 또는 -COOH의 제약학적으로 허용되는 염, 탄소수 10 이하의 포화된 지방족 알코올의 에스테르, 탄소수 5 내지 10의 환식 또는 포화된 지방족 환식 알코올의 에스테르 또는 페레놀의 에스테르, 탄소수 10 이하의 포화된 지방족 아민의 아미드, 일-치환된 아미드 또는 이-치환된 아미드, 탄소수 5 내지 10의 환식 또는 포화된 지방족 환식 라디칼의 아미드, 일-치환된 아미드 또는 이-치환된 아미드, -CH2 OH, 탄소수 10 이하의 포화된 지방족산의 저급알킬 에테르 또는 에스테르, 벤조산의 저급알킬 에스테르 또는 에스테르, -CHO, -CHO의 저급알킬 아세탈 유도체, -COR1 또는 -COR1의 저급알킬 케탈유도체{여기서 R1은 -(CH2 )mCH3, m은 O 내지 4}이다.

(2) 제1항에 있어서, 포유동물에서 건선을 치료하는데 유용한 조성물.

다. 이 건 심결 이유의 요지

(1) 의약품이란 인체 등 생명체를 대상으로 사용되는 것이므로 질병을 치료하는 약리적 효과가 충분해야 함은 물론, 부작용은 없거나 문제되지 않을 정도로 최소화되어야 하는 것이고 이 가운데 한가지라도 충족되지 않는 경우 그 의약품은 산업상 이용될 가능성을 상실하는 것이므로, 명세서는 약리적 효과 및 부작용의 확인에 과도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당해 업자가 출원된 발명을 용이하게 실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약리적 효과 및 부작용 없음이 출원 전에 이미 알려진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출원 당시 명세서에 동물 등을 대상으로 한 약리적 효과 및 독성시험결과 부작용 없음이 구체적으로 명확히 기재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건 출원발명의 명세서에는 레티노이드-유사 활성을 갖는 화합물(이하 '이 건 화합물'이라 한다)이 좌창, 건선, 습진 등 피부병에 유용하다고 기재되어 있으나, 약리효과는 원칙적으로 임상시험 혹은 발명의 내용에 따라서는 임상시험 대신 동물시험이나 시험관내시험 등에 의해서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고, 유효량, 투여방법 및 제제화를 위한 사항 등에 대해 의약분야에 있어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용이하게 재현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기재하여야 되나 이 건 출원발명은 단순히 화합물의 유용성에 대한 기재만 있고 약리효과에 대한 기재가 없어 특허청구범위가 상세한 설명에서 뒷받침되지 않는다. 또한 특허청구범위 제1항에 피부병, 관절염, 면역질환, 상처치유촉진, 건안증 치료 또는 태양에 의한 피부손상의 치료와 같이 다수의 의학적 용도가 기재되어 있으나 이들 의학적 용도는 각각 약리기전이 상이하여 실질적으로 발명의 성질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위 청구항은 하나의 청구항에 기재할 수 없는 별개의 다수 발명을 하나의 청구항에 청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건 출원발명은 구 특허법 제8조 제3항, 제4항, 제5항 및 같은법시행령 제2조의3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특허될 수 없는 것이다.

2. 당사자의 주장 요지

가. 원고 주장의 심결 취소사유의 요지

(1) 대법원 1996. 10. 11. 선고 96후559 판결 등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의약품의 발명에 있어서는 그 약리효과에 대한 기재가 있으면 충분하고 그에 대한 실험데이터나 시험성적표의 기재는 명세서의 필수적 기재요건은 아니라 할 것인데, 이 건 출원발명의 명세서 10쪽 두 번째 단락에 레틴산이 오르니틴데카복실라제(ODC, 이하 'ODC'라 한다) 유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과 이 건 화합물도 같은 효과가 있다는 것을 기재하고 있고, 레틴산이 피부병, 관절염, 면역반응 증강, 건안증 치료에 유효한 것은 이 건 출원발명의 출원 전에 공지된 것이므로, 이러한 사실은 곧 이 건 출원발명의 제약학적 조성물이 피부병, 관절병, 면역질환, 상처치유촉진, 건안증 치료 또는 태양에 의한 피부손상의 치료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 건 출원발명의 명세서 4, 9, 10쪽에 이 건 출원발명의 제약학적 조성물이 위 질병들의 치료에 사용될 수 있음을 기재하고 있으므로, 이 건 출원발명의 명세서에는 약리효과가 기재되어 있다고 할 것이고, 명세서 10쪽 1 내지 4행에 치료 유효량이 기술되어 있으며 8쪽, 9쪽 및 48쪽에는 투여방법 및 제형에 관한 내용이 상세히 기술되어 있으므로 이 건 출원발명은 명세서가 당해 기술분야에서 보통의 기술을 가지고 있는 자가 용이하게 실시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게 기재되어 있다.

(2) 이 건 출원발명의 제약학적 조성물은 활성성분으로서 화학식(1)의 화합물을 함유함을 특징으로 하고 화학식(1)의 화합물은 ODC의 활성을 억제하는 약리학적 활성을 나타내며 이러한 활성에 의해 이 건 출원발명의 조성물이 피부병, 관절병, 면역질환, 상처치유촉진, 건안증 치료 또는 태양에 의한 피부손상의 치료에 사용될 수 있는 것이므로, 이 건 출원발명의 특허청구범위 제1항은 하나의 공통된 화합물의 활성에 기초한 하나의 제약 조성물을 청구하고 있는 것이고 별개의 다수 발명이 하나의 청구항에 기재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나. 피고의 반론요지

(1) 의약의 용도발명에 관한 특허출원 명세서에는 특허청 산업부문별 심사기준에 규정된 바와 같이 약리효과, 유효량 및 투여방법의 기재가 출원시에 되어 있어야 하고, 여기에서의 약리효과는 원칙적으로 임상시험에 의하여 뒷받침되어야 하나 내용에 따라서는 동물시험이나 시험관내시험의 결과를 기재할 수 있고, 유효량, 투여방법, 제제화를 위한 사항 등은 당해 의약발명을 당업자가 용이하게 실시할 수 있도록 기재하여야 하는 것인데, 원고가 주장하는 명세서 기재에 관한 사항은 약리효과에 관한 것이 아니라 물질의 단순한 용도 표시로서 이는 물질특허를 받기 위한 용도에 불과하고, 이 건 출원발명은 그 제약학적 조성물이 명세서의 상세한 설명에 기재된 피부병 등의 질병에 대하여 어떠한 약리기전을 거쳐 약리효과가 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재가 없는 점을 감안할 때 그 용도가 극히 의심스러운 경우여서 실험데이터 등을 제출하여야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2) 또한 특허청구범위 제1항에 기재된 제약학적 조성물에 관한 용도는 피부병 등 다수의 것에 대하여 기재하고 있으나, 그들 질병에 대한 병리기전 등 그 성질이 상이할 뿐만 아니라 이 건 출원발명에서 제약학적 조성물의 용도에 관한 각각의 약리효과가 명확히 기재되어 있지 않은 이상, 이 건 출원발명의 청구범위 제1항에 기재된 발명은 실질적으로 발명의 성질을 달리하는 다수의 발명을 하나의 청구항에 기재하고 있는 것이다.

3. 판 단

가. 의약의 용도발명에 있어서의 명세서 기재요건

구 특허법 제8조 제2항, 제3항에 의하면 특허출원의 명세서에는 그 출원에 관한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보통 정도의 기술적 이해력을 가진 자, 즉 평균적 기술자가 당해 발명을 명세서 기재에 기하여 출원시의 기술수준으로 보아 특수한 지식을 부가하지 않고서도 그 발명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고 동시에 재현할 수 있는 정도의 설명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므로, 특허출원의 명세서가 위와 같은 요건을 구비하지 못한 것이라면 이는 구 특허법 제69조 제1항 제1호에 의하여 특허 무효의 사유가 된다(대법원 1996. 1. 26. 선고 94후1459 판결 참조).

그리고 의약의 용도발명은 의약으로 쓰이는 물질 자체에 대한 발명이 아니라 특정물질이 가지고 있는 의약품으로서의 효과 즉 특정 질병에 대한 치료, 예방 등의 효과가 있는 것을 발견한 자가 그 내용을 특허출원의 명세서에 의하여 공개하는 대가로 특허권을 부여받는 것이므로, 의약품의 용도발명에 관한 특허출원의 명세서에는 당해 분야의 평균적 기술자가 당시의 기술수준으로 보아 특별한 지식을 부가하지 않고서도 특정물질에 의약적 효과가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인식하여 재현할 수 있도록 특정물질의 약리효과에 대한 기재를 하여야 하는 것이고, 약리효과의 기재는 특정물질이 그러한 약리효과를 나타내는 약리기전이 명확히 밝혀진 경우에는 이를 기재하면 족하다고 할 것이나, 그와 같은 약리기전이 밝혀지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특정물질에 그와 같은 약리적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 경위 즉 구체적인 실험에 의한 경우에는 그 실험의 방법이나 실험결과 등을 기재하여 다른 사람들이 이를 재현함으로써 그와 같은 약리적 효과가 있음을 납득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고, 이와 같이 약리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과정을 기재하지 아니한 채 단순히 약리효과가 있음을 단정하거나 추정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나. 이 건 출원발명의 명세서에 약리적 효과가 충분히 기재되었는지 여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건 출원발명의 특허청구범위 제1, 2항에는 이 건 화합물 또는 이의 제약학적으로 허용되는 염과 제약학적으로 허용되는 부형제를 함유하여 피부병, 관절병, 면역질환, 상처치유촉진, 건안증 치료 또는 태양에 의한 피부손상 및 건선(이하 '대상 질병들'이라 한다)의 치료에 유용한 제약학적 조성물을 특허청구의 대상물로 기재하고 있는바, 이는 이 건 화합물이 가지고 있는 대상 질병들에 대한 치료효과에 관한 용도발명이라고 할 것이므로, 무엇보다도 명세서의 상세한 설명에 평균적 기술자가 이 건 화합물이 대상 질병들에 대한 치료효과가 있다는 것 즉 이 건 화합물의 약리효과를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기재하여야 하고, 이와 같은 기재가 되어 있지 아니한 때에는 특허청구범위가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 의하여 뒷받침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하여 특허받을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건 출원발명의 명세서(을 제1호증)의 기재 중 이 건 화합물의 약리효과와 관련된 부분에 관하여 보건대, 첫째로 명세서 4쪽 상단에 이 건 출원발명은 좌창, 다리에병, 건선, 어린선, 습진, 과민성 피부염 및 상피암과 같은 피부병을 치료하기 위한 이 건 화합물의 용도에 관한 것이라는 점과 이 건 화합물은 관절병 및 다른 면역적 장해(예, 홍반성 낭창)을 치료하고, 상처의 회복을 촉진시키며 건안증을 치료하고 햇볕이 피부에 미치는 손상효과를 줄이는 데에도 유용하다고 기재되어 있고, 두 번째로 9쪽 아래 단락에 레틴산-유사 화합물에 의해 치료가 가능하다고 알려진 피부병이나 다른 증상들은 본 발명의 화합물 하나 또는 그 이상을 치료하기에 효과적인 양 만큼 투여함으로써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며, 세 번째로 10쪽 중간 단락에 레틴산과 세포증식의 감소 사이의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가 기재된 문헌(Cencer Research, 1977, 37, 2196-2201, 갑 제3호증)에 ① 폴리아민 생체합성에 앞서 오르니틴데카르복실라제(ODC, 이하 'ODC'라 한다) 활성이 증가하고, 폴리아민 합성의 증가는 세포증식과 연관될 수 있으며, ODC활성이 억제될 수 있다면 세포의 과잉증식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 ② 12-0-테트라데카노일포르볼-13-아세테이트(TPA, 이하 'TPA'라 한다)가 ODC활성을 유도한다는 사실, ③ 레틴산(레티노이드 화합물)이 TPA가 ODC활성을 유도하는 것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기재되어 있다는 것과 ④ 문헌(갑 제4호증, Cencer Res:1662-1670, 1975)에 기재된 레틴산 활성의 전형적인 측정방법에 의하여 이 건 화합물도 레틴산 활성, 즉 TPA가 ODC활성을 유도하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으며(명세서의 "레틴산은 TPA로써 ODC활성의 유도를 억제한다."는 기재는 레틴산이 TPA가 ODC활성을 유도하는 것을 억제한다는 취지의 기재에 대한 오기로 보인다.), 그 외에는 달리 약리효과에 대한 것이라고 볼 만한 기재가 없다.

위 각 기재 중 첫 번째의 것은 이 건 화합물의 용도를 단순히 열거한 것에 불과하고 두 번째의 것은 이 건 화합물의 용도와 유효량을 기재한 것일 뿐이어서 각 이 건 화합물의 약리효과에 대한 기재로는 볼 수 없다고 할 것이고, 다만 세 번째의 기재는 문헌을 근거로 하여 레틴산이 TPA가 ODC활성을 유도하는 것을 억제함으로써 세포증식을 억제한다는 것(이하 'ODC활성 억제효과'라 한다)이 공지되어 있다고 하고, 문헌에 기재된 방법(구체적인 방법은 특정하지 아니함)에 의하여 이 건 화합물도 레틴산과 같이 ODC활성 억제효과가 있음을 확인하였다는 것을 요지로 하는 것이므로, 이는 이 건 화합물의 약리적 활성에 대한 기재로 볼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나아가 이 건 화합물의 위와 같은 약리적 활성에 의하여 대상 질병들에 대한 치료효과가 생기는 것인지에 관하여는 아무런 기재가 없고, 설령 명세서 전체의 기재 속에 위와 같은 취지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과연 이 건 화합물이 대상 질병들에 대하여 실제로 치료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아무런 기재가 없고 단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명세서 9쪽 하단에 "레틴산-유사 화합물에 의하여 치료가 가능하다고 알려진 피부병이나 다른 증상들은 이 건 출원발명의 화합물 하나 또는 그 이상을 치료하기에 효과적인 양 만큼 투여함으로써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여, 레틴산-유사 화합물이 피부병이나 다른 증상들에 대한 치료효과가 있다는 것이 공지되었다는 점과 이 건 화합물이 레틴산과 같은 ODC활성 억제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는 점으로부터 이 건 화합물도 다른 레틴산-유사 화합물과 같이 대상 질병들에 대한 치료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추정을 한 것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분자구조가 비슷한 유사화합물 사이에서도 화학적 성질이 다른 경우가 많으므로 의약 조성물에 관한 용도발명에서 그 약리적 효과를 단순히 추정하는 것은 약리적 효과가 확인된 것이라고 볼 수 없어 허용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의약의 용도발명에서 추정에 의한 약리효과의 기재가 어느 정도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이 이 건 화합물이 레틴산과 같이 ODC활성 억제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부터 대상 질병들에 대한 치료효과가 있다는 추정이 성립하려면, 먼저 레틴산이 대상 질병들에 대한 치료효과가 있다는 것과 그 치료효과가 레틴산이 가지고 있는 ODC활성 억제효과로 인한 것이라는 것 및 레틴산 유사 화합물도 ODC활성 억제효과를 가지고 있기만 하면 위 질병들에 대한 치료효과가 있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인데, 갑 제3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레틴산이 위 질병들에 대하여 치료효과가 있다는 사실 및 피부병에 대한 레틴산의 치료효과는 레틴산이 가지고 있는 ODC활성 억제효과로 인한 것이라는 사실이 이 건 출원발명의 출원 전에 공지된 사실은 인정되나 이를 제외한 나머지의 전제사실들, 즉 피부병을 제외한 나머지 대상 질병들에 대한 레틴산의 치료효과가 레틴산의 ODC활성 억제효과로 인한 것이라는 점 및 레틴산 유사화합물도 ODC활성 억제효과를 가지고 있기만 하면 대상 질병들에 대한 치료효과가 있다는 점에 대하여는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오히려 위에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레틴산-유사 물질은 그 종류에 따라 각각 그 특성과 효능이 상이하고, 레틴산이 면역 질환에 치료효과가 있는 것은 레틴산이 증식하는 T 림프 아세포에서 인터루킨-2-수용체 알파 체인의 발현을 상승 조절하는 능력에 의하여 면역반응을 강화시키는 효과 때문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위와 같은 추정은 성립될 수 없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다. 소 결

그렇다면 결국 이 건 출원발명은 그 명세서에 약리효과의 기재가 충분치 아니하여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청구항들이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 의하여 뒷받침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가 내세우는 이 건 출원발명이 특허될 수 없는 나머지 사유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 건 출원발명은 구 특허법 제8조 제3항 , 제69조 제1항 제1호 의 규정에 의하여 특허받을 수 없는 것이라고 할 것이니,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건 심결은 정당하다.

4. 결 론

따라서 원고의 이 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일환(재판장) 이장호 이수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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