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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3. 12. 21. 선고 2023다275424 판결
[공동사업시행자지위확인등청구의소][공2024상,218]
판시사항

[1] ‘확인의 소’가 허용되는 경우 / 이행청구를 할 수 있거나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데도 확인의 소를 제기한 경우, 확인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2] 행정청이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8조 제3항 , 제28조 제1항 에 근거하여 행하는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처분 중 ‘사업시행자를 조합 단독에서 조합과 주택공사 등 공동으로 변경하는 결정 부분’ 또는 ‘사업시행자를 조합과 주택공사 등 공동에서 조합 단독으로 변경하는 결정 부분’은 주택공사 등에 대하여 행정주체로서의 지위를 부여하거나 상실시키는 일종의 설권적 처분의 성격을 가지는지 여부(적극) 및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이 조합원 총회를 거쳐 주택공사 등을 공동사업시행자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결의를 한 후 관할 행정청의 인가를 받은 경우, 설권적 처분의 요건에 불과한 조합원 총회의 효력 또는 총회 결의에 따른 조합의 후속 집행행위의 효력을 다투는 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이 허용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판결요지

[1] 확인의 소는 원칙적으로 분쟁 당사자 사이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 허용되는바, 이행청구를 할 수 있는 경우임에도 별도로 그 이행의무의 존재 확인을 구하거나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 경우임에도 별도로 그 침해되는 권리의 존재 확인을 구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안 제거에 별다른 실효성이 없고 소송경제에 비추어 유효·적절한 수단이라 할 수 없어 분쟁의 종국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므로 확인의 이익이 없다.

[2]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도시정비법’이라 한다) 제8조 제3항 은 “도시환경정비사업은 조합 또는 토지 등 소유자가 시행하거나, 조합 또는 토지 등 소유자가 조합원 또는 토지 등 소유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시장·군수, 주택공사 등, 건설업자, 등록사업자 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요건을 갖춘 자와 공동으로 이를 시행할 수 있다.”라고 정하였고, 제28조 제1항 본문은 “사업시행자( 제8조 제1항 내지 제3항 의 규정에 의한 공동시행의 경우를 포함하되, 사업시행자가 시장·군수인 경우를 제외한다)는 정비사업을 시행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제30조 의 규정에 의한 사업시행계획서에 정관 등과 그 밖에 국토교통부령이 정하는 서류를 첨부하여 시장·군수에게 제출하고 사업시행인가를 받아야 한다. 인가받은 내용을 변경하거나 정비사업을 중지 또는 폐지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라고 정하였다. 이러한 절차를 거쳐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이라 한다)과 함께 도시환경정비사업의 공동사업시행자 지위를 취득하게 되는 주택공사 등은 정비구역 안에서 도시정비법상의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시행하는 목적 범위 내에서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일정한 행정작용을 행하는 행정주체로서의 지위를 갖게 되는 한편, 동일한 절차를 거쳐 도시환경정비사업의 공동사업시행자에서 제외됨으로써 행정주체로서의 지위가 상실될 수 있다. 따라서 행정청이 구 도시정비법 제8조 제3항 , 제28조 제1항 본문에 근거하여 행하는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처분 중 ‘사업시행자를 조합 단독에서 조합과 주택공사 등 공동으로 변경하는 결정 부분’ 또는 ‘사업시행자를 조합과 주택공사 등 공동에서 조합 단독으로 변경하는 결정 부분’은 주택공사 등에 대하여 도시정비법상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행정주체로서의 지위를 부여하거나 상실시키는 일종의 설권적 처분의 성격을 가지므로, 조합이 조합원 총회를 거쳐 주택공사 등을 공동사업시행자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결의를 한 후 관할 행정청의 인가를 받은 경우에는 설권적 처분의 요건인 조합원 총회의 효력 또는 그 총회 결의의 하자 등을 이유로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처분 중 공동사업시행자 지위 상실 부분의 취소 또는 무효 확인을 구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그러한 설권적 처분의 요건에 불과한 조합원 총회의 효력 또는 그 총회 결의에 따른 조합의 후속 집행행위의 효력을 다투는 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되지 아니한다.

원고,피상고인

서울주택도시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클라스한결 담당변호사 김민구 외 3인)

피고,상고인

○○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인본 외 3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3. 8. 23. 선고 2023나2002839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에 관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확인의 이익의 존부에 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따르면, ① 원고는 2016. 6. 3. 피고와 이 사건 약정을 체결하였고, 그에 따라 서울특별시 강동구청장은 2016. 10. 26. 이 사건 사업의 시행자를 ‘피고 및 원고 공동시행’으로 변경하는 사업시행계획(변경)인가·고시를 한 후 2019. 1. 30. 이 사건 사업에 대한 관리처분계획인가를 한 사실, ② 원피고 사이에 이 사건 약정의 이행 및 수수료 산정 등에 관한 분쟁이 발생함에 따라, 피고는 2021. 5. 6. 조합원 정기총회를 거쳐 2021. 5. 12. 원고에게 이 사건 약정을 해지한다는 통보를 한 사실(이하 ‘이 사건 해지통보’라 한다), ③ 서울특별시 강동구청장은 2022. 10. 6. 이 사건 사업의 시행자를 ‘피고 및 원고’에서 ‘피고’로 변경하는 내용의 사업시행계획(변경)을 인가한 후 2022. 10. 12. 이를 고시한 사실(이하 ‘이 사건 변경인가처분’이라 한다), ④ 원고는 2023. 1. 4. 서울특별시 강동구청장을 상대로 이 사건 변경인가처분의 취소 등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현재 소송 계속 중인 사실( 서울행정법원 2023구합50561호 ), ⑤ 원고는 이 사건 소로써 피고에 대하여, ㉮ 이 사건 해지통보의 무효 확인 청구, ㉯ 원고가 이 사건 약정상 공동사업시행자의 지위에 있음에 관한 확인 청구를 하였는데, 제1심은 확인의 이익을 부정하여 이 사건 소를 모두 각하하였으나, 원심은 ㉮ 부분에 관하여 확인의 이익을 긍정한 후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되 ㉯ 부분에 관하여는 확인의 이익을 부정하여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였고, 이에 피고가 원심의 ㉮ 부분에 대한 판단에 관하여 상고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나. 확인의 소는 원칙적으로 분쟁 당사자 사이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 허용되는바 ( 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2다207967 판결 등 참조), 이행청구를 할 수 있는 경우임에도 별도로 그 이행의무의 존재 확인을 구하거나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 경우임에도 별도로 그 침해되는 권리의 존재 확인을 구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안 제거에 별다른 실효성이 없고 소송경제에 비추어 유효·적절한 수단이라 할 수 없어 분쟁의 종국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므로 확인의 이익이 없다 ( 대법원 1991. 10. 11. 선고 91다1264 판결 , 대법원 1995. 12. 22. 선고 95다5622 판결 ,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다60239 판결 등 참조).

다. 앞서 본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지통보의 무효 확인 청구 부분에 관하여 확인의 이익을 긍정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1)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도시정비법’이라 한다) 제8조 제3항 은 “도시환경정비사업은 조합 또는 토지 등 소유자가 시행하거나, 조합 또는 토지 등 소유자가 조합원 또는 토지 등 소유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시장·군수, 주택공사 등, 건설업자, 등록사업자 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요건을 갖춘 자와 공동으로 이를 시행할 수 있다.”라고 정하였고, 제28조 제1항 본문은 “사업시행자( 제8조 제1항 내지 제3항 의 규정에 의한 공동시행의 경우를 포함하되, 사업시행자가 시장·군수인 경우를 제외한다)는 정비사업을 시행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제30조 의 규정에 의한 사업시행계획서에 정관 등과 그 밖에 국토교통부령이 정하는 서류를 첨부하여 시장·군수에게 제출하고 사업시행인가를 받아야 한다. 인가받은 내용을 변경하거나 정비사업을 중지 또는 폐지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라고 정하였다. 이러한 절차를 거쳐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이라 한다)과 함께 도시환경정비사업의 공동사업시행자 지위를 취득하게 되는 주택공사 등은 정비구역 안에서 도시정비법상의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시행하는 목적 범위 내에서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일정한 행정작용을 행하는 행정주체로서의 지위를 갖게 되는 한편, 동일한 절차를 거쳐 도시환경정비사업의 공동사업시행자에서 제외됨으로써 행정주체로서의 지위가 상실될 수 있다. 따라서 행정청이 구 도시정비법 제8조 제3항 , 제28조 제1항 본문에 근거하여 행하는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처분 중 ‘사업시행자를 조합 단독에서 조합과 주택공사 등 공동으로 변경하는 결정 부분’ 또는 ‘사업시행자를 조합과 주택공사 등 공동에서 조합 단독으로 변경하는 결정 부분’은 주택공사 등에 대하여 도시정비법상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행정주체로서의 지위를 부여하거나 상실시키는 일종의 설권적 처분의 성격을 가지므로, 조합이 조합원 총회를 거쳐 주택공사 등을 공동사업시행자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결의를 한 후 관할 행정청의 인가를 받은 경우에는 설권적 처분의 요건인 조합원 총회의 효력 또는 그 총회 결의의 하자 등을 이유로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처분 중 공동사업시행자 지위 상실 부분의 취소 또는 무효 확인을 구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그러한 설권적 처분의 요건에 불과한 조합원 총회의 효력 또는 그 총회 결의에 따른 조합의 후속 집행행위의 효력을 다투는 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되지 아니한다.

2) 즉, 구 도시정비법 제8조 제3항 제28조 제1항 에 따르면, 원고가 이 사건 공동사업시행자의 지위를 가지는 것은 피고와 이 사건 약정을 체결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이를 전제로 하여 위 각 규정에 따른 사업시행인가를 받았기 때문이므로, 피고가 그 이후에 조합원 정기총회를 거쳐 이 사건 해지통보를 하였더라도, 그에 따라 이 사건 변경인가처분이 내려진 이상, 원고가 관할 행정청을 상대로 피고의 총회 결의의 하자 내지 그에 따른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지통보의 하자를 이유로 하여 사업시행자를 피고에 한정하는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변경인가처분에 대해 항고소송의 방법으로 불복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이 사건 변경인가처분에 이르는 절차적 요건 중 하나인 조합원 정기총회의 결의에 따른 집행행위에 불과한 이 사건 해지통보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것은 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보기 어려워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되지 아니한다.

3) 또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는 구 도시정비법상 공동사업시행자의 지위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위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공법상 소송으로 해결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와 별개로 이 사건 약정에 따른 법률관계를 확정하거나 이로 인한 권리·의무의 존부 등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더라도,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이행청구나 손해배상청구 등을 할 여지가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이 사건 해지통보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것은 불안 제거에 별다른 실효성이 없고 소송경제에 비추어 유효·적절한 수단으로 볼 수 없어 분쟁의 종국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므로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라.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해지통보의 무효 확인 청구에 관하여 확인의 이익이 있음을 전제로 본안 판단을 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확인의 이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되, 이 사건은 이 법원이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민사소송법 제437조 에 따라 자판하기로 하여 이 부분에 관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며, 항소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이동원 천대엽(주심) 권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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