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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2009. 8. 20. 선고 2008구합42666 판결
[법인세등부과처분취소][미간행]
원고

아마데우스 아이티그룹 에스에이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충정 담당변호사 조치형 외 1인)

피고

남대문세무서장 외 1인

변론종결

2009. 7. 6.

주문

1. 피고 남대문세무서장이 2007. 10. 1. 원고에 대하여 한 2006년도 귀속분 법인세 545,225,910원 및 증권거래세 136,568,600원의 각 부과처분을 취소한다.

2. 피고 서울특별시 중구청장이 2007. 10. 29. 원고에 대하여 한 2006년도분 주민세 54,522,590원의 부과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스페인 법인인 아마데우스 아이티그룹 에스에이(Amadeus IT Group S.A., 이하 ‘구아마데우스’라고 한다)는 2006. 8. 1. 구아마데우스 주식의 지분을 60.83%를 소유하고 있던 모회사인 WAM Portfolio S.A.에 흡수합병되었고(이하 ‘이 사건 합병’이라고 한다), 이 사건 합병 이후 위 WAM Portfolio S.A.는 법인명을 구아마데우스의 명칭을 따라 현재 원고 법인의 명칭인 Amadeus IT Group S.A.로 변경하였다.

나. 이 사건 합병 당시 구아마데우스는 국내법인인 토파스여행정보 주식회사가 발행한 주식의 32%에 해당하는 256,374주(이하 ‘이 사건 쟁점주식’이라고 한다)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서울지방국세청은 토파스에 대한 2006년도 법인세 조사과정에서 이 사건 합병으로 인하여 이 사건 쟁점주식의 소유권이 구아마데우스에서 원고에게로 이전된 것을 확인하고 이를 구 법인세법(2007. 12. 31. 법률 제88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인세법’이라고만 한다) 제93조 제10호 소정의 국내원천소득인 주식 기타 유가증권의 양도소득이 발생한 것으로 보아 법인세 및 관련 증권거래세를 부과하도록 피고 남대문세무서장에게 통보하였다.

다. 이에 피고 남대문세무서장은 2007. 10. 1. 이 사건 쟁점주식의 평가금액을 이 사건 쟁점주식의 양도가액으로 간주하여 산정한 양도차익에 대하여 대한민국과 스페인왕국간의 소득에 대한 조세의 이중과세 회피와 탈세방지를 위한 협약(이하 ‘한국-스페인 조세협약’이라고 한다) 제13조의 규정을 적용하여 양도차익의 9.09%에 상당하는 2006년도분 법인세(가산세 포함) 545,225,910원과 위 주식의 양도와 관련된 2006년도분 증권거래세(가산세 포함) 136,568,600원을 부과하였고(이하 ‘이 사건 법인세 및 증권거래세 부과처분’이라고 한다), 피고 서울특별시 중구청장은 2007. 10. 29. 위 법인세 부과에 근거하여 법인세할 주민세 54,522,590원을 부과하였다(이하 ‘이 사건 주민세 부과처분’이라고 한다).

라. 원고는 2007. 12. 12. 이 사건 법인세 등 부과처분에 불복하여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조세심판원은 원고의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9, 15, 16호증, 을가 1호증, 을나 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흡수합병의 경우 피합병법인의 자산, 부채를 비롯한 모든 권리의무가 합병법인으로 포괄적으로 승계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쟁점주식이 구아마데우스에서 원고에게로 양도되었다고 볼 수 없고, 법인세법상 외국법인에 대한 국내원천소득 과세를 규정함에 있어 외국법인간의 합병으로 인하여 유가증권이 이전되는 거래를 유가증권의 양도로 보아 법인세를 과세할 수 있는 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 그러므로 이 사건 쟁점주식의 이전에 대하여 법인세를 부과하는 것은 법률의 명확한 규정 없이 세금을 부과하는 경우로서 조세법률주의의 원칙 등에 위배된다. 또한 합병에 의한 주식의 이전을 증권거래세 부과의 대상이 되는 주권의 양도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인세 및 증권거래세 부과처분은 위법하다.

(2) 원고에 대한 법인세 부과처분이 위법한 이상 이를 근거로 한 이 사건 주민세 부과처분도 위법하다.

나.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이 사건 합병 당시 합병 당사법인인 구아마데우스와 원고는 주주총회 결의에 따라 구아마데우스가 보유한 모든 자산과 부채를 원고에게 이전하고, 구아마데우스의 주식을 소유한 주주에게는 합병비율에 따라 원고가 발행한 신주를 교부하기로 하였다.

(2) 원고는 피합병법인인 구아마데우스의 자산을 실제가치 기준으로 즉 시장가치로 평가하여 원고의 신주와 구아마데우스 주식의 교환비율을 정하였는데, 원고는 그 후 신주 200,933,415주를 발행하였다.

(3) 한편, 구아마데우스 및 원고가 소유하고 있던 구아마데우스 주식에 대하여는 신주를 발행하지 아니하고 소각하였으며, 이 사건 합병 이후 구아마데우스가 소유하고 있던 이 사건 쟁점주식의 주주가 원고로 변경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4∼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먼저, 외국법인간의 흡수합병에 있어서 소멸된 피합병법인이 소유한 내국법인의 주식이 존속하는 합병법인에게로 이전된 것이 법인세법 제93조 제10호 소정의 ‘주식의 양도’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소득에 대하여 법인세의 부과가 가능한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법인세법 제2조 제1항 제2호 는 국내원천소득이 있는 외국법인에 대하여 그 소득에 대한 법인세 납부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3조 제3항 은 외국법인의 각 사업연도의 소득은 제93조 의 규정에 의한 국내원천소득으로 한다고 규정하면서, 같은 법 제93조 각호 에서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을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다. 즉 내국법인의 경우에는 소득의 발생원천에 관계없이 순자산증가설에 입각하여 무제한의 납세의무가 있는 것과는 달리, 외국법인의 경우에는 제한적 열거주의에 따라 법인세법 제93조 각호 에서 열거된 국내원천소득이 있을 때에만 법인세 납부의무가 있게 된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외국법인이 보유하고 있던 내국법인의 주식이 외국법인간의 흡수합병으로 인하여 존속하는 합병법인으로 이전되는 경우 이를 법인세법상 주식 기타 유가증권의 양도로 보아 그 소득에 대하여 법인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명시적인 규정은 없다. 한편, 법인세법소득세법과 달리 ‘양도’의 개념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점, 비거주자의 국내원천소득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는 소득세법 제119조 제12호 와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을 규정하고 있는 법인세법 제93조 제10호 를 비교하면 그 문언이 사실상 동일한 점, 법인간 합병이 있는 경우 소멸하는 피합병법인의 권리의무는 합병으로 인하여 존속하는 합병법인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되는 것이므로, 이러한 합병의 효과로서 발생하는 주식 기타 유가증권의 승계는 매매, 교환 등을 원인으로 하여 소유권이 유상으로 이전되는 ‘주식의 양도’와 구별되는 점,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합병과정에서 합병법인이자 구아마데우스의 모회사인 원고 및 구아마데우스가 보유한 구아마데우스의 주식에 대하여는 신주가 발행되지 않고 모두 소각되었고, 이 사건 합병에 의하여 구아마데우스의 자산과 부채 및 모든 권리와 의무가 합병회사인 원고에게로 승계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외국법인간의 흡수합병에 의한 내국법인 주식의 이전은 주식의 양도와는 그 법적 성질 및 효과 등을 달리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쟁점주식이 원고에게 승계된 것을 법인세법 제93조 제10호 소정의 ‘주식의 양도’에 해당한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법인세법 제93조 각호 에서 명시적으로 열거하고 있지 아니한 소득에 대하여는 외국법인인 원고에게 과세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이 사건 쟁점주식의 이전을 주식의 양도로 보아 이로 인한 소득을 산정하여 법인세를 부과한 것은 조세법률주의원칙에 위배되어 위법하다.

(2) 다음으로 이 사건 합병으로 인하여 쟁점주식이 구아마데우스에서 원고에게로 이전된 것이 증권거래세법 제2조 제3항 소정의 양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증권거래세법 제1조 에서는 주권 또는 지분의 양도에 대하여 증권거래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2조 제3항 에서는 위 양도에 대하여 ‘계약상 또는 법률상의 원인에 의하여 소유권이 유상으로 이전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흡수합병에 의하여 이 사건 쟁점주식을 포괄적으로 승계한 것인 이상 이를 계약상 또는 법률상의 원인에 의하여 유상으로 이전받은 것이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쟁점주식이 원고에게 유상양도되었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증권거래세 부과처분은 위법하다.

(3) 끝으로, 이 사건 주민세 부과처분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주민세 부과처분은 법인세의 부과를 전제로 그 법인세액을 과세표준으로 하여 부과된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법인세 부과처분이 위법한 이상, 이 사건 주민세 부과처분 역시 그 근거가 없어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관계 법령 생략]

판사 장상균(재판장) 이동욱 정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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