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피보험자가 보험금지급기준에 의한 한도 내에서 피해자에게 형사합의금을 지급한 경우 보험회사에 대하여 그 금원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판결요지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한 피보험자가 피해자에게 형사합의금으로 일정 금원을 공탁하였고, 위 금원이 보험약관상의 보험금지급기준에 의하여 산출한 배상액 범위 내의 금원인 경우 후에 보험회사가 피해자와 서면합의하는 등으로 배상액이 확정되었다면 피보험자는 보험회사를 상대로 위 금원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원고
김홍기
피고
고려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금 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1993.7.5.부터 1993.10.7.까지는 연 5푼,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6,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경기 2구 7638호 승용차의 소유자인 원고는 1992.8.13. 보험회사인 피고와의 사이에 보험기간은 그날로부터 1년으로 하는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보험회사는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의 사고로 남을 죽게 하거나 다치게 하여 법률상 손해배상 책임을 질 때 자동차종합보험약관의 보험금지급기준에 의하여 산출한 금액을 보상하고, 다만 소송이 제기되었을 경우에는 대한민국 법원의 확정판결에 의하여 피보험자가 손해배상청구권자에게 배상하여야 할 금액(지연배상금 포함)을 보상하기로 약정한 사실, 그런데 원고는 위 보험기간 중인 1993.6.2. 00:40경 위 승용차를 운전하여 동두천시 송내동 406 소재 평화로를 동두천에서 의정부 방면으로 진행하다가 진행방향 우측에서 좌측으로 무단횡단을 하던 소외 인을 차량 앞부분으로 충격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사실, 구속수감된 원고는 1993.7.5. 위 망인에 대한 손해배상금의 일부로 망인의 처인 소외 박용숙에게 금 10,000,000원을 변제공탁하였고, 위 박용숙은 그 시경 이를 수령한 사실, 원고가 변제공탁한 금 10,000,000원은 위 망인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범위(위 망인의 과실까지 참작하여 위 보험약관의 보험금지급기준에 의하여 산정한 금액) 내에서 지급한 금원인 사실, 원고는 위 금원을 공탁한 당일 피고에게 위 공탁사실 및 그 취지를 통지하면서 피고가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을 할 때 이를 참작할 것을 요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는바, 원고는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로서 위 사고로 인하여 위 망인 및 그 유족에게 입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이므로 위 보험계약에 따라 보험자인 피고는 피보험자인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원고가 피해자들에게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짐으로써 입은 손해액의 범위 내에서 일부조로 변제한 위 금 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급일 이후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는 다음과 같이 항변한다.
첫째, 원·피고간에 맺은 자동차종합보험약관에는 피보험자의 보험금 지급시기에 관하여 배상액이 확정되었을 때로 정하여져 있고 또한 상법 제724조 제1항에 보험자는 피보험자가 책임을 질 사고로 인하여 생긴 손해에 대하여 제3자가 배상을 받기 전에는 보험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피보험자에게 지급하지 못한다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피보험자인 원고는 피해자에 대한 배상액이 확정될 때까지는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없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을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피고간의 보험계약체결시 피보험자는 대한민국 법원에 의한 판결의 확정, 재판상의 화해, 중재 또는 서면에 의한 합의로 배상액이 확정되었을 때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보험회사는 지체 없이 필요한 조사를 마치고 곧 보험금을 지급하기로 약정(보험약관 제17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한편 보험자인 피고와 피해자의 유족이 서면에 의한 합의로 배상액을 확정하였음은 뒤에서 보는 바와 같으므로, 배상액이 확정되지 않았음을 전제로 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둘째, 피고는 원고로부터 피해자측과의 합의대행을 의뢰받고 피해자 유족과 합의를 함에 있어 손해배상금 46,786,400원 중 원고가 공탁한 금원을 참작하여 금 6,786,400원을 공제하기로 하고 보험금 40,000,000원에 합의하였으므로 피고로서는 합의시 사실상 참작 공제된 금 6,786,400원 및 이에 대한 위 합의일부터의 법정이자만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을 제1 내지 5호중, 을 제8,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1993.6.2. 원고로부터 피해자 유족측과의 합의 및 손해배상금 지급권한에 대한 위임을 받고 보상업무를 진행중 원고가 지급한 공탁금원 10,000,000원을 피해자측에게 지급할 보험금에서 전액 공제할 것을 요청하였다가 유족측의 억울하다는 주장으로 합의가 지연되고 이것이 합의의 장애요인이 되었으나 결국 1993.10.25. 피해자의 처인 위 박용숙과 합의를 함에 있어 종합보험약관상 지급기준에 의한 손해배상금을 46,786,400원으로 하고 원고가 공탁한 금원을 참작하여 금 6,786,400원을 공제하고 보험금 40,000,000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한편 손해배상액이 확정되어 보험회사가 피해자측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당시 피보험자가 이미 피해자측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였다면 피보험자가 이미 지급한 손해배상금 중 보험약관에 따른 보험금 범위 내의 금원은 지급시에 소급하여 보험자의 피보험자에 대한 보험금지급의무가 발생하였다 할 것이고(따라서 보험금에 대한 지연손해금도 배상확정일이 아닌 실제 지급한 날로부터 기산하여야 할 것이다), 피해자측이 피보험자로부터 손해배상금의 일부를 지급받았다면 피해자측의 피보험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위 지급액의 한도 내에서 그만큼 감축되므로, 피해자측이 피보험자로부터 손해배상금을 받은 후에 보험회사와 위 금원을 일부만 참작하기로 합의를 하더라도 이미 발생한 보험회사의 피보험자에 대한 보험금지급의무에는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다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항변도 이유 없다.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정당하고,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이 1993.10.7.임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