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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방법원 2015. 1. 29. 선고 2014노1768 판결
[사기·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항 소 인

피고인들

검사

김정은, 양진선(기소), 신병재(공판)

변 호 인

법무법인 서산 담당 변호사 유진범

주문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2012고단550호 관련)

1) 2012고단550호 사기의 점과 관련하여, 피고인들은, 충남 당진군 (주소 1 생략), (주소 2 생략) 임야(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를 매수함에 있어 매도인인 공소외 3, 피해자 공소외 1, 공소외 2(이하 ‘공소외 1 등 3인’이라 한다)에게 잔금 8억 3,160만 원에 대한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해주겠다고 기망한 사실이 없고, 피고인들이 취득세 등을 덜 낼 수 있어 자신들에게 더 유리한 다운(down)계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하고 향후 토지를 개발할 경우 부담되는 개발부담금을 낮추고자 업(up)계약서(이하 ‘이 사건 업계약서’라고 한다)를 작성한 점, 피고인 1이 이 사건 부동산으로부터 대출받은 금원 18억 원을 전부 편취하지 않고 중도금, 등기비용, 세금, 매매를 알선한 피고인 2에 대한 차용금 등 명목으로 위 대출금의 거의 대부분을 사용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들은 잔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다.

2)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의 점과 관련하여, 피고인들은 위 부동산에 대하여 매매금액을 부풀린 이 사건 업계약서를 임의로 작성한 사실이 없으며, 이는 매도인인 공소외 1 등 3인의 허락을 받고 작성한 것이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하여 선고한 각 형(피고인 1 : 징역 3년 6월, 피고인 2 : 징역 3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직권판단

피고인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보건대, 피고인 2와 피해자들이 같은 ○○김씨 문중의 종중원들이어서 그들 간에 사기죄에 있어서의 친족상도례 규정이 적용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먼저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2와 피해자 공소외 1는 8촌의 혈족지간인 사실이 인정되어 민법상의 친족범위( 민법 제777조 )에 해당한다.

1) 그러나 이 사건 부동산은 피해자 공소외 3, 공소외 2, 공소외 1의 합유로 등기되어 있었는바 피고인들의 공소사실 기재 사기범행으로 인한 피해자들의 손해가 가분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친족상도례의 규정의 적용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2) 가사 피고인 2의 이 사건 범행에 친족상도례의 규정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2의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사기 부분은 형법 제328조 제2항 , 제354조 에 의하여 공소외 1의 적법한 고소가 있어야만 공소 제기가 유효하다 할 것인바, 이와 관련해 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 은 ‘친고죄에 대하여는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월을 경과하면 고소하지 못한다’라며 고소기간의 제한을 규정하고 있고, ‘범인을 알게 된 날’과 관련해 상대적 친고죄의 경우에는 ‘신분관계가 있는 범인을 알게 된 날’을 의미하여 그때부터 고소기간이 진행된다 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친족사이의 재산관리, 소비 등은 공동체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재산적 범죄에 있어서도 친자, 부자 등 친족 내부에서 논의하여 그들의 처분에 위임하는 것이 가족적 정의를 존중하는 것이고, 친족의 의사에 반하면서까지 국가가 형벌로서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친족상도례 규정의 입법취지, 간통죄 등과 같이 범인에 대한 소추가 오히려 범죄피해자의 명예를 해칠 염려가 있거나 모욕죄 등과 같이 피해법익이 개인적 영역에만 국한되어 직접적으로 공익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는 경우 범인의 소추, 처벌 등을 범죄피해자의 의사에 맡기는 친고죄의 취지, 형사사법권의 발동이 범죄피해자 기타 고소권자 개인의 의사에 의하여 장시간 동안 불확정한 상태로 방치되는 것을 미리 방지하려는 고소기간의 제한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신분관계가 있는 범인을 알게 된 날’이라 함은 피해자가 범인이 누구인지를 특정할 수 있을 정도로 알게 되는 것 외에 ‘그 범인이 피해자와 신분관계가 있음을 알게 되는 것’도 포함한다 할 것인바(즉, 범인이 친족관계에 있을 경우 6개월의 고소기간 동안만 형사사법권의 발동 여부를 범죄피해자 등 고소권자 개인에게 주고 그 이후에는 국가가 개인의 가정사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것이 상대적 친고죄에 있어서의 고소기간의 제한을 둔 취지인데, 피해자가 처음부터 범인이 자신과 친족관계에 있음을 알지 못하였다면 이러한 취지 자체가 무색해짐),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해자 공소외 1가 자신이 피고인 2와 8촌 관계라는 사실을 당심에 들어 처음 알게 된 것으로 인정되고, 따라서 피해자 공소외 1의 피고인 2에 대한 고소(이하 ‘이 사건 고소’라 한다)기간의 기산점도 이 무렵부터이며, 이 사건 고소장이 2011. 9. 22.경 접수된 이상 고소기간이 아직 도과하지 않았음은 역수상 명백하므로 이 사건 고소는 유효한 주1) 고소이고, 결국 피고인 2의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사기의 점과 관련한 이 부분 공소 제기 역시 유효하다 할 것이다.

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1) 사실관계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관계가 인정된다.

가) 이 사건 부동산은 1965. 10. 26.경 ○○김씨 문중원들인 공소외 4, 공소외 3, 공소외 1, 공소외 2 등 17인의 합유로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고, 그 후 2009. 11. 25.경 위 합유자들 중 사망한 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생존자들인 공소외 3, 공소외 1, 공소외 2 3인(이하 ‘공소외 1 등 3인’이라 한다) 앞으로 위 합유등기가 새로이 소유권 변경되었다. 한편 위 합유자들 17인의 상속인 약 73명 및 현생존자들인 공소외 1 등 3인은 이 사건 부동산을 처분하여 그 이익금을 나누어 가지기로 하였다.

나) 공소외 5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5’라 한다)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1은 건축업에 종사하는 위 공소외 3의 아들인 피고인 2(2009. 11. 24.경 공소외 5의 사외이사로 취임)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소개받아, 2009. 12. 1.경 당시 공소외 3 및 그의 처 공소외 6, 공소외 1 및 그의 딸 공소외 7, 공소외 2 및 그의 처 공소외 8, 위 합유자들 중 한명인 망 공소외 9의 상속인 공소외 10, 피고인 2 등이 모인 자리에서 같은 문중원들이 소유자로 되어 있는 충남 당진군 (주소 3 생략)까지 조만간 매수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빌라를 건축하는 등의 개발사업을 진행하겠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공소외 5가 공소외 1 등 3인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평당 70만 원씩하여 20억 7,900만 원에 매수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본문내 포함된 표
○ 대금 지급 : 계약금 및 중도금(1,247,400,000원, 매매대금 총액의 60%)은 계약시 지불하고, 잔금 831,600,000원은 계약금 및 중도금 지불일로부터 6개월 이내 지급한다.
○ 소유권 이전 : 매도인은 계약금 및 중도금 입금시 소유권을 이전한다. 동시에 상기 토지에 매도인 대표의 공동명의로 잔금액을 근저당 설정한다(근저당 설정의지는 잔금이 입금되었을시 동시에 해지한다).
○ 지방세 등 : 위 부동산에 관하여 발생한 수익의 귀속과 제세공과금 등의 부담은 위 부동산의 인도일을 기준으로 하되 지방세의 납부의무 및 납부책임은 지방세법의 규정에 의한다.

다) 피고인 1은 위와 같이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공소외 5가 이 사건 부동산의 잔금을 계약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지급 불이행시 자신이 그 지급을 보증하겠다는 내용의, 공소외 1 등 3인 앞으로 된 ‘부동산매매대금 이행각서’를 작성하여 교부하였고, 위 같은 리 32의 소유권이전등기 서류를 빨리해서 주면 2010. 1.말까지 잔금을 주겠다고 말하여, 결국 공소외 1 등 3인에게 아직 계약금 및 중도금을 지급하지도 않은 채 그 무렵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교부받아 2009. 12. 9.경 위 부동산에 공소외 5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

한편, 피고인들은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이 있고 나서 같은 날 오후 무렵 공소외 22 법무사 사무소에서 매매대금 29억 7,000만 원으로 표기된 이 사건 업계약서를 작성한 뒤 이를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 관련 서류와 함께 제출하여, 결국 이 사건 부동산의 각 등기부등본에는 이 사건 부동산의 거래가액이 ‘2,970,000,000원’인 것으로 등재되었다.

라) 피고인 1은, 2009. 12. 9.경 이 사건 부동산을 담보로 □□□□신용협동조합으로부터 약 14억 원을 대출받고 채무자 공소외 5, 채권최고액 18억 2,000만 원으로 된 1순위 근저당권설정등기를, ◇◇◇신용협동조합으로부터 약 4억 원을 대출받고 채무자 공소외 5, 채권최고액 5억 1,000만 원으로 된 2순위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각 마쳐주었다. 피고인 1은 위와 같이 대출받은 돈으로 같은 날 매도인 측에 계약금 및 중도금으로 12억 4,740만 원을 지급하였다.

마) 공소외 7은 2009. 12. 중순경 이 사건 부동산의 각 등기부등본을 열람한 뒤 매매대금이 실제보다 높게 표시되어 있고, 잔금에 대한 근저당권 설정등기도 아직 안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피고인들에게 근저당권설정등기를 촉구하여 2009. 12. 17.경 공소외 1 등 3인 앞으로 잔금에 대한 3순위 근저당권 설정등기가 경료되게 하였고, 이후 2009. 12. 19.경 자신의 집에서 피고인 2 등 관련자들을 소환해 그 경위를 따지는 등 모임을 가졌다.

그 후 피고인 1은 2009. 12. 29.경 공소외 1 등 3인 앞으로 ‘이 사건 부동산의 실매매가는 평당 70만 원씩이나 회사의 은행 업무에 필요로 하여 매매가액 신고는 평당 100만 원씩으로 신고하였으며, 이로 인해 발생되는 양도소득세의 차액 약 1억 2,000만 원을 세무신고시 지불할 것을 각서한다’는 내용의 이행각서(이하 ‘이 사건 이행각서’라고 한다)를 자신 명의로 작성해 이를 교부하였다.

2) 사기 부분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위와 같은 사실관계와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이 인정된다.

(1) 피고인들은 피고인 2가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피고인 1이 공소외 1 등 3인에게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해주기로 했다’는 부분이 사실은 은행권의 1순위 근저당을 제외한 차순위 근저당권 설정을 의미한다고 주장하나, 이와 관련해 피고인 2는 공소외 7, 피고인 1과 대질한 검찰 조사에서, 공소외 7의 ‘당시 피고인들로부터 잔금에 대한 1순위 근저당권 설정 약속이 있었다’는 진술이 있은 후에(수사기록 323쪽) 이에 동조해 그와 같이 1순위 근저당권 설정을 해주기로 하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보이는 점(수사기록 326쪽, 당시는 피고인들과 피해자들 사이에 잔금에 대해 순수하게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해주기로 한 것인지 아니면 은행권을 1순위로 하고 차순위로 근저당권을 설정해주기로 한 것인지에 대해 첨예하게 주장이 대립되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피고인 2가 차순위 근저당권을 의미하는 취지로 이를 ‘1순위 근저당권’이라고 표현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인 2는 위와 같은 진술 과정에서 ‘당시 매수인 피고인 1이 계약금 및 중도금만 지불한 상태에서 위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 경료를 요구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당시 피고인 1은 돈이 부족해 그런 것 같은데 자세한 내막은 잘 모르겠다’라고 답변한 점(피고인 2는 그 이전까지의 조사에서는 피고인 1이 소유권이전등기를 먼저 경료해 은행권으로부터 담보대출을 1순위로 받아 이를 계약금 및 중도금으로 지급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등에 비추어 피고인들의 위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2) 피고인 1의 검찰 진술 등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결국 피고인 1이 보유한 약 1억 원의 자금만으로 약 20억 원 상당의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려고 했다는 것인바, 매도인 측 입장에서는 별다른 자금도 없이 이 사건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계약금 및 중도금을 지급하고 6개월 안에 이 사건 부동산을 개발해 매도하여 잔금을 변제하겠다는 취지의 추상적인 변제계획안을 제시하는 피고인 1에게 그와 같이 큰 위험부담을 안고 이 사건 부동산을 매도할 이유가 달리 없어 보인다.

(3) 피고인들은 처음부터 계약금 및 중도금도 은행으로부터 담보대출을 받아 지급하기로 매도인 측과 합의가 되어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으나, 그러기 위해서는 계약금 및 중도금이 지급되기 이전에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가 매수인 측에 먼저 교부되어 매수인 측이 자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후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매도인 측에 지급하는 것이 순서인데, 2009. 12. 1.자 매매계약서(이하 ‘이 사건 원계약서’라 한다)에 의하면 계약금 및 중도금을 지급받는 것과 동시에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건네주는 것으로 되어 있어 피고인들의 주장과 모순된다(공소외 7은 이에 대해 당심에서, 2009. 12. 1.경 모두 모였을 때, 당시는 아직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합유등기를 3인으로 변경하는 등기가 진행 중이었는데, 그 등기가 변경된 후 피고인들이 계약금 및 중도금을 지급하기로 하였고, 한편 빌라를 신축할 때 인허가 과정에 필요한 절차를 밟으려면 잔금 전에 소유권이전이 되어야 한다는 피고인 2의 말에, 같은 종중원인 피고인 2를 믿고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미리 피고인 2에게 맡긴 것이므로, 피고인들은 계약금 및 중도금을 지급한 후 소유권을 이전해 가야 하나 그 전에 소유권을 공소외 5 앞으로 이전해 버렸다는 취지로 진술하는바, 이러한 공소외 7의 진술이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

(4) 피고인 1은 당시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려는 시점에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 개발제한구역 지정 공고가 났고, 1년 안에 그 지정 공고가 해제될 것이라는 말을 들어서 계약 체결을 감행하였다고 주장하는바(증거기록 150쪽), 개발제한구역 지정이 되면 개발행위 자체가 금지되므로 이는 피고인 1이 그 이전까지 주장하였던 잔금 변제 계획안 즉, 이 사건 부동산을 개발해 매도하여 6개월 안에 잔금을 변제하려 하였다(증거기록 113쪽 등)는 주장과 모순되며, 피고인 1은 경찰 조사 당시 처음에는 이 사건 부동산을 계약하고 나서 잔금을 주려고 할 무렵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되어 변제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가(증거기록 113쪽, 117쪽 등), 나중에는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사실을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하였고(증거기록 150쪽, 328쪽 등), 나아가 경찰 조사가 한참 진행되고 나서야 비로소, 대구의 청도라는 곳에 동양매직 명의로 되어 있는 자신의 토지가 있는데 그것이 법정소송 중에 있다가 잘못되는 바람에 지불하지 못하였고, 용인시에 상가건축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공사하는 도중 공사대금이 나오지 않아 지급하지 못하였다고 진술하는 등(증거기록 150쪽, 252쪽, 329쪽 등) 변제계획과 관련해 그 진술이 일관되지 못하고 있다.

(5) 피고인들은, 피고인 1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계약금과 중도금을 자력으로 지급하고 잔금에 대해서만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해주기로 한 것이라면 바로 은행권에서 담보대출을 받아 잔금을 지급하면 되므로 잔금 지급 시한을 6개월 뒤로 할 이유가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매수인 측에서는 담보대출을 받는 것보다 잔금 지급 시한을 6개월 뒤로 하여 지급하는 것으로 할 경우 그만큼의 이자 등 금융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더 유리하므로, 매도인 측의 양해 하에 계약 당사자들 사이에 그와 같이 잔금 지급에 대한 안전장치로 담보권 설정을 하고 잔금지급 기한을 유예해 주는 계약이 체결될 수도 있어, 피고인들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

(6) 공소외 7, 공소외 10은 검찰 조사 또는 원심 법정에서 일치하여, 피고인들로부터 당시 잔금에 대해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기로 하는 약속이 있었고, 2009. 12. 19.경 이 사건 부동산 문제로 공소외 7의 집에 매도인 측 사람들 및 피고인 2가 모였을 때 피고인 2가 근저당권과 관련해 ‘내가 알아서 책임질 것이고, 피고인 1을 따라다니면서 일처리를 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맡겨라’면서 안심시켰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7) 공소외 10의 원심법정에서의 진술 등에 따르면, 피고인 2가 이 사건 업계약서에 대해 항의하는 매도인 측에게 ‘이는 대출을 더 받기 위한 건설업계의 관행이다’라고 말했다고 하고, 피고인 2도 검찰 조사에서 ‘피고인 1이 이 사건 부동산을 되팔 때 세금 혜택을 받으려면 평당 100만 원으로 매매대금을 높인 업계약서가 필요하다고 하였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들이 이 사건 업계약서를 작성한 이유는 이 사건 부동산의 가치를 높게 보여서 담보대출시 더 많은 금액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고, 향후 이 사건 부동산을 고가에 매도하더라도 양도차익을 그만큼 줄일 수 있어 양도소득세 등의 납부세액도 줄어들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8) 당심에 제출된 법무사 공소외 22 작성의 ‘계약금과 중도금은 은행대출을 받아 지급할 예정이고, 은행대출로 인한 근저당권 외에 나머지 잔금에 대해서 근저당권을 설정해 줄 것임을 알려준 사실이 있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의 기재 내용은, 공소외 22의 ‘사실확인서에 기재된 내용은 직원에게 물어보아서 직원이 작성해 준 것으로 나는 잘 모르고, 계약금과 중도금에 대해 은행대출을 받아 지급할 예정이었는지 여부 등도 잘 모른다’는 취지의 당심 법정진술에 비추어 믿기 어렵고, ‘피고인 1이 “계약금과 중도금은 현금으로 지급하기 어려우니 이 사건 토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주겠다’”는 말을 하였다‘는 취지의 공소외 6의 당심 법정진술은, 공소외 6이 피고인 2의 어머니인 점, 계약금과 중도금마저 돈이 부족해 은행에서 담보대출을 받아서 주겠다는 매수인에게 다수의 매도인 측이 선뜻 계약에 응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서 역시 믿기 어렵다.

나) 위와 같은 사정 및 그 밖에 원심에서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을 모두 종합해 볼 때, 피고인들은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더라도 잔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이 피고인 1이 상당한 재력가인 것처럼 행세하며 잔금 지급에 대해 지급보증하고, 이 사건 부동산에 잔금에 대한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해주겠다는 식으로 말해 마치 피해자들에게 잔금 지급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기망한 뒤 이에 속은 피해자들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받아 잔금 상당액의 재산상 이득을 편취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3)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부분 주장에 대한 판단

위와 같은 사실관계와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공소외 7 및 공소외 10, 공소외 8 등은 수사기관 또는 원심법정에서 일치하여, 당시 피고인들과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업계약서를 작성하기로 약정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일관되게 진술하는 점, ② 피고인들이 공소외 1 등 3인으로부터 미리 이 사건 업계약서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면 이 사건 원계약서를 작성할 당시 업계약서에 대해서도 공소외 1 등 3인의 인장을 한꺼번에 날인 받아 작성하면 될 텐데 그러하지 아니하고 나중에 별도로 도장가게에서 공소외 1 등 3인의 도장을 만들어 이를 날인하여 작성한 점, ③ 위와 같은 경위에 대해 피고인 2는 경찰 조사에서 ‘오후쯤 등기신고를 한다고 하며 공소외 22 법무사 사무실에서 피고인 1과 업계약서를 썼던 것인데, 당시 법무사 직원이 없어서 내가 직접 그곳 컴퓨터를 이용해 금액을 29억 7,000만 원으로 하여 업계약서를 작성해 이를 피고인 1에게 지급하였고, 내가 피고인 1에게 “미리 도장을 찍어 달라고 하지 않았냐”라고 하니 피고인 1이 “깜박하였다”고 하면서 신고만 하는 것이고, 인감이 필요 없다 하며 도장을 파서 찍으면 된다고 하였다’라고 진술(증거기록 152쪽)한 반면, 피고인 1은 ‘내가 이 땅을 산다고 했을 때 업계약서를 해달라고 하니 피고인 2도 업계약서를 해준다고 하여 나는 당연히 동의를 받고 나에게 업계약서를 써준다는 것으로 알았고 종중원들로부터 동의를 받았는지 여부를 별도로 물어보지도 않았다’, ‘다른 종중원들과는 업계약서에 대해서 알릴 필요도 없었고, (동의를 받았는지 여부를) 알 필요도 없었다’라고 진술한 점(증거기록 249쪽, 341쪽 등), ④ 이 사건 원계약서의 내용과 다르게 이 사건 업계약서에 ‘계약금 및 잔금을 본 계약시 일시에 전액을 지불한다’로 되어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피고인 1은 경찰 조사에서 ‘금액만 알고 있지, 피고인 2가 업계약서를 작성하였기 때문에 나는 잘 모르는 내용이다’라고 진술한 반면, 피고인 2는 ‘피고인 1이 써달라고 하여 써주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잔금을 모두 지불한 것으로 했던 내용이었다. 당시 피고인 1이 세금신고용으로 사용한다고 하여 별 생각 없이 써주었다’라고 진술한 점, ⑤ 2009. 12. 19.자 녹취록에 의하면, 공소외 7이 피고인 2에게 ‘그런 식으로 얘기하는 건 좀 어폐가 있는 거죠, 그럼 계약서, 그렇게 피고인 2이 조카가 그렇게 얘기하면 내가 어떻게 얘기할 수 있는지 알아요? 그렇게 얘기하면 왜 사전에 어떤 식으로 할지 일처리에 대해서 왜 공개를 안했어요?’라고 따져 묻고(증거기록 179쪽), 공소외 10도 피고인 2에게 ‘왜냐하면 이게 그래요, 그 사람들이 융자받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고 하지만 우리 형제들한테 내놓을 수 있는 건 계약서예요. 우리가 계약서, 이거, 그럼 차후에 사람들이, 내 얘기를 잠깐 들어봐. 차후에 사람들이 이걸(부동산 등기부등본 지칭) 떼고서 우리한테 의문을 가지고 물어봤을 때 우리가 그 사람들한테 의문을 제기했을 때 답변을 해주느냐...’(증거기록 181쪽), ‘우리는 지금에 대해서 등기부상에 20억만 찍혀있으면, 판 금액만 찍혀있으면 그럴 필요가 없어요. 그게 안찍혀 있기 때문에 그러는거야. 등기부상에...’(증거기록 190쪽)라고 말하는 등 공소외 7, 공소외 10, 공소외 2 등이 피고인 2에게 이 사건 부동산의 등기부등본상에 매매대금이 29억 7,000만 원으로 등재된 경위, 그에 대한 세금 문제 등에 대해 따져 묻는 장면이 녹취되어 있는 점(만약 이 사건 업계약서에 대한 사전 동의를 받았다면 위 사람들이 피고인 2에게 그와 같이 매매대금이 달리 등재된 등기부등본에 대해 항의하며 채근하는 일도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및 그 밖에 원심에서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을 모두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들은 공소외 1 등 3인으로부터 사전 동의를 받지 않고 이 사건 업계약서를 임의로 작성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도 이유 없다.

다.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 1이 2013고단961호 사건과 관련하여서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피고인들이 2012고단550호 사건과 관련하여서는 이 사건 부동산을 되팔아 그 이득금으로 이 사건 부동산의 잔금을 지급하려고 하였는데 이 사건 부동산의 재매매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이 사건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인정되나, 이 사건 편취금액이 2012고단550호 사건의 경우 8억 3,160만 원에 이르는 거액인 점, 피고인들이 2012고단550호 사건의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기미가 엿보이지 않는 점, 피해자들에 대한 피해회복이 이루어졌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고 피해자들이 피고인들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는 점, 피고인 1에게 사기죄로 집행유예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고 피고인 2에게 이종범죄로 집행유예 이상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피고인 2는 행위 가담의 정도가 다소 경미한 점, 그 밖에 피고인들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 동기, 수단 및 결과, 범행 전후의 상황 등 형법 제51조 에 규정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은 적절한 것으로 판단되고,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희(재판장) 박우근 김선화

주1) 상대적 친고죄에 있어서의 고소의 경우 범인이 피해자와 신분관계에 있음을 알 것을 고소의 적법·유효요건으로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피해자가 범인과 친족관계에 있음을 알지 못하고 고소한다 하여도 유효한 고소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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