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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다37742 판결
[채무부존재확인][미간행]
판시사항

이자제한법 시행 전 체결한 금전소비대차계약상의 복리약정이 같은 법 제한최고이율인 연 30%를 초과하는 경우 같은 법 시행일인 2007. 6. 30.부터 그 초과 부분이 무효가 되므로, 위 복리약정에 따라 계산한 이자가 위 시행일 전에 연 30%를 초과하고 있다면 그 시행일부터, 위 시행일 후에 연 30%를 초과하고 있다면 그때부터 그 초과 이자 부분이 무효가 된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이자제한법 제2조 제1항 , 제5조 , 부칙(2007. 3. 29.) 제2항, 이자제한법 제2조 제1항 의 최고이자율에 관한 규정

원고, 상고인

원고 주식회사(소송대리인 변호사 강신욱)

피고, 피상고인

피고 주식회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국제 담당변호사 이원철외 4인)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상고이유 제1점 및 제2점에 관하여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합의 당시 원고가 전자통신랜드사업과 관련하여 추가 사업수익보장금액 및 준공예정일 등에 대하여 피고에게 많은 양보를 하는 대신, 피고로부터 차용한 30억 원의 원리금을 36억 2,200만 원으로 확정하면서 이에 대하여는 더 이상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합의와 전자통신랜드사업에 관한 합의 사이에 원고의 주장과 같은 관련성이 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합의는 원고의 피고에 대한 차용원리금을 36억 2,200만 원으로 확인하면서 이에 대한 변제방법으로 우선 피고가 원고 소유의 청주시 수동 소재 토지에 대한 경매절차를 통하여 이를 회수한 다음 그 경매절차에서 회수되지 아니한 나머지 금액에 대하여 원고가 1998. 5. 19.까지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일 뿐, 더 이상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는바,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옳은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나 처분문서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3점에 관하여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가 청주시 수동 소재 토지에 대한 경매절차를 통하여 대여금채권을 회수하기로 한 약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바람에 원고가 변제하여야 할 나머지 채무액이 확정되지 아니함으로써 원고로서는 이 사건 합의에 따른 채무를 이행하지 못한 것이므로, 이 사건 합의상의 원리금채무 36억 2,200만 원 이외에는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자지급의무가 발생하지 아니하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피고의 신청에 따라 개시된 청주시 수동 소재 토지에 대한 경매절차가 법원에 의하여 취소된 이후부터의 이자지급의무를 부담할 뿐이다’라는 원고에 주장에 대하여, 피고가 이 사건 합의 후 즉시 청주시 수동 소재 토지에 대하여 경매신청을 하지 아니한 채 2순위 근저당권자인 신세계종합금융 주식회사의 신청에 의하여 개시된 경매절차에서 1순위 근저당권자로서 배당요구만 하였다가 1998. 6. 16. 경매절차가 취소되자 뒤늦게 경매신청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합의 당시 원고가 위 토지에 대한 경매절차만으로도 피고의 대여금채권이 충분히 회수될 수 있다고 하였고, 실제로 당시 위 토지의 감정가액이 피고의 대여금채권을 훨씬 상회하였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1순위 근저당권자로서 후순위 근저당권자가 신청한 경매절차에서 배당요구를 하는 것 외에 이중경매를 신청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이 사건 합의에 따른 경매절차를 통한 채권회수의무를 게을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다.

나.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는 1995. 7. 14. 피고가 원고 소유의 부산 서구 암남동 소재 토지 지상에 주상복합건물( ○○빌)을 건축하여 분양하기로 하는 사업약정을 체결하면서, 피고가 위 토지에 설정되어 있는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의 변제 명목으로 원고에게 30억 원을 대여하기로 한 사실, 이에 따라 피고는 1995. 7. 15. 원고에게 30억 원을 대여하면서 이자는 연 14.5%의 이율에 의하여 6개월마다 복리로 계산하여 지급받기로 하였고, 위 대여금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원고 소유의 부산 서구 암남동 소재 토지 약 1,300평 및 청주시 수동 소재 토지 약 22,000평에 대하여 각 채권최고액 39억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받은 사실, 한편 피고는 1996. 8. 13. 원고에게 설계비 명목으로 9,000만 원을 추가로 대여하였고, 원고와 피고는 1997. 1. 13. 위 사업약정을 해제하기로 합의하면서 원고가 피고로부터 차용한 30억 9,000만 원 및 그에 대한 이자 합계 35억 81,504,535원을 1997. 1. 31.까지 상환하되, 원고가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해제합의를 무효로 하기로 하였는데, 원고가 이를 이행하지 못한 사실, 이에 피고가 1997. 4.경 부산 암남동 소재 토지에 대하여 임의경매를 신청하자, 원고는 피고에게 부산 암남동 소재 토지가 경락되면 건축사업을 시행할 수 없으니 청주시 수동 소재 토지에 대하여 경매를 신청해 달라고 요청하였고, 피고가 원고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1997. 5. 21. ‘원고의 피고로부터의 차입원금 30억 원 및 그 이자(1997. 5. 20.까지의 원리금 36억 2,200만 원)에 대해서는 피고가 원고 소유의 청주 수동 소재 토지에 대하여 합의 후 즉시 경매절차를 통해 회수하되, 부족금에 대하여는 1998. 5. 19.까지 원고가 피고에게 현금으로 상환함으로써 ○○빌 사업과 관련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모든 채무는 변제된 것으로 하고, 합의 후 부산 암남동 소재 토지에 대한 근저당권을 해지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합의가 이루어진 사실, 이 사건 합의 후 피고는 부산 암남동 소재 토지에 대한 경매신청을 취하하고 근저당권을 해지한 사실, 한편 신세계종합금융 주식회사는 1997. 7.경 청주지방법원 97타경14043호 로 청주시 수동 소재 토지에 대하여 2순위 근저당권자로서 부동산임의경매를 신청하였는데, 그로 인하여 개시된 경매절차가 1998. 6. 16. 선순위 근저당권자의 채권과 경매비용에 충당하면 잉여가 없다는 이유로 법원에 의하여 취소된 사실, 피고는 위 경매절차에서 1순위 근저당권자로서 배당요구만 하였을 뿐 이중경매신청을 하지 아니하다가 위와 같이 경매절차가 취소되자, 1998. 6. 29. 위 법원 98타경22249호 로 위 토지에 대하여 부동산임의경매를 신청하였으나, 그 경매절차 역시 입찰기일에서 4차례 이상 유찰되다가 1999. 7. 24. 법원에 의하여 취소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서 알 수 있는 이 사건 합의의 경위 및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합의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대여금의 원금 및 그때까지의 이자를 36억 2,200만 원으로 확정하면서 이에 대한 변제방법으로 우선 피고가 청주시 수동 소재 토지에 대한 경매절차를 통하여 채권을 회수하되 그 경매절차에서 회수되지 아니한 나머지 채권액에 대하여는 원고가 1998. 5. 19.까지 이를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것으로서, 피고가 청주시 수동 소재 토지에 대한 경매절차를 통하여 채권액을 회수할 것을 그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피고로서는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우선적으로 청주시 수동 소재 토지에 대한 경매절차를 통하여 채권액을 회수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고, 또한 이 사건 합의상의 지급기한인 1998. 5. 19.은 확정적인 것이 아니라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합의 당시 경매절차가 1년 내에 종결될 것으로 예상하여 정한 일응의 기준에 불과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합의에서의 원고와 피고의 의사는 피고가 위 토지에 대한 경매절차를 통하여 실제로 채권을 회수하는 시기 또는 경매절차를 통하여 채권을 회수할 수 없게 되었음이 확정된 시기까지 원고의 이자지급의무를 면제하기로 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며, 나아가 피고가 경매절차를 통한 채권회수의무를 게을리한 것만으로 원고의 이자지급의무를 확정적으로 면제하기로 한 것으로는 해석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는 2순위 근저당권자인 신세계종합금융 주식회사가 경매신청을 하였다는 이유로 청주시 수동 소재 토지에 대한 경매신청을 하지 아니하였고, 결국 그 경매절차는 1순위 근저당권자인 피고의 채권액과 경매비용을 공제하면 잉여가 없다는 이유로 취소되었다는 것인데, 만일 1순위 근저당권자인 피고가 그 경매절차에서 이중경매신청을 하였더라면 적어도 무잉여를 이유로 경매절차가 취소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바, 그렇다면 피고로서는 경매를 통한 채권회수의무를 다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합의에서 정한 1998. 5. 19.이 경과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이 사건 합의상의 원리금 및 이자 지급의무가 원고에게 발생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다만 피고는 이 사건 합의상의 지급기한인 1998. 5. 19.이 도과한 1998. 6. 29.에 이르러 청주시 수동 소재 토지에 대하여 임의경매를 신청하였는데, 그로 인하여 개시된 경매절차가 입찰기일에서 4차례 이상 유찰되다가 1999. 7. 24. 법원에 의하여 취소되었으므로, 이로써 더 이상 피고가 경매절차를 통하여 대여금채권을 회수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어, 적어도 그 시점에서 이 사건 합의상의 원리금 및 이자 지급의무가 원고에게 발생하였다고 볼 여지가 많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섣불리 피고가 이 사건 합의에 따른 경매절차를 통한 채권회수의무를 다하였다고 단정한 나머지, 청주시 수동 소재 토지에 대한 1998. 6. 29.자 피고의 경매신청이 이 사건 합의상의 경매절차를 통한 채권회수의무의 이행에 따른 것으로서 적합한 것인지, 또는 그로 인하여 개시된 경매절차가 법원에 의하여 취소된 것이 경매를 통한 채권회수가 불가능하게 된 사유로 될 수 있는지 여부 등에 관하여 나아가 심리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합의상의 지급기한 다음날인 1998. 5. 20.부터 이 사건 합의상의 원리금 및 이자 지급의무가 원고에게 발생하였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처분문서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3. 직권으로 본다(상고이유 제4점과 관련하여)

원심은,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자채무의 범위를 판단함에 있어 이 사건 합의상의 원리금 36억 2,200만 원에 대하여 1998. 5. 2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4.5%의 이율로 6개월마다 복리로 계산한 이자가 발생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 역시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이자제한법(2007. 3. 29. 법률 제8322호로 제정되어 2007. 6. 30.부터 시행된 것) 제2조 제1항 은 “금전대차에 관한 계약상의 최고이자율은 연 40퍼센트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5조 는 “이자에 대하여 다시 이자를 지급하기로 하는 복리약정은 제2조 제1항 에서 정한 최고이자율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하여는 무효로 한다.”, 부칙 제2항은 “이 법 시행 전에 성립한 대차관계에 관한 계약상의 이자율에 관하여도 이 법 시행일 이후부터는 이 법에 따라 이자율을 계산한다.”고 각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 이자제한법 제2조 제1항 의 최고이자율에 관한 규정’은 “ 이자제한법 제2조 제1항 에 따른 금전대차에 관한 계약상의 최고이자율은 연 30퍼센트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에 의하면, 복리약정은 연 30퍼센트를 초과하는 부분에 한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그러한 복리약정이 이자제한법 시행 전에 체결된 것인 때에는 이자제한법이 시행된 2007. 6. 30.부터 그 초과 부분은 무효로 된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보건대, 원고와 피고 사이의 1995. 7. 15.자 소비대차계약은 원고가 피고로부터 30억 원을 차용하면서 이에 대하여 연 14.5%의 이율로 6개월마다 복리로 계산한 이자를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서 복리약정에 해당함이 분명한바,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원금 30억 원에 대하여 연 14.5%의 이율로 6개월마다 복리에 의한 이자를 계산해 본 다음, 그와 같이 계산한 1년간의 이자가 이자제한법이 시행된 2007. 6. 30. 이전에 제한최고이율인 연 30%를 초과하고 있다면 그 시행일인 2007. 6. 30.부터, 이자제한법 시행 이후에 연 30%를 초과하고 있다면 그때부터 원금 30억 원에 대한 이자제한법 초과 이자 부분에 관하여는 이를 무효라고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한편, 원고는 원심 변론종결 후에 제출한 2008. 3. 18.자 참고준비서면에서 이 사건 복리약정이 이자제한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자채무의 범위를 판단함에 있어 위와 같은 조치까지 나아가지 아니한 채 이자제한법이 시행된 2007. 6. 30. 이후에도 36억 2,200만 원에 대하여 연 14.5%의 이율로 6개월마다 복리로 계산한 이자채무가 남아 있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이자제한법상 복리약정의 제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4.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전수안(재판장) 고현철(주심) 김지형 차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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