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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0. 4. 27. 선고 2019고단1939 판결
[기부금품의모집및사용에관한법률위반][미간행]
피고인

피고인 1 외 1인

검사

임지수(기소), 안희경(공판)

변호인

변호사 김성엽 외 3인

주문

피고인 1을 징역 1년에, 피고인 사단법인 ○○○○○○○을 벌금 1,000만 원에 각 처한다.

다만, 피고인 1에 대하여 이 판결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사단법인 ○○○○○○○에게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범죄사실

피고인 1은 대구 서구 (주소 생략)에 있는 피고인 사단법인 ○○○○○○○(이하 ‘피고인 법인’이라 함)에서 2013. 4. 3.부터 2016. 10. 16.까지는 대표이사로, 2016. 10. 17.부터 현재까지는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면서 피고인 법인에서 수행하는 각종 업무 전반을 관리·감독하는 자이고, 피고인 법인은 소외 계층을 위한 자원봉사 활성화 사업, 독거노인 및 빈곤층을 위한 무료급식 사업 등을 목적으로 2013. 4. 3. 안전행정부로부터 법인설립허가를 받고, 2013. 7. 22. 대구시에 기부금품모집등록을 하였다.

1. 피고인 1

가. 모집비용 충당비율 초과로 인한 위반행위

기부금품 모집자는 모집된 기부금품의 규모에 따라 100분의 15 이내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기부금품의 일부를 기부금품의 모집, 관리, 운영, 사용, 결과보고 등 비용에 충당할 수 있고, 위 비율을 초과하여 모집금품을 모집비용에 충당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3. 8. 1.부터 2014. 7. 31.까지 위 법인에서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모집한 기부금품 2,433,708,272원 중 13%만 모집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음에도 모집한 기부금품의 47%인 1,152,184,865원을 직원 인건비, 홍보비 등 모집비용에 사용한 것을 비롯하여 그 때부터 2018. 7. 31.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기부금품의 15%를 초과하여 위 법인 직원 인건비 및 홍보비 등 명목으로 사용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모집된 기부금품의 15%를 초과하여 모집비용에 충당하였다.

나. 모집목적 외 사용행위

기부금품 모집자는 모집된 기부금품을 모집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3. 7. 23. 독거노인 및 취약계층 무료급식 등 생활지원개선사업, 자원봉사학생 장학지원사업 등을 목적으로 모집한 기부금품 중 100,000원을 피고인의 지인 공소외 4 부친상 조의금으로 사용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와 같이 그 때부터 2018. 5. 31.까지 총 644회에 걸쳐 합계 181,313,685원을 기부금품의 모집목적 외로 사용하였다.

다. 장부 거짓기재 행위

기부금품 모집자는 기부금품의 접수사실을 장부에 거짓으로 적어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6. 8. 1.부터 2017. 7. 30.까지 매일 위 법인의 수입 내역을 기재하는 현금출납부에 기부금품 12,776,847,025원을 모집하고도 ‘회비’로 거짓으로 기재하였다.

2. 피고인 법인

피고인은 제1항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피고인의 운영자인 피고인 1이 제1항 기재와 같은 각 위반행위를 하였다.

증거의요지

1. 피고인 1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공소외 5의 일부 법정진술

1. 제3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6의 일부 진술기재

1. 피고인 1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공소외 6 대질 포함)

1. 공소외 1, 공소외 6, 공소외 5에 대한 각 검찰 및 경찰 진술조서

1. 공소외 7 내지 공소외 27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수사보고(사단법인 ○○○○○○○ 명의의 계좌 자료 첨부), 수사보고(연도별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 완료 보고 편철), 수사보고(목적사업비 지출내역 정리), 수사보고(기부금품 모집비용 충당비율 초과사용 내역 재검토)

1. 사단법인 ○○○○○○○ 정관, 기부금품 모집사용내역 보고서, 정기회원신청서

피고인들및변호인의주장에관한판단

1. 주장의 요지

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모금한 돈은 피고인 법인 소속원들이 공동이익을 위하여 모은 금품이거나 제3자에게 기부할 목적으로 피고인 법인 소속원들로부터 모은 금품이므로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이하 ‘기부금품법’이라고 약칭한다) 제2조 제1호 가목 또는 다목 에 따라 기부금품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그 적용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

나. 설령 기부금품법이 적용되더라도, 피고인들은 기부금품법 제13조 를 위반해 법정 충당비율을 초과해 모집비용으로 사용하지 않았고, 모집목적 외로 사용하지도 않았다.

2. 관련 법리

기부금품법 제2조 제1호 는 “‘기부금품’이란 환영금품, 축하금품, 찬조금품 등 명칭이 어떠하든 반대급부 없이 취득하는 금전이나 물품을 말한다. 다만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은 제외한다.”고 규정하면서, 그 각 목에서 “가. 법인, 정당, 사회단체, 종친회, 친목단체 등이 정관, 규약 또는 회칙 등에 따라 소속원으로부터 가입금, 일시금, 회비 또는 그 구성원의 공동이익을 위하여 모은 금품, 나. 사찰, 교회, 향교, 그 밖의 종교단체가 그 고유활동에 필요한 경비에 충당하기 위하여 신도로부터 모은 금품, 다. 국가, 지방자치단체, 법인, 정당, 사회단체 또는 친목단체 등이 소속원이나 제3자에게 기부할 목적으로 그 소속원으로부터 모은 금품, 라. 학교기성회, 후원회, 장학회 또는 동창회 등이 학교의 설립이나 유지 등에 필요한 경비에 충당하기 위하여 그 구성원으로부터 모은 금품”을 열거하고 있다.

이와 같이 단체 등의 일정한 모금활동을 기부금품법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단체의 자율성을 보장함과 동시에 단체의 구조적 특성, 모금목적이나 모금대상 등에 비추어 금품의 모집이 무분별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되거나 또는 적정한 사용이 담보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3. 판단

위 각 증거 및 위 관련 법리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모집한 돈은 기부금품법이 적용되는 기부금이라고 할 것이고, 피고인들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기부금품법을 위반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기부금품법 제2조 제1호 단서 가목 은 단체 구성원들의 공동이익을 위하여 구성원으로부터 모은 금품을 기부금품에서 제외한다는 취지이므로, 이 사건과 같이 피고인들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구성원들의 이익이 아닌 무료급식 사업 등을 위하여 소위 ‘회원’으로부터 받은 돈은 위 조항에 해당될 여지가 없다.

기부금품법 제2조 제1호 단서 다목 은 법인 등이 소속원이나 제3자에게 기부할 목적으로 그 소속원으로부터 모은 금품을 기부금품에서 제외하고 있으나, 다음과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말하는 소위 ‘회원’은 기부금품법 제2조 제1호 단서 다목 에서 규정하는 ‘소속원’으로 볼 수 없다.

1) 위와 같이 일정한 경우를 기부금품법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취지는 단체의 자율성을 보장함과 동시에 단체의 구조적 특성, 모금목적이나 모금대상 등에 비추어 금품의 모집이 무분별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되거나 또는 적정한 사용이 담보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소위 ‘회원’들은 약 20만 명에 이르는데 피고인 법인에 정기적으로 돈을 납부하는 것 외에 피고인 법인 단체를 위하여 특별히 어떠한 활동을 하지 않는다. 위 ‘회원’들을 피고인 법인의 소속원으로 보아 기부금품 적용을 배제할 경우 무분별한 금품 모집이나 불적절한 모금액 사용의 가능성이 크다.

2) 피고인 법인 정관에는 법인의 정회원은 법인의 취지에 찬동하여 정회원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이행하는 자로 가입신청서를 작성하여 본 법인에 제출하는 자로 한다(제5조 제1항), 후원회원, 일반회원 경우는 가입신청서를 작성, 제출하는 자로 한다(제5조 제2항), 정회원은 월 1만 원 이상의 회비를 납부한 자로 하며 후원회원은 월 5천 원 이상의 회비를 납부한 자로 하며, 일반회원의 경우 재능, 노력봉사자로 한다(제5조 제3항), 법인의 회원은 정회원, 후원회원, 일반회원을 둔다(제6조), 회원은 각종 회의에 출석하여 의견을 표시하고 결의에 참여하고, 법인의 회원은 법인의 자료 및 출판물을 제공받으며 법인운영에 관한 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제7조)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인들은 2015년 4월경부터 2017년 6월경까지는 ‘정기후원’ 신청서 양식을 사용하여 정기후원자들을 모집하였고, 그 이후부터는 내용은 대부분 동일하고 제목만 ‘정기회원’ 신청서인 양식을 사용하여 정기회원자들을 모집하였다. 정기후원 신청서나 정기회원 신청서에 정관에 기재한 바와 같이 소속 회원으로서 어떠한 권리를 갖는다는 내용은 전혀 없다. 피고인 법인 소속 홍보원들은 회원을 모집할 때 정관에 규정된 회원으로서의 권리에 대하여는 설명을 하지 않았고, 정관을 보여주지도 않았다. 단지 회원이 되면 매달 후원금이 자동 이체되고 회원비 사용처를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 주는 정도였다. 정기회원신청자들도 본인들이 피고인 법인 소속원이 된다는 인식은 없었다.

3) 피고인들이 말하는 소위 ‘회원’들은 약 20만 명이나 되는데 그들을 피고인 법인 소속 구성원이라고 한다면 피고인 법인의 구성에 관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 마땅한데도 정관 어디에도 소위 ‘회원’이 임원이 되거나 임원 선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은 없다. 실제로 소위 ‘회원’들이 임원 구성 과정에 의결권을 행사한 적도 없다.

4) 위와 같이 정관에 ‘회원’에 대한 기재가 있고, 회원신청서를 작성하였다고 하여 그 신청인들을 피고인 법인의 소속원으로 보게 된다면, 법인이 그 구성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외부의 불특정 다수인들로부터 기부금품을 모집하면서도 ‘회원’이라는 명칭을 사용함으로써 기부금품법이 정한 각종 규제를 회피하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

③ 모집비용은 기부금품의 모집, 관리, 운영, 사용, 결과보고 등에 필요한 비용이고 그 예로 홍보비, 인쇄비, 회계감사비, 모집종사자 인건비, 모집종사자 경비, 사용경비 등이 있다. 피고인들이 소위 ‘회원’으로부터 받은 돈을 기부금품에 포함할 경우 피고인들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더라도 해당 기간에 모집비용으로 충당 가능한 법정 비율(15% 내외)을 훨씬 초과한 비율(29% 내지 47%)을 모집비용으로 사용한 사실이 인정된다.

④ 피고인들은 검사가 모집비용에 포함시킨 돈 중 홍보팀 인건비의 45%는 도시락배달, 급식지원 등 기부금품 모집과 무관한 업무와 관련한 인건비이므로 그 해당 인건비는 모집비용에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홍보팀이 위와 같이 모집업무 외의 일을 하였다거나 그 일의 비중이 전체의 45%라고 볼 만한 객관적인 근거가 없다. 오히려 대전지역 홍보팀장으로 근무하였던 공소외 1은 대전 전지역을 대상으로 길거리에서 정기 후원자 모집 및 대전 인근 지역 홍보지 개척 업무를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법령의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1. 경합범가중

1. 집행유예

1. 가납명령

양형의이유(피고인1)

피고인 1은 기부금으로 받은 돈을 소위 ‘회비’로 둔갑시켜 기부금품법 적용을 회피하려고 하였고, 기부금의 상당 부분을 기부 목적과 관련 없는 용도에 사용하여 그 죄질이 좋지 않다. 다만 모집 목적 외 용도로 사용된 돈 중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취득한 이득은 비교적 많지 않고, 모집 목적 외 용도로 사용된 돈 중 상당 부분이 반환된 점, 오랫동안 무료급식소 등을 운영하면서 봉사활동을 한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가정환경, 범행의 동기나 경위, 범행의 수단 및 방법, 내용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제반 양형의 조건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김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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