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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8. 6. 19. 선고 2013다85523 판결
[해고무효확인][공2018하,1351]
판시사항

사용자가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바람에 기간제근로자가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기간이, 계약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존속하는 범위에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항 에서 정한 2년의 사용제한기간에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고 한다) 제4조 는, 제1항 에서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 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면서, 제1항 단서에서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예외를 규정하고 있고, 제2항 에서 “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

이러한 기간제법의 기간제근로자 보호 취지, 사용자의 부당한 갱신거절로 인한 효과 등을 고려하면, 사용자의 부당한 갱신거절로 인해 근로자가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기간도 계약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존속하는 범위에서는 기간제법 제4조 제2항 에서 정한 2년의 사용제한기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상은)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하나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손지열 외 2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고 한다) 제4조 는, 제1항 에서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 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면서, 제1항 단서에서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예외를 규정하고 있고, 제2항 에서 “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 ( 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등 참조).

이러한 기간제법의 기간제근로자 보호 취지, 사용자의 부당한 갱신거절로 인한 효과 등을 고려하면, 사용자의 부당한 갱신거절로 인해 근로자가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기간도 계약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존속하는 범위에서는 기간제법 제4조 제2항 에서 정한 2년의 사용제한기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나.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 등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원고는 2002. 11. 1. 외환신용카드 주식회사(이하 ‘외환신용카드’라 한다)와 사이에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전문직원으로 입사하여 사무보조업무를 담당하였고, 2003. 11. 1.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여 위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다. 피고는 2004. 3.경 외환신용카드를 흡수합병하면서 원고의 고용을 승계하였다. 이후 원고와 피고는 2007년경까지 계약기간을 6개월, 1년, 1년, 2개월, 3개월로 각 정하면서 위 근로계약을 계속 갱신하여 왔다.

(2) 피고는 2007년 하반기에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기간제근로자 중 2007. 6. 말 기준으로 과거 1년간의 종합평가점수가 80점 미만(인사고과 C등급 미만)인 직원을 계약해지 대상자로 선정하는 내용의 ‘계약갱신 및 해지운용안’을 마련하고, 이에 따라 원고를 비롯하여 2007년 하반기에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기간제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종합평가를 실시하였다.

(3) 피고는 2007. 7. 1.부터 시행된 계약직원 운용지침에 따른 종합평가점수를 근거로, 원고가 계약갱신 및 해지운용안이 정한 종합평가점수 80점 미만인 직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2007. 9. 30.자로 근로계약이 종료된다고 통보하였다(이하 ‘1차 갱신거절’이라 한다). 원고는 1차 갱신거절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여 구제판정을 받았고, 피고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재심신청이 기각되었다. 이에 피고가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으나 2009. 12. 24. 패소판결이 확정되었다.

(4) 위 소송 결과에 따라 원고는 피고에 복직하면서, 2009. 12. 24. 피고와 계약기간을 2009. 12. 24.부터 2010. 12. 23.까지 1년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원고와 피고는 계약기간을 2010. 12. 24.부터 2011. 6. 23.까지 6개월, 2011. 6. 24.부터 2011. 9. 23.까지 3개월로 각 정하여 위 근로계약을 각 갱신하였다(이하 갱신된 위 각 근로계약을 통칭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5) 피고는 2011. 8. 23.경 종합평가결과를 근거로 원고에게, 무기계약 근로자 선발기준안에서 정한 최근 2회 종합평가점수 평균 82.5점 이하의 직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11. 9. 23.자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종료된다는 내용의 통보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갱신거절’이라 한다).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1차 갱신거절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고, 원고의 계약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1차 갱신거절 이후까지 존속하지 않는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으므로, 1차 갱신거절로 인해 원고가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기간도 기간제법 제4조 제2항 의 사용제한기간 2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피고는 기간제법 시행 이후 최초 계약일인 2007. 7. 1.부터 2년을 초과하여 원고를 사용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갱신거절 당시 원고는 기간제법 제4조 제2항 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가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근로계약의 종료를 통보한 이 사건 갱신거절은 효력이 없다.

원심은 이유 설시에 적절하지 아니한 부분이 있으나, 피고의 이 사건 갱신거절을 무효라고 본 결론에서는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기간제법 제4조 제2항 의 사용제한기간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2.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원심의 가정적 판단에 관한 것인데,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간주되는지에 관한 원심의 판단이 정당한 이상, 가정적 판단의 당부는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으므로,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박상옥(주심) 박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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