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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1. 16. 선고 2013도9933 판결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증재등)·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수재등)〕][공2014상,439]
판시사항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8조 제1항 제1호 에서 정한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의 의미 및 금융투자업자 등이 특정 투자자에 대하여만 투자기회 또는 거래수단을 제공한 행위가 부정한 수단 등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판결요지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자본시장법’이라 한다) 제178조 제1항 제1호 는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그 밖의 거래와 관련하여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여기서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란 사회통념상 부정하다고 인정되는 일체의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말한다. 나아가 어떠한 행위를 부정하다고 할지는 그 행위가 법령 등에서 금지된 것인지, 다른 투자자들로 하여금 잘못된 판단을 하게 함으로써 공정한 경쟁을 해치고 선의의 투자자에게 손해를 전가하여 자본시장의 공정성, 신뢰성 및 효율성을 해칠 위험이 있는지를 고려해야 할 것인데, 금융투자업자 등이 특정 투자자에 대하여만 투자기회 또는 거래수단을 제공한 경우에는 그 금융거래시장의 특성과 거래참여자의 종류와 규모, 거래의 구조와 방식, 특정 투자자에 대하여만 투자기회 등을 제공하게 된 동기와 방법, 이로 인하여 다른 일반투자자들의 투자기회 등을 침해함으로써 다른 일반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초래할 위험이 있는지 여부, 이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금융상품 거래의 공정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중대하게 훼손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등의 사정을 구 자본시장법의 목적·취지에 비추어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피 고 인

피고인 1 외 9인

상 고 인

피고인 1, 2, 4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외 7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 2, 4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5조 제1항 의 ‘금융기관의 임직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라고 하는 것은 ‘금융기관의 임직원이 그 지위에 수반하여 취급하는 일체의 사무와 관련하여'라는 뜻이고, 금융기관의 임직원이 거래처 고객으로부터 금품 기타 이익을 받은 때에는 그것이 당해 거래처 고객이 종전에 금융기관의 임직원으로부터 접대 또는 수수받은 것을 갚는 것으로서 사회상규에 비추어 볼 때에 의례상의 대가에 불과한 것이라고 여겨지거나, 개인적인 친분관계가 있어서 교분상의 필요에 의한 것이라고 명백하게 인정할 수 있는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직무와의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볼 수 없다. 그리고 위 법률 제5조 의 금융기관 임직원이 수수한 금품에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질과 직무 외의 행위에 대한 사례로서의 성질이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전부가 불가분적으로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질을 가지고( 대법원 2011. 9. 29. 선고 2011도4397 판결 등 참조), 다만 그 금품의 수수가 수회에 걸쳐 이루어졌고 각 수수행위별로 직무관련성 유무를 달리 볼 여지가 있는 경우에는 그 행위마다 직무와의 관련성 여부를 가릴 필요가 있을 뿐이다( 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1도12642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 4가 공소외 1 금융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 금융회사’라 한다)의 IT지원부 차장으로 근무하면서 피고인 1, 2로부터 전달받은 알고리즘 전략을 프로그램화하여 공소외 1 금융회사의 전산시스템에 탑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피고인 1, 2는 공소외 1 금융회사로부터 그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받아 ELW(주식워런트증권, Equity Linked Warrant, 이하 ‘ELW'라 한다) 매매를 하던 중인 2010. 6. 3.경 피고인 4에게 3억 원을 제공한 점, 피고인 4는 피고인 1, 2에게 공소외 1 금융회사에서 ELW 거래에 사용할 차명계좌를 개설하여 주기도 한 점, 피고인 1, 2는 피고인 4에게 3억 원을 제공한 때로부터 불과 1개월이 지나지 아니하여 추가로 2년간 매월 2,000만 원씩을 지급하기로 하였는데, 위 금액 전부를 공소외 2 증권주식회사(이하 ‘공소외 2 증권회사’라 한다)에서 피고인 1, 2가 사용할 매매프로그램의 알고리즘 설계를 도와주는 대가로 보기에는 과도한 점, 2010. 6. 3.경에는 피고인 4가 피고인 1, 2의 ELW 거래와 관련하여 피고인 10이 공소외 1 금융회사로부터 받은 인센티브를 나누어 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였고 금액도 확정되지 아니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 1, 2가 지급한 3억 원 전부에 대하여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인정되고, 피고인 1, 2, 4에게 범의 또한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는바, 앞에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의 직무관련성이나 범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상고이유 제1점

1)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자본시장법’이라 한다) 제178조 제1항 제1호 는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그 밖의 거래와 관련하여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여기서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란 사회통념상 부정하다고 인정되는 일체의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말한다 (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도8109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어떠한 행위를 부정하다고 할지는 그 행위가 법령 등에서 금지된 것인지, 다른 투자자들로 하여금 잘못된 판단을 하게 함으로써 공정한 경쟁을 해치고 선의의 투자자에게 손해를 전가하여 자본시장의 공정성, 신뢰성 및 효율성을 해칠 위험이 있는지를 고려해야 할 것인데, 이 사건과 같이 금융투자업자 등이 특정 투자자에 대하여만 투자기회 또는 거래수단을 제공한 경우에는 그 금융거래시장의 특성과 거래참여자의 종류와 규모, 거래의 구조와 방식, 특정 투자자에 대하여만 투자기회 등을 제공하게 된 동기와 방법, 이로 인하여 다른 일반투자자들의 투자기회 등을 침해함으로써 다른 일반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초래할 위험이 있는지 여부, 이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금융상품 거래의 공정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중대하게 훼손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등의 사정을 구 자본시장법의 목적·취지에 비추어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① 증권회사가 고객의 주문을 접수하는 방식은 주문전표 방식, 전화·전보·모사전송 등의 방식, 전자통신 방식 및 투자자가 자신의 주문을 증권사 전산시스템을 이용하여 거래소에 직접 제출하여 주문처리 속도를 높이는 DMA(Direct Market Access, 이하 ‘DMA’라 한다) 방식으로 다양한데,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접수된 주문들 사이의 접수시점을 언제로 볼 것인지에 관한 명확한 기준이 없고, 각 수단 사이의 시계 일치에 필요한 기술적 한계를 극복할 방법 또한 없어서 접수순서대로 주문이 체결되도록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점, ② 구 자본시장법에서는 증권회사가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거래 방법의 속도 차이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도 두고 있지 아니하고, 유가증권시장 업무규정 시행세칙 제123조 및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의 각 행정지도 공문 등에서도 주문접수시점에 관한 기준이나 DMA 방식의 주문접수를 허용할 것인지에 관한 명확한 언급이 없는 점, ③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팀장인 공소외 3, 금융감독원 선임조사역 공소외 4는 관련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고합900 )의 법정에서 속도 관련 서비스들의 제공에 관한 감독규정이나 감독기관의 공문들에 관하여, 유가증권의 거래에는 원칙적으로 시간 우선의 원칙이 적용되는 것이지만 접수순서에 관한 특별한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거래 수단이 다양하여 현실적으로 모든 주문에 대하여 시간 우선의 원칙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고, 그러한 이유로 감독기관에서는 거래소와 직접 연결된 증권회사의 대외계 서버(일명 FEP 서버)에서 거래소에 이르기까지의 주문프로세스를 부당하게 배정하여 발생하는 속도 차이만을 감독할 뿐이고 그 이전 단계에서는 증권회사가 자율적으로 주문을 처리할 수 있으며, 감독기관도 DMA 방식의 주문접수를 허용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한 점, ④ 이 사건 당시에도 증권회사들은 거래가 빈번한 우량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하여 홈트레이딩시스템 속도 향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였고 외국인투자자나 기관투자자들에게 DMA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으므로, 일반투자자들도 증권회사의 속도 관련 서비스로 인한 차별의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었던 점, ⑤ 이미 투자자의 알고리즘 매매프로그램을 증권회사의 서버에 탑재하여 주문처리 속도를 높이는 등의 DMA 방식이 허용되었던 상황이었으므로, ELW 차익거래를 위하여 이를 이용한 피고인들에게 다른 투자자들의 이익을 해하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들이 증권회사로부터 속도 편의 서비스를 제공받아 ELW를 거래하는 것이 구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 의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3)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여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구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 의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소정의 ‘금융기관 임직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라 함은 금융기관의 임직원이 그 지위에 수반하여 취급하는 일체의 사무를 말하는 것으로서, 그 권한에 속하는 직무행위뿐만 아니라, 그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무 및 그와 관련하여 사실상 처리하고 있는 사무도 포함되지만, 그렇다고 금융기관 임직원이 개인적인 지위에서 취급하는 사무까지 이에 포함된다고 할 수는 없다(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0도9826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 4가 2010. 7. 14.부터 2011. 2. 28.까지 피고인 1, 2로부터 합계 1억 7,000만 원을 받은 것은 위 피고인들이 공소외 2 증권회사에서 사용할 매매프로그램의 알고리즘 설계를 개인적으로 도와준 것에 대한 대가이고 피고인 4의 공소외 1 금융회사의 직원으로서의 직무와 무관하다고 보아 이 부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에서 정한 직무관련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다. 상고이유 제3점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5가 피고인 1, 2로부터 받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1억 원은 2010. 6. 3.자 피고인 1, 2와의 고용계약에 근거한 것일 뿐 공소외 2 증권회사의 직원으로서 그 직무에 관하여 이를 수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에서 정한 직무관련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라. 상고이유 제4점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① 피고인 3, 4, 2 사이에 ELW의 거래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는 매매행위를 하는 것에 관한 순차적인 행위분담이나 기능적 행위지배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② 피고인 3은 자사의 ELW를 홍보하였을 뿐이고 피고인 2도 피고인 3으로부터 추천받은 ELW 중 일부를 선별하여 매매한 것이어서 피고인 3, 2에게 ‘매매를 유인할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③ 피고인 2의 ELW 매매에 가장매매 또는 통정매매와 같은 기망적인 요소가 있다고 할 수 없어 피고인 1, 2, 4, 3이 일반투자자들을 상대로 ‘위계’를 사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관련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구 자본시장법 제176조 제2항 에서 정한 ‘매매를 유인할 목적’이나 같은 법 제178조 제2항 에서 정한 ‘위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3이 공소외 6 증권주식회사이 발행한 일부 ELW 종목의 호가제시 정보를 피고인 4에게 제공한 것은 직무상 알게 된 미공개정보를 ‘누설’한 데 불과할 뿐 ‘이용’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마. 상고이유 제5점

원심은, 피고인 10이 피고인 4와 인센티브를 나누어 갖기로 한 경위 및 그 과정에서 보인 피고인 4의 태도, 피고인 10은 피고인 1, 2를 만난 사실이 없고 인센티브를 송금받은 계좌주인 공소외 5와 피고인 1, 2 사이의 관계도 알지 못한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10에게 고객에게 자신이 받은 인센티브를 지급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신영철(주심) 이상훈 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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