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소유자에게 배타적 사용·수익 권능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허용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2] 갑 지방자치단체가 토지소유자 을을 상대로 일반 공중의 통행에 무상으로 제공하는 토지임을 이유로 배타적 사용·수익권의 부존재 확인을 구한 사안에서, 일반적으로 토지소유자에 대하여 ‘배타적 사용·수익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확인을 구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확인의 이익이 없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민법 제211조 는 “소유자는 법률의 범위 내에서 그 소유물을 사용, 수익, 처분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소유자가 채권적으로 상대방에 대하여 사용·수익의 권능을 포기하거나 사용·수익권 행사에 제한을 설정하는 것 외에 소유권의 핵심적 권능에 속하는 배타적인 사용·수익 권능이 소유자에게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하는 것은 물권법정주의에 반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될 수 없다.
[2] 갑 지방자치단체가 토지소유자 을을 상대로 일반 공중의 통행에 무상으로 제공하는 토지임을 이유로 배타적 사용·수익권의 부존재 확인을 구한 사안에서, 을이 토지를 내왕하는 사람들에 대하여 배타적 사용·수익권을 주장하며 통행을 방해하는 등의 행위를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권리행사 제약이나 그에 따른 법률상 지위는 채권적인 것에 불과하여 구체적 상황과 맥락에 따라 을이 수인하여야 하는 권리행사상 제약의 내용이나 범위가 달라질 수밖에 없으므로, 일반적으로 토지소유자에 대하여 ‘배타적 사용·수익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확인을 구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 또는 제3자 사이의 권리관계 불안이나 위험을 제거할 수 있는 유효·적절한 수단이 된다고 볼 수 없어 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211조 [2] 민법 제211조 , 민사소송법 제250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9다228, 235 판결 (공2009상, 571) 대법원 2009. 7. 9. 선고 2007다83649 판결
원고, 피상고인
용인시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아시아 담당변호사 김용환)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제1심판결 중 예비적 청구에 대한 부분을 취소하고 이 부분 소를 각하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원심은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토지의 원소유자인 공동피고 2이 택지를 조성·분양하면서 도로부지로 예정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포기하고 택지의 매수인을 비롯하여 그 택지를 내왕하는 모든 사람에게 무상으로 통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였고, 피고는 그와 같은 사용·수익의 제한이라는 부담이 있다는 사정을 용인하거나 적어도 그러한 사정이 있음을 알면서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토지를 일반 공중의 통행에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과 동일한 의미로서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이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는 취지로 이 사건 예비적 청구를 인용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2.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민법 제211조 는 “소유자는 법률의 범위 내에서 그 소유물을 사용, 수익, 처분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소유자가 채권적으로 그 상대방에 대하여 사용·수익의 권능을 포기하거나 사용·수익권의 행사에 제한을 설정하는 것 외에 소유권의 핵심적 권능에 속하는 배타적인 사용·수익의 권능이 소유자에게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하는 것은 물권법정주의에 반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될 수 없다 ( 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9다228, 235 판결 , 대법원 2009. 7. 9. 선고 2007다83649 판결 참조).
그러므로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은 사실관계로 말미암아 피고가 이 사건 토지 인근의 택지소유자들을 비롯하여 그 택지를 내왕하는 사람들에 대하여 배타적 사용·수익권을 주장하며 그 통행을 방해하는 등의 행위를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권리행사의 제약이나 그에 따른 법률상 지위는 채권적인 것에 불과하여 권리행사의 상대방이 누구인지, 그 상대방이 이 사건 토지를 이용하려는 목적과 태양은 어떠한지, 장래에 이러한 이용관계가 변경될 가능성은 없는지 등의 구체적 상황과 맥락에 따라 피고가 수인하여야 하는 권리행사상 제약의 내용이나 범위가 달라질 수밖에 없고, 따라서 이러한 구체적 상황 및 맥락과 분리하여 일반적으로 토지소유자에 대하여 ‘배타적 사용·수익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확인을 구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 또는 제3자 사이의 권리관계의 불안이나 위험을 제거할 수 있는 유효·적절한 수단이 된다고 볼 수 없어 그 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와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예비적 청구가 적법하다고 보아 이를 인용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확인의 이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예비적 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되, 이 부분 사건은 대법원이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이를 자판하여 제1심판결 중 예비적 청구에 관한 부분을 취소하고 이 부분 소를 각하하기로 하며 소송총비용은 패소자인 원고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