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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1. 2. 10. 선고 2010추11 판결
[조례안재의결무효확인][미간행]
판시사항

[1] 지방의회의 조례제정권의 범위와 한계

[2] 지방자치단체가 권한에 속한 업무를 민간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의 취지 및 지방자치단체장이 일정한 사무에 관하여 민간위탁을 하는 경우 고려해야 할 사항

[3] ‘서울특별시 중구 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안’ 제4조 제3항 등이 지방자치단체 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하여 지방의회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한 것과 지방자치단체장이 동일 수탁자에게 위탁사무를 재위탁하거나 기간연장 등 기존 위탁계약의 중요한 사항을 변경하고자 할 때 지방의회의 동의를 받도록 한 것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집행권한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원고

서울특별시 중구청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현우)

피고

서울특별시 중구의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남명진)

변론종결

2010. 9. 9.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0. 2. 26.에 한 ‘서울특별시 중구 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안’에 관한 재의결은 효력이 없다.

이유

1. 청구취지 기재 조례안 재의결 및 그 내용 요지

갑 제1, 2, 3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는 2009. 12. 18. 청구취지 기재 조례안(이하, ‘이 사건 조례안’이라 한다)을 의결하여 같은 달 23. 원고에게 이송하였고, 원고는 2010. 1. 9. 위 조례안이 원고의 권한을 침해하여 법령에 위배된다는 이유 등으로 피고에게 재의를 요구하였으나, 피고는 2010. 2. 26. 원안대로 재의결함으로써 이 사건 조례안을 확정하였다.

나. 이 사건 조례안에 의하면, 원고는 자치사무를 민간에 위탁하고자 할 때에는 의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이 경우 동일한 수탁자에게 재위탁하거나 기간연장 등 당초 동의받은 내용 중 중요한 사항을 변경할 때에는 위탁기간 만료 3월 전에 의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며(제4조 제3항), 원고는 민간위탁의 위탁기간을 연장하여 재협약하고자 하는 경우 위탁기간 만료 30일 전까지 민간위탁 사무처리에 관한 평가를 실시하여 수탁기관의 적정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제10조 제3항)고 규정하고 있다.

2.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조례안 중 원고가 자치사무를 민간위탁할 때 피고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나아가 피고의 동의를 받은 민간위탁 사무를 동일 수탁자에게 재위탁하거나 위탁계약의 중요한 사항을 변경할 때 다시 피고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한 부분은 원고의 집행권한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여 위법하다.

또한 민간위탁의 위탁기간은 6개월부터 3년까지 다양한데, 일률적으로 위탁기간 만료 3개월 전까지 재위탁 등에 관하여 피고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원고가 위탁기간을 연장하고자 하는 경우 위탁기간 만료 30일 전까지 수탁기관의 적정 여부를 판단하도록 규정한 것은 부당하게 원고의 집행권한을 제약하여 위법하다.

3. 판단

가. 헌법 제117조 제1항 지방자치법 제22조 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 그 사무에 관하여 자치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 지방자치법은 의결기관으로서의 지방의회와 집행기관으로서의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독자적 권한을 부여하는 한편, 지방의회는 행정사무감사와 조사권 등에 의하여 지방자치단체장의 사무집행을 감시 통제할 수 있고 지방자치단체장은 지방의회의 의결에 대한 재의요구권 등으로 의회의 의결권행사에 제동을 가할 수 있게 함으로써 상호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지방의회는 자치사무에 관하여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위와 같은 지방자치단체장의 고유권한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 ( 대법원 1992. 7. 28. 선고 92추31 판결 ,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추121 판결 등 참조).

한편 지방자치법 제104조 제3항 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그 권한에 속하는 사무 중 주민의 권리·의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사무는 조례나 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민간에게 위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지방자치단체가 그 권한에 속한 업무를 민간에 위탁하는 이유는, 그 업무를 민간으로 하여금 대신 수행하도록 함으로써 행정조직의 방대화를 억제하고, 위탁되는 사무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자에게 이를 담당하도록 하여 행정사무의 능률성을 높이고 비용도 절감하며, 민간의 특수한 전문기술을 활용함과 아울러,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단순 행정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것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민간위탁은 다른 한편으로는 보조금의 교부 등으로 비용이 더 드는 경우가 있고, 공평성의 저해 등에 의한 행정서비스의 질적 저하를 불러 올 수 있으며, 위탁기관과 수탁자 간에 책임 한계가 불명확하게 될 우려가 있고, 행정의 민주화와 종합성이 손상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장이 일정한 사무에 관하여 민간위탁을 하는 경우에는 위와 같은 단점을 최대한 보완하여 민간위탁이 순기능적으로 작용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추121 판결 등 참조).

다. 이러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조례안이 지방자치단체 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하여 지방의회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한 것은 지방자치단체장의 민간위탁에 대한 일방적인 독주를 제어하여 민간위탁의 남용을 방지하고 그 효율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고, 민간위탁의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장으로부터 박탈하려는 것이 아니므로, 지방자치단체장의 집행권한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장이 동일 수탁자에게 위탁사무를 재위탁하거나 기간연장 등 기존 위탁계약의 중요한 사항을 변경하고자 할 때 지방의회의 동의를 받도록 한 목적은 민간위탁에 관한 지방의회의 적절한 견제기능이 최초의 민간위탁 시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으므로, 이에 관한 이 사건 조례안 역시 지방자치단체장의 집행권한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나아가 재위탁 등에 관하여 지방의회의 동의를 받을 기한이나 수탁기관의 적정 여부를 판단할 기한의 설정이 다소 부적절하다는 점만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의 집행권한을 본질적으로 침해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결국 원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능환 민일영(주심) 이인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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