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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09도4558 판결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미간행]
판시사항

[1] 단체교섭에 대한 사용자의 거부나 해태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2] 노동조합이 구조조정 실시 자체를 반대하기 위하여 단체교섭을 요청한 경우, 사용자가 그 요청을 거부하거나 해태할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3] 회사로부터 구조조정 방안을 통보받은 노동조합의 특별단체교섭 요청에 대하여,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이를 거부하였다고 하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노동조합이 실질적으로 구조조정 실시 자체를 반대하기 위하여 단체교섭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피고인이 위 요청을 거부한 것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한 사례

[4] 사용자가 경영권의 본질에 속하여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사항에 관하여 노동조합과 ‘합의’하여 결정 혹은 시행하기로 한 단체협약의 일부 조항이 있는 경우, 그 ‘합의’의 의미의 해석 기준

[5] 경영상 이유로 해고할 경우 노동조합과 ‘합의’하여 시행한다는 단체협약이 있음에도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노동조합과 합의 없이 해고를 실시하였다고 하여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위 ‘합의’를 ‘협의’의 취지로 해석하여 피고인이 단체협약의 내용 중 해고의 사유와 중요한 절차에 관한 사항을 위반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한울 담당변호사 정영원 외 2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각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변호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각 부당노동행위를 이유로 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의 점)

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3호 는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 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단체교섭에 대한 사용자의 거부나 해태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노동조합 측의 교섭권자, 노동조합 측이 요구하는 교섭시간, 교섭장소, 교섭사항 및 그의 교섭태도 등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상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의무의 이행을 기대하는 것이 어렵다고 인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도8606 판결 ,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도823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기업의 구조조정의 실시 여부는 경영주체에 의한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이는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고,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순한 의도로 추진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동조합이 실질적으로 그 실시 자체를 반대하기 위하여 단체교섭을 요청한다면 비록 그 실시로 인하여 근로자들의 지위나 근로조건의 변경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하더라도 기업이 위 단체교섭의 요청을 거부하거나 해태하였다고 하여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0도4169 판결 , 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2도7225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피고인 2 주식회사는 누적된 적자를 극복하고자 2007. 8. 1.경부터 경영진단을 실시한 결과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2008. 1. 31. 개최된 노사협의회에서 피고인 2 주식회사 소속 근로자들이 노동조합원으로 가입한 피고인 2 주식회사 지회가 속한 전국금속노동조합(이하 ‘노조 측’이라고 한다)에 경영상황을 설명하고, 명예퇴직 자원자를 2008. 2. 15.경부터 모집하며 같은 해 3. 1.자로 인원정리 대상자를 통지한다는 내용의 명예퇴직 등을 통한 인원 및 부서감축 등에 관한 개략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통보한 사실, 피고인 1은 위와 같은 구조조정 방안을 통보받은 노동조합으로부터 8회에 걸쳐 공문을 통하여 위 회사 천안공장에서 인력 구조조정 관련 사항 등(문건에는 ‘임금, 단체협약 개정, 구조조정 관련 요구’로 표현되어 있다)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단체교섭을 실시하자는 요청을 받은 사실, 그러나 피고인 1은 노조 측에 공문으로 ‘인원 및 부서 정리에 관한 건’에 관하여 노사협의회를 통하여 협의하자는 취지의 요청을 한 사실, 피고인 2 주식회사는 노조 측에게 “회사의 구조조정 결정 사항은 단체교섭 대상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구조조정 관련 사항에 대한 논의는 단체교섭으로 적절치 않음을 통보 드립니다.”라는 내용의 회신을 한 사실, 피고인 2 주식회사는 2008. 3. 10. ‘근로관계 종료 대상자 통보의 건’이라는 제목하에 피고인 2 주식회사 근로자였던 공소외 1을 포함한 31명에게 피고인 2 주식회사와의 근로계약이 2008. 5. 13.자로 종료될 것임을 통보한 사실, 피고인 2 주식회사는 2008. 3. 26.경 노조 측에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단체교섭(2008. 3. 31.)을 요구하였는바, 노조 측은 “귀사가 본 조합에 요청한 3. 31. 단체교섭은 내부의 일정과 노동부 조사 등으로 인하여 도저히 일정소화에 어려움이 있으니 양지바랍니다.”라는 취지로 회신하며 2008. 4. 3. 14:00경에 단체교섭을 하자고 재차 요구한 사실, 그 후 2008. 4. 3.부터 같은 해 5. 21.까지 8회에 걸쳐 피고인 2 주식회사와 노조 측 사이에 단체교섭이 이루어진 사실, 피고인 2 주식회사와 노조 측은 2008. 6. 26. ‘근로관계 종료 조합원 문제 해결을 위한 실무회의’를 개최하여 해고자 중 8명을 피고인 2 주식회사에 복직시키고 11명을 명예퇴직으로 처리하기로 합의한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이 사건 단체협약은 그 유효기간이 2008. 3. 31. 만료될 예정이었으므로 노조 측은 2008. 3. 1.부터는 당연히 이 사건 단체협약의 갱신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 있을 뿐만 아니라 2003. 12. 9. 체결한 특별단체협약 제2조 A.항에서 경영상 이유로 한 정리해고의 경우 별도의 노사 합의하에 실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2006. 8. 17. 체결한 이 사건 단체협약 제34조 제2항에서 경영상 이유로 한 해고의 경우 역시 노사 합의하여 시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음은 물론 이 사건 단체협약 제39조 제3항에서 경영상 이유로 한 정리해고의 경우 90일 이전에 노동조합에 통보하고 인원정리 및 방법에 관하여 노동조합과 합의하여 시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 사건 단체협약 제120조 제1항에서 법률적 개정 등으로 인하여 수정되어야 할 사항에 대하여는 유효기간 중이라도 보충협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2항에서 노사 쌍방 중 어느 일방이 보충협약을 위한 교섭을 요구하면 다른 일방은 이에 응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노조 측으로서는 피고인 2 주식회사 측으로부터 인원 및 부서감축 등에 관한 개략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통보받은 2008. 1. 31. 이후로는 피고인 2 주식회사 측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그 단체교섭 요구가 구조조정의 실시 자체를 반대하려는 것이 아닌 한 이 사건 단체협약 중 구조조정의 절차와 방법 등에 관련한 조항의 개정을 포함한 이 사건 단체협약의 개정 등을 의제로 삼아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 할 것이고, 설령 노조 측에서 단체교섭 대상으로 하려는 것 중에 경영권에 관한 사항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항이 삭제되거나 포기할 수 없는 주된 의제가 아니라면 교섭과정 중에 이를 배제하면 될 것인데, 노조 측이 이 사건 특별단체교섭 요청과정에서 첨부한 구조조정 관련 요구안이 전적으로 경영권에 관련된 것으로서 이 사건 단체협약상의 구조조정 관련 조항이나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의 결정과 전적으로 무관하다고 볼만한 것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그것도 삭제하거나 포기할 수 없는 주된 의제인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며, 이 사건 당시 노조 측이 이 사건 구조조정 실시 자체를 반대하기 위한 방편으로 위와 같이 8회에 걸쳐 특별단체교섭을 요구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 2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1이 위와 같이 8회에 걸친 노조 측의 특별단체 교섭요구를 거부한 것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3호 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피고인 1이 수차례에 걸쳐 노조 측에 공문으로 ‘인원 및 부서정리에 관한 건’에 관하여 노사협의회를 통하여 협의하자는 취지의 요청을 하였다거나 피고인 2 주식회사가 여러 차례에 걸쳐 노조 측에 ‘회사의 구조조정 결정 사항에 대한 논의는 단체교섭으로 적절치 않음을 통보드립니다’라는 내용의 회신을 하였다거나 사후적으로 2008. 3. 26.경 피고인 2 주식회사의 요구에 따라 2008. 4. 3.부터 같은 해 5. 21.까지 8회에 걸쳐 피고인 2 주식회사와 노조 측 사이에 단체교섭이 이루어진 바 있다 하여 위와 같은 노조 측의 특별단체교섭 요구에 대한 거부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판결 및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 등에 의하면, 원심이 인정하는 바와 같이 노조 측은 이 사건 단체협약에 따라 2008. 3. 1.부터 단체협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음에도 이례적으로 2008. 2. 15. 피고인 2 주식회사에 공문을 보내 특별단체교섭을 요구하기 시작하였고, 오히려 피고인 2 주식회사가 이 사건 단체협약의 규정대로 2008. 3. 26.경 노조 측에 2008. 3. 31.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청하였는바, 노조 측의 사정으로 2008. 4. 3.부터 단체교섭이 이루어진 사실, 노조 측은 2008. 2. 14.자, 2008. 2. 19.자, 2008. 3. 1.자 각 공문에서 피고인 2 주식회사에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시행하는 명예퇴직 실시의 중단을 요청한 사실, 노조 측은 2008. 2. 19.자 공문에서 특별단체교섭 요구내용 중 구조조정 관련 내용을 우선적으로 진행하자고 명시적으로 밝히기도 한 사실, 피고인 2 주식회사는 노조 측의 단체교섭 요청에 대한 2008. 3. 6.자, 2008. 3. 10.자, 2008. 3. 12.자, 2008. 3. 14.자 각 회신에서 노조 측이 구조조정을 제외한 임금 및 단체협상 갱신 등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청해 올 경우 예년과 같이 성실하게 임할 것임을 통보한 사실, 한편 피고인 2 주식회사의 구조조정으로 정리해고된 근로자들이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는바, 중앙노동위원회는 2008. 10. 14. 피고인 2 주식회사가 ‘인원 및 부서정리’ 문제를 협의하기 위하여 노조 측에 수차례 임시노사협의회에 참여하여 줄 것과 명예퇴직시행지침에 대한 의견 제시를 요청하였는데도 노조 측은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고, 피고인 2 주식회사의 구조조정의 실시 여부가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이어서 원칙적으로 단체교섭 사항에 해당되지 아니함에도 노조 측이 계속하여 이를 특별단체교섭의 형식으로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함에 따라 피고인 2 주식회사의 구조조정 초창기에는 노사 간 협의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정 등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 2 주식회사의 정리해고가 정당함은 물론 부당노동행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위 구제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노조 측은 실질적으로 피고인 2 주식회사의 구조조정 실시 자체를 반대하기 위하여 단체교섭을 요청한 것으로 보이고, 위 법리에 비추어 비록 위 구조조정의 실시로 인하여 근로자들의 지위나 근로조건의 변경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하더라도 피고인 2 주식회사가 위 단체교섭의 요청을 거부한 것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노조 측의 이 사건 단체교섭의 요구가 실질적으로 피고인 2 주식회사의 구조조정의 실시 자체를 반대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전제 아래 피고인 2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1이 위와 같이 8회에 걸쳐 노조 측의 특별단체 교섭요구를 거부한 것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3호 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고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 위반 및 단체교섭의 대상과 단체교섭 거부의 정당한 이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각 단체협약 위반을 이유로 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의 점)

사용자가 경영권의 본질에 속하여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사항에 관하여 노동조합과 ‘합의'하여 결정 혹은 시행하기로 하는 단체협약의 일부 조항이 있는 경우, 그 조항 하나만을 주목하여 쉽게 사용자의 경영권의 일부 포기나 중대한 제한을 인정하여서는 아니되고, 그와 같은 단체협약을 체결하게 된 경위와 당시의 상황, 단체협약의 다른 조항과의 관계, 권한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원칙에 입각하여 노동조합이 경영에 대한 책임까지도 분담하고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그 조항에 기재된 ‘합의'의 의미를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02. 2. 26. 선고 99도5380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단체협약 제34조 제2항 및 제39조 제3항의 ‘합의'를 ‘협의'의 취지로 해석하여 피고인 2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1이 노동조합과 ‘합의 없이’ 공소외 2 등 31명의 근로자에 대하여 경영상 이유로 해고를 실시한 것이 단체협약의 내용 중 해고의 사유와 중요한 절차에 관한 사항을 위반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고, 나아가 피고인 1 등이 협의절차를 위반하였다고도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위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각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되,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이홍훈 김능환(주심) 민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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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전지방법원 2009.4.30.선고 2008노3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