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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도11146 판결
[뇌물수수·뇌물공여·공직선거법위반·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입찰방해][미간행]
판시사항

[1] 뇌물수수죄에 ‘영득의 의사’가 필요한지 여부(적극)

[2] 불우이웃돕기 성금이나 연극제에 전달할 의사로 금원을 받은 것에 불과하고 영득할 의사로 수수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뇌물수수의 점에 대해 무죄를 인정한 사례

[3]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와 관련하여 출연자와 기부행위자가 일치하지 않는 등 어느 쪽이 기부행위자인지 분명하지 않은 경우 기부행위자의 특정 방법

[4] 자신은 전달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명백히 밝히고 금원을 연극제에 기탁한 사안에서, 기부의 효과를 자신에게 돌리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공직선거법 위반의 점에 대해 무죄를 인정한 사례

[5] 갑이 뇌물공여의 점에 대해 공동정범의 관계에 있는 을으로부터 뇌물로 공여할 금품을 교부받은 경우, 그 행위는 상호간의 뇌물공여를 위한 예비행위에 불과할 뿐 자신의 이익을 취득하기 위하여 받은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이유로, 갑의 구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의 점에 대해 무죄를 인정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1외 2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이종필외 1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각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에 대하여

가. 뇌물수수의 점에 대하여

뇌물을 수수한다는 것은 영득의 의사로 받는 것을 말하므로 영득의 의사가 없으면 뇌물을 수수하였다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1996. 6. 28. 선고 92도1803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 2가 2007. 12. 27. 피고인에게 제공한 2,000만 원에 대하여는 ⓛ 피고인이 피고인 2가 건네주는 돈이 든 쇼핑백을 받지 않으려고 실랑이를 하였고 그 과정에서 커피잔이 바닥에 떨어지기도 하였으며, 피고인 2가 그 사이 가버리는 바람에 그 자리에서 위 쇼핑백을 돌려줄 방법은 없어 보였던 점, ② 그 당시 금원을 건네려는 피고인 2와 피고인 사이에 여러 가지 말이 오고 갔는데, 피고인 2와 피고인 사이에 불우이웃돕기에 기부한다는 용처에 관하여 어느 정도 합의점에 도달하였다고 보여지는 점, ③ 피고인은 이를 받은 그 다음날 공소외 1 과장에게 피고인 2로부터 받은 쇼핑백 그대로 전달하며 피고인 2가 불우이웃돕기 성금에 기부하는 것임을 알리고 처리하도록 하였고, 위 금원은 바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입금되었으며 그 이후 피고인이 이러한 처리 사실을 피고인 2에게 알리고 영수증 교부 안내까지 한 점 및 피고인 2가 2008. 6. 13. 피고인에게 제공한 2,000만 원에 대하여는 ⓛ 피고인은 피고인 2가 건네주는 돈이 든 쇼핑백을 받지 않으려고 수차례 거절하였는데, 피고인 2는 이를 춘천연극제에 가져다 주라는 말을 하였던 점, ② 피고인은 당일이 금요일이고 서울에서 재차 고성에까지 다녀오느라 그로부터 이틀 뒤인 일요일에 즉시 춘천연극제 임원에게 전화를 하였고, 월요일인 2008. 6. 16. 시장실에 온 춘천연극제 임원들에게 피고인 2가 기부하는 돈임을 밝히고 위 쇼핑백을 그대로 전달한 점, 그리고 피고인 2로서는 기업을 하는 입장에서 이 사건 입찰뿐만 아니라 향후 현직 춘천시장인 피고인과의 관계를 돈독히 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지만, 피고인으로서도 이미 피고인 2가 생산하는 탈취기에 의하여 근화동 쓰레기처리시설 악취 민원을 해결한 바 있고, 기업도시 유치와 관련해서도 그 인적 네트워크를 통하여 이미 상당한 도움을 받았거나 향후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을 기대하는 등 같은 지역 출신이라는 점에서 뿐만 아니라 상호 유대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현실적인 필요성이 있어 피고인 2의 금원 교부 제의를 면전에서 단호하게 거절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는 관계였던 점, 제반 정황에 비추어 피고인이 위 금원을 사적인 용도로 취득하거나 사용하기 위하여 받았다고 보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사용처가 공적인 용도와 관련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피고인과 피고인 2 사이에 그 사용처에 관하여 어느 정도 구체적인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황이었다면 피고인이 이를 건네받았을 것으로 보여지지는 아니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피고인 2는 미필적으로나마 피고인에 대한 뇌물공여의 의사로 위 금원을 교부하였다 하더라도, 피고인은 평소 도움을 주고받으며 돈독하게 지내야 할 피고인 2가 교부하는 각 금원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이나 춘천연극제에 전달할 의사로 받은 것에 불과하고, 이를 자신이 영득할 의사로 수수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없다.

나. 공직선거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 의 기부행위는 그에 의한 기부의 효과를 후보자 또는 후보자가 되려는 자에게 돌리려는 의사를 가지고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 에 규정된 사람에게 금품 등을 제공하는 것으로서, 그 출연자가 기부행위자가 되는 것이 통례이지만 그 기부행위를 한 것으로 평가되는 주체인 기부행위자는 항상 그 물품 등의 사실상 출연자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고, 또 출연자와 기부행위자가 일치하지 않거나 외형상 기부행위에 함께 관여하는 듯이 보여서 어느 쪽이 기부행위자인지 분명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 물품 등이 출연된 동기 또는 목적, 출연행위와 기부행위의 실행 경위, 기부자와 출연자 그리고 기부받는 자와의 관계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기부행위자를 특정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7. 3. 30. 선고 2006도9043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인정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이 위 돈의 출연자는 피고인 2고 자신은 전달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명백히 밝힌 점, ② 피고인은 위 돈을 연극제 행사 등 공식적인 자리에서 전달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사무실에서 전달하였고, 그 상대방도 춘천연극제 간부 4명에 불과하였던 점, ③ 춘천연극제는 이 사건 이전에도 피고인 2의 역할에 의해 5,000만 원을 기탁받은 바 있었고 그 답례로 추석선물을 보내기도 하였으므로, 피고인으로부터 위 2,000만 원을 받은 춘천연극제 간부들도 피고인 2의 존재를 잘 알고 있었던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위 기부의 효과를 자신에게 돌리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피고인 2에 대하여

원심은, 공소외 2의 수사기관 및 제1심 법정에서의 각 진술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신빙성이 없다고 보고, 오히려 그 채택 증거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과 공소외 3 주식회사의 공소외 2는 모두 이 사건 입찰에서 공사를 수주하기 위하여 공소외 3 주식회사측은 금원을 마련하고, 피고인은 춘천시장과의 두터운 친분관계를 내세워 춘천시장에 대한 뇌물을 공여하기로 모의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는바, 사정이 이와 같다면 피고인은 공소외 2와의 사이에 춘천시장에 대한 뇌물공여를 공모하고 그 행위를 분담하기로 한 공동정범의 지위에 있을 뿐이므로, 그와 공동정범의 관계에 있던 공소외 2로부터 뇌물로 공여할 금품을 교부받았다 하더라도, 그 행위는 상호간의 뇌물공여를 위한 예비행위에 불과할 뿐이고 자신의 이익을 취득하기 위하여 돈을 받은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 대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관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3. 피고인 3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공소외 4, 5의 각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신빙성이 없다고 보아 배척하고, 달리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은 사실심 법관의 합리적인 자유심증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영란(재판장) 이홍훈 김능환(주심) 민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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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9.9.25.선고 2009노1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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