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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9다10638,10645 판결
[재건축조합설립무효확인·재건축조합설립무효확인등][미간행]
판시사항

[1] 행정청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등 관련 법령에 근거하여 행하는 조합설립 인가처분의 법적 성격 및 조합설립 인가처분이 있은 후에 조합설립결의의 하자를 이유로 그 결의만을 대상으로 무효 등 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이 허용되는지 여부(소극)

[2]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에 대한 행정청의 조합설립 인가처분이 있은 후에 조합설립결의의 하자를 이유로 민사소송으로 그 결의의 무효 등 확인을 구한 사안에서, 그 소는 행정소송의 일종인 당사자소송에 해당하고, 이송 후 관할법원의 허가를 얻어 조합설립 인가처분에 대한 항고소송으로 변경될 수 있어 관할법원인 행정법원으로 이송함이 마땅하다고 한 사례

[3]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을 상대로 관리처분계획안에 대한 조합 총회결의의 효력을 다투는 소송의 법적 성질(=행정소송법상 당사자소송) 및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관할 행정청의 인가·고시가 있은 후에 총회결의의 하자를 이유로 그 결의 부분만을 따로 떼어내어 무효 등 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이 허용되는지 여부(소극)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일규외 2인)

피고, 상고인

피고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유경희외 5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사건을 서울행정법원으로 이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1.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설립 무효확인청구 부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라 한다)상의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하 ‘재건축조합’이라 한다)은 정비구역 안에 있는 토지와 건축물의 소유자 등으로부터 조합설립의 동의(이하 ‘조합설립결의’라 한다)를 받는 등 관계 법령에서 정한 요건과 절차를 갖추어 관할 행정청으로부터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후 등기함으로써 법인으로 성립한다( 도시정비법 제16조 제2항 , 제5항 , 제18조 ). 그리고 이러한 절차를 거쳐 설립된 재건축조합은 관할 행정청의 감독 아래 정비구역 안에서 도시정비법상의 ‘주택재건축사업’을 시행하는 목적 범위 내에서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일정한 행정작용을 행하는 행정주체로서의 지위를 갖는다.

따라서 행정청이 도시정비법 등 관련 법령에 근거하여 행하는 조합설립 인가처분은 단순히 사인들의 조합설립행위에 대한 보충행위로서의 성질을 갖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법령상 요건을 갖출 경우 도시정비법상 주택재건축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행정주체(공법인)로서의 지위를 부여하는 일종의 설권적 처분의 성격을 갖는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와 같이 보는 이상 조합설립결의는 조합설립 인가처분이라는 행정처분을 하는 데 필요한 요건 중 하나에 불과한 것이어서, 조합설립 인가처분이 있은 이후에는 조합설립결의의 하자를 이유로 조합설립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조합설립 인가처분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하는 항고소송의 방법에 의하여야 할 것이고, 이와는 별도로 조합설립결의만을 대상으로 그 효력 유무를 다투는 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허용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소 중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설립 무효확인청구 부분은 2007. 1. 9. 피고 조합에 대한 관할 행정청의 조합설립 인가처분이 있은 후인 2007. 4. 2. 그 설립 인가처분의 요건에 불과한 이 사건 조합설립결의에 대한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으로 제기된 것임을 알 수 있어, 위 법리에 의하면 부적법한 소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한편, 원고가 이 사건 소 중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설립 무효확인청구에 의해 다투고자 하는 대상의 실체는 조합설립의 효력으로서, 이를 다투기 위해서는 앞서 본 것처럼 마땅히 조합설립 인가처분에 대한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할 것이나, 이러한 법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재건축조합에 대한 설립 인가처분을 보충행위로 보았던 종래 실무 관행을 그대로 답습한 나머지 부득이 그 요건에 해당하는 조합설립을 위한 총회결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소 중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설립 무효확인청구 부분은 그 실질이 조합설립 인가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취지라고 못 볼 바 아니고, 여기에 이 사건 소 중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설립 무효확인청구 부분의 상대방이 행정주체로서 지위를 갖는 피고 조합이라는 점까지 아울러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소 중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설립 무효확인청구 부분은 공법상 법률관계에 관한 것으로서 행정소송의 일종인 당사자소송에 해당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설립 무효확인청구 부분은 제1심 전속 관할법원인 서울행정법원에 제기되었어야 할 것인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되어 심리되었으므로 소의 이익 유무에 앞서 전속관할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인바, 관할법원으로 이송 후 법원의 허가를 얻어 조합설립 인가처분에 대한 항고소송으로 변경될 수 있음을 고려해 보면 이송하더라도 부적법하게 되어 각하될 것이 명백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 소 중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설립 무효확인청구 부분은 관할법원으로 이송함이 마땅하다( 대법원 2009. 9. 17. 선고 2007다242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관리처분계획 결의 무효확인청구 부분

재건축조합이 행정주체의 지위에서 도시정비법 제48조 에 따라 수립하는 관리처분계획은 정비사업의 시행 결과 조성되는 대지 또는 건축물의 권리귀속에 관한 사항과 조합원의 비용 분담에 관한 사항 등을 정함으로써 조합원의 재산상 권리·의무 등에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이는 구속적 행정계획으로서 재건축조합이 행하는 독립된 행정처분에 해당한다( 대법원 1996. 2. 15. 선고 94다31235 전원합의체 판결 , 대법원 2007. 9. 6. 선고 2005두11951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관리처분계획은 재건축조합이 조합원의 분양신청 현황을 기초로 관리처분계획안을 마련하여 그에 대한 조합 총회결의와 토지 등 소유자의 공람절차를 거친 후 관할 행정청의 인가·고시를 통해 비로소 그 효력이 발생하게 되므로( 도시정비법 제24조 제3항 제10호 , 제48조 제1항 , 제49조 ), 관리처분계획안에 대한 조합 총회결의는 관리처분계획이라는 행정처분에 이르는 절차적 요건 중 하나로, 그것이 위법하여 효력이 없다면 관리처분계획은 하자가 있는 것으로 된다.

따라서 행정주체인 재건축조합을 상대로 관리처분계획안에 대한 조합 총회결의의 효력 등을 다투는 소송은 행정처분에 이르는 절차적 요건의 존부나 효력 유무에 관한 소송으로서 그 소송결과에 따라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공법상 법률관계에 관한 것이므로, 이는 행정소송법상의 당사자소송에 해당한다.

다만,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관할 행정청의 인가·고시까지 있게 되면 관리처분계획은 행정처분으로서 효력이 발생하게 되므로, 총회결의의 하자를 이유로 하여 행정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항고소송의 방법으로 관리처분계획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하여야 하고, 그와 별도로 행정처분에 이르는 절차적 요건 중 하나에 불과한 총회결의 부분만을 따로 떼어내어 효력 유무를 다투는 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 대법원 2009. 9. 17. 선고 2007다242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총회결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청구는 원심에서 조합설립총회결의 무효확인청구 사건의 심리 도중에 원고의 청구취지추가신청에 따라 당초의 청구인 조합설립총회결의 무효확인청구에 병합하는 형태로 제기된 것으로서, 그 청구취지추가신청 당시에 이미 그에 대한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인가처분까지 있은 상태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부분 청구는 항고소송의 방법으로 제기하여야 할 것을 당사자소송의 방법으로 제기한 잘못이 있다 할 것이나, 어느 것이나 다 행정소송에 해당하므로 행정소송에 대한 관할권을 가지고 있는 원심으로서는 이 부분 사건을 행정소송법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심리하고, 당사자 권리 구제나 소송경제의 측면에서 원고로 하여금 항고소송(취소소송의 제소기간을 도과하였다 하여도 하자가 중대·명백함을 주장하여 무효확인을 구하는 취지의 항고소송으로 변경할 수는 있을 것이다)으로 소 변경을 하려는 취지인지 석명권을 행사하는 등으로 소송관계를 명확히 하여 항고소송으로 변경되면 그에 대해 본안을 심리·판단하였어야 옳았을 것인데 원심은 이에 나아가지 않고 만연히 이를 민사소송으로 보아 각하하고 말았으니 결국 원심판결에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어 파기를 면할 수 없다 할 것이다.

그런데 이 부분 청구는 조합설립총회결의 무효확인청구에 터잡아 청구취지변경의 형태로 항소심인 원심에서 처음 제기된 것이기는 하나, 심급의 이익, 항소심에서 청구의 변경을 허용하는 취지, 소송경제 등의 이념에 비추어 그 기본되는 사건인 조합설립총회결의 무효확인청구 사건이 앞서 제1항에서 본 바와 같이 제1심인 서울행정법원으로 이송되는 이상 그에 병합된 이 부분 사건 역시 그와 함께 서울행정법원으로 이송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직권으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제1심판결을 취소하여 사건을 관할법원으로 이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전수안(재판장) 양승태(주심) 김지형 양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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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9.1.14.선고 2008나27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