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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다23283 판결
[소유권말소등기][공2009하,1632]
판시사항

부동산 이중매매의 제2양수인의 행위가 공서양속에 반하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판결요지

어떠한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자가 양도의 원인이 되는 매매 기타의 계약을 하여 일단 소유권 양도의 의무를 짐에도 다시 제3자에게 매도하는 등으로 같은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 양도의 의무를 이중으로 부담하고 나아가 그 의무의 이행으로, 그러나 제1의 양도채권자에 대한 양도의무에 반하여, 소유권의 이전에 관한 등기를 그 제3자 앞으로 경료함으로써 이를 처분한 경우에, 소유자의 그러한 제2의 소유권양도의무를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는 매매 등의 계약이 소유자의 위와 같은 의무위반행위를 유발시키는 계기가 된다는 것만을 이유로 이를 공서양속에 반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 아님은 물론이다. 그것이 공서양속에 반한다고 하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대방에게도 그러한 무효의 제재, 보다 실질적으로 말하면 나아가 그가 의도한 권리취득 자체의 좌절을 정당화할 만한 책임귀속사유가 있어야 한다. 제2의 양도채권자에게 그와 같은 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가 당해 계약의 성립과 내용에 어떠한 방식으로 관여하였는지(당원의 많은 재판례가 이 문제와 관련하여 제시한 “소유자의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하였는지” 여부라는 기준은 대체로 이를 의미한다)를 일차적으로 고려할 것이고, 나아가 계약에 이른 경위, 약정된 대가 등 계약내용의 상당성 또는 특수성, 그와 소유자의 인적 관계 또는 종전의 거래상태, 부동산의 종류 및 용도, 제1양도채권자의 점유 여부 및 그 기간의 장단과 같은 이용현황, 관련 법규정의 취지·내용 등과 같이 법률행위가 공서양속에 반하는지 여부의 판단에서 일반적으로 참작되는 제반 사정을 여기서도 종합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법률행위로 인한 부동산물권변동에 등기를 요구하는 민법 제186조 의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제2의 양도채권자가 소유자가 같은 부동산에 대하여 이미 다른 사람에 대하여 소유권양도의무를 지고 있음을 그 채권 발생의 원인이 되는 계약 당시에 알고 있었다는 것만으로 당연히 위와 같은 책임귀속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피고 재건축조합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대동 담당변호사 이장한)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원심 공동피고 소외 1은 소외 2 재단법인 소유의 서울 동작구 상도동 (이하, 지번 1 생략) 대 117㎡ 위에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을 소유하던 중 이 사건 건물의 지붕과 담장이 침범한 인접지 일부를 매수하고 이를 같은 동 (이하, 지번 2 생략) 대 17㎡(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로 분할하여 1973. 10. 26.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은 사실, 원고는 1978. 3. 30.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건물과 함께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고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는 바로 자신 앞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으나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는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못한 상태에서 등기권리증만을 교부받아 보관하고 있던 사실, 아파트 재건축조합인 피고는 재건축사업 부지에 포함된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기 위하여 등기부상 소유자인 소외 1에게 2004. 5. 13. 및 2005. 4. 22. 매수협의를 위한 공문을 발송하였으나 위 공문이 반송되어 매수협의를 하지 못하고 있었던 사실, 그러던 중 피고의 사무장인 소외 3은 소외 4로부터 “원고의 처 소외 5가 이 사건 토지가 그녀의 것이고 그녀가 이 사건 토지의 등기권리증도 소지하고 있다고 한다”는 말을 들은 사실, 한편 피고 조합은 소외 2 재단법인이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을 3,500만 원에 매도할 것을 제의하였다가 원고가 1억 원을 요구하여 협상이 결렬된 사실을 알고 있었고, 소외 3도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을 매도할 것을 제의하였다가 원고가 과다한 금액을 요구하여 그 매수를 포기한 사실, 소외 3은 그즈음 연락이 닿은 소외 1에게 이 사건 토지를 매도할 것을 제의하였고, 소외 1은 위 제의를 승낙하여 2005. 6. 4. 이 사건 토지를 3,600만 원에 피고 조합에 매도(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 한다)하고 피고 조합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준 사실, 당시 소외 3은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등기권리증을 분실하였다는 말을 듣고 등기권리증의 교부를 요구하지 아니하였고, 소외 1이 이 사건 토지의 진정한 소유자인지 여부를 더 나아가 확인하지 아니한 사실, 소외 1은 위 이중매도로 인하여 배임죄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미 소외 1이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를 매도한 사실을 알고 있는 피고 조합이 상대적으로 비협조적인 원고와의 쉽지 않을 매수협상을 피하고 이 사건 토지의 매수를 조속히 진행하고자 등기명의자인 소외 1에게 접근하여 이 사건 토지의 이중매도를 권유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매매계약은 피고 조합이 소외 1의 배임행위에 협력하여 적극 가담한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로서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어떠한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자가 양도의 원인이 되는 매매 기타의 계약을 하여 일단 소유권 양도의 의무를 짐에도 다시 제3자에게 매도하는 등으로 같은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 양도의 의무를 이중으로 부담하고 나아가 그 의무의 이행으로, 그러나 제1의 양도채권자에 대한 양도의무에 반하여, 소유권의 이전에 관한 등기를 그 제3자 앞으로 경료함으로써 이를 처분한 경우에, 소유자의 그러한 제2의 소유권양도의무를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는 매매 등의 계약이 소유자의 위와 같은 의무위반행위를 유발시키는 계기가 된다는 것만을 이유로 이를 공서양속에 반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 아님은 물론이다. 그것이 공서양속에 반한다고 하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대방에게도 그러한 무효의 제재, 보다 실질적으로 말하면 나아가 그가 의도한 권리취득 자체의 좌절을 정당화할 만한 책임귀속사유가 있어야 한다. 제2의 양도채권자에게 그와 같은 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가 당해 계약의 성립과 내용에 어떠한 방식으로 관여하였는지(당원의 많은 재판례가 이 문제와 관련하여 제시한 “소유자의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하였는지” 여부라는 기준은 대체로 이를 의미한다)를 일차적으로 고려할 것이고, 나아가 계약에 이른 경위, 약정된 대가 등 계약내용의 상당성 또는 특수성, 그와 소유자의 인적 관계 또는 종전의 거래상태, 부동산의 종류 및 용도, 제1양도채권자의 점유 여부 및 그 기간의 장단과 같은 이용현황, 관련 법규정의 취지·내용 등과 같이 법률행위가 공서양속에 반하는지 여부의 판단에서 일반적으로 참작되는 제반 사정을 여기서도 종합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 대법원 1975. 11. 25. 선고 75다1131 판결 ; 대법원 1976. 4. 27. 선고 75다1783 판결 ; 대법원 1982. 2. 9. 선고 81다1134 판결 등도 참조). 그리고 법률행위로 인한 부동산물권변동에 등기를 요구하는 민법 제186조 의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제2의 양도채권자가 소유자가 같은 부동산에 대하여 이미 다른 사람에 대하여 소유권양도의무를 지고 있음을 그 채권 발생의 원인이 되는 계약 당시에 알고 있었다는 것만으로 당연히 위와 같은 책임귀속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피고 조합은 재건축사업을 위한 도시계획심의신청 결과 이 사건 토지가 재건축부지에 포함되어 이를 매수할 필요가 생기자 2004. 5. 13. 및 2005. 4. 22. 등기부상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로 등재된 소외 1에게 매수협의를 요청하는 취지의 공문을 각 발송하였으나 소외 1이 등기부상 주소지에 거주하지 않아 위 공문이 각 반송된 사실, 이에 피고 조합의 사무장인 소외 3은 인터넷 전화번호 검색을 통하여 소외 1의 연락처를 알아내어 소외 1에게 연락을 하였고 결국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게 된 사실, 소외 1은 피고 조합에 대하여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로 행세하였고, 배임죄로 기소된 형사사건의 재판과정은 물론 이 사건 원심 변론종결시까지도 일관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를 매도한 바가 없다는 취지로 다투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의 경위, 매도인인 소외 1과 제2매수인인 피고 조합의 관계, 소외 1의 태도 등을 종합하면, 피고 조합은 소외 1로부터 그가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를 이미 매도하였다는 사실을 고지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사건 매매계약 전에 소외 2 재단법인이나 피고 조합이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가 아니라 이 사건 건물을 매도할 것을 제의한 사실이 있다거나, 피고 조합이 소외 4로부터 “원고 등이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임을 자처하면서 그 등기권리증을 소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 및 내용만으로는 바로 피고 조합이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소외 1로부터 이미 매수한 사실까지 알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또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설령 피고 조합이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전에 원고가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라고 주장하고 있는 사실 또는 원고가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토지의 종류와 용도, 피고 조합이 이 사건 토지를 취득하는 목적, 이 사건 매매계약의 내용 등에 비추어보면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피고 조합이 법률상 소유자로 추정되는 등기부상 명의자인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한 행위가 소외 1의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함으로써 공서양속에 반하는 법률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할 것이다. 이는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 피고 조합이 소외 1에게 등기권리증을 요구하지 않았다거나 소외 1이 원고로부터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임료 등을 지급받아 왔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등의 방법으로 소외 1이 이 사건 토지의 진정한 소유자인지 여부를 확인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매매계약을 피고 조합이 소외 1의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하여 체결된 것으로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 무효라고 판단하고 피고 조합에 대하여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 및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명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이중매매에 있어서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에 관한 법리 오해 등의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조합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양승태 전수안 양창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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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남부지방법원 2007.12.12.선고 2006가단56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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