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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법 2012. 6. 20. 선고 2011나6946 판결
[해고무효확인등] 상고[각공2012하,852]
판시사항

해상화물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갑 주식회사가 일부 사업장 폐쇄·물동량 감소를 이유로 고용조정을 하기로 하고, 노동조합과 ‘고용조정 대상자에 대하여 명예퇴직·전환배치·무급휴직 등을 시행하되, 일정 기간까지 인력 소요 사업장이 없어 업무를 부여하지 못할 경우 경영상 이유에 의한 정리해고를 시행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는데, 그 후 고용조정 대상자로서 명예퇴직을 신청하지 아니한 을이 갑 회사의 전환배치 제안을 거절하자 경영상 이유를 들어 을을 해고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갑 회사의 정리해고가 부당해고로서 무효라고 한 사례

판결요지

해상화물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갑 주식회사가 일부 사업장 폐쇄·물동량 감소를 이유로 고용조정을 하기로 하고, 노동조합과 ‘고용조정 대상자에 대하여 명예퇴직·전환배치·무급휴직 등을 시행하되, 일정 기간까지 인력 소요 사업장이 없어 업무를 부여하지 못할 경우 경영상 이유에 의한 정리해고를 시행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는데, 그 후 고용조정 대상자로서 명예퇴직을 신청하지 아니한 을이 갑 회사의 전환배치 제안을 거절하자 경영상 이유를 들어 을을 해고한 사안에서, 갑 회사가 고용조정 대상자 일부를 명예퇴직시킴으로써 인원감축 목표를 일부 달성한 점, 갑 회사의 수익성이 점차 호전되고 있었던 점, 갑 회사가 정리해고 이후 을과 같은 직종의 인원을 해고 인원보다 더 많이 신규채용한 점, 갑 회사가 노동조합과 전환배치되지 않은 근로자를 정리해고하기로 합의한 것만으로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다거나 정리해고의 나머지 요건을 모두 갖추었다고 볼 수 없는 점, 을이 갑 회사의 전환배치 제안을 거부하였다 하여 바로 을을 정리해고하는 것은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 갑 회사가 긴박한 경영상 이유로 근로자를 정리해고하는 기간에 주주들에게 고액의 배당금을 지급한 것은 경영상 긴박성과 모순되는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갑 회사의 정리해고는 근로기준법이 정하고 있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요건을 모두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무효라고 한 사례.

원고, 항소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훈)

피고, 피항소인

주식회사 한진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인 담당변호사 백진규)

변론종결

2012. 5. 9.

주문

1.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확인한다.

나. 피고는 원고에게 2010. 1. 1.부터 복직 시까지 월 3,337,994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의 나.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변경한다.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주위적으로 2010. 1. 1.부터, 예비적으로 2010. 4. 6.부터 복직 시까지 월 3,337,994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원고는 제1심에서 해고무효 확인 및 임금청구를 구하다가, 당심에서 해고무효 확인 부분은 근로자 지위 확인을 구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변경하고 임금청구 부분은 청구취지를 감축하였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의 관계

피고는 전국에 지점을 두고서 상시 근로자 2,000여 명을 사용하여 화물자동차운송사업, 해상화물운송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는 2005. 1. 24. 피고에 입사한 후 양산컨테이너 야적장에서 중기운전원으로 근무하다가 2009. 12. 31. 해고된 자이다.

나. 사업장 폐쇄 및 축소에 따른 고용조정 결정

1) 피고는 부산지역에서 감만동 부산국제컨테이너터미널(이하 ‘부산터미널’이라고 한다), 부산3부두시설, 양산컨테이너 야적장(이하 ‘양산 야적장’이라고 한다), 감천컨테이너전용터미널(이하 ‘감천터미널’이라 한다) 네 군데에 사업장(이하 ‘이 사건 부산지점’이라고 한다)을 두고 있었고, 부산터미널에서는 도급받은 터미널 운영을 위한 용역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중기운전원 72명, 정비원 12명 총 84명을, 부산3부두시설에서는 부산항만공사로부터 임차한 부산3부두시설 하역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피고 출자의 부산항3부두운영 주식회사를 통하여 중기운전원 13명, 정비원 4명 총 17명을, 양산 야적장에서는 하역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중기운전원 4명, 감천터미널에서는 주식회사 한진해운으로부터 도급받은 하역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중기운전원 70여 명을 포함한 총 211명을 각 고용하고 있었다.

2) 부산항만공사가 부산3부두시설에 대하여 친수환경부두 조성이라는 국가정책에 맞추어 폐쇄를 결정함에 따라 피고는 2009. 4. 30.자로 부산항3부두운영 주식회사가 운영하는 3부두 사업장을 폐쇄하였다.

3) 2009. 2. 7. 진해시 소재 한진해운 신항만이 개장하여 부산터미널에서 취급하던 하역물동량이 위 신항만으로 이동함에 따라 부산터미널 작업량이 급감하여 피고는 2009. 5. 31. 부산터미널과 체결한 도급계약을 해지하였다.

4) 양산 야적장을 이용하던 선사 5개사 중 4개사가 2009. 4.자로 계약해지를 통보함에 따라 물량이 급감하여 양산 야적장에 설치되었던 육상 크레인 2기를 폐차하였다.

5) 피고 전체의 당기순이익은 2007년도에 3,835,000,000원 흑자를, 2008년도에 127,150,000,000원 적자를, 2009년도에 5,261,000,000원 흑자를 보았고, 이 사건 부산지점의 당기순이익은 2007년도 317,000,000원 적자를, 2008년도에 916,000,000원 흑자를, 2009년도에 7,089,000,000원 적자를 보았다.

6) 피고는 위 2), 3)항과 같은 각 사업장의 폐쇄, 위 4)항과 같은 물동량 감소를 이유로 부산터미널 근무자 84명, 부산3부두시설 근무자 17명, 양산 야적장 근무자 4명 총 105명에 대하여 고용조정을 하기로 하였는데, 다만 감천터미널에서 근무하던 근로자 211명은 모두 부산신항만으로 이전시키고 정리해고 대상자에서 제외하였다.

다. 노동조합과 협의

1) 피고는 2009. 1.경부터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과 고용조정방안에 대하여 수차례 협의를 거친 후 2009. 5. 12. 고용조정에 관한 합의를 하여 전환배치·명예퇴직·무급휴직기준에 대한 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라고 한다)와 재배치 소요인력의 선발평가기준에 대한 추가합의서(이하 ‘이 사건 추가 합의’라고 한다)를 각 작성·체결하였다.

2) 이 사건 합의 및 이 사건 추가 합의의 주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 사건 합의]

회사와 노동조합은 부산지역 조합원 인력운영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합의한다.

1. 회사와 노동조합은 부산3부두 사업장 폐쇄와 BICT(‘부산터미널’을 의미한다) 계약종료 등으로 부산지역에서 수행업무가 없는 조합원에 대하여 전환배치·명예퇴직·무급휴직 등을 시행한다.

4. 회사는 명예퇴직을 신청하지 않는 조합원에 대하여는 2009. 9.까지 개인별 연차휴가 실시와 함께 연차휴가 소진 후 무급휴직제도를 운용하며, 동 기간까지 인력 소요 사업장이 없어 업무를 부여하지 못할 경우 경영상 이유에 의한 정리해고를 시행한다.

5. 회사는 부산지역의 잉여인력을 여타 사업장으로 전환배치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하고, 조합원은 모든 장비에 승무할 수 있도록 자격을 취득하여야 한다.

6. 이번 명예퇴직 또는 정리해고 직원들은 새로운 임금체계를 적용하여 우선 채용을 원칙으로 하고, 우선 채용 기준은 별도 수립기로 한다. 또한 향후 신규사업장 개설로 인하여 인력이 소요되는 경우에는 신규사업장에 전환배치되는 기존 직원 또는 신규 채용직원에 대하여 새로운 임금체계를 적용한다.

7. 적용 기준일: 2009. 6. 1.자

[이 사건 추가 합의]

회사와 노동조합은 부산지역 조합원 인력운영을 위한 재배치 소요 인력의 선발 평가 기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합의한다.

본문내 포함된 표
구분 점수 내 역 비고
근무평가 300 S A B C D 최근 3년
100 80 60 40 20
표창 50 한진맨 공로 유공 모범 단체
50 40 30 20 10
다기능 50 6개 5개 3개 2개 1개
50 40 30 20 10
기능평가 50 우수 보통 미흡
50 20 0
회사기여도 50 우수 보통 미흡
50 20 0
징계 -50 강등 정직 감봉 견책 경고
-50 -40 -30 -20 -10
휴직 -50 3월 이상 2월 이상 1월 이상 1월 미만
-50 -40 -30 -20
400

3) 이에 따라 피고의 노동조합 위원장은 2009. 5. 15.경 이 사건 부산지점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하여, 명예퇴직할 경우 퇴직위로금, 학자금 및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고, 명예퇴직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연차휴가 사용 후 2009. 9. 30.까지 무급휴직을 하며, 그 기간까지 인력 소요 사업장이 없어 업무를 부여하지 못할 경우 경영상 이유에 의한 정리해고를 시행한다는 이 사건 합의의 내용을 설명하였다.

라. 명예퇴직 신청 및 전환배치자 선정

1) 피고는 이 사건 추가 합의에 따라 고용조정 대상자 105명 전원을 평가하고 개인별 평가순위를 서열화하였다.

2) 피고는 명예퇴직을 신청한 자 모두를 명예퇴직시킬 것이 아니라 그 중 개인별 평가순위가 상위인 40여 명 정도는 포항, 인천, 광양, 평택 지점 등에 결원이 생길 경우 우선 전환배치하기로 결정하였다.

3) 피고는 2009. 5. 15.부터 2009. 5. 26.까지 설명회 및 개별 면담을 통해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고, 이에 따라 부산터미널 근로자 84명 중 78명, 부산3부두 근로자 17명 중 17명, 양산 야적장 근로자 4명 중 2명 총 105명 중 97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하였으나, 원고를 포함한 8명은 명예퇴직신청을 하지 않았다.

4) 피고는 명예퇴직신청자 97명 중 개인별 평가순위가 낮은 61명과 추가로 명예퇴직을 신청한 4명을 합한 65명을 명예퇴직 처리하고, 평가순위가 높은 32명과 명예퇴직을 신청하지 아니한 원고를 포함한 8명 총 40명에 대하여 연차휴가 및 무급휴직신청을 받아 휴직을 실시하다가 인력충원이 필요한 다른 지점으로 전환배치하기로 하였다.

5) 이에 따라 피고는 2009. 6. 5., 2009. 6. 10. 위 40명에 대하여 설명회를 개최하여, 차례로 배치될 때까지 연차휴가 및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다른 지점으로 전환배치 우선 선발기준에 따라 배치될 것임을 설명하면서 무급휴직 신청서에 서명하여 달라고 요구하였으며, 원고는 2009. 6. 10. 위 설명회에 참석하여 무급휴직 신청서를 작성한 후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마. 전환배치

1) 피고는 무급휴직자 40명에 대하여 개인별 평가순위에 따라 차례로 전환배치를 실시하였고, 이에 따라 2009. 6.경 인천 지역에 2명, 양산 지역에 2명, 포항 지역에 12명 총 16명을, 2009. 7.경 포항 지역에 6명, 신항만 지역에 1명 총 7명을, 2009. 8.경 인천 지역에 1명, 광양 지역에 2명 총 3명을, 2009. 9.경 평택 지역에 2명, 보령 지역에 1명, 포항 지역에 3명 총 6명을 각 배치하여 총 40명 중 32명에 대하여 전환배치를 하였다.

2) 이 사건 합의에 따르면 2009. 9. 말까지 전환배치되지 않을 시 정리해고를 하기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피고는 무급휴직자 전원이 고용 유지될 수 있도록 2009. 12. 말까지 전환배치를 계속하기로 하였고, 이에 따라 2009. 10.경 신항만 지역에 1명, 포항 지역에 1명 총 2명을, 2009. 11.경 평택 지역에 1명을, 2009. 12.경 포항 지역에 1명을 각 전환배치하여 총 40명 중 36명에 대하여 전환배치를 하였다.

3) 이 과정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2009. 8. 5. 광양 지역 페이로더 운전직 또는 스키드로더 운전직 전환배치를 제안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거절하였고, 2009. 9. 23. 포항 지역 백도저 운전직 전환배치를 제안하였으나 원고는 모친의 병시중을 이유로 이를 거절하였다. 당시 원고는 기중기·지게차를 포함한 건설기계 조종사 면허가 있었다.

바. 정리해고

피고는 2009. 11. 27. 원고에게 ‘피고의 부산지점 육운팀 내 운전장비 철수로 인해 피고 고유의 직무수행이 불가하여 2009. 12. 31.자로 원고를 해고한다’는 내용의 해고통보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정리해고’라 한다).

사. 이 사건 정리해고 이후 신규 채용

피고는 이 사건 정리해고 이후인 2010. 4. 6. 원고와 같은 직종인 중기운전원 소외 1 등 총 7명을 신규채용한 것을 비롯하여 2010. 5. 13. 중기운전원 소외 2 등 2명, 2011. 7. 20. 중기운전원 소외 3 등 8명, 2011. 7. 28. 중기운전원 소외 4 1명 총 18명을 신규채용하였는데, 신규채용 인원 중 원고와 같은 중기운전직은 총 16명이고 그 중 10명은 피고의 정리해고 및 명예퇴직 대상자이고, 나머지 6명은 화주 측의 추천인원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 내지 8, 10, 13호증, 을 제1 내지 14, 16, 17, 18, 21, 22, 23, 25, 28, 32, 33, 3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이를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소외 5, 6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해고 무효

피고는 2009. 12. 31. 경영상 이유로 원고를 해고하였는바, 이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근로기준법 제24조 가 정한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무효이므로, 원고는 여전히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

1)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과 관련하여

피고는 원고를 포함한 4명을 정리해고하였고 그 중 1명인 소외 7은 다시 피고에 재입사하였는데, 3명을 정리해고하는 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따른 것이라고 인정할 수 없는 점, 피고가 원고를 해고한 2009. 12. 31.자 피고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당기순이익이 52억 6,1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흑자로 전환되었고, 피고의 53기(2008년도), 54기(2009년도), 55기 제1분기(2010. 1~같은 해 3월경) 당기순이익을 보아도 피고에게 근로자 4명을 정리해고할 만큼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는 점, 피고가 위 정리해고 기간 동안 주주들에게 현금 47억 2,100만 원을 배당한 점, 신항만 개장으로 인하여 기존 영업소에 물량 부족에 따른 인원감축이 불가피했다면 그 근로자들을 신항만으로 보내야 함에도 정리해고를 하였고, 심지어 원고가 근무하였던 양산 야적장은 현재도 영업하고 있는 점, 작업장 폐쇄로 인한 정리해고라면 그 작업장 소속 전체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여야 하지만 사무직 직원을 제외한 원고와 같은 중기운전원만을 정리해고한 점, 피고가 접대비·관리비·영업 외 비용 등을 조금씩만 조정한다면 정리해고된 4명의 임금이 회사 경영에 긴박한 위기로 작용하지 않는 점, 원고를 해고한 이후에 원고와 같은 직종의 근로자를 신규채용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에게 이 사건 해고를 할 만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지 않다.

2) 해고회피노력과 관련하여

피고는 해고회피 방안으로서 접대비·판매비 등 경영경비의 절감, 조업시간의 단축 또는 순환 근무 시행, 외주 도급계약의 해약, 신규채용의 중단 및 다른 지점으로의 전환배치를 하지 않았고, 원고에게 자격증이 없어 일할 수 없는 지점으로 전환배치될 것을 제안하는 등 이 사건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3) 해고대상자 선정의 합리성 및 공정성과 관련하여

원고가 중기운전원으로 근무하면서 단 한 차례도 사고 없이 성실히 근무한 점, 피고가 정비기사, 운전보조원들을 중기운전원으로 등급을 조정하면서 발령을 냈음에도 원고를 해고한 점, 사업장 전체 근로자 중 사무직을 제외한 중기운전원만 정리해고한 점, 피고가 작성한 근무평정의 작성 근거가 없어 그 신뢰성이 의문시되는 점, 피고의 사업장 중 감천터미널에 근무하고 있던 중기운전원 70여 명을 포함한 근로자 모두를 부산신항만으로 이전시키고 이 사건 정리해고 대상자에서 제외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해고 대상자 선정 기준은 객관성·공정성을 갖추지 못하였다.

4) 근로자 대표와 협의한 것과 관련하여

피고는 노조위원장 소외 8이 2009. 5. 중순경 피고와 인원감원에 대해 간담회를 하였다고 하지만 원고를 비롯한 양산 야적장 근로자들은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한 점, 해고 기준과 관련하여서도 원고는 아직도 피고가 어떤 기준으로 정리해고를 단행하였는지 알지 못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자 대표와 성실한 협의를 한 바가 없었다.

나. 임금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고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는 이상, 피고는 원고에게 주위적으로 이 사건 정리해고 다음날인 2010. 1. 1.부터, 예비적으로 이 사건 정리해고 이후 최초로 신규채용한 날인 2010. 4. 6.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월 3,337,994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근로자 지위 확인 청구에 대한 판단

1)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 내지 제3항 에 의하면,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하는데, 여기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라 함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감축이 필요한 경우도 포함되지만, 그러한 인원감축은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대법원 1995. 11. 24. 선고 94누10931 판결 , 대법원 2004. 1. 15. 선고 2003두11339 판결 등 참조).

또한 해고회피의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은 경영방침이나 작업방식의 합리화, 신규채용의 금지, 일시휴직 및 희망퇴직의 활용 및 전근 등 사용자가 해고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하고, 그 방법과 정도는 그 사용자의 경영위기의 정도,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사업의 내용과 규모, 직급별 인원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므로, 그 정리해고가 해고회피 노력의 요건을 충족하였는지를 판단할 때 이와 같은 사정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대법원 1999. 4. 27. 선고 99두202 판결 , 대법원 2011. 1. 27. 선고 2008두13972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6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2008년도, 2009년도에 각 배당금으로 현금 4,721,378,400원을 주주들에게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앞서 든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를 정리해고함으로써 추가 인원감축 조치를 취한 것은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① 피고와 노동조합은 2009. 5. 12. 이 사건 합의 및 이 사건 추가 합의를 통하여 고용조정 대상자 105명 중 65명가량을 명예퇴직시키고 40여 명을 전환배치시키기로 합의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고용조정 대상자 중 65명을 명예퇴직 처리함으로써 이 사건 합의 및 이 사건 추가합의에 따른 고용조정의 목표 중 전환배치자를 제외한 부분을 달성하였다.

② 피고 전체의 당기순이익은 2008년도에 127,150,000,000원 적자를 보았으나, 그 직전 해인 2007년도에는 3,835,000,000원 흑자를 보았었고, 2009년도에 5,261,000,000원 흑자를 보아 피고의 수익성이 호전되고 있었다(이 사건 부산지점의 당기순이익이 2008년도에 916,000,000원 흑자를 보았다가 2009년도에 7,089,000,000원 적자를 보았다 하더라도 경영상의 긴박함을 판단할 때는 피고 회사 전체의 경영상태를 기준으로 평가하여야 할 것이다. 이 사건 부산지점도 신규 화주의 계약 체결 등으로 경영 상태가 나아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그런데 피고는, 원고가 피고로부터 2009. 8. 5. 및 2009. 9. 23. 전환배치 제안을 받고도 이를 거절하자 원고를 비롯한 4명에 대하여 이 사건 정리해고를 하였는데, 피고는 이 사건 정리해고 이후인 2010. 4. 6.부터 2011. 7. 28.까지 총 18명을 신규채용하였고, 그 중 원고와 같은 중기운전직은 총 16명으로서 해고 인원보다 더 많은 인원을 신규채용하였다. 더욱이 그 중 6명은 화주 측의 추천인원이었다.

④ 사용자가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방법에 관하여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하여 정리해고 실시에 관한 합의에 도달하였다면 이러한 사정도 해고회피 노력에 참작되어야 하나( 대법원 2002. 7. 9. 선고 2001다29452 판결 참조), 단체협약 등에서 어떤 사유의 발생을 퇴직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 그 퇴직사유가 사망,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과 같이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을 가져오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단체협약 등에 따른 퇴직처분도 근로기준법의 제한을 받는 해고에 해당하므로, 형식적으로 단체협약 등에 정한 퇴직사유가 발생하였다는 것만으로 그 퇴직처분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정당한 이유가 있게 되는 것은 아닌바( 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9두3583 판결 참조), 피고와 노동조합이 전환배치되지 않은 근로자를 정리해고하기로 합의하였다 하더라도, 이것만으로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다거나 정리해고의 나머지 요건을 모두 갖추었다고 볼 수 없다.

⑤ 회사가 여러 개의 사업장으로 조직·운영되고 있는 경우에는 일부 사업장을 폐쇄하였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업장에서 사업을 계속하고 있는 이상 사업을 축소한 것에 지나지 아니할 뿐 사업 전체를 폐지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그 사업장의 폐쇄만을 이유로 그 사업장에 종사하는 모든 근로자를 다 해고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해고대상 근로자가 소속한 사업장뿐만 아니라 사업장 모두를 두루 살펴보아 그 중 어느 곳에서라도 근무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면 사용자는 그러한 전근 또는 전보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는바( 대법원 1993. 1. 26. 선고 92누3076 판결 등 참조), 원고가 피고의 전환배치 제안을 거부하였다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정리해고 무렵 피고의 경영상태가 긴박함에서 벗어나 호전되고 있었고 인원감축의 목표치를 이미 달성하였으며 피고 부산지점의 일부 사업장을 폐쇄 내지 축소하는 것이므로, 피고는 바로 원고를 정리해고하기보다는 먼저 원고에게 전환배치 인사명령을 하여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인사명령지에 무단결근하거나 근무하지 않는 경우에는 이를 이유로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 등의 절차를 밟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원고가 피고의 전환배치 제안을 거부하였다 하여 바로 원고를 정리해고하는 것은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볼 수 없다.

⑥ 해고회피의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은 사용자가 해고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하는바, 사용자가 근로자를 구조조정을 하기로 전제한 다음 그 틀 내에서 근로자의 해고를 피하려는 노력을 하였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주주들의 배당금 수령 유보, 임원의 임금 동결이나 감액, 관리인원의 축소, 비용 절감 등 주식회사의 구성원 모두가 경영상 어려움으로 인한 고통을 분담하고 생산성의 향상, 경쟁력의 회복 내지 증강을 위한 노력을 함께하여야 할 것인데,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로 근로자를 정리해고하는 기간에 주주들에게 고액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은 경영상의 긴박성과 모순되는 행동일 뿐 아니라,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볼 수 없는 뚜렷한 징표다[더 나아가 해고대상자 선정의 합리성 및 공정성 요건을 갖추었는지에 관하여도 보건대, 사용자가 해고의 기준에 관하여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하여 해고의 기준에 관한 합의에 도달하였다면 이러한 사정도 해고의 기준이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인지 판단할 때 참작되어야 하나,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 역시 확정적·고정적인 것은 아니고 당해 사용자가 직면한 경영위기의 강도와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정리해고를 실시한 사업 부문의 내용과 근로자의 구성, 정리해고 실시 당시의 사회경제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인바( 대법원 2002. 7. 9. 선고 2001다29452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부산터미널 근무자 84명, 부산3부두시설 근무자 17명, 양산 야적장 근무자 4명 총 105명에 대하여 고용조정을 하기로 하면서 감천터미널에서 근무하던 근로자 211명은 모두 부산신항만으로 이전시키고 정리해고 대상자에서 제외한 것은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해고대상자를 선정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3)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정리해고는 근로기준법이 정하고 있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요건을 모두 갖추지 못하였고, 달리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정리해고는 부당해고로서 무효이다.

결국 피고가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한 이상, 원고는 여전히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가 이를 다투는 이상 그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나. 임금청구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정리해고가 무효인 이상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여전히 유효하게 존속하는바, 원고가 무효인 이 사건 정리해고로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인 피고의 수령지체로 인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해고가 없었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갑 제5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정리해고 당시 원고의 평균 임금은 최소한 월 3,337,994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10. 1. 1.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월 3,337,994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문형배(재판장) 정성호 강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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