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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1다95779 판결
[약정금등][공2012상,589]
판시사항

[1]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설립된 조합의 대표자인 조합장의 권한 범위

[2] 갑 주택재건축사업조합이 시공사인 을 주식회사와 다툼이 생기자 총회결의를 거치지 않고 병 법무법인에 소송을 위임하여 약정금 등 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 그 후 갑 조합의 조합장 정이 제1심법원에 병 법무법인의 소송행위를 추인하는 의사가 담긴 서면을 제출한 사안에서, 정의 추인행위 효력을 부인하면서 소송대리권이 없는 자에 의해 제기되었다며 소를 각하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라고 한다)에 따라 설립된 조합은 법인에 해당하고( 도시정비법 제18조 제1항 ), 위 조합에 관하여는 도시정비법에 규정된 것을 제외하고는 민법 중 사단법인에 관한 규정이 준용되므로( 도시정비법 제27조 ), 도시정비법 제22조 에 따라 조합을 대표하고 그 사무를 총괄하는 조합장은 도시정비법이나 민법에서 달리 정하지 않는 한 조합의 사무에 관하여 재판상 또는 재판 외의 모든 행위를 할 수 있다.

[2] 주택재건축사업을 시행할 목적으로 설립되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라고 한다)의 적용을 받는 갑 조합이 시공사로 선정된 을 주식회사와 일반분양 대상 아파트의 처분대금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귀속을 둘러싸고 다툼이 생기자 총회결의 없이 병 법무법인에 소송을 위임하여 약정금 등 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 그 후 갑 조합의 조합장 정이 제1심법원에 병 법무법인의 소송행위를 추인하는 의사가 담긴 서면을 제출한 사안에서, 도시정비법 제24조 제3항 제5호 에서 정한 ‘예산으로 정한 사항 이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에 해당하여 총회결의가 필요함에도 이를 거치지 않고 한 위 소송위임행위와 그에 따른 소송행위가 모두 무효라고 하더라도, 정이 조합을 대표하여 소를 제기하는 행위가 도시정비법 및 조합규약에서 총회결의를 거치도록 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달리 도시정비법민법 등에서 정의 소 제기 등 재판상 행위에 관하여 대표권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으므로, 정은 스스로 조합을 대표하여 시공사를 상대로 위 소송을 제기하는 등 소송행위를 적법하게 할 수 있고, 그러한 권한이 있는 한 병 법무법인의 소송행위를 유효하게 추인하는 데도 아무런 장애가 없음에도, 이와 달리 위 소송행위를 추인하는 데 총회의 사전결의가 필요하다고 보아 이를 거치지 않고 한 정의 추인행위 효력을 부인하면서 소송대리권 없는 자에 의해 부적법하게 제기되었다며 소를 각하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판결에 소송행위 추인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반포주공3단지재건축주택정비사업조합

피고, 피상고인

지에스건설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고현철 외 2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라고 한다)에 따라 설립된 조합은 법인에 해당하고( 도시정비법 제18조 제1항 ), 위 조합에 관하여는 도시정비법에 규정된 것을 제외하고는 민법 중 사단법인에 관한 규정이 준용되므로( 도시정비법 제27조 ), 도시정비법 제22조 에 따라 조합을 대표하고 그 사무를 총괄하는 조합장은 도시정비법이나 민법에서 달리 정하지 않는 한 조합의 사무에 관하여 재판상 또는 재판 외의 모든 행위를 할 수 있다.

2. 원심판결의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원고는 주택재건축사업을 시행할 목적으로 설립되어 도시정비법의 적용을 받는 조합으로서 시공사로 선정된 피고와 사이에 일반분양의 대상인 아파트의 처분대금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귀속을 둘러싸고 다툼이 생기자 법무법인 민주에게 소송을 위임하여 이 사건 약정금 등 청구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원심은 원고와 법무법인 민주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소송위임계약이 ‘예산으로 정한 사항 이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에 해당하여 도시정비법 제24조 제3항 제5호 에 따라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함에도 이러한 절차를 거친 바 없으므로 무효이고, 그에 기초한 소송위임행위도 모두 효력이 없으며, 원고의 추인 주장에 대해서도 원고 조합의 대표자가 2010. 12. 22. 제1심법원에 소송대리인의 소송행위를 추인하는 의사가 담긴 서면을 제출한 사실은 인정되나 원고 조합의 대표자가 총회 결의를 통하여 이 사건 소송을 위임할 수 있는 적법한 권한을 부여받지 아니한 이상 유효한 추인을 할 권한도 없으므로, 결국 법무법인 민주가 원고를 대리하여 제기한 이 사건 소는 소송대리권 없는 자에 의하여 제기된 것으로서 부적법하고, 그에 따라 이 사건 소를 각하한 제1심판결은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소송행위의 추인은 타인을 대표하거나 대리하여 어떠한 소송행위를 할 권한이 없는 자가 한 무효의 소송행위를 본래의 당사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소급하여 유효하게 만드는 것으로서, 그러한 추인의 권한은 당사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본래의 소송행위를 할 수 있는 고유의 권한이 다른 형식으로 표현된 것에 지나지 않고 그로부터 독립하여 별개의 내용이나 범위를 갖는 추인의 권한이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설령 원고 조합의 법무법인 민주에 대한 소송위임행위가 도시정비법 제24조 제3항 제5호 에서 정한 ‘예산으로 정한 사항 이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에 해당하여 총회의 결의를 필요로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 조합이 이를 거치지 않아 위 소송위임행위와 그에 따른 법무법인 민주의 이 사건 소송행위가 모두 무효라고 하더라도, 원고 조합이 그 대표자인 조합장을 통하여 직접 이 사건 소를 제기하는 등의 소송행위를 하는 데에 그와 같은 제한이 없다면 원고의 조합장이 법무법인 민주의 소송행위를 추인함에도 총회의 결의는 필요하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이에 따라 보건대, 원고 조합의 조합장이 원고를 대표하여 소를 제기하는 행위는 그것이 도시정비법 제24조 제3항 제5호 에서 정한 ‘예산으로 정한 사항 이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의 체결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이 사건 소송의 결과에 따라 원고 조합의 조합원들에게 귀속될 이익의 범위가 달라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아무런 이익 없이 소송비용만 지출하게 되는 결과에 이르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는 행위 자체가 도시정비법 제24조 제3항 제10호 에서 말하는 관리처분계획의 수립 또는 변경에 해당한다거나 도시정비법 제24조 제3항 제12호 및 원고 조합의 규약 제18조 제1호에서 말하는 ‘조합원의 권리와 의무의 변동 또는 조합원에게 부담을 수반하는 규약의 개폐에 관한 사항’에 해당하여 총회의 결의를 필요로 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도시정비법이나 민법 등에서 원고 조합의 대표자인 조합장의 소 제기 등 재판상 행위에 관하여 그 대표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볼 만한 규정이 없다.

결국 원고 조합의 조합장으로서는 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서는 예산으로 정한 사항 이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되는 소송위임계약은 체결할 수 없더라도 스스로 조합을 대표하여 시공사를 상대로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는 등의 소송행위는 적법하게 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원고 조합의 조합장에게 그러한 소송행위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한 무권대리인인 법무법인 민주의 소송행위를 유효하게 추인하는 데에도 아무런 장애가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원고 조합의 조합장이 법무법인 민주의 이 사건 소송행위를 추인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소송위임계약의 체결과 마찬가지로 총회의 사전결의가 필요하다고 보아 원고 조합장이 한 추인행위의 효력을 부인하여 이 사건 소를 각하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으니, 거기에는 원고가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소송행위의 추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음이 명백하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되, 이 사건은 대법원이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자판하기로 하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민사소송법 제418조 본문의 규정에 따라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제1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능환(재판장) 안대희 이인복(주심) 박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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